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is the law RAW novel - Chapter (2835)
짐승 그 이하의 놈들 (1)
마약으로 여자를 중독시켜서 일을 하게 하는 곳들은 사실 거의 없다.
물론 돈을 더 빼앗을 수 있다는 점에서 군침이 나오는 것은 사실이지만, 일단 마약중독은 상황이 점점 심해진다는 게 문제다.
“만일 그게 사실이라면 분명 살인을 하는 놈들도 있을 거야.”
오광훈은 당연하다는 듯 말했다.
“확실해?”
“확실해. 너도 알잖아? 마약이 인간을 얼마나 망가트리는지.”
“그건 그렇지.”
처음에는 단순히 환각을 보여 주면서 기분을 좋게 만들어 주지만 결국 인간의 몸을 파괴하는 게 마약이다.
실제로 인터넷에서 찾아보면 마약중독 전과 후의 모습을 비교해 둔 사진이 많은데, 그런 사진을 보면 결코 좋다고 말할 수는 없다.
아무리 미인이었다 해도 마약중독으로 몇 년만 지나면 해골과 가죽만 남게 된다.
당연하다.
먹고 마시고 하는 돈마저도 마약에 쓰기 때문이다.
“물론 그놈들이 먹고 마시는 걸 통제하니까 그렇게 바로 망가지지는 않겠지만.”
“그건 그래. 그리고 마약중독은 점점 더 많은 약이 필요하게 되지.”
원래 0.1그램이면 약 효과를 볼 수 있지만 중독이 심해지면 0.2그램이 필요해진다.
그게 점점 더 심해지면 0.3그램, 0.4그램 같은 식으로 계속 늘어난다.
“그리고 그쯤 되면 사람은 완전히 폐인이 되지.”
마약중독의 초창기에는 대부분 멀쩡해 보인다.
도리어 활기차고 쾌활하게 보여서 많은 사람들이 멀쩡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중에는 결코 그렇게 보이지 않다.
말 그대로 바짝 말라서 오로지 마약만 갈구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때쯤 되면 대부분 그걸 못 알아보는 게 이상한 거고.”
오광훈은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그런 폐해를 알기에 그는 조폭 노릇을 할 때도 절대 마약은 유통하게 하지 않았다.
“그러면 네가 봐서는 마약을 이용해서 여자들을 잡고 있다는 거지?”
“아마도? 그럴 가능성이 높지. 현실적으로 그렇지 않다면 그들이 떠나지 않는다는 건 말이 안 되니까.”
진지한 얼굴로 말하는 오광훈.
그는 이 모든 것을 알고 있었기에 그의 말에는 장난기라고는 없었다.
“이 세상에 자기가 좋아서 술집에 나가는 여자는 없어. 그것도 2차 술집은.”
술이 좋아서 간다?
그건 말도 안 되는 소리다.
술이 아무리 좋아도 그곳에서 만나는 건 진상 중의 개진상들이다.
같이 하하 호호 술을 마시는 게 아니라 온갖 진상 짓을 하면서 여자들을 희롱하는 놈들이다.
“그럴 때 여자들에게 제공되는 건 두 개야. 하나는 돈, 다른 하나는 마약.”
전자라면 여자들도 어느 정도 수긍하고 들어오는 경우가 많다.
눈 딱 감고 단시간 내에 돈을 벌어서 이 바닥에서 벗어나려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대부분은 못 벗어나.”
버는 만큼 씀씀이도 커지니까.
그래서 계속 벗어나지 못한다.
“애초에 그렇게 유도하는 게 꾼들이고.”
단순히 술집에서 일한다고 돈을 안 쓸까?
그렇지 않다. 일단 술집에서 일하려면 미용실에서 머리하고 화장해야 한다.
쉽게 말해서 연예인처럼 매일같이 거래하는 미용실에 가서 모든 걸 준비해야 한다는 거다. 그것만 해도 수백만 원이다.
“그리고 틈틈이 좋은 거, 명품 사러 가자고 하면서 꼬시지.”
진짜 독하지 않으면 그곳에서 코가 꿰여 명품 한두 개쯤 사기 마련이다.
보통 명품 하나에 300만 원 정도 한다고 생각하면, 여자들이 한 일주일 정도 일하면 살 수 있다고 꼬시는 거다.
“그렇게 돈 쓰는 맛을 알려 주면서 못 가게 막는 거지.”
“흠…….”
“하지만 그게 안 먹히는 애들이 있어.”
진짜 다급해서 온 사람들, 절박해서 온 사람들.
그런 애들에게는 그게 안 먹힌다.
그들의 어깨에 얹혀 있는 책임감이 그런 걸 못 하게 막기 때문이다.
“가령 내가 아는 애 중에는 동생 둘이 다 장애를 지니고 태어난 애가 있었지.”
정신지체 장애였고, 부모가 죽으면 동생들을 케어할 수 있는 건 자신뿐이었기에 어쩔 수 없이 그 바닥으로 몰린 것이었다.
은퇴하기 전에 최대한 돈을 벌어 놔야 그 두 아이의 미래를 준비하니까.
“그나마 양심적인 놈들이라면 그런 애들은 터치 안 하거든. 그런데 너도 알다시피 이 바닥, 아니 이제는 그 바닥이라고 표현해야겠구나. 그 바닥에서는 양심 찾는 놈이 병신 아니냐?”
“그럴 때 쓰는 게 마약이다?”
“그래.”
처음에는 그냥 약하게 시작한다.
대마초라든가 하는 식으로 담배처럼 피워 보게 하거나 손님으로 가장한 놈이 룸에서 피우거나 한다.
“대마초는 연기만 맡아도 효과가 발휘되니까.”
그리고 손님이 있는데 룸에서 나가는 것은 금기다.
애초에 담배처럼 보이기에 대부분은 잘 모르는 것도 사실이고.
“그러다가 중독되기 시작하는 거지.”
처음에는 대마초, 그다음은 필로폰, 그다음은 합성 마약으로 말이다.
“그런데 왜 말을 안 한 거야?”
“그거 벌써 쌍팔년도 방법이라고. 상식적으로 그게 먹히겠냐? 나도 이거 다 아버지뻘 되는 형님들한테 썰로 들은 거야. 요즘 그런 미친 짓을 하는 놈은 없어.”
일단 요즘은 까딱 잘못하면 신고가 들어가서 다 잡혀 들어간다.
아무리 술을 팔고 몸을 파는 여자라고 해도 마약에 대한 경계심이 없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요즘 술집은 대부분 다 출퇴근을 하게 되어 있다고. 요즘 누가 합숙을 시키냐?”
여성 단체들은 아직도 대부분의 여자들이 강제로 몸을 판다고 생각하지만, 현실적으로 돈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파는 경우는 있어도 강제로 납치 감금되어서 성매매를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사실 그럴 필요가 없다.
자본주의가 극심해지면서 자발적으로 오는 여자들이 제법 늘었으니까.
“당연히 마약중독 증세를 보이면 가족들부터 난리가 난다.”
아무리 잘 감춘다고 해도 갑자기 마약 금단증상이 오면 가족들이 이상하게 생각할 수도 있다.
“그리고 마약이라고 어디서 간단한 검사만 해도 죄다 걸리는 시대야.”
그러니 마약으로 사람을 붙잡아 두는 경우는 없었다.
지금까지는 말이다.
“하지만 고아라면 이야기가 달라지지.”
오광훈도 그 부분은 생각하지 못했다.
사실 드라마에서 소재로나 자주 쓰이지 주변에서 진짜 고아를 만나는 것은 쉽지 않다.
한국 사회는 여전히 고아에 대해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기 때문에 그들에 대한 편견이 있는 편이라서 대부분의 고아들은 자신들의 신분을 드러내려고 하지 않고 말이다.
“하지만 고아라고 하면 가족에게 걸릴 일도 없으니까.”
“마약을 주사해도 상관없다 이거군.”
“아까도 말했지만 대마도 아니고 필로폰 단계로 넘어가면 자의로 끊는 건 거의 불가능해. 우리 형님이 하신 말씀이 있지, 담배를 끊는 놈들은 상종도 못 할 정도로 독한 놈들이라는. 그런데 필로폰은 그것보다 한 백배쯤 힘들어.”
담배야 입이 궁금하고 그냥 계속 생각이 나고 그래서 집중이 안 되는 정도이겠지만, 필로폰은 온몸에 경련이 일어날 정도로 발작이 온다.
당연히 그 과정에 통증은 기본이다.
정확하게는 통증이 있다고 몸이 착각하는 것이다.
필로폰에 중독되면 그게 정상이라고 생각하니까.
“그리고 그 단계까지 가면 술집에서도 못 써.”
누군가 이상하다고 생각하면 그때부터 일이 심각해지기 때문이다.
룸에 들어왔는데 눈이 퀭하고 제대로 된 눈빛이 안 보이는 수준이면 그때는 누군가 알아볼 수도 있는 일이다.
“보통은 룸에서 제보를 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해도 최소한의 확률을 무시할 수는 없는 노릇이거든.”
한참을 주의해서 듣던 노형진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마약중독이 심해져서 제대로 일상생활도 불가능해진 사람들은 어떻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