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ower of Babel and the Only Begotten Son RAW novel - Chapter 82
00082 일단 정리 =========================
3000도가 넘는 고온이 우르갈의 상반신을 휩쓸었다.
유독한 기체를 동반한 후끈한 증기가 한바탕 몰아쳤다.
어차피 스테인의 몸체는 각종 신체개조로 어지간한 독에는 면역이다.
처음의 고온의 파동은 가운 형태의 파워드 아머로 막아내고 율의 권능을 통해 증기 너머를 꿰뚫어보았다.
‘역시, 피하지 않는군.’
말의 하체를 가진 걸로 보아 우르갈은 애초에 이렇게 모든 공격을 몸으로 맞아가며 싸우게 설계된 것이 아닐터였다.
하지만 우르갈은 모몬토의 명령에 따라 천천히 전진하며 스테인의 모든 공격을 몸으로 받아갔다.
그것은 아마도 모몬토의 자존심.
스테인이라는 높은 경지에 이른 과학자에게 자신의 위대함을 보이고 싶은 그런 고집과 독선이다.
물론 그것은 멍청한 짓이다.
이성적이어야 할 과학자로서 그런 것은 분명 멍청한 짓이다.
하지만 스테인은 그러한 태도가 이해가 되기도 했다.
‘천재란게, 다 외골수인거지.’
지구상에 있을 때 스테인도 그랬다.
그는 최소한의 의식주를 해결할 정도만 그의 아이디어를 제공했다.
그러나 만약 그가 진정 부귀영화에 굴복하였다면 그리 힘들게 살지는 않았을 것이다.
알론토에게 충성을 맹세하고 뛰어난 발명품등을 제공하였더라면 그는 떵떵거리며 살 수 있었을테니까.
하지만 스테인은 그러지않았다.
물론 일반인이 보기에는 결국 자신의 발명을 제공할 거면서 그럴 거면 아예 충성을 맹세하고 전폭적인 협조를 통해 평화롭게 살지, 왜 그렇게 애매하게 발명품을 받치며 힘들게 살았는지, 정말 바보같은 행동이라 고개를 저을 수 있다.
그렇지만 그런 이해할 수 없는 고집과 독선이야 말로 천재들이 가지는 외골수적인 면모였다.
다른 사람들은 결코 이해할 수 없는 그 자신만의 고집.
모몬토도 그러했다.
애초에 설계된 목적이 그게 아닐텐데도 그는 어리석게도 상대의 공격을 모두 받아내라고 한 것이다.
분명 스테인의 과학적인 경지가 방향성만 다르지 드높음을 인정했으면서도.
‘하긴, 그럴만하긴하네.’
타닥타닥타닥.
매캐한 냄새와 함께 고기가 익는 냄새가났다.
이 공격에는 놈도 무사하지 못했는지 상체 여기저기가 녹아서는 속살이 보인다.
하지만 놈은 그러한 부상에도 신음하나 없이 멀쩡히 서있었고 심지어 그 상처들은 눈에 보일정도로 초재생을 하고 있었다.
“클클클, 네 놈의 무구들은 정말 뛰어난 화력을 보이는 구나”
“그렇긴 한데, 당신의 야심작이 더 대단하군. 반응장갑을 생체화시킨건가?”
“음? 반응장갑?”
“피부를 내피와 외피로 나눠서는 그 안에 폭발성 물질을 넣어놓은 것 같군. 외부의 충격이 닿을 때 안에서 터져나가며 방향을 돌려버리는 건데, 일회용인 것들을 생체화 시켜서는 재생시키는 군. 그게 되기는 하나?”
현대의 전차들의 외부에는 반응장갑이 장착되어 있다. 외부에서 피격될 시 반응장갑이 반응해 막아내는데, 10톤의 방어효과를 단 1톤의 방어구로 효과를 내는 대신 내부의 화약물질이 터져나가면 방어력이 극도로 떨어져서는 1회용이 되버리곤 한다. 물론 같은 부위를 다시 피격당할 확률이 극히 적은 관계로 현대의 전투에서는 뛰어난 효용을 자랑하기는 하지만, 바벨에서는 같은 부위를 가격당할일이 수십수백번이 넘기에, 일회용에 무거운 중량의 방어구로 실전에서는 꺼려질 수 밖에 없으리라 여겼다. 그런데 어찌한 것인지 상대는 생체화시켜서는 그 뛰어난 방어력을 재생이 되도록 만든 것이다.
“오오오오! 네 놈 그 또한 알고 있었는가!!”
모몬토는 기쁨의 함성을 내질렀다.
그것은 상대의 뛰어남이 자신의 위대함을 알 수 있다는 것에 기인한 함성이였다.
“알기만 하는 나보다는, 그걸 실천한 당신이 대단하지 대체 어떻게 한거지?”
바벨에서 마도공학의 기술은 검객의 비전검술이요 마법사들의 회심의 한수다.
무공을 익히지 않는 그들에게는 필살의 한수다.
하지만 모몬토는 자신의 위대함을 떠벌리고 싶어 안달이 난 빌론이였다.
빌론들 중 아무도 이해하지 못했던 자신의 위대함을 이해할 수 있는 자가 나타났으니 어떻게 숨길까.
“클클클, 엘론과 도미닉. 발로모등을 섞었다. 그리고 혈액을 제어하기 위해 심장부터 개조했지. 그리고…”
이어지는 수많은 설명들.
만약 스테인처럼 폭넓은 지식을 가진게 아니라, 보통의 마도공학자들처럼 한 분야에만 우물을 판 이들이라면 도저히 이해를 못했을 비전이 흘러나왔다.
“대단하군.”
설명을 듣던 스테인도 감탄해서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어쩐지 방어력이 제아무리 뛰어난들 신음하나 터트리지 않는 광경에서 의문을 가졌지만, 무통증으로 만들줄이야.
“클클클, 가만히 숨만쉬어도 벌레가 온혈관과 근육세포를 기어다니며 물어뜯는 느낌일테니 그렇게 해야했지.”
“하긴 뭐 정상적인 피부를 3중으로 나누었으니 어지간하겠군. 그런데 저런 초재생이라니… 아, 설마?”
모몬토의 설명을 들으며 고개를 주억거리던 스테인은 초재생부분을 생각하던 중 그만 감탄을 터트렸다.
설마설마하니 이런 방법까지 할 줄이야.
“암세포구나, 전신이 암세포야”
“크크, 표현은 달라도 네놈도 ‘모노타의 저주’를 아는가 보구나”
빌론족 표현으로 모노타의 저주, 그리고 지구의 표현으로 암세포.
정상인 조직세포가 어떤 원인으로 무제한 증식하여 그 생체의 생활현상이나 주위의 조직상태 등에 관계없이 급속한 발육을 계속하여 마침내는 생명을 끊게 하는 악성의 신생물이라고도 볼 수 있는 세포다. 암세포는 숙주의 항상성에 지배되지 않고 자율성을 갖고 증식한다. 그 때문에 조직을 파괴하고 다른 장기로 전이하여 숙주를 죽음에 이르게 한다.
“저 반응장갑의 피부는 단순히 방어뿐 아니라 육체의 형을 잡아두기 위한 틀이였구나!”
“클클클! 그래! 주술각인으로 피부의 틀을 만들고, 그 틀은 모노타의 저주로 무한히 증식하는 육체를 잡아두었지”
“놀랍군, 단순히 초재생이라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였어. 지금도 저것의 내부는 무한히 증식하다 사멸하고 새로이 탄생하는 중인가?”
“그래, 원초적인 핵을 통해 모노타의 저주는 무한히 증식하다 사멸을 반복하고, 다시 핵으로 부터 새롭게 탄생하는 구조다.”
“말도 안 되는 군. 하지만 그게 눈 앞에 버젓이 존재하니 반박도 할 수가 없겠어. 하지만 필요한 열량은 어디서 충당하지? 그럴려면 엄청난 에너지량이 요구될 텐데…그렇군, 저건가?”
놀랍다는 듯이 우르갈을 살피던 스테인의 눈에 한 가지 신체부위가 들어왔다.
인간의 상체와 말의 하체를 연결하는 부분에 존재하는 거대한 입.
단순한 말의 하체의 갑주에 장식이 아닐까 했는데, 저것이야 바로 우르갈을 유지하는 에너지 흡수의 입구인 듯 했다.
“끌끌, 그래. ‘그 분’의 권능을 본 따서 만든 것이다.”
“그 분?”
“크크, 나 따위는 감히 입에 올리지도 못할 분이시지.”
“허, 여기 계시나?”
“글쎄? 위대하신 분의 발자취를 어찌 나따위가 알겠나”
모몬토가 말하는 ‘그 분’. 아마도 스테인 자신은 모르는 흑막인 듯 했다.
하지만 당장 중요한 것은 아니였기에그저 고개를 저었다.
“쯧, 뭔가 이상하긴 하더라니. 이 큰 섬이라면 분명 많았을 다른 빌론들과 이 정도의 섬을 정복하기 위해 떠났던 수 많은 인류들의 시체가 안보인다 했더니.”
단순히 실험을 위해 이 아지트 내부에서 실험을 행하고 있던 모양인줄 알았는데 아니였던 것 같다.
“킬킬, 그래 다 우르갈의 양분이 되었지.”
지금 이 순간에도 무한한 재생을 하는 놈이다 보니 엄청난 에너지 소모가 필요로하는 듯했다.
분명 여러가지로 대단한 능력을 보이지만, 스테인이 보기에는 실패작이였다.
“쩝, 별로 대단한 건 아니였네.”
“뭐, 뭐라고?!”
입맛을 다시는 스테인을 보며 분노에 찬 모몬토가 소리를 내질렀다.
하지만 스테인의 생각은 확고했다.
‘에너지소모의 비효율성도 엄청나고, 무통증이라 포장하지만 그것은 결국 감각이 없다는 것. 단순한 힘의 효율을 위해서라면 생체연구가 아닌 기게쪽을 연구했어야지.’
스테인이 생각하는 바벨의 생체연구의 위대함은 저런 힘이나 재생력, 방어력 같은 단순한 스펙의 확대가 아니였다.
어마어마한 신체적 스텟에서 나오는 놀라운 경지의 무리武理.
그것이 기계보다 인간이 뛰어날 수 있는 이유이며, 미친 바벨을 오를 수 있는 비전이였다.
모몬토는 종으로서의 우월한 진화를 표방하며 이것저것 인체개조를 행한듯하지만, 그가 볼때 단순한 종의 스펙은 높였으면서도 무한했던 가능성은 바닥으로 찍어누른 것이나 다름없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지구상의 인간이 저랬다면 차마 이해라도 하겠는데, 무武로서 저 높은 곳에 닿는 바벨에서 저런 마인드나 가지다니.’
제법 만들어낸 것은 인정해줄만하나 저것은 엉터리 연구다.
“크크크, 하긴 애초에 네 놈 따위가 내 위대함을 이해해주리라고는 생각치도 않았다!”
조금전까지만 해도 자신의 위대함을 알아줄 존재라고 기쁨의 광소를 내질렀던 그가, 지금은 자신의 연구를 비난하자 금새 태도를 돌변해 분노를 폭발시켰다.
“가라, 우르갈! 저 어리석은 놈의 쓸데없는 머리통을 날려버려라!”
========== 작품 후기 ==========
저 우르갈이란 놈은 사실 저렇게 방어력을 가진 탱크같은 애가 아닙니다.
방어력은 그냥 부차적인 기능일 뿐이고 다른 것들을 합쳤을 때 더 뛰어납니다.
물론 지금 상대가 스테인이기에 저렇게 멍청하게 상대의 공격을 다 맞아가며 전진하는 것이지 다른 인류원정대라면 여포마냥 전장의 지배자가 되는 존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