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ree Kingdoms Shrine RAW novel - Chapter 1001
산양군에 남는 것은 조식, 서성, 그리고 등애와 낙통과 한호였다.
한호도 데리고 가고 싶었지만 그는 할 일이 있어서 떠나지 못한다고 햇다.
아쉽기 그지없는 일이지.
태원장에 가는 인원들은 꽤 많았다.
호위를 겸하며 부하들에게도 휴식을 권했기 때문이다.
가족들도 동반해서 같이 가는 것이라 그런지 일행이 많다.
“준비 다 됐냐?”
“네!”
환하게 웃으며 요정은 짐을 챙겼다.
요화의 딸인 그녀도 이번 여행에 동참한다.
“마침 잘 됐네요. 도련님이 잘 살고 계신지도 궁금했는데.”
요화의 딸이지만 내 아이들에게는 맏언니 수준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산양군에 아이들이 있을 때 항상 보살피는 것이 정이었으니까.
그런만큼 성이가 결혼을 하고 서주에서 살때도 옆에서 보살피고 싶다고 할 정도였다.
하지만 모현이 생각보다 집안일을 잘 해서 그냥 보냈는데.
누나로서 걱정이 많은 듯 보였다.
“그래. 괜찮으면 너도 좀 보내주고 싶은데.”
“후후후. 괜찮으신건가요?”
“나야 괜찮지. 네가 옆에 있으면 성이도 도움이 될테니까.”
요화에게 틈틈히 무술훈련도 받은 요정이니만큼 몸종으로서도 큰 도움이 될거다.
모현의 옆에서 그녀를 돕기를 바라며 내가 웃었을 때 요화가 큰 짐을 마차에 올렸다.
“이제 다 됐습니다.”
“그래? 그럼 다들 모였지?”
여인들과 아이들은 마차에 태운다.
아버지도 마차에 탔으면 좋겠지만 아직까지는 말이 더 편하다고 하셨다.
난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냥 휴가 가는건데 인원이 많네.”
“하하~ 태원장은 유명하잖수. 다들 기대하고 있수다.”
흑귀대에서도 이번 휴가때 참가하는 이들이 꽤 있었다.
가족이 있는 이들은 가족을 데려가고 없는 인원들은 그냥 놀러간다.
흑귀대만 약 오백여명이 넘는다.
“더 데려가고 싶기는 하지만.”
“서주에서 태 교위가 호위를 한다고 했으니 걱정 없을겁니다.”
장합은 가지 않고 남기로 했다.
그도 함께 갔으면 좋겠지만 영 불안한 모양이다.
그래도 장합이 남아주니 마음이 좀 놓인다.
“조식이 나름대로 잘 하겠지만 그래도… 좀 부탁할게. 선물 사올테니까.”
“걱정마시고 편히 쉬고 오십시요. 승상복야께선 너무 일만하셨습니다. 이번 기회에 푹 쉬는 것도 도움이 될겁니다.”
“그렇지?”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난 장합의 어깨를 가볍게 두들겨 준 후 말했다.
“그럼 출발하자고!”
원정을 갈 때와는 또 다른 기분이다.
역시 놀러가는 길이라 그런가?
절로 콧노래가 나왔다.
“이제 추수철이라 그런지 밭이 참 아름답군요.”
“음. 보기만 해도 배가 부르다.”
황금색 벼들이 가득한 밭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추수를 하는 이들이 우리의 행렬을 보며 허리를 숙여 인사한다.
밭만 본다면 올해도 풍작으로 보인다.
“이렇게~ 많이 벌어서~ 우리 아들 장가보내고~”
노래를 부르며 흥겹게 추수를 하는 백성들을 보던 아버지가 피식 웃었다.
내가 바라보자 아버지는 차분히 말했다.
“아무래도 내가 다스리는 곳이 이렇게 풍작을 이루니 마음이 뿌듯하구나.”
“하하. 그러시겠지요.”
“그래… 논에 대한 일은 어쩔 생각이냐?”
오도 정벌을 끝냈다.
익주만 남았으니 슬슬 논농사도 퍼트려볼까 생각중이다.
산양군은 오랜 시간동안 아버지가 다스리며 관의 영향력을 극대화시킨 곳이었다.
호족도 없을 뿐더러 명가들도 없다.
지주들이 좀 있기는 했지만 그 지주들의 소작 비용도 관전과 비교해서 그리 높지는 않다.
이정도면 논농사를 지어도 큰 문제가 없다 싶었다.
“논농사에 대한 농법은 이미 연구가 끝났고, 실행도 몇번 해봤습니다. 치수 문제만 해결되면 바로 도입해도 될겁니다.”
“그래?”
“좌풍익에 있을 때 성공을 했으니 말이죠. 다만 그 수로를 만드는 것과 저수지를 만드는 일이 문제긴 한데…”
“그건 노역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 겨울에는 농사를 짓지 않으니 한번 시도해보면 되겠구나.”
아버지도 논농사를 짓는 법에 대해서는 알고 있다.
내 조언에 아버지는 무덤덤히 고개를 끄덕였다.
“산양군에서 생산량이 더 증가한다면 연구개발에 비용을 더 투자할 수 있겠구나.”
“뭐 그렇죠.”
그리고 손가의 땅도 생각한다면 더 그러겠지.
강남 지역은 개발이 덜 되었을 뿐이다.
날이 따뜻하고 물이 많은만큼 잘만 개발한다면 삼모작까지도 가능할거다.
그곳에 바로 논농사를 투입하기는 어렵겠지만 선진 농법을 이용한다면 좀 더 여유롭게 움직일 수 있다.
내가 작게 고개를 끄덕였을 때 마차에서 영이가 나를 불렀다.
“왜?”
“이것 좀 먹어봐요.”
영이는 작은 항아리를 나에게 건네주었다.
어?
이거 유락이잖아?
“언제 만든거야?”
“며칠 전에 만들어봤어요. 소와 양을 좀 받았거든요.”
“헤에…”
항아리에 있는 유락을 입에 넣어보았다.
좌풍익에서 먹었던 것과는 맛이 또 다르군.
“그게 뭐냐?”
“좌풍익에서 만들던 특산품입니다. 한번 드셔보세요.”
“어디…”
유락을 입에 넣은 아버지는 감탄했다.
“이거 생각보다 맛이 괜찮군. 어떻게 만든거지?”
“양의 젖을 발효해서 만든거에요. 맛이 괜찮지요?”
“특이하긴 하지만 괜찮구나.”
꽤 마음에 드셨나보다.
아버지가 유락을 몇개 더 입에 넣자 난 항아리를 서황에게 건넸다.
“뒤에 있는 다른 사람들에게도 나눠줘.”
“알겠습니다.”
좋은 건 나눠먹어야지.
여행을 가는 길에 즐길 수 있는 소소한 즐거움이다.
이러니까 진짜 놀러가는 기분만 난다.
다들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즐거워한다.
불과 몇달 전까지만 해도 전쟁의 분위기를 풀풀 풍기며 행군할때도 긴장했는데.
그 긴장감이 마치 거짓말 같다.
나도 마차에서 노래를 흥얼거리는 아내들과 함께 노래를 흥얼거렸다.
우리를 보는 시선에 훈훈함이 넘친다.
그렇게 즐겁게 팽성군 인근에 도착했을 때 관도의 끝에 병사들이 보였다.
“승상복야!!”
태사자.
그리고 그 옆에는 태사자의 아들인 태사형이 있었다.
그들이 다가오자 난 웃으며 말했다.
“오래간만이군. 잘 있었나?”
“예! 승상복야께서도 무탈하셨습니까?”
“나야 뭐.”
“오래간만들일세.”
아버지가 웃으며 인사를 건네자 태사자와 태사형은 말에서 내렸다.
그들의 공손한 인사에 아버지가 부드럽게 미소짓는다.
“이번에 승상복야와 산양군수님을 호위하기로 한 태사자입니다. 자. 저희가 이끌겠습니다.”
“음. 아. 그런데 이번 오 정벌에 참전했던 서주병들은…?”
“다들 지금 다른 곳에서 훈련을 받고 있습니다.”
“그들에게 포상이 지급되었나?”
진군에게 얘기는 해놨는데.
태사자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각자의 공에 맞춘 포상이 지급되었습니다. 오 정벌의 성공, 그리고 그에 따른 포상으로 다들 사기가 높아져 있습니다.”
“그거 다행이군. 병사들의 사기와 훈련도를 높이는 일은 중요해.”
“그 말씀은…?”
태사자가 기대감 섞인 시선으로 바라보자 난 천천히 말했다.
“아마 내년 중순이나 말쯔음 해서… 익주 정벌이 시작될지도 모르니 말일세.”
“그렇습니까…?”
이제 남은 것은 익주 뿐이다.
그렇다면 전력을 다해서 박살을 내주는 것이 맞다.
각지에 있는 정예병들을 모아야 될지도 모르는데 그 기간 동안 훈련과 포상으로 병사들을 최상의 상태로 만들어 놔야 했다.
“아마 지금쯤 경조와 서량, 형주에서도 준비들을 하고 있을 걸세. 자네들도 참전하고 싶다면 미리 대비하는 게 좋아.”
아직까지 익주 정벌을 어떻게 할 것이다. 라는 계획은 정해지지 않았다.
대략적으로는 생각해 둔 바가 있기는 했다.
그에 따른 움직임도 방통과 사마의가 하고 있었고.
하지만 상세한 군략이 세워지기 전까지는 얌전히 대기만 하는 것이 맞다.
내 말에 태사자는 곰곰히 생각하다가 씩 웃었다.
“그 말씀은 선봉도 정해지지 않았다는 거군요.”
“욕심이 나나?”
“그야 당연히. 저 역시 천하에 이름을 날리고 싶은 사람입니다.”
“장 성주가 부럽나보군.”
“남자로 태어났다면 당연히 그정도는 해야되지 않겠습니까.”
이제 강남 지역에서는 장료의 이름만 들으면 울던 아이도 울음을 그칠 정도라고 한다.
과거 천하 최강의 무인이었던 여포 이후로 이렇게 천하에 이름을 알리는 무인은 없었다.
그런만큼 태사자 역시 그것이 꽤나 부러운 듯 보였다.
“비록 장 성주가 필요에 따라 그런 위치를 얻었다지만… 그래도 저 역시 지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훌륭하군. 좋아. 아무튼 준비를 해두게나. 준비하지 않은 자가 얻을 수 있는 것이래봐야 부스러기 뿐일테니까.”
“알겠습니다. 자. 그럼 모시지요. 태사 도위. 후방에서 호위를 시작하도록.”
“예!! 교위님!”
아들이지만 지금은 임무 수행중이라는 거군.
태사형에게 가볍게 명령한 태사자는 병사들을 지휘하며 우리를 호위했다.
그럼 우리도 좀 마음을 놓아도 되려나
지금까지는 혹시나 싶어서 서황과 요화가 경계를 늦추지 않았었는데.
태사자가 호위를 한다면 이제는 진짜 놀기 위한 마음가짐을 가져도 되겠다.
태원장까지 가며 본 서주의 농지 대부분이 풍작이다.
물론 모든 곳이 풍작을 이룬 곳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이정도면 전체적인 규모로 본다면 오와의 전쟁으로 소모된 물자를 보충하고 남을 정도는 되었다.
“비축되고 있는 물자는 얼마나 되려나.”
전체적인 상황을 볼 수 없다는 것이 꽤나 번거롭군.
익주 정벌을 생각한다면 들어가야 할 비용이 만만치 않을텐데.
내가 이래저래 앞으로의 일을 궁리하는 사이 어느새 우리는 태원장에 도착했다.
“와…!”
마차에서 내린 완이와 희아가 감탄한다.
전에 왔었던 이들도 감탄을 할 정도인데.
산쪽에 있어서 그런지 주변 경관이 좋았다.
단풍으로 물든 산, 그리고 가을이라 그런지 여기저기 풍겨오는 꽃의 향기가 좋다.
말에서 내린 나도 태원장에 들어가자 그곳에서 기다리고 있던 이가 웃으며 날 반겼다.
“어서오십시요.”
“자네도 와 있었나?”
“하하. 예.”
“그나저나… 태원장이 어째 좀 더 넓어진 것 같다?”
“확장 공사가 며칠 전에 끝났습니다. 저번에 승상복야께서 다녀가신 이후로도 손님들이 많아졌습니다. 개발을 좀 더 했지요.”
“호오… 그래?”
“예. 아. 그리고 성이 내외도 와 있습니다.”
진군과 함께 온 건가?
내가 웃었을 때 이쪽으로 오는 이들이 보였다.
“할아버지! 아버지!!”
“오. 그래. 잘 지냈냐?”
“예. 승전을 축하드립니다.”
가볍게 나에게 인사하는 성이의 머리를 쓰다듬어 준 후 난 상냥히 미소짓는 모현에게 다가갔다.
“아버님께서 무사하셔서 정말 다행입니다.”
“별 말을 다하는구나. 그리 위험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예?”
“아직 좋은 소식은 없고?”
내가 웃으며 묻자 모현은 작게 얼굴을 붉혔다.
그녀가 머뭇거리자 난 크게 웃었다.
“하하하!! 아직 너희는 어리니까. 천천히 해도 좋다.”
“노, 노력하겠습니다.”
모현과 성이가 손을 꼭 잡았다.
그것을 흐뭇하게 바라보았을 때 다른 이들이 왔다.
“아버지!”
“…휘야? 넌 왜 여기 있니?”
휘다.
그리고 당연하다는 듯 순선도 옆에 있었다.
그가 어색하게 웃자 휘는 나에게 안겼다.
“무사하셔서 다행이에요!”
“그래. 그런데 내 질문에 답은?”
“휘는 성이와 함께 온 것이니 너무 그리 나무라지 마십시요. 그리고 선이는 제가 요청해서 온 것입니다.”
“요청?”
“예. 태원장 인근에서 좀 할 일이 있었습니다. 시간이 나신다면 보여드리겠습니다.”
나와 아버지에게 인사한 순선이 웃으며 말했다.
뭘 했길래?
그는 자세를 바로 한 후 나에게 예를 표했다.
“승상복야의 승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그래. 음…”
난 주변을 둘러보다가 순선과 어깨동무를 했다.
“나와의 약속은 잊지 않았겠지?”
“무, 물론입니다.”
“그래. 그 약속 꼭 지키거라. 순 승상과도 이래저래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까.”
“하하… 아버지께서도 정혼에 대한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래.”
조식이 가져 온 서찰 중에는 순욱의 서찰도 있었다.
슬슬 순선과 휘를 결혼시키자는 서찰.
내년에 업에 올라가면 길일을 잡아 나도 결혼을 시킬 생각이기는 했다.
그러니 그 전까지는 좀 조용히 넘어갔으면 싶다.
“사고치면 알지?”
“아. 어. 예.”
왜 당황하냐?
“자자. 거기서 그렇게 말씀 나누시지 말고 들어가서 하시지요. 연회를 준비했습니다. 그리고 함께 온 이들도 같이 들어가도록 합시다.”
“꽤 많이 왔는데 괜찮겠나?”
내 질문에 진군은 웃으며 답했다.
“확장 공사를 한 덕분에 더 많은 인원을 수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걱정마십시요.”
그거 다행이군.
태원장이 크기는 했지만 너무 많이와서 불편할 줄 알았는데.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진군은 순선의 어깨를 잡았다.
“선이가 아주 도움이 되었습니다.”
“네가? 네가 왜?”
“태원장의 확장 설계를 제가 했습니다. 새롭게 만든 도구와 재료들을 시험해 볼겸 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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