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ree Kingdoms, 8 Books of the Court's Drama RAW novel - Chapter 165
165. 사마의에 앙갚음을 준비하는 법정
‘드디어 기회가 왔군! 반드시 법정을 모살하여 내 이름을 사서에 남기는 것이야!’
곽순은 그렇게 각오를 하고 잘 벼려진 단검이 숨겨진 말채찍을 혁대에 걸치고는, 병사를 따라 법정을 만나러 갔다.
그리하여 곧 법정이 주관하는 2군 참모회의장에 들어선 곽순은, 그렇게 보고 싶었던(?) 법정을 드디어 보게 되었던 것이니…
* * *
– 양양, 형주 자사부(태수부) 대청 2군 참모회의장.
곽순은 병사와 함께 태수부에 당도했다.
그러자 대청 밖을 지키고 있던 부장이 안쪽에 곽순이 왔음을 알렸고 곧 안으로 들라는 법정의 명에 따라, 곽순은 회의장 안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참모회의가 열리는 대청 안에 들어선 곽순에게 가장 먼저 법정이 눈에 들어왔는데, 법정은 대청 입구에서 가장 먼 쪽의 상석에 앉아 있었다.
곽순은 즉시 법정을 살폈는데, 역시 날카로운 눈매를 하고 있는 범상치 않은 인물임을 알 수 있었다.
‘저자가 바로 법정이로구나. 한눈에 보아도 실로 비범한 기운이 느껴지는구나! 아국의 대군을 말도 안 되게 격파하며 아국을 사지로 몰고 있는 저자를 오늘 내가 척살한다면 필시 아국의 위기를 타개할 수 있고, 나의 이름은 영원히 사서에 남게 되겠지. 그래, 반드시 저자를 내 손으로 죽이고 말겠어!’
그렇게 마음을 단단히 다지는 곽순이었다.
그리고 법정의 앞에는 2군 참모들의 서열에 따라 장비, 황권, 강유, 황서 등이 자리하고 있었다.
법정은 곽순이 안으로 들어와 회의장 끝에 서자, 천천히 곽순을 바라보더니 이렇게 묻는 것이다.
“자네가 바로 이번에 아국에 귀순한 장수인 게로군. 그래 자네의 이름은 무엇인가?”
법정의 물음에 곽순이 공수를 취하며 대답하였다.
“소장의 이름은 곽순이고 자는 효선(孝先)입니다.”
나는 이렇게 말하는 곽순의 모습과 목소리에 살기가 돌고 있음을 느꼈다.
‘역시 이놈이 나를 해하려는 것이 분명해.’
그리고 나의 눈에 들어오는 것이 있었으니 혁대에 감겨 있는 말채찍이었다.
나는 원 역사에처럼 곽순이 채찍 안에 칼을 숨기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저놈이 저 말채찍 안에 칼을 숨기고 있을 것이 분명해. 그 칼로 나를 해하려 하겠지.’
그러한 때 아무것도 모르는(?) 강유가 다시금 나에게 곽순의 칭찬을 늘어놓는 것이 아닌가.
“대사마께서 여러 가지 하문을 해보시면 아시겠지만, 효선은 상당히 뛰어난 인재입니다.”
강유가 곽순의 자를 부르는 것을 보니 그 사이 상당히 친해진 모양이로군.
나는 강유의 말에 수염을 쓰다듬으며 생각을 하는 척하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강 장군이 직접 천거를 한 사람이니 내가 따로 여러 가지 것들을 물어보고 싶군.”
즉, 내가 곽순을 면접 보겠다는 뜻이었다.
그러자, 강유가 두 손을 모으며 말했다.
“예 대사마. 분명 말씀을 나누어 보시면 효선이 뛰어난 사람임을 알 수 있으실 것입니다.”
* * *
그리하여 나는 주위를 잠시 물리고 곽순과 따로 이야기를 나누겠다고 하였으니, 곧 장비를 위시로 한 2군 참모들이 자리를 비켜 주었다.
그리하여 대청에는 나와 곽순만이 남게 되었는데, 다만, 곽순과 나와의 거리를 좁히게 두지는 않았다.
나와 단둘이 있게 되자 곽순의 얼굴은 긴장과 함께 절호의 기회라는 표정이 순간 지나갔다.
이에 나는 단도직입적으로 곧장 곽순에게 물었다.
“사마의가 보냈나?”
나의 이 말에 곽순은 내가 모든 것을 알아차린 것을 깨닫고는 즉시 자리에서 일어나며 혁대에 묶인 말채찍을 풀어내더니 그 속에 숨겨진 칼을 꺼내들어 나를 향해 달려들며 소리쳤다.
“죽어라! 법정!”
이렇게 곽순이 칼을 빼들 것을 알고 있던 나이기에 이미 대비를 해두었던 것이니.
곽순이 비수를 들고 나를 향해 달려들자 나의 뒤편 휘장 뒤에 몰래 숨어 있던 미위가 호위병들과 함께 튀어나오며 즉시 나를 둘러싸고 보호를 하였다.
이러한 상황은 거의 동시에 이루어졌던 것으로, 미위는 칼로 곽순의 단검을 내리치자 곽순의 손에서 단검이 떨어져 바닥에 떨어지며 날카로운 금속의 타성을 울려댔고, 미위는 곽순을 향해 호통을 쳤다.
“이놈! 네놈이 감히 대사마를 해하려 하다니!”
그러며 미위는 즉각 호위병들에게 명하였다.
“무엇들 하느냐! 어서 이놈을 포박하라!!”
이에 병사들이 곽순을 제압하여 놈을 밧줄로 꽁꽁 묶었다.
너무나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으나 나는 완전한 침착을 유지하고 있었다.
바로 대비 덕분이니, 이미 곽순이 나를 해할 것을 예상하고 나의 뒤에 휘장을 치게 하고 거기에 미위와 병사들을 배치해 둔 것이다.
그리고 나와 곽순이 남게 되고 곽순이 공격을 할 때 즉각 휘장에서 나와 나를 구하고 곽순을 제압하라는 명을 미위에 내려둔 것이다.
내가 이 방법을 쓴 것은 곽순이 아군 진영 안에 있는 한 언제든 나를 노릴 수 있기 때문에 아예 나를 미끼로 놈이 나를 공격하게 만든 다음 확실하게 놈을 잡기 위해서였다.
이는 어쩌면 위험한 방법일 수 있었으나, 나는 나의 호위 대장인 미위를 전적으로 신뢰를 하고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나는 바닥에 뒹굴고 있는 날카로운 비수를 집어 들었다.
확실히 날이 잘 벼려진 칼로 여기에 내가 찔렸으면 필시 이 세계에서의 나의 삶은 거기서 끝이 났을 것이다.
나는 칼을 들고 오라에 꽁꽁 묶여 있는 곽순을 보며 그에게 물었다.
“내가 아까 분명히 네놈에게 물었으나, 다시 묻겠다. 사마의가 나를 해하라 시킨 것이냐?”
이에 곽순은 분한 표정을 짓더니 함구를 하는 것이 아닌가.
하지만 네놈이 사주한 이가 사마의인지 확인을 하지 않더라도 내가 알아내는 방법은 또 있느니라.
나는 대청 밖에서 대기하고 있는 장비 등을 다시 들어오게 하였고, 장비 등은 포박되어 있는 곽순을 보며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대사마, 이것이 무슨 일이옵니까?”
나는 곽순이 말채찍에 숨겨온 칼을 보이며 그들에게 말했다.
“이 자는 나를 해하기 위해 거짓 투항한 조위의 자객이오.”
“자객!”
곽순이 자객으로 밝혀지자 곽순을 천거했던 강유와 황서 등은 사색이 되었다.
특히 곽순을 높게 평가하며 나에게 따로 이야기를 나누어 볼 것을 권한 강유의 충격이 가장 컸다.
나는 2군 참모들이 모두 모인 이 자리에서 곧장 곽순을 심문하였으나, 곽순은 끝내 굳게 닫힌 입을 열지 않았다.
‘흠… 곽순 이 자가 함구하는 것은 필시 조위에 남겨진 가족들 때문이겠지.’
그리하여 나는 곽순의 심문을 더는 하지 않고, 곧 곽순을 끌고 가 뇌옥에 가두게 하고, 이 일을 절대 함구하게 하는 한편, 봄이 되어 아군이 본격적으로 조위를 칠 때 곽순을 끌고 나와 참하도록 조치하였다.
* * *
이렇게 자객 곽순의 나, 법정에 대한 암살 시도가 무산이 되면서 나에게 닥쳤던 큰 위기가 한차례 지나갔다.
나는 이런 일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크게 동요를 하지 않으며 집무를 이어갔는데, 정작 큰 충격을 받은 것은 강유였다.
그도 그럴 것이 강유가 주도가 되어 곽순을 나에게 천거를 하였던 것이니, 그의 충격이 남다를 수밖에.
그리하여 강유는 나를 따로 찾아와 무릎을 꿇고 죄를 청하였다.
“대사마, 소장이 사람을 잘못 보아 대사마께서 자칫 목숨을 잃으실 위험을 초래하였습니다. 소장의 죄가 너무나 크니 소장을 벌하여주십시오!”
이에 나는 고개를 저었다.
“자네의 입장에서는 좋은 장수를 천거한 것이니 어찌 자네의 잘못이겠는가. 벌을 받아야 할 자는 바로 곽순을 사주해 나를 해하려 한 자일 것이야.”
그렇게 나는 강유의 죄를 묻지 않았다. 대신 강유에게 향후 사람을 쉽게 평가하지 말 것을 조언하였고, 강유는 이에 감동을 하며 두 손을 모으며 다짐을 하듯이 외쳤다.
“소장, 대사마의 가르침을 뼛속 깊이 새기겠나이다!”
* * *
나는 강유에게 말한 대로 곽순을 뒤에서 조종하여 감히 나를 해하게 하려 한 자에 대한 응징을 즉각 진행하기로 하였으니.
이는 원래 법정의 성정이 나에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이미 나는 지난번 남만의 반란을 사주한 손권에 그에 걸맞은 복수(산월이 대규모 반란을 일으키게 만든 일)를 한 바 있다.
이번에도 나는 분명 곽순을 사주한 것이 분명한 사마의에 복수를 계획한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나 또한 사마의를 제거해야겠다고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사마의가 나를 해하려고 하니 그에 대한 확실한 복수를 해야겠지.’
복수를 할 대상이 어디 있는지 알아내는 것이 먼저이기에 나는 곧 세작들과 척후를 통해 사마의의 소재를 살폈고, 곧 사마의가 몰래 상당한 병력과 함께 완에 와 있는 것을 확인하였다.
이는 사마의가 나의 공격에 대비하여 완으로 대군을 이끌고 온 것으로, 나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 변장을 하고 병력을 순차적으로 이동시킨 것이 분명하였다.
그리고 사마의가 완에 있다는 것을 통해 사마의가 곽순을 사주했다는 확신을 나에게 주었다.
‘필시 사마의가 완으로 몰래 움직인 다음 곽순을 아군에 거짓 투항시켜 나를 해하려 했던 것이 분명해.’
그렇다면 이제 나 나름의 사마의에 대한 복수를 시작해야겠지.
그리고 그것은 이 겨울 동안 꽤 길고 집요하게 진행될 나의 복수전이 될 터였다.
* * *
– 조위, 남양 완성.
사마의는 한에 거짓 투항한 곽순이 법정을 모살했다는 소식이 들려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어째서인지 척후로부터 그러한 보고는 올라오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한 때 완성으로 촉의 척후가 날린 것이 확실한 화살들이 발견이 되었는데, 화살에는 여지없이 서신이 묶여 있었다.
이 서신은 곧 수거가 되어 사마의에 전해졌고, 사마의는 이것을 펼쳐보고는 곽순의 법정 암살이 실패하였음을 알아차렸다.
‘곽순이 법정을 척살하는데 실패하였구나!’
서신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적혀 있었으니.
[대한의 대사마 법정이 군사 사마의에게. 그대 중달(仲達, 사마의의 자)이 나에게 보낸 말채찍을 아주 잘 받았소. 내 그대의 선물에 걸맞은 답례를 곧 하고자 하오. 나의 답례품이 마음에 들기를 바라겠소.]단검을 숨길 수 있는 말채찍을 곽순에게 준 이가 바로 사마의였기에, 법정의 서신에 나오는 말채찍은 즉 자객인 곽순을 말하기도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법정이 서신을 사마의에게 보냈다는 것은 법정이 곽순의 암살 시도에서 무사하다는 것을 뜻하는 것이리라.
그렇게 법정의 사신을 받아본 사마의는 얼굴이 굳어졌고, 사마의의 곁에 있던 장패는 서신에 무어라 적혀 있기에 사마의의 안색이 좋지 못한지 궁금하였다.
그리하여, 장패는 사마의에 허락을 구하여 법정의 서신을 보게 되었으나, 내용이 뜻하는 것이 정확히 무엇인지 알 수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곽순의 암살 계획은 사마의와 곽순만이 아는 기밀로 사마의는 장패에게 이를 말하지 않은 것이다.
사마의는 곽순의 실패를 알고는 장패에 이를 알리지 않았으니, 그것은 이런 저급한 수로 법정을 해하려 한 것을 다른 이가 알게 되는 것을 꺼려 했기 때문이다.
장패는 서신의 내용이 정녕 무슨 뜻인지 궁금하여 사마의에게 물었다.
“군사, 촉의 책사 법정이 군사에게 보낸 이 서신에 적힌 내용이 무슨 뜻인지 소장은 도저히 모르겠습니다. 혹 군사께서 그 뜻을 아시면 알려주실 수 있겠습니까?”
이에 사마의는 대충 그럴듯한 말로 둘러댔다.
“아…! 그것은 일전에 양번에서 아군과 촉군이 큰 싸움을 벌였을 때 내가 가지고 있던 말채찍을 떨어뜨린 바 있었는데, 그것을 법정이 주은 모양이오. 그 채찍에는 나의 자가 새겨져 있었기에 법정은 이를 나의 선물이라고 한 것이오.”
“그렇다면 법정이 답례품을 보낸다는 것은…”
장패의 말에 사마의가 서둘러 답하였다.
“그렇소. 법정이 답례품을 보내겠다는 것은 정말로 채찍에 걸맞은 물건을 보낸다는 의미일 것이오.”
하지만 본 뜻은 그런 것이 아니었으니, 사마의는 법정의 답례품이 바로 법정의 복수임을 알고 있었다.
그리하여 사마의는 법정이 어떠한 방법으로 자신에게 복수를 하게 될지에 대해 걱정을 하며 전전긍긍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