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ree Kingdoms, 8 Books of the Court's Drama RAW novel - Chapter 62
62. 나 제갈량과 공조
“신이 직접 잔도를 복구하고 성도로부터 군량과 보급품을 실어 오겠나이다! 대왕 윤허하여 주십시오!”
제갈량의 주청에 유비는 즉시 반대를 하였다.
“하지만 군사가 자리를 비우면 아군의 전략은 누가 담당한다는 말이오?”
유비의 반문에 제갈량이 답하였다.
“대왕, 송구하오나 대왕께서는 신이 도저히 따라갈 수 없을 정도로 수많은 전장의 경험을 가지고 계신 야전 사령관이시고 거기다 타고난 전략가이십니다. 그리하여 이미 대왕과 신이 계획한 북벌 계획이 있으니 대왕께서는 그 계획대로 움직이시면 될 것입니다. 신이 최대한 빨리 잔도를 복구하고 아군의 전투에 차질이 없도록 보급을 서두를 것이니 대왕은 염려하지 마시고 원래의 계획대로 행하시옵소서!”
제갈량의 답변을 들은 유비는 어쩔 수 없이 윤허를 하였다.
“알겠소 군사. 그러면 조심해서 그 일을 하도록 하시오. 그리고 절대! 직접 잔도를 놓는데 관여하거나 그러지 말고 자룡의 도움을 꼭 받도록 하시오.”
유비의 염려에 제갈량이 아뢰었다.
“대왕 걱정하지 마십시오. 신이 조 장군과 반드시 이 일을 해내겠나이다!”
그렇게 제갈량이 조운과 함께 잔도를 복구하러 간 사이, 유비는 원래 1군의 계획대로 움직이게 되었다.
그리하여 1군의 선봉장 마초가 군을 이끌고 량주와 옹주의 공략에 나서니, 옹주의 남안, 천수 땅과 량주의 대부분의 땅이 곧 유비에게 귀속되었다.
이렇게 대왕 유비의 북벌 성과는 굉장하였으니, 이는 곧 촉의 성도와 천하 사방으로 알려지게 되었고, 이로써 위나라의 조비는 유비를 직접 상대하기 위해 대군을 이끌고 장안으로 향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유비의 1군은 곧 어려움을 겪게 되는 데, 바로 위나라의 량주자사 서막이 무위에서 마초에 맞서 항전을 이어간 데다, 농서 땅의 위 군 또한 유비가 이끄는 1군에 악착같이 맞서 싸웠기에 유비는 난관에 봉착하였던 것이다.
거기다 유비가 점령한 옹양주 지역에서 우선 확보한 군량도 곧 떨어져 가게 된 데다, 얼마 있지 않으면 조비의 대군이 들이닥칠 것이기에 유비는 진퇴양난에 빠져 있었다.
다만 이러한 위기 상황 속에서도 유비는 제갈량을 굳게 믿고 있었기 때문에 군을 움직이지 않고 제갈량의 보급을 기다렸던 것이다.
* * *
– 현재, 한중 위연군 진영
나는 위연으로부터 앞서 살펴본 제1군의 상황을 상세히 전해 듣게 되었다.
“대왕께서 지금 큰 고역을 겪고 계시는군.”
위연의 설명을 듣고 내가 혼잣말을 하자, 장비가 나의 팔을 잡으며 애타는 목소리로 말했다.
“상서령, 어서 대왕을 구해드려야 합니다! 상서령께서는 대책이 있으시겠지요?”
유비는 대왕이기 전에 장비에게 의형이었기에 장비의 마음이 애타는 것이 충분히 이해가 되었고, 이에 나는 장비를 보며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
“제갈 군사가 잔도를 복구하고 성도로부터 군량을 보급하기 위해 나섰을 때 이미 대왕께 1군의 조치에 대해 진언을 올렸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장군과 제가 왔으니 곧장 대왕을 곤경으로부터 구해드리면 될 것입니다.”
나의 말에 장비는 어느 정도 안심이 되는 모양이었다.
그것은 바로 이제껏 내가 말을 꺼내서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 없었기에 장비는 나의 말에 확실한 신뢰를 가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리고 나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위연이 무언가 잘 포장된 서신을 나에게 내밀며 말했다.
“상서령, 여기 군사께서 상서령이 한중에 오시면 드리라는 밀서가 있습니다.”
나는 위연이 건네는 제갈량의 밀서를 받고는 한편으로는 놀라면서 또 한편으로는 제갈량에 대해 감탄을 하였다.
‘역시 제갈량이로군.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여 위연에게 이리 서신을 맡겨 두었다니. 그 만약의 사태라는 것이 바로 지금과 같은 상황이고, 상황이 발생하면 분명 내가 대왕을 구하기 위해 한중으로 움직일 것을 제갈량은 이미 예측한 것이야.’
나는 이러한 생각을 하면서 밀서를 살폈다.
밀서는 확실히 밀랍으로 봉해져 있었고 그 위에 군사 장군부의 직인이 찍혀 있어 이를 함부로 뜯게 되면 표시가 나도록 조치되어 있었다.
거기다 ‘상서령 외 개봉금지’라는 글자가 선명히 적혀져 있는 것이 아닌가.
나는 곧 밀서를 개봉하여 읽으며 고개를 끄덕였는데 나의 생각과는 조금 다르게 이 밀서는 제갈량이 잔도를 복구하고 성도로 향하며 급히 위연에게 보낸 것이었다.
그리고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성도에서 양양으로 보낸 급보 또한 제갈량이 보냈던 것이다.
어찌 되었건, 제갈량은 내가 유비의 곤경을 전해 듣게 되면 즉시 한중으로 향할 것이라는 것을 이미 예상하고 한중의 위연에게 나에게 전할 밀서를 보냈던 것이다.
그리고 제갈량이 이렇게 밀서로 보낸 이유는 1군의 북벌 계획이 발각되면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가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나는 봉인을 떼어내고 밀서를 펼쳐 보았고 밀서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적혀 있었다.
[… 상서령의 2군이 대단한 활약에 대해 전해 듣게 되었소. 참으로 상서령은 지략의 귀재요. 이렇듯 상서령은 확실히 나보다 계책을 짜고 전투에 있어 변화하는 상황에 대응하는 능력이 월등하오.-중략-
…상서령이 이 밀서를 보게 된다면 분명 대왕께서 곤경에 처하신 것을 알고 한중으로 달려와 있을 것이오. 앞서 말했듯이 상서령은 위기를 벗어날 수 있는 대응능력이 뛰어난 사람이오. 상서령이 도와주어야 대왕께서 이끄시는 1군이 처한 작금의 위기를 타파할 수 있소.
…
나는 내가 잘 할 수 있는 보급을 최선을 다해 담당할 것이니 상서령은 대왕을 도와 1군의 계획을 완성시켜 주시오.]
그러면서 밀서의 하단에는 일전에 제갈량이 나와 함께 대왕 유비를 알현하고 상의하였던 1군의 전략에 대한 간략하지만 정확한 사항들이 나와 있었다.
그리하여 나는 제갈량의 뜻을 이해하고 곧바로 조치에 들어갔던 것이다.
* * *
나는 척후와 미축의 장사꾼으로부터 전달받은 정보를 통해 작금 조비가 7만 대군을 이끌고 장안에 와 있고 조진을 ‘정서장군’으로 임명하고, 장합을 선봉장으로 삼아 대군을 맡겨 아군 제1군의 공격에 나서려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하여 내가 가장 먼저 취한 행동은 유비로부터 받은 부절을 위연에게 보이며 내가 한중군을 이끌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음을 보이는 것이었다.
나는 위연에게 부관으로 구부를 붙여 한중군 중 5천을 이끌고 원 역사에서 위연이 그렇게도 바랬던 ‘자오도 계책(子午道計策)’을 실현하게 하였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조진의 본 군을 낚는 용도로만 사용될 것이었다.
나는 위연에게 조진을 잠시 묶어 두기만 하면 된다고 말하며, 너무 자오도 깊이 들어가지 말 것을 명하였으며 구부에게도 이것을 확실히 주지시켰다.
그와 동시에 나는 척후와 미축의 장사꾼을 이용하여 장안에 아국의 대군 본진이 사실은 한중에 있고 조비 모르게 자오도를 통해 직접 장안을 노리려 하고 있다는 거짓 정보를 흘리게 하였다.
이러한 나의 거짓 정보와 실제 위연군의 움직임이 더해지면 조비는 분명 조진의 대군을 자오도로 보낼 터였다.
이러한 조치를 취하고서 나는 장비와 부관 황서, 미위 등과 함께 약 3천의 병력을 이끌고 곧장 유비를 구하기 위해 달려 나갔던 것이다.
* * *
내가 우선 조치를 취하고 유비를 구하기 위해 진군을 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마침 군량을 싣고 한중으로 향하던 제갈량을 만나게 되었다.
우리는 서로를 보고는 크게 반가워하며 잠깐의 회포를 풀었다.
“상서령! 정녕 상서령이 맞구려! 내 2군의 엄청난 활약을 전해 듣고는 정말 그것이 참인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기쁘고 또 기뻤소. 거기다 2군이 양번까지 얻었으니 이제 조적의 허창으로 향하는 길이 활짝 열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오!”
제갈량은 나를 보고는 평소와는 다르게 조금은 흥분한 어조로 2군의 활약을 칭찬하는 것이었다.
그러자 장비가 조금은 서운한 듯 제갈량에게 말하였다.
“군사, 소장도 이번에 2군이 상용에 이어 양번까지 얻는데 한 역할을 단단히 했습니다.”
이에 제갈량이 흐뭇한 표정을 짓더니 일부러 장비를 띄웠다.
“장군의 무용이야 삼척동자도 다 알고 있는 사실이지요. 장군의 맹활약도 익히 들어 잘 알고 있습니다. 정말 대단하십니다.”
장비는 ‘엎드려 절 받기’였지만 촉의 이인자인 군사 제갈량으로부터 칭찬을 받자 기분이 풀렸다.
“하하하! 그렇지요 소장이 한 활약을 했습니다!”
나는 제갈량에게 잔도의 복구와 대왕 유비의 1군 상황을 물었다.
“군사께서 이리 군량을 한중으로 옮기는 것을 보니 잔도를 복구하는데 성공하셨군요. 대왕께서 처하신 상황에 대해 간략히 전해 듣기는 했으나 작금 상황은 정확히 어떻습니까?”
나의 물음에 제갈량의 얼굴이 조금은 어두워지며 말했다.
“잔도를 간신히 복구하여 이렇게 1군에 *공급할 군량을 우선 한중으로 모으고 있소. 대왕께서는 지금 군량 부족과 무위, 농서 땅의 저항으로 곤욕을 치르고 계시오. 특히 대왕께서 친히 군을 이끌고 공격을 가하고 있는 농서 땅의 저항이 만만치 않으니 어서 상서령이 장 장군과 근처에 주둔해 있는 조 장군(조운)의 오천 병마와 함께 잔도를 지나 대왕을 구해야겠소.”
[* 원 역사의 제갈량의 북벌이나 이 역사의 유비 제1군의 북벌이나 군량 보급은 정말 극악의 난도를 자랑하고 있었다. 우선 군량을 성도로부터 한중으로 모은 다음 이를 다시 잔도를 통해 옮기게 되니 그 어려움이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었다.]그러면서 제갈량이 무언가를 물어보려 했으니 나는 제갈량이 묻기 전에 답을 하였다.
“군사께서 안배해 둔 밀서를 잘 보았습니다. 그리하여 이미 위 장군에게 명하여 첫 번째 조치를 취해 두었습니다. 그리고 잔도가 복구된 것을 확인했으니 바로 두 번째 조치를 취해야겠지요.”
나의 말을 들은 제갈량은 그것이 무엇인지 곧바로 알아듣고 환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이며 나를 칭찬하였다.
“역시 상서령은 천하의 기재요. 어찌 그렇게 나의 뜻을 단번에 알아차리고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말이오.”
장비는 나와 제갈량이 무슨 말을 하는지 잘 몰라 답답한 모양이었다.
“소장은 군사와 상서령 두 분이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도통 모르겠습니다.”
이에 나는 장비를 향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장군께서도 곧 아군의 움직임을 보시게 되면 그것이 무슨 조치인지 단번에 알게 되실 것입니다.”
그러면서 나는 제갈량의 승낙을 구하여 곧장 두 번째 조치를 취하니 그것이 무엇인지는 얼마 지나지 않아 밝혀질 것이다.
* * *
제갈량은 조운의 오천 병사와 함께 극한의 위험 속에 간신히 잔도를 복구하였다.
그리고 곧장 성도로 향하여 성도의 병력 1만을 이끌고 군량 보급에 나섰던 것이다.
이러한 보급에 있어서 제갈량이 이용한 도구가 있었으니 그것이 바로 원 역사보다 빠르게 등장한 ‘목우유마’였다.
이는 제갈량이 포원에게 특별히 주문한 것으로 마침 때를 맞춰 목우유마가 완성이 되어 있었기에 곧바로 보급에 이용할 수 있었다.
나는 군량이 실려 있는 목우유마를 보며 제갈량을 향해 물었다.
“군사, 이것이 바로 목우유마로군요.”
제갈량은 내가 목우유마를 알자 적이 놀란 표정이었다.
“상서령이 어떻게 목우유마를 아는 것이오?”
이에 나는 포원을 통해 알게 되었다고 둘러댔다.
“그것이 일전에 포 장인에게 2군의 도구를 주문할 때 군사께서 포 장인에게 목우유마를 만들게 명한 일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렇구려. 이 목우유마 덕분에 기존보다 보급이 빨라질 것이오.”
제갈량과의 남은 회포를 푸는 자리는 1군의 북벌이 끝나면 제대로 갖기로 하고 나와 제갈량은 곧 맡은 바 일을 하기 위해 움직였다.
그리하여 나는 근처에 주둔해 있던 조운의 오천 병마와 합류를 하여 총 8천여 병력으로 곧장 대왕 유비를 구원하기 위해 잔도에 올랐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