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ree Kingdoms, 8 Books of the Court's Drama RAW novel - Chapter 56
56. 양번 공략 2… 양양 공성전 시작!
조인이 사방에 구원을 요청해둔지 불과 얼마 되지 않아 양양성 밖에 촉군이 나타났다.
조인은 촉군이 양양성에 이르렀다는 보고를 받고 아연실색하여 서황과 함께 성루로 올랐는데 이미 촉군은 양양성의 포위에 들어가고 있었다.
“저… 저놈들이 이렇게나 빨리 양양성을 들이치다니!”
그러면서 조인은 촉군을 이끌고 있는 미위의 호위를 받으며 수레에 앉아 있는 그 누군가를 쳐다보게 되었다.
바로 자신을 두 번이나 격파하였던 법정이었다.
조인은 촉군의 책사 법정을 발견하자 자신도 모르게 깊은 한숨이 나왔고 다리에 힘이 풀리는 것을 느꼈다.
“흐… 음… 저 자로군. 저 자야. 나를 두 번이나 골탕 먹인 자가. 저 자가 바로 법정이야.”
서황도 드디어 법정을 직접 보게 되었으니, 그 침착하다는 서황 또한 두려움을 느끼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렇군요… 저 자가 바로 촉적의 책사 법정이로군요.”
조인은 이번에는 법정이 직접 병사들을 이끌고 나선 모습을 보고는 양양성의 방어에 대한 자신감이 급격하게 떨어지고 말았다.
“법정 저놈이 또 어떤 예상치 못한 공격 방법으로 이 성을 순식간에 함락할지 몰라. 이거 어떻게 하면 좋지…”
조인이 이렇게 양양성 방어에 대해 자신감을 잃으며 당황해하자, 곁에 있던 서황이 진언을 하였다.
“장군, 아직 포기하기에는 이릅니다. 그래도 장군께서 구원 요청을 한 다음 적이 들이쳐 아군에게 희망이 있습니다. 어떡해서든 아군의 구원군이 당도할 때까지 촉적의 공격을 막아내야 할 것입니다.”
서황의 말에 조인은 조금은 기운을 내었다.
“그렇지… 그래… 어떡해서든 막다 보면 허창에서도, 신야에서도 구원군이 올 것이야. 그래… 막으면 되는 것이야. 막으면…”
* * *
이때 양양성 밖의 상황은…
나는 1만 2천군을 이끌고 양양성에 도착하였다.
그리고 곧장 양양성의 상태를 살폈는데, 역시 양양성이 자랑하는 높고 두꺼우며 단단한 성벽이 제일 먼저 눈에 띄었다.
양양성은 성벽의 높이가 상당하여 이제껏 함락한 서성, 상용, 방릉의 성벽보다 확실히 높은 성벽을 가지고 있었다.
이렇다는 이야기는 아군의 운제를 접안한다고 해도 적의 성벽을 오르기가 쉽지 않다는 말이었다.
거기다 성벽의 두께가 상당히 두꺼웠다.
그것은 다른 말로 양양성의 조인 군이 비록 소수의 적이라 할지라도, 적의 대부분의 병력이 성벽 위에 배치되어 아군에게 공격을 가할 수 있다는 뜻이었다.
그리고 아군의 공격에 한 쪽이 취약해지더라도 저 정도 성벽의 폭이면 조인이나 서황이 유격군을 편성하여 즉시 약점이 되는 곳을 구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역시 양양성을 공략하는 데 있어서 문제는 바로 저 성벽이로군.’
다만 아군에게 한 가지 유리한 점은 소빙하기의 매서운 겨울 추위가 아직 맹위를 떨치고 있다는 점이었다.
바로 양양성이 자랑하는 또 다른 방어 수단인 해자가 얼어붙어 양양성으로 향하는 길이 평지나 다름이 없었으니 이것은 분명 아군에게 유리한 점이었다.
그리하여 나는 작금 아군의 ‘양양 공성전’에서의 유불리를 확인하고 고개를 끄덕이며 내가 이미 계획한 공성 방법을 써야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과연 내가 계획한 양양성 공성 방법은 무엇일까?
* * *
나는 즉시 양양성의 포위를 명령하였다.
왕평 등의 부관은 나의 명에 따라 충실하게 양양성의 포위에 들어갔다.
그리고 나는 조인의 간을 떠보기 위해 성 안으로 ‘항복 권고 서신’을 보내기로 하였다.
조인은 두 번의 대패로 기세가 많이 꺾였을 것이고, 나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을 것이기에, 나의 서신을 받으면 필시 화를 내기 보다 이번에 공성전이 벌어지면 정말 죽을 수 있다는 공포에 사로잡힐 터였다.
혹 그런 상황에서 조인이 정말로 항복을 택할 수도 있을 것이기에 이렇게 항복을 권고하는 서신을 보내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인 것이다.
그리하여 나는 곧 일필휘지로 조인에게 보내는 서신을 작성하여 화살대에 묶어 강궁인 부관 황서를 불러 양양성 안으로 날려 보내라 명하였다.
곧 황서가 강궁을 당겨 화살을 날리니 그 견고하고 높은 양양의 성벽을 황서의 화살은 가뿐히 넘어가 성 안으로 날아들어 갔던 것이다.
실로 황서의 화살 솜씨가 대단함을 느낄 수 있었다.
양양성 안으로 나의 서신이 묶인 화살이 날아들자 이를 지켜본 조인은 곧장 화살을 수거하게 하였다.
그리하여 서신이 묶인 화살은 조인에게 전해졌고, 조인은 화살대에 묶인 서신을 풀어 펼쳐보았다.
조인이 펼쳐본 법정이 보낸 서신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적혀 있었다.
[역적 조비의 충실한 주구(走狗) 노릇을 하고 있는 자효(子孝, 조인의 자)는 보시오. 그대 자효는 정예 대군을 이끌고 아군과 싸워 두 번이나 크게 패하였소. 그리고 그것은 그냥 패배가 아니라 말 그대로 전멸이었소.그리하여 그대에게 남은 병력은 이제 얼마 없으니 이는 아무리 양양성의 높은 성벽이 있다 한들 아군의 강맹한 공격을 막아낼 수 없을 것이오. 이미 자효 그대가 싸움에 대패하며 죽어간 병사들의 원혼이 미처 저승에 가지도 못하고 있는데 이제 또 어리석은 결정을 하여 아군과 대적하여 남은 병사들까지 불귀의 객으로 만든다면 이보다 더 멍청한 장수가 없을 것이오.
하여 남은 병사들의 목숨이라도 구명하려면 그대 자효가 선택할 방법은 하나뿐이오. 바로 항복을 하여 그대와 병사들의 소중한 목숨을 구하는 것이오. 아군의 대왕께서는 비록 역적 조비의 병사들이라 하더라도 원래 한의 백성인 것을 생각하시어 목숨을 구할 기회를 주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계시니 나는 이에 따라 그대 자효에게 살 기회를 주려고 하오. 그대 자효는 더 이상 무모한 싸움을 그만하고 남은 병사들의 목숨을 구하도록 하시오. 그리하여 순리에 따라 순순히 성문을 열고 항복을 하도록 하시오.]
조인은 서황과 나의 항복 권고를 보고는 화가 나면서도 두려움을 느껴 절로 몸을 떨었다.
“지난번에도 법정 놈이 나에게 서신을 보내며 나를 충동질하더니 이번에도 서신을 보내 나를 아주 쥐고 흔들려 하는구나. 내가 이를 보고 화를 내어 싸운다면 필시 놈이 준비한 흉계에 빠져 놈이 서신에서 말한 대로 얼마 남지 않은 양양군이 모조리 전멸을 할 수도 있어. 이를 어찌한다… 정녕 항복이라도 해야 한다는 말인가…”
그렇게 조인의 마음이 흔들리며 정말 항복에 대해 생각을 하자, 서황이 옆에서 뜯어말렸다.
“장군, 촉적 법정이 보낸 이따위 서신에 동요하지 말고 이 난공불락의 양양성을 믿고 장군의 원래 계획대로 구원군이 올 때까지 성을 지켜야 합니다!”
서황의 말에도 조인은 법정의 서신에 제대로 휘둘려 쉽사리 마음을 정하지 못하자, 서황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장군, 장군은 지난날 촉 제일가는 장수인 관우의 철통같은 포위 공격에도 꿈쩍 않고 견디어 결국은 관우를 격퇴하신 분입니다. 아무리 법정이 대단한다 한들 관우만 하겠습니까? 그러니 장군, 장군은 충분히 법정의 공격을 막아낼 수 있습니다!”
서황의 말에 조인이 반사적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래, 지난날 관우와의 싸움은 지금과는 비교도 되지 않게 나에게 불리하였어. 그래, 관우의 공격도 막아냈는데 법정의 공격을 못 막아낸다면 말이 안 되는 것이지. 알겠소 우장군, 전 병력에 명을 내려 적의 공격에 대비하도록 하시오.”
조인의 명에 서황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명을 받들었다.
“예, 장군.”
* * *
나는 내 서신이 전해졌음에도, 조인의 병사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며 성벽 이곳저곳에 배치되는 것을 보고는 조인이 항복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는 것을 알았다.
‘성벽 곳곳에 병사를 배치하는 것을 보니 조인이 항복할 생각이 없는 모양이로군. 그렇다면 공격을 할 수밖에 없겠군.’
나는 조인이 항복할 생각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바로 황서의 화살 부대를 전면에 내세워 화살 공격을 시작했다.
황서의 화살 부대가 비록 2천에 불과하지만 훈련이 잘 되어 있었고, 이미 짧은 기간 동안 여러 전장에서 적을 격퇴한 경험까지 쌓여 있었기 때문에 기세가 올라와 있어서 자신감 있게 활을 당겨 화살을 날렸다.
하지만 양양의 성벽이 워낙 높고 성벽 자체가 두터워 화살을 피해 몸을 숨길 곳이 많았기 때문에 아군의 화살이 적병을 맞추기가 쉽지 많은 않았다.
다만 황서가 적병을 하나하나 노려 일점사를 하여 적병을 격살하는 것은 성공을 하였으나 이는 오롯이 황서의 능력이었다.
하나 황서 한 명의 화살 갖고는 적병 모두를 맞출 수 없는 노릇이었다.
바로 적들이 성첩(城堞) 뒤로 몸을 숨겨 아군의 화살 공격을 피하는 한편 아군을 향해 화살 공격을 해왔던 것이다.
이대로 전군을 이끌고 공격을 한다면 아군에게 불리할 것이 분명했는데, 그것은 아군의 운제가 적 성벽 위까지 닿지 않을 것이 분명한 데다 충차로 공격을 하려고 해도 적 성벽이 두껍다 보니 성문조차 두꺼웠고 거기다 성문을 철판으로 덧대어 놓아, 상용처럼 쉽게 성문을 부수기도 쉽지 않았다.
거기다 적의 성문 위 문루를 보니 아군이 성문을 향해 공격해 올 경우 반격할 커다란 돌덩이와 펄펄 끓는 기름 솥이 준비되어 있는 것이 보였다.
그리하여 나는 일단 황서의 화살 부대의 공격을 멈추고 포위를 지속하게 명하였는데 이는 나의 다음 조치를 위한 것이었다.
‘바로 내가 계획한 것을 실행해야겠군.’
한편, 양양성의 조인과 서황은 촉군의 화살이 날아들자 병사들에게 성첩 뒤로 몸을 숨기게 하고 곧바로 반격의 화살을 쏘게 하였다.
그렇게 조인 등은 곧 촉군의 본격적인 전면 공격이 펼쳐질 것을 생각하며 단단히 마음먹고 싸울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촉군이 화살 공격을 멈추고 어떠한 공격도 해오지 않자 조인은 이것이 무슨 상황인지 어리둥절하였다.
“법정 저놈이 어째서 화살을 한차례 쏘고는 공격을 멈춘 것이지? 혹 또 무슨 술수를 부리려는 것인가?”
조인은 예상과는 너무 다른 법정의 움직임에 의구심(疑懼心)이 들며 또 어떤 생각 지도 못한 방법으로 자신을 몰아붙일지 몰라 불안해했다.
그러자 곁에 있던 서황이 조인의 마음을 확실히 다 잡기 위한 말을 꺼내기 시작했다.
“장군, 법정 저놈이 아까 장군에게 보낸 서신은 그저 허풍일지 모릅니다. 아군이 비록 수가 적다고는 하나 오천입니다. 거기다 양양성은 보수와 확장을 거듭하여 성벽의 높이와 두께 그리고 단단함이 대단하니 아무리 법정이라도 공격을 하기가 쉽지 않을 것입니다. 보십시오! 적의 화살이 아군을 맞추는 것은 열에 하나가 될까 말까입니다. 아군이 성첩 뒤에 잘만 숨으면 적의 화살에 맞을 일이 없습니다.
거기다 양양성의 당당한 높이 때문에 어떠한 운제를 가지고 공격을 해온다 한들 적은 성벽에 오를 수 없을 것입니다. 또한 아군의 성문은 두께가 상당한데다 철판을 덧대 웬만한 충차 공격에도 끄덕이 없습니다. 그리고 문루 위에는 이미 적의 충차에 퍼부을 커다란 돌덩이와 펄펄 끓는 기름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만약 적의 충차가 성문을 공격해 오면 그 즉시 적의 충차는 아군의 돌덩이와 뜨거운 기름을 뒤집어 쓰고 거기에 아군의 불화살을 날린다면 적의 충차는 완전히 파괴될 것입니다.
그리고 적이 전면 공격을 펼친다고 한들 이 단단하고 두꺼운 양양성에 생채기 하나 내기 힘들 것입니다. 법정도 화살로 공격을 해보고 이러한 양양성의 대단함을 알았을 것입니다. 장군, 아군은 이 철옹성과 같은 양양성을 믿고 방어에 최선을 다하면 될 것입니다!”
서황의 말을 들으며 조인은 자신감을 찾아갔고 마침내 법정을 비웃기까지 하였다.
“우장군의 말을 듣고 보니 과연 그런 것 같소! 법정 제놈이 그러면 그렇지. 이 단단한 난공불락의 양양성을 어찌할 수는 없을 터이지. 좋소 좋아! 내가 이번에는 법정의 도발에 걸려들지 않고 이 철옹의 양양성을 믿고 법정 저놈의 공격을 제대로 방어해낼 것이오!”
하지만 이러한 조인의 호언장담은 곧 법정의 움직임으로 인해 경악으로 바뀌게 되었으니, 과연 법정은 어떠한 조치를 취하기 시작한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