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ycoon has returned RAW novel - Chapter 103
제103화
103.
호주의 패자 광휘의 솔드럼.
솔드럼은 큰 결심을 했다.
호주를 떠나 다른 곳으로 이주하기로.
물론 그냥 떠날 생각은 없다.
떠나기 전에 솔드럼은 자신의 영역을 철저히 뒤집을 생각이다.
솔드럼이 호주를 떠날 때까지 생존하라!
남은 시간 : 2시간 59분
퀘스트 보상 : ???
‘철저히 뒤집어?’
제임스가 경악한 이유는 솔드럼이 떠나기 때문이 아니다.
솔드럼이 호주를 뒤집는다는 내용 때문이었다.
퀘스트명을 보고 무슨 퀘스트일까 싶었는데 생존 퀘스트였다니?
스윽.
제임스는 재빨리 주변 하늘을 확인했다.
솔드럼의 상징인 ‘광휘’를 찾기 위해서였다.
만약 근처에 광휘가 있다면?
어서 도망쳐야 된다.
근처에 솔드럼이 있다는 뜻이기에.
“휴.”
제임스는 안도의 한숨을 내뱉었다.
다행히도 광휘가 보이지 않았다.
근처에 솔드럼이 없다는 뜻이었다.
제임스는 한결 편해진 표정으로 다음 퀘스트 ‘패자가 사라진 호주’를 확인했다.
호주 대륙의 패자 솔드럼.
솔드럼은 호주를 떠날 예정이다.
그리고 솔드럼이 호주를 떠나는 순간.
솔드럼 때문에 납작 엎드려 있던 이들이 비상할 것이다.
그들의 비상을 막고 땅을 되찾아라!
퀘스트 보상 : ???
안전지대 50% 달성 시 퀘스트가 완료됩니다.
안전지대 0% 달성 시 퀘스트 ‘죽음으로 가는 길’이 생성됩니다.
‘……미친.’
퀘스트 ‘패자가 사라진 호주’ 역시 보통 퀘스트가 아니었다.
‘가리비드, 콜네임 같은 녀석들이 움직인다고?’
호주의 패자는 솔드럼이다.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호주에는 솔드럼만 있는 게 아니다.
블루 등급 몬스터 가리비드, 콜네임 등 강한 몬스터들이 수없이 많았다.
단지 솔드럼 때문에 영역에서 벗어나지 않고 납작 엎드려 있었을 뿐이다.
그런데 솔드럼이 떠나는 즉시 움직인다니?
‘하기야.’
생각해 보니 솔드럼이 없는데 가만히 있는 게 더 이상했다.
‘우리도 솔드럼보다는 녀석들이 더 나으니까.’
솔드럼, 그리고 솔드럼을 제외한 나머지 몬스터 전원.
둘 중 하나를 상대해야 된다면 당연히 후자를 선택할 것이다.
애초에 솔드럼은 대적이 불가능한 존재였다.
‘기회다.’
제임스는 퀘스트 창을 닫았다.
‘어디로 갈지는 모르겠지만.’
솔드럼이 향하는 곳이 어딘지는 모른다.
그러나 호주에 남아 있는 이들에게 이번 일은 절호의 기회였다.
스윽.
제임스는 핸드폰을 꺼냈다.
그리고 플레이어 커뮤니티에 접속해 글을 올렸다.
* * *
슥슥.
김철수는 책상 앞에 앉아 계획을 짜고 있었다.
스윽.
이내 펜을 내려놓은 김철수는 여태까지 짠 계획을 확인했다.
“여기까지는 완벽하네.”
김철수는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다시 펜을 들었다.
아직 절반뿐이었다.
앞으로 절반을 더 짜야 했다.
바로 그때였다.
끼이익
문이 열리며 장강호가 들어왔다.
‘응?’
김철수는 장강호의 표정을 보고 의아해할 수밖에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장강호의 표정이 매우 심각했다.
무슨 일이 터진 것 같은 표정이었다.
“왜 그래?”
김철수가 펜을 내려놓으며 물었다.
“부탁한 일 때문에.”
“설치? 아니면 확인?”
장강호에게 부탁한 일이 한두 개가 아니었다.
어떤 일을 말하는 것일까?
“확인.”
“……어떤 놈이야?”
김철수는 눈을 번뜩였다.
강력한 몬스터들의 상황을 주기적으로 확인해 달라고 했다.
여기서 강력한 몬스터는 멸망의 근원을 의미했다.
즉, 확인 때문에 왔다는 것은 멸망의 근원 중 누군가의 상황이 변했음을 의미했다.
“호주, 광휘의 솔드럼. 호주 뜬단다.”
“…….”
장강호의 답에 김철수는 말을 잃었다.
생각지도 못한, 상상도 못한 존재가 튀어나왔기 때문이었다.
“……솔드럼이 호주를 떠난다고?”
당연히 주변에 있는, 인접해 있는 멸망의 근원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머나먼 호주의 솔드럼이 움직이다니?
“응, 메시지로 이주한다고 공지됐어, 퀘스트까지. 확실해.”
“……목적지는?”
메시지뿐만 아니라 퀘스트까지 생성된 것이라면 솔드럼의 이주는 확실했다.
솔드럼의 새로운 보금자리가 어디인지 궁금했다.
“비공개.”
“…….”
김철수는 말없이 인상을 구겼다.
비공개라고 하지만 목적지가 어디일지 알 것 같았다.
‘솔드럼이었나…….’
한국에 관심을 가진 멸망의 존재는 셋.
솔드럼은 셋 중 하나가 분명했다.
그렇지 않고서야 지금 상황에 왜 이주를 하겠는가?
그것도 호주를 버리면서까지.
‘그때만큼은 아니겠지만 지금도 엄청나게 강할 텐데…….’
김철수는 일곱 번째 삶에서 광휘의 솔드럼을 마주한 적 있다.
광휘의 솔드럼은 강하다.
아둔, 자르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강한 힘을 가지고 있었다.
물론 지금은 그만큼 강하지 않을 것이다.
당시 솔드럼은 모든 각성을 끝낸 상태였다.
각성을 끝내지 않은 지금은 기억 속 솔드럼보다 훨씬 약할 것이다.
‘가능하시려나?’
김철수는 강림을 떠올렸다.
지금 당장 솔드럼이 한국에 나타난다면 강림이 제압할 수 있을까?
오래 생각할 필요 없었다.
결론이 바로 나왔다.
‘……걱정할 필요 없겠네.’
솔드럼이 모든 각성을 끝냈다고 해도 강림에게는 상대가 되지 않을 것 같았다.
그런데 각성을 끝내지 못한 지금은 어떻겠는가?
‘그래도 마중은 나가야 돼.’
물론 강림이 승리한다고 해서 피해가 없는 것은 아니다.
마중을 나가 인적이 없는 곳에서 승부를 봐야 한다.
“언제 떠났어?”
“퀘스트가 생성된 건 30분 전, 2시간 30분 뒤 출발한다더라.”
“아직 안 떠났구나?”
“응.”
장강호의 답에 김철수는 세계 지도를 확인했다.
‘8,000km 정도네.’
솔드럼은 호주 대륙의 지배자였다.
주로 머물고 있는 지역은 멜버른.
‘속도를 생각하면…….’
솔드럼이 곧장 한국에 온다면 얼마나 걸릴지 김철수는 시간을 계산했다.
‘하루도 안 걸리네.’
하루는커녕 한나절도 걸리지 않을 것이다.
반나절 만에 도착할 수도 있다.
‘바로 연락드려야겠어.’
시간이 없었다.
김철수는 강림에게 연락을 하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장강호에게 물었다.
“혹시 내가 설치해 달란 거 설치 다 끝났어?”
강림에게 연락하기 전 확인해야 될 것이 있었다.
“속초랑 울산 빼고. 그 두 곳도 내일이면 설치 완료될 거야.”
“그래?”
김철수는 싱긋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장강호가 이어 물었다.
“근데 그거 뭐야? 생긴 건 꼭 워프 게이트 같이 생겼던데.”
김철수의 부탁을 받고 설치를 하기는 했다.
그러나 어떤 것인지 아직 설명을 듣지 못했다.
무엇인지 너무나 궁금했다.
“맞아, 워프 게이트.”
“……뭐?”
장강호는 반문할 수밖에 없었다.
“소형도 겨우 사용하는 상황인데 그 큰 걸? 작동하기는 해?”
워프 게이트는 진즉 개발됐다.
그러나 사용하기가 매우 힘들었다.
특정 상황에서 아주 짧은 시간만 사용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응, 이제는 사용 가능해. 한국 안에서는 자유롭게.”
진정한 안전지대가 되며 전에 사용할 수 없던 것들을 쓸 수 있게 됐다.
대형 워프 게이트도 그중 하나였다.
“그러면…….”
“이제 서울에서 부산도 10초 안에 갈 수 있는 거지. 코어가 좀 들기는 하겠지만.”
장강호가 말끝을 흐렸고 김철수가 이어 말했다.
“…….”
김철수의 말에 장강호는 멍한 상태에 빠졌다.
장강호의 반응에 김철수는 피식 웃으며 핸드폰을 꺼냈다.
그리고 강림에게 연락을 보냈다.
* * *
-평화의 시대.
-한국, 세계 최초 안전지대!
-지금까지의 안전지대는 거짓 안전지대였다!
-입국하는 해외 플레이어들, 이대로 괜찮은가?
-이제는 밖을 바라볼 때.
-박동민 : 와, 버프 미쳤다. 이러다가 곧 B급 될 듯?
-울프나인 : 박동민 / 이제 B급은 기본입니다. A급 목표로 잡죠.
-베도로 : 근데 해외에서 밀입국 하는 애들 관리해야 되는 거 아님?
-남서정 : 베도로 / 밀입국 할 수 있는 수준이면 관리하기 빡세지 않을까요?
-베도로 : 남서정 / 에이, 대한 그룹이나 제왕길드 라숨교에서 나서면 가능할 것 같은데요?
“폭발적이군.”
기사와 댓글을 살피던 제갈무영은 감탄을 내뱉었다.
“이렇게 빠르게 이슈가 바뀌다니.”
하루하루 메인이 되는 이슈가 바뀌고 있었다.
“정보 전파의 힘인가.”
중원에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었다.
한번 이슈가 되면 짧게는 몇 달, 길게는 몇 년 동안 지속되는 곳이 중원이었다.
“하긴, 이렇게 정보가 공유되지 않았으니.”
지구에서는 누구나 쉽게 정보를 접할 수 있다.
그러나 중원에서는 아니다.
중원에서의 정보는 소수만의 전유물이었다.
“중원도 이랬더라면 더 나았을 것을.”
제갈무영은 씁쓸한 표정으로 핸드폰을 내려놓았다.
그리고 강림을 보았다.
현재 강림은 가부좌를 튼 채 명상에 잠겨 있었다.
단순 명상은 아니다.
운기를 하는 것도 아니다.
현재 강림은 무신기의 성질을 변환시키고 있었다.
제갈무영은 강림 주변에 떠 있는 두 개의 무신기를 보았다.
두 개의 무신기는 원래 무신기와 색이 달랐다.
하나는 빨간색이었고, 하나는 파란색이었다.
두 무신기의 속성이 ‘화(火)’, ‘수(水)’였기 때문이다.
‘자연을 담다니 참.’
제갈무영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가지 않았다.
무신기는 강림의 내공 그 자체였다.
그런데 무신기에 자연을 담다니?
물론 자연을 담는 것이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불, 물, 바람, 얼음 등 자연의 기운을 이용하는 무공은 수없이 많았다.
‘하나도 아니고.’
그러나 여러 기운을 사용하는 무공은 많지 않았다.
부작용을 생각하면 없다고 봐도 무방했다.
이론만으로 존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바로 그때였다.
스윽.
강림이 눈을 떴다.
‘호오.’
그리고 제갈무영은 속으로 감탄했다.
강림의 눈빛이 한층 더 깊어졌기 때문이었다.
성공한 것이 분명했다.
“벌써 끝낸 건가?”
“응, 세 번째는.”
“오래 걸릴 거라더니! 엄살이었군!”
강림은 제갈무영의 말에 싱긋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제갈무영이 이어 말했다.
“보여 줄 수 있나?”
“물론.”
강림은 무신기에 의지를 담았다.
그러자 방금 완성한 세 번째 무신기가 모습을 드러냈다.
세 번째 무신기의 색은 ‘초록’이었다.
“바람인가?”
제갈무영이 물었다.
초록색 무신기에서 바람이 느껴졌다.
“응, 맞아.”
“불과 물, 바람이라니.”
기존 내공의 성질을 생각하면 강림은 네 가지 종류의 기운을 다루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제갈무영은 강림을 괴물 보듯 쳐다보았다.
“왜?”
“괴물 같아서 말이지. 자네 솔직히 말하게. 사람인가?”
“벌써 정리 끝낸 거야?”
강림은 제갈무영의 실없는 소리에 답하지 않았다.
화제를 돌렸다.
“아니, 그건 아닐세.”
제갈무영은 고개를 저었다.
“머리 식히는 중이지.”
이번에 제갈무영이 얻은 깨달음은 천재라 불리는 제갈무영도 쉽게 소화할 수 없는 깨달음이었다.
바로 그때였다.
-띠리링!
-띠리링!
벨소리가 울려 퍼졌다.
강림은 핸드폰을 확인했다.
김철수에게 전화가 왔다.
“벌써 끝나셨나?”
아직 이야기한 일주일까지 시간이 좀 남아 있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벌써 끝난 것일까?
“네, 전화 받았습니다.”
강림은 전화를 받았다.
그리고 이어진 김철수의 말에 강림은 눈을 번뜩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