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ower of Babel and the Only Begotten Son RAW novel - Chapter 363
00363 망량군도 =========================
하늘이 무너지는 듯이 일렁이는 안개가 내리꽂혔고, 인류제국의 머리위로 반투명한 막이 생겨 그것을 가로막았다.
그 밑으론 회백색으로 일어선 병사들과 망량이 미쳐날뛰며 정신을 어지럽혔다.
“사무엘.”
“네, 아버지.”
“보여줄 것 있나?”
“충분히.”
“해봐.”
전투시에는 긴 녹색 장발을 땋아 비녀로 고정시키던 그가 꽂아든 비녀를 뽑아들더니 자신의 손가락을 찔러 핏방울을 받아 허공에 뿌렸다.
“분석.”
육체에 난 상처는 망령이 들어오기 쉽다.
상처는 ‘구멍’을 상징하는데, 단순히 어디로 향하는 입구가 아닌 어떤 벽이나 막힌 곳에 허점이 들어남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허나 이걸 역으로 이용하면 ‘통로’가 된다.
그리고 피는 그 곳에서 나온 추출물.
허공에 뿌려진 핏방울은 주변에서 미쳐 날뛰는 망량들과 접촉해 패턴을 분석했다.
“해킹.”
그 패턴을 읽어들이며 마력을 짜올려 특수한 툴을 만들어냈다.
“장악.”
그걸 이용해 역으로 주변의 망량을 장악했다.
망량을 장악하니 각종 악몽이 그의 정신을 침습했다.
그게 악의적이고 계획적이었다면 몰라도, 악의적이긴 했으나 악의란 본능에 침습된 행동이었기에 대처는 어렵지 않았다.
정신을 분할해 공간을 하나 만들고 침습하는 악의는 그 쪽으로 몰아넣었다.
악의로 가득 찬 공간은 아예 분할해서 소거, 의도적으로 기억상실도 할 줄 알기에 나머진 별로 어렵지도 않았다.
망량의 공격을 가뿐히 치워낸 사무엘은 오히려 망량의 영혼을 세뇌시켰다.
‘어차피 지성활동을 바라진 않는다.’
뇌세쳑같은 정신조작을 짧은 사이에 못할 것은 아니지만, 얼마나 오랜 상대적 시간에 고통에 휩쓸려 미쳐버렸을지 모를 망량들에게 지성적 활동은 요구하지도 않았다.
그러니까 필요한건 자폭.
미친 놈들 더 미치게 하는 각종 정보를 고문하듯이 쑤셔넣은 사무엘은 다시 망량을 주변으로 풀어버렸다.
사무엘에게 납치되었다 세뇌됬던 망량들은 주변에 가득한 망량의 안개에 자연스레 섞였다.거기까진 그냥 전과 다름없었다.
허나, 망량이 섞여든 안개들은 갑작스레 이상현상을 보이기 시작했다.
안개의 각 부분마다 소용돌이가 일렁이더니 가뜩이나 짙게 뭉치던 안개들이 더욱 짙게 뭉치기 시작했다.
헌데 그게 점점 더 심해지더니 기체가 뭉쳐 액체가 되듯 방울방울 진 것들이 뚝뚝 떨어져내렸다.
“들어와라.”
그것들을 사무엘은 품에서 꺼낸 호리병으로 빨아들였다.
액체들이 전부 들어온 것을 확인하고 코르크 마개로 입구를 막고, 병 주변을 금줄로 둘둘감은 후 그 위를 부적으로 봉해버렸다.
그러자 탁했던 인류제국 군대가 자리한 주변이 눈에 보일정도로 맑아졌다.
“정화같은 건가?”
“그리 평화롭지는 않습니다. 닥치는대로 집어넣은 거지요.”
여명이 만든 머리 위쪽에서는 방어벽이 쳐져있고 그 위를 수십KM가 넘는 거대한 안개덩어리가 형상을 갖추어 미친듯이 두드리고 있었다.
그 상태에서는 아무리 주변의 안개가 제대로 뭉치지도 않고 하는 공격이 이제는 적응이 되었을지라도 성가실 수 밖에 없었는데, 그것을 일소에 해결 해버린 것이다.
“좋아.”
지휘하는 아이오닐의 입장에서는 변수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은 당장 그게 전쟁에서 큰 파괴력을 발휘하지 않더라도 긍정적일 수 밖에 없다.
구우우우.
지상이 안정을 찾아갈 때 공중은 계속하여 혼란스러워졌다.
섬 주변에서 안개를 끌어모으듯 거대한 망량은 끊임없이 짙어지며 보호막을 후려쳤고, 그 주변으로는 또 다른 망량이 뭉친 거대한 형체의 괴물들과 회백색의 가루가 뭉쳐저 탄생한 괴물들이 쏟아져내렸다.
“끝도 없군.”
쏟아져내리는 물량을 보며 그들은 혀를 찼다.
궁기병단 청랑대가 적절히 요격하며 전선을 유지하는 중이기는 했지만 그들의 화살이 무한 한 것도 아니다.
물론 화살없이도 그들이 맹탕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특수제작된 그들의 화살이 있고 없고는 차이가 크다.
인벤토리 기능과 그것과 연관된 있기는 하지만 그것에 담긴 화살재고에 의지하긴 앞으로도 한 참 남은 망량군도의 적의 머릿수가 너무 많다.
효율적인 탄환관리는 아무래도 재활용이 가능한 특수기관에서 만든 병기들을 사용하는게 좋지만 궁기병단의 특제 무기는 이런 장단이 존재한다.
특제가 괜히 특제일까.
강한 위력을 내고, 물리적타격이 통하지 않는 망량들에게도 효과를 줄 수 있는 대신 이런저런 제약이 붙으니까 특제인것이다.
그 때,
“아하.”
위쪽의 화망을 바라보던 사무엘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곤 송신마법으로 아이오닐을 찾았다.
“황제.”
“왜 그러지.”
“어쩌면 특수기관의 무기를 사용할 수 있겠습니다.”
“마법으로?”
“네.”
“할 수 있다면.”
특수기관의 원거리 무기들을 사용할 수 있는 효율은 엄청나다.
그걸 사용할 여건만 만들어진다면 발생할 변수는 무궁무진한것이다.
사무엘은 자신만만하게 수인을 맺었다.
원리는 호리병에 주변 망량을 봉인한 것과 비슷하다.
대신 이번엔 범위를 넓히고 굳이 너무 많은 것들을 봉인하려하지않으면 되는 것이 차이다.
“가라.”
사무엘이 수인을 맺가 기이한 마력 파동이 주변에 퍼져나갔다.
마력파동은 호리병에 망량들은 가두고 분석하면서 만든 것으로 보호막을 두드리는 거대한 망량을 말고도 주변에 잠식한 안개들을 잠식해갔다.
전부를 어찌할 수는 없었으나 일부분을 뭉치게하여 액체로 만들어 바닥으로 떨어트렸다.
파스스스.
“이건 또 무슨!”
보호막위로 떨어진 물방울들은 산성을 끼얹은 것처럼 보호막을 부식시켰다.
“독인가?”
“강한 원념이 결합됬으니까요. 일단 존재라면 뭐든 적의를 가지려 할겁니다.”
“세상에나. 끔찍해라.”
마치 인공 강우를 내리는 약물처럼 안개에 섞여든 사무엘의 마법은 그것들을 빠르게 뭉쳐서 무겁게하여 바닥으로 떨어트렸다.
보호막을 만들어낸 특수기관의 이들은 혀를 차며 그 보호막의 위력을 강화시키며 그 너머를 바라보았다.
확실히 사무엘의 마법이 있은 뒤로는 안개가 점점 연해지기 시작했다.
“이제 무기 사용이 어느 정도 가능해질 것 입니다.”
“어느 정도?”
“완벽히 막아내는 것은 아닙니다. 망량이 입자형의 공격들을 제 위력을 발휘하기 전에 요격하는 방식으로 장비의 가동에 에러사항을 만드는 것 같은데 그 기능들을 다소 약화시켰습니다. 그럼 저희는 일제히 다수의 무기를 사용하면 됩니다. 그럼 저들의 기능도 약화되겠죠.”
“똑같이 적의 기능에 노이즈를 만든다는 것이군.”
“그렇습니다.”
“좋아.”
어차피 자신은 마법에 젬병.
하지만 사람을 보는 눈은 자부하는 편이고, 그 눈에 마법이란 부분에서는 현재 그가 제일이었다.
“토르고.”
“들었어.”
병기제작기관 텐타핸즈의 장 아이데론 토르고가 거친 쇠긁는 듯한 목소리로 답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불꽃놀이시간이다.”
그가 자신의 전투망치를 들어 땅을 내려찍었다.
그리 큰 모습도 아닌, 한 손으로 들고 휘두르는 정도의 크기의 망치가 땅을 내려찍자 거대한 파장이 일어났다.
전투용으로 쓸 때의 위력도 위력이지만 이걸 부딪치며 내는 특수한 파장은 그의 휘하들에게 즉각적인 오더전달에도 용이하게 쓰였다.
“이 신호는?”
“정말인가?”
여러 상황에 대비해 군단의 여기저이에 배치되어 있던 텐타핸즈의 익숙한 진동음에 그들은 반신반의했다.
허나 그들의 몸은 그런 의문에 상관없이 빠르게 반응했다.
바로 등 뒤에 있던 막대기를 뽑아들고는 숙련된 동작으로 이리저리 조작해 위를 향해 겨눴다.
평소라면 전투에서 원거리 병기를 그들이 직접 다루지는 않는다.
전투 전문이라면 전투 전문부대에게 맡기면 되는 일이지만 현재까지는 원거리 무기가 별 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했기에 운신의 이점을 고려해 그 대신 다른 장비들을 이것저것 착용하고 있었다.
지금 꺼내든 장비는 텐타 핸즈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공용장비 ‘도깨비 방망이’.
필요할 시는 제작과 수리, 보수 등의 공정 작업용으로도 쓸 수 있고 전투시에는 원거리 근거리 모든 전투에서 용이하게 사용할 수 있는 도구가 된다.
체계적으로 다른 이들에게 원거리용 무기를 보급하고 진형의 형성이 되지 않았기에 텐타핸즈의 이들이 자신들의 상용장비를 꺼내들어 하늘을 향해 겨뤘다.
“갈겨!”
다시 한 번 울려퍼지는 쇠긁는 목소리와 익숙한 발포명령의 진동음.
그들의 의문을 날려주는 확실한 오더에 텐타 핸즈의 이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각자의 병기를 잡고 머리 위로 시원하게 쏘았다.
콰콰콰콰쾅!
화려하고 성대한 불꽃이 하늘위로 터져나갔다.
탁한 망량의 안개를 걷어내고 공간을 적셔가는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불꽃은 마치 폭죽을 터트리는 불꽃놀이와도 같았다.
========== 작품 후기 ==========
아하루님 댓글 및 추천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