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is the law RAW novel - Chapter (2495)
“이 건에 대해서는 우리도 배상을 받아야 합니다.”
노조 위원들은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었다.
“정보에 따르면 회사 내부에서 곳곳에 방사능 피폭 흔적이 나타났다고 합니다.”
“그게 사실인가요?”
“네, 미국 법원에 제출된 자료에 따르면 그렇습니다. 익명의 제보가 있었는데, 회사 내부에 방사능의 피폭 흔적이 나왔답니다.”
“그걸 우리한테 비밀로 하고 있었고요?”
흥분하는 노조 위원들.
아무리 회사와 노조는 상생하는 사이라고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상대방이 같이 살려고 할 때의 이야기다.
자신들이 일하는 곳이 방사능에 오염되어 있는데 그걸 비밀로 했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더군다나 이번 갑작스러운 공장 정지는 우리를 길들이려는 게 목적입니다.”
“하지만 상황이 안 좋으니까 그런 거 아닌가요?”
누군가 걱정스럽게 말했다.
그러자 다른 의원이 피식하고 웃었다.
“박 위원, 이번에 새로 선출된 거지요?”
“네? 아, 네. 이번에 처음 선출되었습니다.”
“회사에서는 무슨 일이 있을 때마다 저런 식으로 대응합니다. 아마 잘 모를 테지만요.”
“그게 무슨 말이지요?”
박 위원은 고개를 갸웃했다.
“쉽게 말해서 이런 겁니다. 경기가 아무리 좋아도, 경상수지가 역대급 흑자라고 해도 언론과 기업들은 경제가 위기라고 합니다. 왜 그럴까요? 우리에게 과실을 나눠 주기 아까우니까요. 경기가 안 좋다, 그러니까 너희가 희생해라. 이런 겁니다.”
“아…….”
“이번에도 마찬가지입니다. 물론 기업이 힘든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아직 소송에 진 것도 아니고 돈을 지급한 것도 아닙니다. 판매량이 줄어들었다고 하지만 그 여파가 아직 공장까지 닥칠 상황도 아니지요. 그런데 상부에서는 공장을 정지시키고 기업의 핑계를 대고 있습니다. 그다음은 뭘까요?”
“그건…….”
“장담합니다. 경제를 핑계로 정리 해고가 단행될 겁니다.”
지금까지 두한에서 몇 번이나 정리 해고의 시도가 있기는 했다. 하지만 그때마다 노조의 반대로 실패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어떻게 해서든 그걸 관철하려고 할 겁니다.”
“으음…….”
기업과 노조는 상생이다.
하지만 두한은 사람을 악착같이 이용해 먹는 곳으로 유명했고 두한의 노조 역시 그런 기업과 상생하기보다는 그에 맞는 돈을 받아 내기 위해 싸우다 보니, 견원지간이 따로 없었다.
“이 싸움은 우리가 물러나면 지는 겁니다.”
“우리는 강경 투쟁을 해야 합니다.”
결국 이상주의 예상과 달리 분위기는 강경 투쟁으로 쏠려 갔다.
“그러면 우리가 해야 하는 것은 뭔가요?”
“우리는 지금부터 회사 전체에 대한 제염 작업을 요구해야 합니다.”
“네?”
“설마 방사능 속에서 일할 생각은 아니시지요?”
박 위원은 고개를 흔들었다.
“절대 아니지요.”
“공장? 멈추라고 하세요. 우리는 제염 작업이 끝날 때까지는 절대 일하지 않을 테니까.”
위원들의 눈에서는 불이 활활 타올랐다.
* * *
“하하하! 두한이 아주 개판이 되었다는군!”
유민택은 신나서 외쳤다.
“직원들이 제염 작업을 요구했다는군. 그런데 두한에서는 그걸 예측하지 못한 모양이야.”
“겁을 주려고 멈추게 했는데 도리어 멈춤을 당한 거군요.”
“그래, 제염 작업이 끝나기 전에는 일을 못 하니까. 사실 누가 방사능에 피폭되면서까지 일하려고 하겠나?”
노형진은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건 이번 일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인권의 문제다.
그러니 직원들을 마냥 압박한다고 해서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제염 작업이 생각보다 오래 걸릴 텐데요.”
흙바닥이 오염된 상황이라면 거기만 긁어내면 된다.
하지만 공장은 실내다. 당연히 벽도 있는데, 벽을 긁어낼 수는 없으니 부수는 수밖에 없다.
그나마 벽은 편하다.
중요한 핵심 기계들은 절대 쉽지 않다.
가령 자동차 조립 라인의 경우는 그 내부의 부품 하나하나까지 다 분해해서 씻어야 한다.
내부 피폭은 당연한 일이니까.
“물론 그게 심하지는 않겠지만, 노조에서 그걸로 물어뜯을 건 당연한 일이고요.”
그걸 해결하기 위해서는 적지 않은 돈이 들어갈 테고, 또 그 기간 동안 자동차 공장은 멈출 수밖에 없다.
“그리고 두한자동차의 자동차 시장점유율은 바닥을 향해 떨어질 테고 말이지.”
유민택은 한껏 미소 지었다.
“자네 말대로군. 이번 공격이 카운터가 되었어. 전략 팀에서 분석하기로는 이번 일로 인해 두한은 못해도 2조 이상의 손실을 감당해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네.”
“이제 시작입니다.”
노형진은 자신 있게 말했다.
“두한은 아마 당분간은 정신 못 차릴 겁니다, 후후후.”
불 꺼진 용광로
이상주는 입술이 바짝바짝 말랐다.
그가 아는 한 이 정도 위기는 없었다.
리콜 대상 차량에 대해서는 도무지 대책이 안 섰다.
-그들이 요구하는 건 환불입니다, 아버님.
“그게 가당키나 한 말이냐!”
한두 대도 아니고 수십만 대다. 그걸 환불해 주고 버틸 수는 없다.
더군다나 그들은 그걸 몇 년간이나 타지 않았던가?
-하지만 현 상황에서 다른 대책이 없습니다. 그나마 일부는 협상을 통해 배상을 하는 수준에서 끝나고 있습니다만, 그들이 넘기고 간 차량들이 문제입니다.
아무리 돈이 좋다고 해도 방사능이 나오는 차량을 계속 타겠다고 할 사람은 없다.
당연히 그들의 요구 조건은 두한에서 중고차로 매입하고 배상금을 지급하는 것이었고, 소송으로 가면 불리한 걸 알고 있는 두한은 어쩔 수 없이 그 조건을 받아들여야 했다.
-미 정부에서 해당 방사능 차량의 처분을 어떻게 할지에 대한 대책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중고차 시장에 판매를 하는 건 무리겠지?”
-그러면 또 징벌적 배상이 나올 겁니다.
명백하게 알고 한 짓이니까 그건 변명의 여지도 없다.
“끄응…….”
결국 두한은 그 물건들을 재활용할 수도 없고 팔 수도 없다.
“미국에 적당한 땅 알아봐. 사막 같은 곳 말이야. 거기에다 묻어 버려야지.”
-하지만 돈이 적게 들지는 않을 겁니다, 아버님.
아무리 주변에 사람이 없는 사막이라고 해도 바람이 불고 비가 오면 방사능이 주변에 퍼질 수밖에 없다.
지금 그곳에 사람이 없다고 해서 미래에도 없으리라고 보장할 수는 없는 노릇.
당연하게도 차량을 보관하기 위해서는 그에 상응하는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
수만 대의 차량을 보관하기 위해서는 과연 얼마나 많은 땅이 필요할까?
또 얼마나 많은 인원이 필요할까?
얼마 전 일본에서 노동자들에게 최소한의 방어 장비도 주지 않고 후쿠시마 재건 사업에 투입한 것이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었다.
그러니 두한이 그렇게 할 수도 없다.
일할 사람을 구하는 건 당연히 힘들 테고 단가도 올라갈 것이다.
“망할.”
이상주는 전화를 끊으면서 이를 박박 갈았다.
“도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거지?”
물론 방사능 고철인 건 알았다.
하지만 지금까지 정부에서는 고철에 대한 방사능 검사를 하지 않았다.
다른 나라도 그 부분에 대해서는 무심했고 말이다.
적당한 로비도 했고, 그에 따른 이득도 있었다.
그런데 한국도 아닌 미국에서 먼저 터질 줄은 몰랐다.
“도대체 누가…….”
그는 드림 로펌의 뒤에 노형진이 있다는 것은 몰랐다.
그러니 그는 자신이 노형진을 건드림으로써 도리어 자기 목줄을 조인 것도 알지 못했다.
“당장 일본에서의 고철 수입을 멈춰야겠군.”
이상주는 이를 박박 가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 * *
“마지막 펀치를 날릴 시간이군요.”
인터넷에서는 신나게 두한자동차를 씹고 있었다.
두한이 통제한 탓에 언론은 조용했지만 인터넷으로도 알려지지 않을 수는 없었다.
당장 두한자동차가 제염 작업을 이유로 멈춰 버린 것이 사실이니까.
물론 제염 작업보다는 노조와 회사의 기 싸움이지만.
“남은 건 철강입니다. 두한철강은 전 세계에 수출을 하고 있습니다. 어찌 되었건 두한의 철강 제품은 질이 제법 좋은 편이니까요.”
기업이 나쁘다고 해서 기술력도 없으리라는 법은 없다.
사실 한국 정도 되는 나라에 있는 철강 회사가 생산하는 철강의 질이 나쁘면 그건 그것대로 이상한 것이다.
철강은 현대사회의 씨앗. 모든 것이 철강에서부터 시작되니까.
“두한철강에서 생산되는 철강의 상당량이 두한자동차로 넘어가 차량 생산에 사용되고 있기는 합니다만, 다른 곳도 그걸 쓰지요. 그러니 그것만 틀어막으면 아마 두한은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겁니다.”
노형진의 말에 유민택은 고개를 끄덕거렸다.
“아마도 그렇게 되면 고로의 불을 꺼야겠지.”
고로, 그러니까 용광로의 불이 꺼진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그렇게 용광로의 불이 꺼지면 철강 회사에 하루에 수십억씩 손해가 발생한다.
“그러니 우리가 그들을 공격해야지요.”
“하지만 어떻게? 두한자동차를 통해 간접 공격은 충분히 하고 있지만 두한철강에서 다른 곳에 판 것까지 추적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닐세. 사실 철강을 쓰는 곳이 많기는 하지만, 그게 어느 철강 회사인지 일일이 따져 가면서 쓰는 경우는 별로 없어.”
물론 전문 생산 업체들이라면 알고 있을 것이다.
원자재를 직접 납품받는 곳이라면 말이다.
“하지만 그런 곳들은 대부분 두한철강의 눈치를 보고 있을 거야. 자네도 알다시피 한국의 2대 철강 회사 아닌가? 한국에서 소비되는 철강의 양은 어마어마하네. 만일 두한이 공급을 해 주지 않으면 그들뿐만 아니라 다른 곳들도 타격을 입을 걸세.”
“그래서 제가 대룡에 부탁드린 겁니다. 원자재를 수입해 달라고요.”
“이미 오고 있네.”
대룡은 어마어마한 원자재와 철강을 선점했다. 그리고 현재 한국으로 운송하는 중이다.
“그 정도 양이면 회사가 원자재를 구하지 못해서 망하는 경우는 없을 거야.”
물론 그 와중에 대룡에 막대한 수익이 생기겠지만 말이다.
“그러니 이제 슬슬 시작하도록 하지요.”
“어디부터?”
“당연히 노동자부터지요.”
“노동자라……. 하지만 철강 쪽도 노동자들이 많은데?”
“그게 중요합니다. 이 경우 가장 피폭이 심한 노동자가 누구일까요?”
“응? 글쎄.”
노형진의 말에 유민택은 고개를 갸웃했다.
노동자들이 한두 명도 아니고 그들이 하는 업무도 저마다 다르다. 그러니 그들의 피폭량을 따로 알아보는 게 쉽지 않다.
“가장 피폭이 많은 사람은 다름 아닌 용광로에 가까이 일하는 사람들입니다. 아시다시피 용광로에서 뭔가를 녹일 때 이것저것 섞어서 녹이지는 않지 않습니까?”
철강업에서 가장 먼저 하는 것은 다름 아닌 뭔가를 녹이는 것이다.
녹여야 그 안에서 불순물을 빼내고 강화해서 강철을 만들 수 있으니까.
“당연히 그걸 녹일 때는 한꺼번에 뭉쳐서 녹이게 됩니다.”
“오! 그렇군. 일본에서 들어온 고철을 어마어마하게 녹여 댈 수밖에 없었겠군.”
당연히 그 안에서 어마어마한 방사능 물질이 나올 수밖에 없다.
“노동자는 거기에 오염될 수밖에 없지요. 애석하게도요.”
매일 수천 톤의 방사능 물질이 녹아든 용광로다. 그 주변에서 일하던 사람이 방사능에 노출되지 않았을 리가 없다.
방열복을 입고 있었겠지만 그건 방사능 차폐복이 아니다.
당연히 방어도 안 된다.
“이미 그쪽 직원들에 대해 조사를 시작했습니다. 과연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보면 알겠지요.”
물론 그 결과가 상당히 씁쓸할 거라는 것을 노형진은 알고 있었다.
* * *
“두한이 바보는 아니네?”
노형진은 혀를 끌끌 찼다.
“환자는 있는데 접촉은 못 한다는 거지요?”
“네, 이미 그쪽 입을 완전히 틀어막았습니다. 진료비와 가족들의 생계 보장 그리고 적당한 위자료까지 줬다고 하더군요.”
“하긴 한 번 당했는데 두 번은 안 당하겠지요. 그렇게 멍청한 놈들도 아니고.”
노형진은 입맛을 다셨다.
노형진이 두한철강에 다니는 사람들을 노릴 거라는 건 너무 당연한 일이었고 두한에서는 그걸 막기 위해 관련자들의 입을 모조리 막았다.
“환자가 얼마나 발생했답니까?”
“암 환자가 열 명에 백혈병 환자가 네 명입니다.”
“적지 않은 숫자인데.”
한 작업장에서 그 정도 숫자의 환자가 생기면 이상이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하지만 두한은 그걸 알면서도 모른 척했다.
‘하긴 뭐, 기업이 언제부터 양심적이었다고.’
모 기업에서 공기정화장치가 고장 난 적이 있다.
그게 작동하지 않으면 주변에 발암 물질이 뿌려진다는 걸 알면서도 기업에서는 고의적으로 방치했다.
그걸 고치는 데 돈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무려 6개월이나 장비가 작동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정부에 걸리자 그들은 고장 난 줄 몰랐다는 말 한마디로 끝내고 얼마 되지 않는 벌금을 내고 말았다.
당연히 주변에서 그 발암 물질에 노출된 도시의 주민들에게 배상은 전혀 없었다.
“가족들은 다 만나 봤습니까?”
“네. 하지만 다들 두한과 싸울 생각을 못 하더군요.”
“하긴 두한과 싸운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요.”
더군다나 한국은 미국과 다르게 징벌적 배상도 없다.
배상이라고 해 봐야 몇억 받고 끝일 게 뻔한데 그 이후에 두한에서 작심하고 인생 망치겠다고 덤빌 걸 생각하면 도리어 멍청한 짓이다.
‘그게 하루 이틀 일이 아니고 보니까 대항도 못 하고.’
그러니 차라리 두한에서 보상금을 주면 그걸 받고 포기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내부에서 방사능을 측정할 만한 사람은 없겠지요?”
“안에 들어가서 방사능을 측정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 같은데요. 이미 그쪽도 경비원을 두고 눈에 불을 켜고 감시하고 있다고 합니다.”
“쩝, 미리 측정할 걸 그랬나?”
노형진은 머리를 긁적거렸다.
그래도 두한이 생각보다 빨리 움직인 것은 사실이었다.
보통은 공격당하는 쪽을 방어하느라고 다른 쪽에 소홀하기 마련인데 두한은 아예 철강도 같이 방어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말은, 방사능 문제에 대해 인식하고 있었다는 소리지.’
그렇지 않았다면 그곳을 방어할 이유가 없으니까.
“현재로써는 그 가족들을 설득하는 게 쉽지 않을 것 같은데요.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고문학은 걱정스러운 얼굴로 물었다.
가장 기본적인 방법이 막혔으니까.
“물론 피해자들에게 더 많은 돈을 주고 증언을 부탁할 수도 있겠지만, 그런 경우는 뇌물을 주고 증언을 받았다고 할 수도 있는 문제라서.”
물론 그런다고 해서 그들의 병이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이미 방사능 치료가 진행이 되었을 테고, 재판을 할 때는 아마 방사능 수치 측정이 불가능할 겁니다.”
그리고 돈을 받은 기록이 있을 테니 당연히 법원에서 증언으로 인정도 안 될 테고, 아마도 두한에서는 그들을 위증죄로 고발할 것이다.
당연히 그 보복이 들어갈 테고.
“미국처럼 압도적인 배상을 해 주는 시스템이 아니라면 아무래도 위험부담을 안고 증언하기는 힘들지요.”
“그러면 어떻게 할까요? 물건에 대해 무차별적으로 방사능 측정을 할까요?”
“어디로 갔는지 알고요?”
두한자동차야 100% 두한철강에서 납품받고 있으니 무차별적으로 측정해도 된다고 하지만 다른 곳들은 그게 아니다.
어디서 어떻게 썼는지 알 수도 없고, 두한에서 알려 주지도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그걸 역순으로 추적하는 것도 쉽지 않다.
“그걸 납품한 회사도 소송에 연관되기 싫을 테니 알려 주지 않을 테고요.”
민사로는 힘드니 형사로 가야 하는데 형사는 두한에서 철저하게 틀어막을 것이 분명하다.
“다른 직원들은요?”
“다른 쪽도 안 된답니다. 두한에서 교육을 제법 철저하게 했더군요.”
“교육이 아니라 협박이겠지요.”
실제로 두한자동차에서 방사능을 측정한 직원을 찾는다면서 두한은 내부 CCTV를 뒤지기 시작했다.
물론 노형진이 그걸 감안하고 조심하라고 했고 측정 장치 자체도 무척이나 작은 모델이었기 때문에 결국 찾아내지는 못했지만 말이다.
“하지만 출퇴근할 때 가방이나 주머니를 검사하기 시작했답니다. 보안 때문이라고 하면서요.”
“보안 같은 소리 하고 자빠졌네요.”
노형진은 코웃음이 나왔다.
“뭐,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사실 다 예상했거든요.”
“이게 다 예상된 일이라고요?”
“두한은 똑똑한 놈들입니다. 그리고 이게 얼마나 타격이 클지 누구보다 잘 알지요.”
그러니 어떻게 해서든 사건을 감추기 위해 노력할 게 뻔했다.
“미국에서 환자를 앞세우는 바람에 당했으니 한국에서도 그럴 거라는 걸 확인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지요.”
결국 그들은 노형진을 방어하는 데 성공했다.
아니, 그렇게 믿고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방어가 가능한 건 아닙니다.”
“누구도 도와주지 않는데요?”
고문학은 고개를 갸웃했다.
하지만 노형진은 자신들을 도와줄 사람을 안다.
“두한의 그 누구도 우리를 도와주지 않습니다. 그리고 우리와 똑같은 일을 겪은 사람들이 있지요.”
노형진은 차분하게 말했다.
“그들에게는 복수의 자격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