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ycoon has returned RAW novel - Chapter 65
제65화
65.
충분히 가능성 있는 이야기였다.
제갈무영은 왕산 해수욕장에 떨어졌지만 강림은 다른 곳에 떨어졌을 수 있다.
“금방 만날 수 있겠지.”
제갈무영은 강림에 대한 생각을 접었다.
지금 중요한 것은 강림이 어디 있느냐가 아니었다.
그보다 더 중요한 일이 있었다.
“일단 치료부터.”
육체 상태가 좋지 않았다.
차원을 넘으며 크게 다쳤다.
“제대로 망가졌구먼.”
제갈무영은 육체 상태를 관조하고 맘에 안 든다는 표정으로 목소리를 내뱉었다.
“본신의 절반 정도라니.”
좋지 않은 것은 알고 있었다.
확인을 해 보니 상상 이상이었다.
“그래도 뭐 그 상황에 이 정도면.”
제갈무영은 차원의 벽을 떠올렸다.
전신을 엄습했던 정체불명의 기운.
생각만 해도 몸이 부르르 떨렸다.
“나중에 연구해 봐야겠어.”
대체 어떻게 돼먹은 기운일까 너무나 궁금했다.
철저히 분석하고 싶었다.
저벅저벅.
제갈무영은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육체를 회복하기 위한 최적의 장소를 찾기 위해서였다.
“근데…….”
걸음을 옮기던 중 제갈무영은 육지 쪽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듣던 거랑 많이 다른 것 같은데?”
강림에게 끝없이 질문했다.
덕분에 제갈무영은 강림의 고향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됐다.
그런데 실제로 보니 강림에게 들었던 것과 큰 차이가 있었다.
“저런 기운은 없어야 되는 거 아닌가?”
꽤나 떨어진 곳에 거대하고 흉포한 기운이 느껴졌다.
강림에게 들은 바에 따르면 ‘내공’이 없는 세상이었다.
그런데 저 흉포한 기운은 무엇이란 말인가?
“설마…….”
문득 든 생각에 제갈무영은 멈칫했다.
‘내가 다른 차원에 떨어진 건가?’
함께 차원의 벽을 넘기는 했다.
그러나 동시에 넘지는 않았다.
강림이 조금 빨랐다.
즉, 약간의 시간 차이가 있었다.
그런데 그 약간의 시간 차이로 다른 차원에 떨어진 것이라면?
강림이 없는 것.
그리고 없어야 할 거대하고 흉포한 기운의 존재.
모든 게 다 설명된다.
‘끙…….’
밀려오는 두통에 제갈무영은 관자놀이를 꾹꾹 눌렀다.
‘일단 치료부터.’
어떤 세상인지 모른다.
그래서 회복이 더 중요해졌다.
제갈무영은 다시 걸음을 옮겼다.
‘딱이군.’
이내 회복에 최적화된 장소를 찾은 제갈무영은 흡족한 표정으로 ‘진’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렇게 진을 만들던 중.
“……!”
제갈무영은 멈칫했다.
실수를 했기 때문이 아니다.
“…….”
제갈무영은 말없이 침을 꿀꺽 삼켰다.
그리고 뒤로 돌아 바다 쪽을 바라보았다.
‘이게 무슨…….’
바다 쪽 저 멀리 거대한 기운이 느껴졌다.
보통 먼 게 아니다.
정말 멀었다.
그럼에도 이런 기운이 느껴진다는 것이 놀라웠다.
가까이서 보면 어느 정도일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정체가 뭘까?
자연 현상일까?
아니면 영물일까?
‘……영물이라면 확실히 잘못 떨어진 거겠군.’
강림의 고향에는 영물이 존재하지 않는다.
즉, 지금 바다에서 느껴지는 기운이 살아 있는 ‘생명체’라면 이곳은 강림의 세상이 아닐 것이다.
이내 기운이 멀어지더니 사라졌다.
더 이상 기운이 느껴지지 않았지만 제갈무영은 잠시 바다 쪽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곧 정신을 차린 제갈무영은 다시 ‘진’을 만드는 데 집중했다.
‘최대한 빨리.’
회복에 집중해야 될 것 같았다.
* * *
“제왕의 검.”
스킬 ‘제왕의 검’을 시전하며 김철수는 검을 휘둘렀다.
10m로 늘어난 검신이 전방에서 다가오던 고블린 무리를 덮쳤고.
-키엑!
-키에엑!
고블린 무리는 단말마와 함께 죽음을 맞이했다.
전투를 끝낸 김철수는 주변을 확인했다.
‘대체 어디로 간 거지?’
현재 김철수는 강림을 찾고 있었다.
‘이쪽으로 왔으면 흔적이라도 보여야 되는데.’
황서연을 만났다.
그리고 경악스러운 사실을 알게 됐다.
강서구, 양천구, 구로구를 안전지대로 만든 것은 플레이어가 아니었다.
바로 ‘강림’이었다.
원래 김철수의 목적은 세 자치구를 안전지대로 만든 ‘존재’를 만나는 것이었다.
그런데 강림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더더욱 만나고 싶어졌다.
대체 강림의 정체는 뭘까?
진짜 회귀한 것일까?
‘방향을 잘못 잡았나…….’
황서연 역시 강림이 어디로 갔는지는 모른다.
단지 얼마 지나지 않았다고 했다.
아직도 만나지 못한 것을 보면 아무래도 방향을 잘못 잡은 것 같았다.
‘그래.’
김철수는 방향을 틀었다.
‘몬스터를 보면 이쪽은 아니야.’
몬스터가 상당히 많았다.
강림이 지나간 자리에 몬스터가 있을 리 없다.
즉, 강림은 이곳에 오지 않았다.
새로이 방향을 잡은 김철수는 다시 이동을 시작했다.
방향을 제대로 잡은 것일까?
몬스터가 보이지 않았다.
바로 그때였다.
우웅! 우웅! 우웅!
통화권 지역으로 진입했기 때문일까 핸드폰이 맹렬히 진동했다.
김철수는 바로 핸드폰을 확인했다.
전화가 온 것은 아니었다.
메시지가 계속해서 오고 있었다.
전부 장강호가 보낸 메시지였다.
저벅!
메시지를 확인한 김철수는 걸음을 멈췄다.
‘이게 무슨…….’
김철수는 어이없는 표정으로 메시지를 다시 한번 확인했다.
-마포구 컬러 몬스터 누가 싹 죽이고 있는데 혹시 너냐?
-뭐지? 속도가 너무 빠른데? 플론드교는 아니고. 너면 메시지 하나 남겨 놔.
-……강림이네. 마포구에 강림 나타났다. 컬러 몬스터 죽인 거 전부 강림이야.
-강림 서대문구에 나타났다는데?
-서대문구에서도 컬러 몬스터 사냥 중이야.
.
.
-강림 은평구로 넘어왔다. 만날 수도 있겠어.
하나하나가 충격적인 내용이었다.
‘……영등포구에 있는 게 아니었어?’
강림은 강서구, 양천구, 구로구 세 개 자치구를 안전지대로 만들었다.
당연히 영등포구를 안전지대로 만들기 전까지는 다른 곳으로 가지 않을 줄 알았다.
그런데 아니었다.
강림은 영등포구를 떠났다.
‘컬러 몬스터만 잡기로 한 건가?’
메시지 내용을 보면 강림은 컬러 몬스터만 잡고 있었다.
물론 일반 몬스터도 잡기야 하겠지만 주목적은 확실히 컬러 몬스터였다.
‘갑자기 왜?’
대체 노선을 바꾼 이유가 무엇일까?
‘설마 황서연?’
김철수는 황서연을 떠올렸다.
혹시 두 사람이 무슨 이야기를 나눈 게 아닐까?
바로 그때였다.
우웅!
메시지가 왔다.
생각에 빠져 있던 김철수는 정신을 차리고 메시지를 확인했다.
-강림 만났어. 컬러 몬스터 사체 우리가 보관해 주기로 했다. 그리고 약속도 잡았어. 대침공 끝나는 대로 보잔다.
“……!”
김철수는 눈을 번뜩였다.
그리고 재빨리 장강호에게 전화를 걸었다.
-어, 메시지 봤냐?
“아직 있어?”
김철수는 장강호가 전화를 받자마자 물었다.
만약 강림이 가지 않았다면 본사로 바로 복귀할 생각이었다.
-방금 갔어.
“잠깐 붙들어 봐! 나 지금 복귀할 테니까! 잠깐이면 되니까!”
-불가능해.
“왜?”
김철수는 의아한 표정으로 반문했다.
방금 갔다면 아직 본사 근처에 있을 것이다.
그런데 왜 불가능하단 말인가?
-사라졌어. 눈앞에서 그냥.
“…….”
이어진 장강호의 말에 김철수는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리고 떠올렸다.
장강호의 문자 내용을.
동에 번쩍 서에 번쩍 말도 안 되는 속도로 마포구, 서대문구, 은평구의 컬러 몬스터를 학살했던 강림의 행적을.
“어디로 간다는 이야기는 없었어?”
-믿기 힘들겠지만 서울 전역 돌아다니면서 컬러 몬스터를 잡을 거라고 하더라.
장강호는 믿기 힘들 것이라 했다.
그러나 전혀 힘들지 않았다.
아주 쉬웠다.
강림이 보인 힘을 생각하면 믿지 않을 수가 없었다.
“혹시 강림 특이한 점 없었냐?”
-특이한 점?
“응, 팔찌라든가 뭐 목걸이라든가 아니면 문신이라든가.”
-음…….
장강호가 말끝을 흐리며 생각에 잠겼다.
그리고 이내 생각을 끝낸 장강호가 말했다.
-팔찌 끼고 있었어.
“팔찌?”
-응, 검은색 팔찌. 오른 손목에. 그것 말고는 글쎄?
“……알겠어.”
-왜?
“아니야, 그냥 혹시나. 이따 연락할게.”
김철수는 장강호와 통화를 끝냈다.
그리고 확신했다.
‘강림이 가져갔구나?’
한태풍의 비밀 창고에서 사라진 아이템들이 있었다.
혹시 강림이 아닐까 싶었는데 역시나였다.
바로 그때였다.
[조건이 충족됐습니다.] [강동구가 안전지대가 됐습니다.]메시지가 나타났다.
김철수는 메시지를 보며 생각했다.
‘벌써? 장난 아니네.’
강동구에는 라숨교, 카디악교 혹은 제왕 길드, 천상 길드 같은 유명세를 떨치는 교단, 길드가 없다.
대신 많은 중소 길드, 교단이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김철수는 알고 있다.
강동구에 살고 있는 괴물을.
‘양수진…….’
루드란교의 대사제 양수진.
아마도 강동구가 네 번째로 안전지대가 된 것은 양수진과 루드란교의 영향이 클 것이다.
‘역시 강해.’
세상은 모른다.
루드란교의 힘을.
대사제 양수진의 힘을.
김철수 역시 회귀하지 않았다면 몰랐을 것이다.
‘강림도 만나야 되고 양수진이랑도 친해져야 되고…….’
생각해 보니 할 일이 많았다.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었네.’
생각에 잠겨 있을 때가 아니었다.
정신을 차린 김철수는 퀘스트 창을 열었다.
대침공이 발생했다.
[대침공 기여도 : 2,527,214] [현재 순위 : 1등]퀘스트 보상 : ???
퀘스트 ‘대침공 기여도’의 보상은 두 종류다.
등수 보상과 기여도 보상.
‘1등은 확정이고.’
강서구, 양천구, 구로구의 몬스터 학살은 강림이 했다.
강림은 플레이어가 아니다.
그리고 강동구의 안전지대는 양수진의 지분이 클 것이다.
양수진도 플레이어가 아니다.
즉, 등수 보상은 확정이다.
‘400만은 찍어야 되니까.’
그러나 기여도 보상은 아니다.
아무리 못해도 400만은 찍어야 했다.
400만 보상이 ‘마른의 용살창’이기 때문이다.
마른의 용살창은 킬리아드라를 잡기 위한 필수 아이템이었다.
‘150만…….’
김철수는 목표까지 남은 기여도를 확인한 후 퀘스트 창을 닫았다.
그리고 다시 방향을 틀어 몬스터들이 있을 만한 곳으로 이동을 시작했다.
* * *
강림은 허공에 손을 휘둘렀다.
스걱!
그러자 앞쪽에서 다가오던 두 오우거가 움직임을 멈췄다.
그리고 이어 두 오우거의 머리와 몸통이 분리됐다.
쿵! 쿵!
머리를 잃은 두 오우거는 앞으로 쓰러졌고 그렇게 죽음을 맞이했다.
‘확실히.’
강림은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부담이 없어서 좋네.’
내공을 무지막지하게 잡아먹는 무형검.
이전 천년 개미를 잡을 때와 달리 완벽한 무형검이었다.
당연히 더 많은 내공이 소모됐다.
그럼에도 전혀 부담스럽지 않았다.
생명의 눈물을 통해 육체 상태가 매우 좋아졌기 때문이었다.
거기다 운용하고 있는 무신기가 두 개뿐이다.
귀환 전보다 오히려 더 많은 내공을 사용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너무 상쾌한데.’
강림은 귀환 후 처음으로 느끼는 상쾌함에 다시 한번 짜릿함을 느꼈다.
바로 그때였다.
주변에서 다른 몬스터 무리를 처리한 두 무신기가 돌아왔다.
강림은 짜릿함을 떨쳐 내고 주변을 감지했다.
육체 상태가 회복됐기 때문일까?
감지 범위가 넓어졌고 더욱 세밀하게 느껴졌다.
‘이 정도면 그냥 가도 되겠네.’
일단 컬러 몬스터는 없었다.
그리고 몬스터 무리는 여럿 있었지만 전부 전투 중이었다.
위급한 곳은 없었다.
모두 우세를 점한 상태였다.
강림은 다음 장소로 넘어가기로 결정했다.
‘……응?’
그리고 결정을 내린 순간 강림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뭐지?’
가려고 했다.
그런데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