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ycoon has returned RAW novel - Chapter 125
제125화
125.
“이름.”
강림은 먼저 사내의 이름을 물었다.
“……상관린이라고 합니다.”
“소속.”
상관린의 답을 듣고 강림은 재차 물었다.
“그, 그게…….”
그러자 상관린이 잠시 머뭇거렸다.
강림은 싱긋 미소를 지었다.
그렇지 않아도 이런 반응을 기다렸다.
강림은 상관린의 혈도를 짚었다.
“크아아악!”
이윽고 상관린이 비명을 내질렀다.
고통이 듬뿍 묻어난 비명이었다.
강림은 다른 혈도를 짚었다.
“헉…… 헉…….”
고통에서 해방된 상관린이 거칠게 숨을 내뱉었다.
“소속”
강림은 다시 한번 물었다.
상관린은 더 이상 머뭇거리지 않았다.
“역린 길드 소속입니다.”
빠른 답에 강림은 흡족한 표정으로 질문을 이어 나갔다.
“이곳에 온 이유는?”
이미 들어 알고 있다.
청룡을 한국에 떠넘기려 했다.
알면서도 질문한 데에는 2가지 이유가 있었다.
첫 번째는 사실대로 말하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였고, 두 번째는 또 다른 이유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상관린은 일말의 머뭇거림 없이 입을 열었다.
“청룡을 한국으로 유인해 충돌시키기 위해서입니다.”
알고 있던 답이었다.
“그게 끝?”
강림은 의심의 눈초리로 재차 물었다.
“예! 제가 알기로는 그게 끝입니다. 진짜입니다!”
상관린은 진실된 표정과 목소리로 외쳤다.
강림은 다음 질문으로 넘어갔다.
“명령은 누가 내렸지?”
“메이라고 저희 길드 마스터입니다. 그런데 아마도 마스터 역시 샤오렌이라는 자에게 명령을 받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상관린의 답을 듣고 강림은 생각에 잠겼다.
‘역시 알고 있네.’
지린성을 지배하고 있는 샤오렌.
샤오렌은 대놓고 양지에서 지린성을 지배하는 게 아니다.
배후에서 그들을 지배하고 있었다.
그러나 지린성 1등 길드 역린 소속 S급 플레이어답게 상관린은 샤오렌의 존재를 알고 있었다.
‘이 정도면 아는 게 좀 많겠는데?’
이후 강림은 몇 번의 질문을 더 했다.
상관린은 성실이 답했고.
‘더 있나?’
강림은 더 물어볼 것이 있나 곰곰이 생각했다.
‘없는 것 같은데.’
문답 시간을 끝낼 때가 된 것 같았다.
강림은 상관린을 보았다.
상관린의 눈빛에는 생존에 대한 갈망이 가득했다.
물론 강림은 상관린을 살려줄 생각이 없었다.
한국에 청룡을 풀어놓으려 했다.
만약 강림이 아니었다면?
수많은 이들이 죽었을 것이다.
그런데 질문에 성실이 답했다고 살려준다?
말도 안 되는 이야기다.
지금 상황에서 강림이 상관린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은 하나뿐이었다.
푹!
강림이 혈도를 짚었다.
당연히 평범한 혈도는 아니다.
고통 없이 단숨에 죽음에 이르는 ‘사혈’이었다.
상황을 마무리한 강림은 아공간에서 핸드폰과 중계기를 꺼냈다.
김철수에게 상황 전달을 하기 위해서였다.
물론, 이미 김철수는 청룡의 죽음을 알고 있을 것이다.
주작 때와 달리 이번에는 퀘스트가 생성됐다.
청룡이 죽어 퀘스트가 완료됐을 테니 모를 리 없다.
그러나 청룡의 방문 이유, 청룡의 알 같은 자세한 내용은 모를 것이고 방금 전 상관린과 나눈 대화도 전해야 했다.
‘철수 님은 알고 계시려나?’
그리고 상황 전달뿐만 아니라 강림은 김철수에게 하나 물어볼 것이 있었다.
-네, 강림 님!!
기다렸다는 듯 김철수가 전화를 받았다.
김철수의 목소리는 더할 나위 없이 밝았다.
“아시겠지만, 청룡 잡았습니다.”
-역시 강림 님이셨군요!
-고생하셨습니다!
-그런데 혹시 뭔가 이상한 점 없었나요? 갑자기 청룡이 내려온 게 이해가 가지 않아서…….
“지린성 플레이어들의 짓이었습니다.”
-……지린성이요?
생각지도 못했는지 김철수가 당황스러운 목소리로 반문했다.
그리고 강림은 방금 있었던 일들을 전부 전했다.
청룡의 방문 이유, 청룡의 알 그리고 상관린에게 들은 이야기들을 하나도 빠짐없이.
-아…….
모든 이야기를 듣고 김철수는 나지막이 탄성을 내뱉었다.
-…….
충격을 받은 것인지 김철수는 잠시 말이 없었다.
강림은 김철수가 말이 없자 두 번째 본론을 꺼냈다.
“그리고 질문드릴 게 있습니다.”
-저한테요?
“네.”
-말씀하시죠!
“혹시 사신수와 충돌하고 있는 조직에 대해 알고 계신 거 있나요?”
-샤오렌을 말씀하시는 건 아닌 것 같은데 맞나요?
“네, 샤오렌 말고요.”
-제가 알기로는 없습니다.
“그렇군요.”
강림은 김철수의 답을 듣고 생각했다.
‘철수 님이 모를 정도면…….’
김철수는 이전 삶에서 세계 곳곳을 돌아다녔다.
당연히 중국에서도 활동했다.
그런데 그런 김철수가 모른다?
해당 조직이 정말 별 볼 일 없거나 매우 은밀하다는 것을 의미했다.
그러나 별 볼 일 없다면 이렇게까지 사신수들이 신경 쓰지 않았을 것이다.
즉, 매우 은밀한 조직이라는 뜻인데 그래서 더욱 신경 쓰였다.
-말씀을 들어보니 샤오렌 말고 사신수를 노리는 조직이 존재하는 건가요?
“네, 주작이나 청룡이 했던 말을 들어보면 그런 것 같습니다.”
-헛…….
김철수는 이번에도 당황스런 반응을 보였다.
“사신수가 전부 죽은 적 있나요?”
-중국에 있는 모든 사신수를 말씀하시는 건가요?
“네.”
-죄송합니다. 사신수는 따로 뜨지 않아서…….
멸망의 근원의 경우, 사망 시에 메시지와 퀘스트를 통해 김철수가 알 수 있다.
그러나 사신수는 멸망의 근원이 아니다.
죽는다고 해도 알 수 없다.
“그럼 혹시 중국에 뭐 특별한 일이 일어난 적 있나요?”
-네, 많습니다. 워낙 땅이 넓으니까요.
“흐음…….”
강림은 침음을 내뱉었다.
특별한 사건이 있다면 연결시켜 볼 생각이었다.
그러나 이야기를 들어보니 불가능할 것 같았다.
-그리고 보고드릴 것이 있습니다.
-랴오닝성이 심상치 않습니다.
“랴오닝성이요?”
-네, 랴오닝성에 있는 카디악교 대사제 웨이링이 움직이고 있습니다.
-저희 쪽과 관련된 움직임 같은데.
-자세한 정보는 나오는 대로 다시 보고드리겠습니다.
“아, 네. 알겠습니다.”
-그리고 혹시 계획은 어찌하실 생각이신지 여쭈어봐도 될까요?
청룡이 죽었다.
계획이 틀어졌다고 할 수 있다.
“어차피 그쪽에 들러야 할 일이 있어서 계획대로 가겠습니다.”
목적지에 청룡만 있는 게 아니다.
청룡이 아니더라도 어차피 가야 했다.
“상황이 너무 달라지면 연락드릴게요.”
물론 청룡의 움직임으로 인해 주변 상황이 크게 변했을 수 있다.
그러면 그때 가서 계획을 수정하면 된다.
-옙!
김철수의 답을 끝으로 통화가 끝났다.
그리고 강림은 워프 게이트로 돌아갔다.
‘일단.’
워프 게이트에 도착한 강림은 대한 연구소를 선택했다.
제갈무영과 이야기도 나누고 겸사겸사 주작의 깃털, 청룡의 뿔 등 재료 일부를 전달하기 위해서였다.
스악
이내 포탈이 나타났고 강림은 포탈로 들어갔다.
연구소에 도착과 동시에 강림은 활짝 웃고 있는 제갈무영을 볼 수 있었다.
“고생했네! 어떻게 바로 청룡을 잡은 겐가?”
김철수에게 연락을 받았는지 제갈무영 역시 청룡의 죽음을 알고 있었다.
“워프 게이트 덕분에 동선 파악하기가 쉬웠어.”
“하하, 이것 참. 내 덕이라는 소리군!”
제갈무영이 껄껄 웃었다.
그리고 눈을 번뜩이며 이어 말했다.
“혹시 말일세.”
뒷말을 듣지 않아도 어떤 이야기를 할지 알 것 같았다.
청룡의 부산물 이야기가 분명했다.
“많지는 않아.”
강림은 아공간을 열어 청룡에게 얻은 부산물과 주작의 깃털 등 제갈무영이 필요로 했던 물품들을 쏟아냈다.
“오오오오!”
제갈무영은 사랑스러운 연인을 바라보는 눈빛으로 감탄을 내뱉었다.
그리고 재빨리 근처에 있던 자루를 가지고 와 이리저리 살피며 물품을 수거하기 시작했다.
얼마 뒤 모든 물품을 수거한 제갈무영은 흡족한 표정으로 자루를 본 뒤 강림에게 물었다.
“고맙네.”
“내가 더 고맙지.”
“흐흐, 그리 말해주니 더 고맙군! 근데 주작이나 청룡은 어땠나? 중원에서 봤던 영물들과는 차이가 크던가?”
“응, 비교하는 게 민망할 정도로. 공격력 하나만 놓고 보면 솔드럼이랑 비슷했어.”
“호오라, 그 정도로? 직접 한번 보고 싶어질 정도군.”
“나중에 기회가 오겠지. 그리고 진법을 발견했어.”
“진법?”
제갈무영이 눈을 반짝였다.
“응, 주작의 진법. 그런데 진법이라고 하기에는 좀 애매해. 뭔가 달랐거든.”
“호오!!!”
이어진 강림의 말에 제갈무영이 탄성을 내뱉었다.
제갈무영의 반응에 강림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
“그대로 놔뒀어. 궁금해할 것 같아서.”
“고맙네! 작업 끝내고 바로 가봐야겠군!”
그렇게 진법에 대한 이야기를 끝낸 강림은 이어 주작, 청룡의 이야기를 전했다.
“내 생각에는 사신수가 전부 죽으면 괴물이 깨어나는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해?”
모든 이야기를 전한 뒤 강림은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제갈무영의 생각은 어떤지 궁금했다.
“내 생각도 같네. 그런데 사신수들도 두려워할 정도의 괴물이라니…….”
말끝을 흐린 제갈무영은 고개를 갸웃하고 이어 말했다.
“두 신수의 수준이 솔드럼과 비슷하다고 하지 않았나?”
“공격력만 놓고 보면.”
“그러니까, 그런 신수들이 두려워할 정도의 괴물이면 오히려 신수들을 죽일 게 아니라 죽는 것을 막아야 하는 거 아닌가?”
“……!”
강림은 눈을 번뜩였다.
생각해보니 사신수가 두려워하는 괴물이다.
보통 존재가 아닐 것이다.
그리고 그 괴물은 사신수가 죽으면 깨어난다.
제갈무영의 말대로 사신수를 죽일 게 아니라 보호해야 되는 상황인 것이다.
“그리고 더 물어볼 수 없는 상황이었나? 그 괴물이 어떤 존재인지, 깨어나는 조건이 정확히 무엇인지.”
“응? 그야…….”
강림은 반문했다가 멈칫했다.
물어볼 수 없던 상황이 아니다.
시간은 매우 넉넉했다.
괜히 전투 정보를 수집한 게 아니다.
그런데 왜 묻지 않았던 것일까?
멸망의 근원처럼 주작, 청룡이 물음에 답하지 못할 것이라 생각해서였다.
지레짐작해서 묻지 않았다.
실제로 답하지 못한다고 해도 상관없다.
질문에 큰 비용이 소모되는 것도 아니고 큰 문제가 생기는 것도 아니다.
손해 될 게 없는 것이다.
하나 제갈무영의 말대로 물어봤어야 했다.
“……고마워.”
깨달음을 얻은 강림은 제갈무영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뭐가 말인가? 설마…….”
제갈무영이 눈을 가늘게 떴다.
그리고 강림은 모르는 척 어깨를 으쓱이며 화제를 전환했다.
“백호한테는 꼭 물어볼게.”
이제 남은 사신수는 백호와 현무였다.
그리고 계획대로라면 먼저 만나게 될 신수는 백호였다.
주작, 청룡 때와 달리 강림은 백호에게 모든 것을 묻기로 결심했다.
* * *
“…….”
샤오렌은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그저 멍하니 부복해 있는 메이를 바라볼 뿐이었다.
메이는 부복한 채 안절부절못하고 있었다.
어쩔 줄 몰라 하는 것은 메이뿐만이 아니었다.
주변에 있던 다른 길드의 마스터들도 눈치를 살피고 있었다.
모두가 샤오렌의 눈치를 살피고 있는 이유.
그 이유는 청룡과 한국을 상잔시키려 했던 계획이 실패했기 때문이다.
단순히 계획만 실패한 게 아니다.
청룡의 알이 사라졌다.
“음…….”
샤오렌은 침음을 내뱉었다.
‘어떻게 해야 하지?’
최악의 상황이었다.
청룡의 알을 카디악에게 바치기로 했다.
그런데 알이 사라진 사실을 카디악이 알게 된다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
‘새로운 걸 찾아야 해.’
청룡의 알을 대체할 뭔가를 찾아야 한다.
이내 샤오렌이 눈을 번뜩였다.
‘……그래, 주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