The Tower of Babel and the Only Begotten Son RAW novel - Chapter 362
00362 망량군도 =========================
일이란게 다 그렇지만 항상 의도한 방향보단 전혀 생각지도 않은 쪽으로 벌어지곤 한다.
어디 그게 하루이틀일이겠냐만, 그렇게 일이 틀어질 때 마다 속이 쓰린건 어쩔 수가 없다.
“으음..”
아파오는 머리를 부여잡으며 바랑마다는 일어난 일의 득실을 계산했다.
‘애매하군.’
많은 이들이 눈에 보이는 소득은 얻지 못할지라도 최대한 많은 이들이 자신이 느꼇던 감각을 맛보는 정도는 하게 하려 했다.
헌데 그러지 못했다.
그 이유는 바로 자기 자신때문.
‘예상치도 못한 소득인데…’
정말 끔직한 경험을 했다.
소피아가 각종 기억 조작을 해서 바랑마다 그 자신은 떠올리지 못하지만 그 시간 동안 바랑마다는 수 많은 가능성에 닿았다.
그 대가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영적으로 상처를 입은 바랑마다지만 그 덕에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가능성을 체험했다.
정양만 잘 하고 그것을 되새길 수만 있다면 지금 당장으로는 확신할 수 없을 정도의 소득을 거둘테지만, 문제는 지금 당장 그럴 여유가 없다.
그래도 뭐,
“너는 어떻지?”
“…저는, 정말 많은 걸 얻었습니다.”
“그나마 다행이구나.”
경지가 부족해서 일단 몸이 버텨주는데 까지 우격다짐으로 굴리고 굴린 바랑마다와 달리, 마찬가지로 굴리긴 했으나 그래도 왠만한 조건은 거의 직전까지 준비된 사무엘은 즉시 사용할 수 있는 것들도 많은 부분에서 얻을 수 있었다.
“저에게 시간이 더 있다면 더욱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지만, 지금 당장으로도 꽤 소득이 있었습니다.”
“너는 어떻냐?”
“흑, 저요?”
아직도 훌쩍이다 울음을 닦은 레아 아스티나가 고개를 들었다.
“저는 좀 애매해요.”
“애매해다는게 무슨 뜻이지?”
“좀 복잡한데요. 위력은 강해졌는데 다루긴 더 어려워졌어요.”
“더?”
보통 경지가 오를수록 위력과 함께 제어능력은 더 뛰어나지는데 그녀는 제어능력까지 위력에 모두 몰아준 정도로 성장해버렸다.
“제어가 어렵다는 것은…어디까지 할 수 있다는거야?”
“원하는 좌표에 적중시킬수는 있는데, 그 다음부터는 제어불가에요.”
“정밀 제어는?”
“그것도 좀 힘들어요.”
“흠…”
레아 아스티나의 말에 바랑마다는 머리를 긁적였다.
“일단, 알겠다.”
이것저것 확인해야 될 것은 많은데 시간이 없다.
어느새, 새로운 섬에 당도했다는 전언이 흘러들었다.***”얻은 것은 많나?”
“그 남자가 말했나보군.”
일단 새로운 전력을 보고하려고 다가온 바랑마다에 아이오닐은 고개를 끄덕였다.
“한 번 시험해보겠나?”
“지금?”
“어차피 더 실험해볼 기회도 없지 않나.”
더 깊이 들어가면 더욱 위험해질 것이고 차라리 지금 당장 실험해보는게 낫다.
아이오닐의 제안에 바랑마다는 고민에 빠졌다.
이미 이전에도 레아 아스티나의 마법이 가지는 제약에 대해서는 잘 아는 아이오닐이었기에 그 위력이 훨씬 늘어날 것을 모르진 않으리라.
“그렇게하지.”
결국 바랑마다까지 고개를 끄덕인 뒤에 그들의 두번째 상륙이 시작됬다.
마찬가지로 기동장치를 장착한 여명이 먼저 섬에 내려 방어진을 구축하고 뒤이어 다른 이들이 내렸다.
그렇게 전진하기전 레아 아스티나가 바랑마다를 멈춰세웠다.
“아빠.”
“누가 아빠냐.”
단호하게 철벽을 치는 바랑마다의 말은 흘러넘기고 그녀가 말을 이었다.
“여기서 한 번 해봐도 될 것 같아요.”
“여기서?”
“네. 오히려 여기서야 될 것 같아요.”
더 가버렸다간 위험할지 모르니까요.
뒷 말은 굳이 하지 않아도 짐작한 바랑마다가 고민하다 곧 고개를 끄덕였다.
“해봐.”
“네.”
결정을 내린 바랑마다의 답에 그녀가 앞으로 나아갔다.
후.
약간의 긴장을 한 번의 호흡으로 내뱉은 그녀가 수인을 맺었다.
복잡한 동작없는 아주 간단한 수인.
파이어 볼이라는 기초중의 기초인 마법을 보조하는 수인이기에 보통이면 최약의 마법사라는 그녀조차 잘 쓰지 않는다.
허나, 바랑마다를 통해 느낀 감각은 왠지 그녀에게 이 수인을 맺는 것을 강요했다.
단순히 보조가 아니라, 이 수인의 의미가 그녀에게 깊게 다가온 것이다.
맺은 수인의 모양은 각 손의 손가락을 서로 맞닿게 하여 그리는 원.
원이 상징하는 것은 지역마다 다르지만, 여기서 쓰이는 상징은 2차원 평면의 한 점으로부터 특정 거리만큼 떨어진 점들의 집합.
즉, 어디서도 덜 하지도 더 하지도 않은 한계치의 구속.
불꽃이라는 터져나오는 현상을 구체의 형태로 하는 압축.
으득.
서로 맞닿으며 원을 그렸던 손가락을 이제는 서로 깍지끼듯이 그려 만든 작은 원.
으드득.
그 다음으로 완전히 공간을 매꾸며 잡은 두 주먹.
한계치를 무시하듯 압축하고 압축한 불꽃을 떠올리며 그녀는 입을 열었다.
“터져라.”
짧은 언령.
허나 그에 의해 일어난 효과는 장대했다.
그녀의 눈 앞에 붓으로 찍은 것 같은 점이 일어나더니 전방을 향해 폭발했다.
폭발한 불꽃은 순식간에 시야를 전부 매우며 화끈하게 시야를 가득 채웠다.
섬이 결코 작은 크기는 아니다.
어지간한 마을 하나 크기는 된다.
허나 마을 하나 불태우는 것은 이제와서 그리 힘들지도 않다.
헌데, 그 마을만한 크기 전체에 빼곡히 차있는 망량의 안개는 지금까지 어떤 원거리 공격도 막아냈다.
거대한 질량을 던져내는 것이야 그냥 통과한 듯 보였으나, 처음섬에 가보니 자신들이 쏘아올린 철근은 보이지도 않았다.
영체의 타격능력이 없는 단순한 물리적 공격은 그냥 흘려넘긴 것이다.
헌데 그녀의 불꽃은 다르다.
저 불꽃은 딱 봐도 망량의 안개에 영향을 주는데 망량들이 저항하다 힘이 부족해 그대로 타오르고 있었다.
그야말로 압도적인 위력으로 전진하는 불꽃.
그 모습을 보던 아이오닐은 살짝 어이없다는 듯이 보다가 표정을 굳히며 소리쳣다.
“전원 전투에 대비하라!”
그저 그런 위력이었으면 모른다.
허나 저 정도 위력의 공격이 지금까지 행한바를 떠올리자면, 분명 섬의 거대한 망령이 깨어났다.
“———————-!!!!!!”
그가 소리치고 인류제국의 인원들이 대비하기 무섭게 거대한 포효소리와 함께 섬의 꼭대기에서 일어난 거대한 곰과 비슷한 형상.
그 형상은 거대한 손을 흉포하게 휘둘러 꼭대기를 향해 몰아치는 불꽃을 내리찍었다.
쿠우우웅!
잡힌 듯 싶은 불꽃이, 어느새 다시 거칠게 피어올라 곰의 몸체를 타고 화려하게 불타올랐다.
순식간에 불꽃을 피어올린 몸체는 그야말로 장관.
“——–!!!”
분노에 가득찬 망령이 거칠게 몸을 떨쳐울렸다.
그에 불기둥이 하늘을 찌를 정도로 타올랐다가, 망령이 다시 한 번 크게 요동치자 그 거대한 몸체와 함께 사그라들었다.
“해치웠…”
“안돼!”
그 압도적인 장관에 멍하니 입을 열려던 동료의 입을 옆에 있던 이가 막아섰으나 이미 때는 늦었다.
“하, 시발.”
불꽃과 함께 사라졌던 거대한 망령의 위치에 주변 안개가 몰리더니 다시 망령의 형상이 되어 뭉쳐모였다.
“아 미안.”
뒤늦게 머리를 긁적이며 금기어를 내뱉었던 이가 사과했으나 이미 상황은 늦어버렸다.
“쯧. 하긴 제 아무리 최약의 마법사라도 한 번에는 불가능했겠지.”
다만 그 위력은 확실히 어마무시함을 깨달은 바랑마다가 혀를 찼다.
과거에 저 불꽃을 상대할 이가 없을 때에는 바랑마다의 위기에 폭주했던 그녀가 숲이었던
한 지역을 불로 태웠고, 다른 이들은 그걸 보고 도저히 끌 자신이 없어서 도망치듯 탑을 올랐던 적도 있었다.
물론 그 땐 아직, 강체와 내공을 익히는 자들과 마력을 익히는 자들의 갭이 이렇게 커지기 전이었다.
다만 지금의 저 모습을 보자니 과거의 그 모습이 재현되는 듯 했다.
“몸 상태는?”
“아하하… 이거 발동 후의 제어만 문제가 아니었네요.”
얕은 숨을 몰아쉬는 그녀가 힘들게 웃었다.
“바보녀석. 저 정도 위력을 냈으니.
“헤헤.”
발동 후의 제어만 힘든게 아니라, 발동 하는 마력 소모의 제어도 난항을 겪은 듯 했다.
위력은 분명 대단했으나, 그 위력을 내는데 드는 마력의 소모가 결코 적을리가 없다.
비록 전부의 마력을 쏟아부은 것은 아니지만, 갑작스레 쏟아부은 마력의 양이 결코 적은 퍼센트가 아니다 보니 순간적으로 탈진현상이 온 것이다.
“빠져있어.”
그녀를 뒤로 물린 바랑마다가 앞의 하늘을 바라보았다.
분노에 찬 곰과 같은 모습의 망령이 그 거대한 손을 들어올렸다.
“———–!!!!!!!!!”
수km에 달하는 손에 망량들이 뭉쳤더니 수십km는 넘을 정도로 거대해졌고, 그것은 그대로 뭉쳐있는 인류제국의 진형을 향해 떨어져내렸다.
“쉽게 갈거라곤 기대하지도 않았지.”
“다 이렇지 뭐.”
이젠 이 비현실적인 광경마저 현실적으로 보이게 되는 자신들의 처지를 인류제국의 이들은
자조적으로 웃어보였다.
“플랜 G-21.”
아이오닐 역시 별 다른 동요없는 목소리로 오더를 내렸다.
갑작스럽게 펼쳐질 게 문제지, 펼처진 뒤면 어차피 당황할 것도 없는 것.
저 거대한 망령의 공격을 향해, 인류제국이 쏘아올린 불꽃이 성대하게 맞이했다.
========== 작품 후기 ==========
쾅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