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re is no such thing as a war in France RAW novel - Chapter 51
051화
최악의 경우, 짐칸 같은 곳에 겨우 앉아서 가지 않을까 싶었는데 다행히 그런 일은 없었다.
예상과 다른 고급진 소파와 승무원까지 겸비된 객차 안에 나와 페탱은 마주 앉아 파리로 향했다.
“쯧, 이딴 객차 유지할 바에 기관총이라도 하나 더 전선으로 보낼 것이지.”
“에헤이, 주위 사람들 듣습니다. 이런 객차도 나름 제 역할이 있는 법 아니겠습니까.”
파리 무력화 계획 이후 한 달이 넘게 지났지만 그사이 빈 보급은 전선에 생각보다 크게 작용했다.
이를 누구보다 몸으로 체감했던 우리지만 난 딱히 고리타분한 생각에 빠져 있고 싶진 않다.
‘즐길 때 즐겨야지. 언제 죽을 줄 알고.’
직접 총 들고 쏠 위치는 아니다만 어차피 야전이라는 게 언제나 유서 써놓고 살아야 하는 삶이거든.
갑자기 아라스에서 오를레앙으로 가기 위해 기차를 타던 시절이 새록새록 떠오르네.
그때와 다른 점이라면 파리까지 향하는 풍경이 약간 더 삭막해졌다는 점이랄까.
허나 이것도 잠시. 파리에 가까워질수록 피폐한 전쟁과는 사뭇 다른 풍경들이 속속히 나타났다.
“역시 파리는 파리라 이건가.”
“마치 전쟁이 거짓말처럼 느껴집니다. 독일군의 손길이 안 닿았다고 하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습니다.”
그래도 이리 분위기가 다를 수 있나.
지금 이프르 전선에서는 매일 2천 명씩 죽고 있다. 아무리 완비된 사단도 전선에 막상 투입되면 며칠 만에 너덜너덜해진다.
이는 독일도 마찬가지리라.
그런 최전선과 달리 파리는….
‘평화롭군. 마치 전쟁이 거짓인 것 같아.’
역 주위 군과 관련된 것들이 눈에 띄긴 한다만 그뿐이다.
마부는 마차를 몰고, 양복을 입은 이들은 길거리를 건넌다.
공장의 굴뚝에서는 연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으며 곳곳에서 웃음소리까지 들린다.
이를 본 난, 이루 말할 수 없는 감정에 휩싸였다.
뭐라고 해야 할까. 질투심? 아니면 괴리감? 그리 거창한 느낌은 아닌 것 같다만.
뭐가 되었든 그리 긍정적인 기분은 아니었다.
군용 열차에서 내려 역을 나오기 무섭게 우리를 반기는 이들이 있다.
“파리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파리에 머무실 동안 보좌할 마르크 블로크(Marc Léopold Bloch) 중사라고 합니다!”
나보다 약간 나이는 있어 보이는, 그러나 머리가 좀 많이 벗겨진 블로크 중사는 안경을 쓴 모습부터 ‘나 지식인이요’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그와 가볍게 악수를 나눈 뒤부터, 마르크 중사는 마치 연예인을 보는 눈빛으로 쉬지 않고 입을 열었다.
“두 영웅을 모시게 되어 진심으로 영광입니다! 페탱 소장님께는 다른 전담관이 올 것이고 전 모헬 소령님의 일정-”
“중령. 중령입니다.”
“아, 실례. 중령님을 전담하게 될 것입니다.”
역을 나와서도.
차를 타고 이동하면서도 마르크의 설명은 끊이지 않았다.
‘마르크. 마르크. 어디서 많이 들어봤는데….’
딱히 중요한 이름으로 기억에 남진 않는다.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물었다.
“마르크 중사님께선 원래 군인이셨습니까?”
“아, 아닙니다. 전쟁 이후 하사로 자원입대했고 272예비 연대에서 얼마 전까지 싸웠습니다.”
“죄송하지만 272예비 연대라면?”
“아르곤 숲에서부터 마른강까지 싸우고 나니 부대가 사라져버렸습니다. 하하.”
“…이런, 죄송합니다.”
이런 이들은 널리고 널렸다.
생존자들.
부대는 전멸했는데 소수만이 살아남아 야전에 재배치받거나 후방으로 빠지게 된 이들이다.
여전히 기억나는 것은 없기에 난 창밖으로 파리 구경이나 했다.
“호텔에 거의 도착했습니다. 그리고 미리 양해 말씀드리자면. 그, 약간의 혼란이 있을 수 있습니다.”
“혼란 말씀이십니까?”
“다만 저희가 완벽히 통제하고 있으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필사적으로 그리 말하지만 괜스레 불안해진다. 이 양반, 오늘 처음 봤지만 너무 긍정적이야.
그리 호텔 입구에서 내리자 호위인지 겉치레인지 모를 정복 군인이 몇 대기하고 있었다.
그와 동시에.
“베르게르 모헬이다!”
“페탱 소장도 같이 있어!”
뭐지. 저 일사불란한 단합력은. 손에 든 것들을 보니 딱 봐도 언론인인데 단합력은 우리 부대 저리 가라네.
일부는 아예 호텔 입구를 막고 우리를 못 들어가게 할 심산처럼 보인다.
“야, 거기 막아!”
“빨리 들어가시죠. 저 사람들 상대하면 골치 아픕니다.”
그리 휩쓸리기 전 대피하듯 우린 호텔로 들어왔다.
다행히 기자들은 호텔 안까지 들어오진 못했으나 섬광전구 플래시가 터지는 것까진 막지 못했다.
새삼 후방에서 내 인기가 처음으로 체감되는 기분이다.
“제 이름을 신문사들이 많이 팔긴 했나 보군요.”
“어우, 어디 그뿐이겠습니까? 오늘 파리의 유명 호텔에는 전부 기자들이 대기하고 있을 겁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말이죠.”
“허어….”
그럼 저들은 일부일 뿐이란 소리잖아.
수많은 별들이 파리를 오가고 사건 사고가 터질 텐데 내가 여기 온 게 그리 큰일인가 싶다.
그런 내 의문이 티 났는지 블로크 중사는 마치 자기 자랑처럼 덧붙였다.
“지금 파리는 모헬 중령님에게 중독되어 있습니다.”
“표현이 과하십니다만.”
“아닙니다. 적의 피를 끊임없이 갈구하는 남자. 독일군을 한 놈이라도 살려 보내면 밤잠을 못 이루는 전사! 오늘 죽은 동료를 위해 내일 독일군의 모가지를 따서 바치는 광전사!”
“…?”
방금 인기가 좋다며. 누가 들어도 전쟁에 미친 새끼 아니냐. 나보다는 베이강의 설명 아닌가 싶은데.
같이 걸어가던 페탱이 피식 웃는 소리가 들렸다.
분명 비웃었다. 감히 공화국 최고 인기를 구사하는 이 몸을!
그러나.
잠시 고개를 돌리니 ‘그래, 비웃었다. 어쩔 건데’라는 식으로 아무 말도 없이 물끄러미 쳐다보시는….
“흐흠.”
역시 페탱은 무섭다. 아무리 파리 시민들의 지지가 있으면 뭐 하냐. 난 여전히 겁 많은 일개 영관급 장교인데.
대악마도 무섭고 그 대악마랑 웃으면서 술잔 나누는 페탱도 무섭고… 에휴, 난 독일군이랑 노는 게 운명인가 보다. 적어도 독일 애들은 수라도 써볼 수 있잖아.
난 간단한 짐을 호텔 방에 옮기고 물었다.
“이후 일정은 어떻게 되는 겁니까?”
“오늘은 없습니다. 휴식을 취하신 뒤, 내일부터 조금 바빠지실 겁니다. 아무래도 오신 이유가 영전 때문이니까요.”
“온갖 일에 끌려다니겠군요.”
“최대한 줄인다고 줄였지만 하루 만에 끝날 일은 아닙니다. 자리를 오래 비우시는 게 걱정되십니까?”
“음, 뭐. 네.”
나 자리 오래 비워도 되는데. 아니, 사실 최대한 시간을 끌고 싶은 심정이야.
어차피 돌아가봤자 6사단은 개판이고 내가 이끌 33연대는 뼈대만 남고 다 불타버렸잖아.
무엇보다 일찍 되돌아가봤자 투입될 전장이 전부 참호전뿐인걸.
여전히 다양한 전장이 있다만 11월에 들어서면서 전선 8할 이상이 참호전으로 전환되었다.
즉, 가봤자 내가 할 수 있는 건 없다는 뜻.
‘기왕이면 파리에서 한 세 달 정도 눌러앉고 싶은데.’
의전. 귀찮고 번거롭지만 시간 때우기 이보다 좋은 게 있을까? 명분도 딱 좋잖아.
그런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마르크 중사는 최대한 빠르게 해치울 수 있게 해주겠다는 의지를 뿜어내고 있었다.
“그럼 전 나가 있겠습니다. 편히 쉬십시오.”
“감사합니다.”
눈치가 0에서 0.005로 상승한 마르크 중사가 나가고, 난 오랜만에 푹신한 침대에 철퍼덕 몸을 맡겼다.
팔과 다리를 휘적이니 포근함이 배로 느껴진다.
“이게 인생이지.”
인생이 뭐 별건가. 그냥 포근한 침대에서 일어나 아침에 커피 한잔 들고 자유를 만끽하는 거 아닐까.
한참을 이 달콤한 자유에 빠져 있을 때.
똑똑
“저, 모헬 중령님.”
“네.”
문밖에서 내 이름을 부른다. 오늘 별다른 일정은 없다 했는데.
“손님이 찾아오셨습니다.”
“손님?”
나 파리에 아는 사람 없는데? 누구지. 사단장님? 아니면 뭐 나와 은밀한 접촉을 원하는 정치인?
얼마나 대단하신 분인지 몰라도 내 자유를 깨다니. 별로 안 만나고 싶다.
“누구신지 몰라도 저 지금 아프니까 다음에 보자고 해주세요.”
“여성분이십니다. 이름이….”
“당장 들여보내!”
성별을 듣자마자 난 문 앞을 지키는 병사에게 소리쳤다.
날 찾아온 여자라니. 그녀다.
“샤를로트.”
“오랜만이에요.”
“여태껏 파리에 남아 있었던 겁니까?”
“네, 뭐 그렇죠.”
“내가 오를레앙으로 떠나라고 했잖아요. 왜 말을 안 듣습니까.”
그녀에게 파리로 향한다고 말하긴 했다만 바로 만날 수 있을 줄은 몰랐다.
“뭐 어때요. 페르디낭 포슈 사령관님네 가족도 파리에 머물렀다는데요.”
“그건 그냥 프로파간다용일 뿐입니다. 진짜 파리는 위험했다고요.”
마른강 전투 당시 포슈 장군의 가족은 파리를 떠나지 않았다. 국군이 막아줄 거라고 굳게 믿는다나 뭐라나.
포슈 장군이 유명해지면서 자연스레 그의 가족 또한 언론에 노출되었었다.
“저도 믿었고, 결국 제가 옳았잖아요? 마른의 기사님?”
“하아….”
당시 갈리에니는 진짜 파리 앞까지 다 내주고 독일군 포위에 주력할 생각이었다는 말은 이제 와서 해도 의미 없는 타박이다.
“그리고, 저도 할 말 많은데 참. 편지로는 뭐라더라. 가만히 보급로만 지키고 있으니 전투는 안 해도 된다고 아르덴에서 그랬고. 마른에서는 그냥 뒤에서 후방 지휘만 한다 했고. 그리고 아라스에서는 뭐? 예전에 있던 부대나 추억 삼아 잠시 들른다고?”
“…죄송합니다.”
변명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나 하나 믿고 기다려주는 그녀에게 죽음을 넘나드는 일을 차마 말할 순 없었다.
“그리고 매번 느끼는 건데. 이젠 경어 안 쓸 때 되지 않았어요? 슬슬 거리감 느껴지네. 아, 내가 너무 부족해서 선 긋는 건가?”
“그럴 리가. 절대 아니야.”
석 달. 그녀와 떨어진 시간. 그러나 전장에서의 시간은 농도가 너무 짙어서인지 마치 몇십 년 만에 만난 기분이다.
이는 그녀도 마찬가지였는지 이내 당당하던 모습은 어디 가고 눈물이 차오르는 모습이었다.
“미안. 조금 늦었지.”
내가 할 수 있는 거라곤 그저 안아주는 것뿐.
그녀에게서 느껴지는 체온이 알려준다.
내가 살아있음을.
내가 전장을 뛰어다닌 이유를.
그리고, 돌아왔음을.
***
베르게르가 샤를로트와 해후를 즐기고 있을 때, 페탱은 나름대로 즐거운 만남을 이어가고 있었다.
“필리프 페탱 대령. 아니, 이제 소장님이신가.”
“뭐, 알아봐 주니 고맙군요. 에두아르 차장님. 아, 맞다. 야전군 사령관으로 돌아오셨다고 했지? 카스텔노 장군이라고 불러야 하나. 근데 우리 공화국에 귀족제가 사라진 지 언젠데 다들 카스텔노라고 부른답니까.”
까득.
페탱의 비아냥에 노엘 에두아르 (Noël Édouard)는 어금니에 힘을 주었다.
두 사람 사이에 겉치레는 집어치운 지 오래. 그렇다고 이전부터 알던 사이는 또 아니었다.
서로의 존재를 인지하고, 누구보다 촉각을 곤두세웠던 사이.
그렇기에 두 사람의 대화에 가식은 없었다.
“확실히 우리 프랑스가 혼란스럽긴 한가 보군. 군 기강이 이리 흐트러져서야.”
“누구 덕분에 말입니다. 아, 해임된 몰트케 말하는 겁니다.”
명백히 에두아르는 중장. 페탱은 소장이다. 그러나 두 사람 사이에는 단순히 계급으로만 설명할 수 없는 간극이 존재했다.
제17계획을 주도한 에두아르. 그리고 이를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선 페탱.
정확히는 그 사이에 모헬이 존재했지만 에두아르에게 그런 사실은 이미 중요하지 않았다.
비교. 모두에게 두 사람은 비교의 대상이었다.
야전군 사령관으로서도.
군사사상가로서도.
각자 다른 노선을 주장하는 참모로서도.
‘건방진 놈. 얼마 전이었다면 눈도 못 마주쳤을 놈이.’
‘멍청하면 계급장 반납하고 집에 가든가.’
두 사람의 관계는 한쪽이 높아질수록 다른 쪽이 추락하는 저울과도 같았다.
참모로서도, 야전 사령관으로서도 실패한 에두아르가 여전히 막대한 권력을 휘두르는 것은 온전히 조프르의 지지와 수십 년간 군에서 쌓아온 공 때문.
그런 그의 집대성이 페탱이라는 새로운 물결에 서서히 쓸려나가고 있다.
“그래, 요즘 바쁘신 분이 훈장 하나 때문에 후방까지 달려오고. 견장이 바뀌니 다른 생각도 들던가? 야전을 이리 쉽게 비우다니.”
“아무나 받는 거 아니었습니까? 중장님도 국경이 한창 바쁜 9월 그랜드 오피서 달았던 걸로 기억하는데. 그리고 절 보낸 것은 포슈 장군님입니다.”
레지옹 도뇌르 훈장. 명예의 군단이라 불리는 훈장은 5단계로 나뉘는데 페탱은 그중에서 두 번째로 높은 그랜드 오피서(Grand Officer)를 수여받기로 예정되어 있었다.
커맨더(Commander)만 해도 현 육군에서 받은 이들이 극히 적은데 한 단계 높은 그랜드 오피서. 공인된 권력자로 거듭나는 순간이다.
이를 페탱은 ‘너도 받는데 개나 소나 다 받는 거 아니냐’고 물은 거다.
적대.
정치적 수사나 우아하게 돌려 말하는 일은 두 군바리 사이에 없었다.
“후우, 긴말하지 않겠네. 난 자네라면 최소한의 선은 지키리라 믿으니. 다만, 그 베르게르 모헬. 그 친구 간수나 잘하게. 이건 권고가 아닌 경고야.”
“경고라…. 저도 이리 알려주시니 한 가지 말씀드리겠습니다. 저야 뭐 이리 불쑥 찾아오셔서 밥그릇 정해주셔도 되지만.”
페탱은 한층 에두아르와 거리를 좁히며 특유의 진중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베르게르, 걘 아니야. 애새끼 중위였던 시절에도 자기 마음대로 안 되면 날 물어뜯겠다고 하던 놈인데 지금은 중령이잖아. 네가 아니라 그 위에도 얼마든지 달려들 미친놈이라고.”
“자네!”
얼굴이 시뻘게진 에두아르가 당장이라도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멱살을 잡을 것 같자 페탱은 여유로운 태도로 돌아왔다.
“파리 같은 도시 출신은 모르겠지만 저 야전에서는 자나 깨나 시체를 뜯어 먹는 들개를 조심해야 한답니다. 뭐, 그냥 그렇다는 겁니다.”
조프르 총사령관이 직접 왔다면 그저 숙였겠지만. 에두아르, 그는 아니다. 페탱에겐 감히 패자 따위가 결과에 승복하지 못하고 날뛰는 것으로밖에 안 보였다.
카스텔노 장군. 귀족 출신에 상당한 인맥과 정치적 자산이 있지만 딱 거기까지.
페탱은 앞으로 벌어질 그와 자신의 차이를 정확히 알고 있었다.
어쩌면 에두아르 중장 또한 이를 잘 알기에 곧장 자신을 찾아왔겠지.
‘모헬의 평판이 조금 나빠지겠지만 괜찮겠지. 그 친구는 그런 거 신경 안 쓰니까.’
나름 자기는 잘 관리하고 있다고 착각하는 것 같다만 멀리서 지켜보면 참으로 우스울 뿐이다.
미친놈이 자긴 안 미쳤다고 생각하는데 세상은 그가 미친놈인 것을 다 알고 있으니.
에두아르 중장이 격노하며 자리를 떠났지만 페탱은 여유로웠다.
언제 끊어질지 모르는 끈 따위가 자신의 목을 매달 순 없으니.
자신이 찾아온 주제에 아무런 위협도 못 하고 부들부들 거리는 에두아르가 퍽이나 우스웠다.
그런 그에게 페탱은 진정한 협박을 알려주고자 했다.
“장군님, 제가 홧김에 총사령부 참모진에 합류하면 어쩌시려고 이러십니까.”
집 앞에 찾아온 이한테는 짖을지언정 집 한가운데 들어온 사람을 물진 못하는 주제에.
가볍게 어깨를 두드려준 뒤, 페탱은 모자를 쓰고 자리를 나섰다.
“무슨 바람인지 모르겠으나 야전으로 기어 나오지 마시고 참모부에 계속 계시길 바랍니다. 그게 서로 좋으니.”
아직도 일개 대령으로 자신을 대하는 자가 있다니.
후방에 자주 들러야겠다고 페탱은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