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ree Kingdoms Shrine RAW novel - Chapter 1005
그랬을거다.
노가장이 왜 그렇게 거지같았는지 연구소를 보고서야 알게 되었으니까.
기술을 개발하는데는 돈이 든다.
나야 봉지에서 나는 수입도 있고.
거기에 산양군에서 나는 이득과 죽엽청 판매의 수입도 짭짤한데다가 여기저기 지원받는 것도 많다.
거기에 우리 가족들이나 부하들이 딱히 사치에 관심이 없다는 점도 들 수 있다.
그러니 이렇게 자금이 남고 그 자금을 연구에 투자를 할 수 있는거다.
하지만 노숙은 그것이 쉽지 않았을 거다.
만약 그가 막대한 예산을 바탕으로 연구에 집중할 수 있었다면 이미 연노의 개발 정도는 끝냈겠지.
그것을 생각하니 노숙이 더 대단하다고 생각되었다.
앵속을 팔아서 막대한 돈을 벌 수도 있었을텐데.
내가 쓰게 웃자 보연사는 차분히 말했다.
“스승님께서 왜 승상복야께 연구자료를 넘기라고 한 것인지 알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자원이 좋으니까.”
“그 뿐만이 아닙니다.”
보연사는 시녀가 가져다 준 차를 홀짝거렸다.
나도 시녀에게 차를 받았다.
멀리 보이는 광장에서 많은 이들이 설계도로 무언가를 만들고 있다.
“기술에 꽤 많은 지원을 해주시는군요.”
“뭐 기술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알고 있으니까.”
“다른 이들 같으면 유학, 그리고 경서를 복원하는데 더 많은 지원을 했을텐데…”
지금 시대는 유학.
그리고 진시황이 다 불사질러버린 경서들을 복원하는데 힘을 쓰고 있었다.
아니면 그것을 연구하여 주석을 다는데 노력하든가.
그런데 그건 다른 사람들도 많이 하는 일이다.
굳이 내가 거기 낄 필요는 없다.
그리고 잘 모르기도 하고.
“태학이 있으니까 알아서 하겠지. 왜 태학 설립했는데. 그런거 하라고 만든거잖아.”
많은 유학자들이나 명사들이 태학에 관심을 가지고, 유학의 연구에 힘을 쓰는 사이 나는 기술개발에 투자한다.
그럼 된 것 아닌가?
이 역시도 균형의 일부다.
“사상의 연구 역시 중요하지만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도 중요하지.”
유학은 사람이 사람으로서 있을 수 있게 만들어주는 규범과 같은 것이다.
연구한다고 해서 나쁠 것은 없다.
하지만 최소한 사람이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한 것을 무시해서는 안된다.
내가 연구소를 설립하고 그곳에서 농법의 연구를 추진한 이유가 그 때문이었다.
보연사는 빙긋, 예쁜 미소를 지었다.
“오에서는 그게 힘들었습니다. 호족과 명가는 자신들의 배를 불리는데 힘을 썼으니까요.”
“그딴 웃기지도 않은 체계와 위국을 비교하지 마라. 위국에 실례다.”
“죄송합니다.”
위국은 위왕의 절대적인 권력.
그리고 중신들의 협력으로 막강한 관의 힘을 유지할 수 있었다.
호족들이나 명가에 손을 뻗는 것은 나라가 아쉬울 때의 이야기다.
그러한 일은 이미 한나라때 많이 겪었다.
그리고 그로 인해서 군웅할거의 시대가 열렸고.
굳이 전철을 겪을 필요는 없는 것 아닌가.
내가 죽어라 관전을 늘리고 관전에서 소작을 하게 하며 그곳의 소출만을 중요하게 여기는 것도 그때문이다.
권력은 돈에서 나오기 때문에.
그 돈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결국 농사를 어떻게 지원하느냐가 중요했다.
“노 스승님도 농법의 연구부터 했더라면…”
“그럼 나는 좀 위험했겠지.”
노숙의 실수는 농사의 연구보다 다른 연구에 집중했다는거다.
물론 그럴 수 밖에 없었을거다.
농법의 연구는 단기간에 성과를 낼 수 없는 것이니 말이다.
나도 이유하의 지식이 없었다면 이렇게 빠르게 성과를 내지는 못했을거다.
맨 처음 지렁이를 땅에 뿌릴때와 오줌액비를 쓸 때 농부들이 얼마나 반대를 했었던가.
내가 억지를 쓰고, 아버지가 내 억지를 믿어주지 못했다면 그들의 반대 때문에 실패했을지도 몰랐다.
“아쉽습니다.”
“뭐가?”
“스승님께서 승상복야와 처음부터 함께 했더라면…”
“그건 나도 생각하는 일이지.”
안타까움이 잔뜩 담겨 있는 보연사의 말에 난 웃으며 말했다.
이것만큼은 보연사의 의견에 동감한다.
“뭐. 이미 지나간 일이니 어쩔 수 없지.”
“후후…”
작게 웃은 보연사는 찻잔을 내려 놓았다.
“그럼 더 볼 일은 없는 것 같으니 나는 이만 가보도록 하지. 아. 그리고 내화성이 강한 돌은…”
“승상복야.”
“음?”
“사마 부인과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어… 그러냐.”
그냥 넘어가나 했더니만.
난 어깨를 으쓱인 후 보연사를 보았다.
“영이와 이야기를 했다면 난 따로 할 말 없어. 내 의견이 곧 영이의 의견이니까.”
“그렇습니까?”
“그래. 지금 네가 열심히 노력해주는 것은 알겠지만… 나에게도 양보할 수 없는 것이 있거든.”
“들어 알고 있습니다.”
“좀 냉정하다 싶겠지만… 네 능력은 인정해. 하지만 그 능력과 지식이 나에게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마. 너도 알겠지만 나는 소의를 따르는 자야. 나에게 있어서 가족은 그 소의고… 그런만큼 가족으로 받아들인다는 것은 그만큼 신중하게 결정할 일이지.”
냉정하게 선을 그을 때는 그어야 하는 법이다.
보연사의 지식에 굳이 끌려다닐 필요는 없다.
내가 무덤덤히 말하자 보연사는 그럴 줄 알았다는 듯 부드럽게 미소지었다.
“저 역시 억지로 승상복야의 가족이 될 생각은 없습니다.”
“현명한 생각이네. 이해해줘서 고맙군.”
만약 내 아내들이 전부 임신을 하지 않는다면 보연사를 받아들일 생각은 없다.
그녀가 얼마나 매력적이든지에 관계 없이 말이다.
보연사는 희미하게 웃으며 말했다.
“저는 제 자리에서 제가 할 일에 충실할 뿐이지요. 그리고 웃으며 기쁘게 기다리지요.”
“그래. 훌륭한 마음가짐이다. 아, 그리고 말해두지만 너의 호위는 하후패다. 정서장군의 차남이 너를 호위하는 것이니 네 신분이 낮다고 생각하지는 마. 네 뒤에는 내가 있다. 비록 가족은 아니더라도 지금은 내 사람이니까. 돌볼 수 있는만큼 최대한 돌볼거야.”
보연사를 바로 받아들이지는 않지만 그녀를 데려 온 것은 나다.
지원을 해주기로 했다면 최대로 지원을 해주는 것이 맞지.
보연사가 어디 다른 가문에서 쓸데없는 소리를 들어 마음에 심려가 생기고, 그것이 일에 지장을 준다면 난 그냥 넘어갈 생각 없었다.
“원한다면 보가도 불러줄까?”
“지금은 가주님과 만나는 것보다는…”
보연사는 연구소를 응시했다.
“연구에 좀 더 집중하고 싶네요. 어쩌면. 제 가족이 될 사람의 큰 이득이 될지도 모르는 것들이니까.”
“그래.”
그렇다면 어쩔 수 없지.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보연사는 나에게 다소곳이 인사하고 연구소로 들어갔다.
그녀가 떠나자 가면을 쓰고 있던 하후패가 다가왔다.
“특별히 다른 곳과 연락하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래?”
“예. 지금은 정말 계속 연구 쪽에만 집중하고 있는 것 같더군요.”
“제대로 감시하도록.”
“알겠습니다. 함부로 접근하는 사람도 없게 막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하후패는 잠시 머뭇거렸다.
“뭐 할 말이라도 있나?”
“승상복야께 부탁이 있습니다.”
“뭐든 들어주지.”
“아버지와 한번 만나주실 수 있으십니까?”
정서장군의 차남이 교사원 요원이 되었다.
교사원 요원의 권한은 크지만 그 책임도 막중했다.
거기에 하는 일도 감찰 뿐만 아니라 다른 세력에 들어가 첩자 역할까지 해야 하는 것이다.
만약 걸리면 바로 자결해야 하는 위험한 임무를 맡는다.
당연히 일개 요원급에는 하후패같은 귀한 집안의 자식이 들어가는 경우는 극히 드물었다.
대부분 요원으로 들어가는 경우는 신분 상승을 원하는 병사나 혹은 몰락한 가문의 후계자들 정도다.
하후패 정도 되는 사람이 들어갈만한 곳은 아니다.
거기에 하는 일도 좀 감찰의 역할이다보니 다른 부서에서도 딱히 반기지는 않았다.
그런만큼 명가의 자제들은 교사원에 들어가는 것을 꺼려하는데 하후패는 대놓고 교사원에 들어갔다.
당연히 하후연의 입장에서는 화를 낼 수 있었다.
그것을 막아달라는 건가?
하후패가 난감해하며 말하자 난 웃으며 그의 어깨를 잡았다.
“걱정마라. 교사원도 위국의 훌륭한 기관이다. 그곳의 요원이 나쁜 일을 하는 것은 아니지. 내 숙부님을 잘 설득해보마.”
“감사합니다! 승상복야!”
“뭘 그런 소리를. 아무튼 이쪽 일은 너에게 맡길테니 너는 보연사의 감시와 호위에만 신경을 쓰도록. 필요한 지원이 있으면 얼마든지 요청하고.”
“예!!”
밝게 웃은 그가 가면을 쓰고 안으로 들어간다.
그것을 보고 나서 난 한숨을 쉬었다.
“이거 올라가면 숙부님과도 얘기를 해봐야겠군.”
도대체 하후패와 무슨 일이 있길래 패를 저렇게 바깥에서 돌리는 걸까?
산양군에 복귀한 후 며칠 쉬었다가 바로 업으로 출발하기로 했다.
휴가기간은 남았지만 산양군에서 버티고 있어봤자 마땅히 할 일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럴바에는 그냥 업에 가서 사람들과 만나며 쉬는 것이 나았다.
“솔직히 말씀하십쇼. 일하고 싶어서 그러시는 것 아닙니까?”
내가 업에서 다른 이들과 만나야겠다는 이야기를 하자 요화는 웃으며 말했다.
뭔 개같은 소린지.
“헛소리하지 말고 아버지나 잘 모셔. 올라가도 휴가기간에는 일할 생각 없어.”
순선과 휘의 결혼 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날짜 잡아야 한다.
그리고 다른 문제들도 있었다.
“유리를 만들려면 내화성이 강한 돌을 구하는 것이 중요한데 그건 내 개인적인 움직임을 쓸 수 밖에 없지. 그리고 그 외에 다른 문제도 있고.”
“다른 문제? 그게 뭐냐?”
아버지의 질문에 난 피식 웃었다.
“교주와의 문제입니다. 교주에서 올라오는 진상품들이 상당하니 그것을 욕심내는 이들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너는 사섭이 계속 교주목에 있게 하려는 거냐?”
“예. 일단은요. 사섭이 죽은 이후라면 모르겠지만 그가 자리에 있다면 그곳을 노리는 이들이 없게 하는게 우선이죠.”
양 사형과 가 사형을 설득, 그리고 정계의 다른 이들과도 만나 그들을 포섭해야 한다.
일개 군수도 아니고 주의 수장자리다.
그것을 탐내는 이가 없다고는 할 수 없었다.
그러니 휴가기간에 나와 친분이 있는 이들과 말을 맞춰두는 것이 나았다.
“흠… 그래. 뭐 아무튼 잘해보거라. 그리고 휘의 결혼 날짜가 정해지면 빨리 알리도록 하고.”
아버지도 당연히 참석하시겠지.
내년 초 쯤을 생각하고 있었다.
“그럼 이만 가보겠습니다.
태산군으로 이동해 그곳에서 배를 타고 바로 백마항으로 간다.
그렇게 간다면 좀 더 빠르게 갈 수 있었다.
아버지는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그래. 잘들 가거라.”
“하부지…”
“하부지이~”
유와 석이가 아버지에게 손을 뻗었다.
사랑스러운 손주들과 헤어진다는 것이 아버지는 무척이나 아쉬운 듯 보였다.
“그래. 이 할아버지는 여기 계속 있을테니까 언제든지 오거라. 율이도 그리 하고. 알았지?”
“예. 할아버지.”
생긋 웃은 율이가 아버지의 볼에 입맞춰주었다.
그것이 좋았는지 아버지는 율이를 꼭 끌어안아주었다.
“그럼 잘 가렴.”
다들 마차에 오른다.
난 아버지를 보며 천천히 말했다.
“무리하지마세요. 아버지도 이제…”
“안다. 알아. 적당히 하마.”
절대 적당히 할 것 같지 않다만.
난 조식을 잡았다.
“아버지를 잘 부탁한다.”
“걱정마십시요.”
우리의 휴가기간동안 훌륭히 산양군을 다스린 조식이다.
그라면 잘 해낼 수 있겠지.
그의 머리를 쓰다듬어 준 후 난 말에 올랐다.
“가자.”
업으로.
========== 작품 후기 ==========
안녕하세요! 레데에요
으아…휴가가 끝났고 이제 업에서 몇가지 처리만 하면 본격 익주 공략전이 시작되겠군용
ㅎㅎ
그럼 대댓글 가께요!
리수진 // 감사합니다~
소설보기힘들다 // 네 그정도 됩니당
나루호농 // ㅋㅋㅋ 일을 하지 않으면 살 수 없는 몸!!
트릭스타 // 안녕… 휴식…
암천회류 // 감사합니다~
일반사람 // 감사드려용~
Guaaaaaak // 놀랍게도 현대 사회에도ㅠㅠ
danuna // 인생의 절반 손해봤어엉!!
우의정 // ㅋㅋㅋㅋ 안타까운 몸이죠 ㅋㅋ
Dunkel // 노동자!
곰횽 // 몸에 스며들어버림ㅋㅋㅋ
새벽산책 // 이제 일중독의 길로…!!
철의노래 // ㅋㅋ 과연!?
마리오넷 // 했을까요!? 뚜둥!
luvart // 타의적 워커홀릭ㅋㅋㅋ
열혈쿄 // 감사합니다~
프리라스트 // ㅋㅋㅋㅋ과연 먹힌 것인가!!
바이러스 // 어떻게 될까요!? 뚜둥!
ryukiel // 뿌린대로 거두리라… 라는 말이 있죠 ㅋㅋ
우중월야 // 나중에 알아서 쉬게 합니다 ㅋㅋㅋ
한울캡 // ㅋㅋㅋㅋ과연!?
슈비듀비 // 어머니들에게 잘 배웠죠 ㅋㅋㅋ
신지영 // 노동자…ㅠㅠ
백발마인 // 감사합니다~
StringBuster // 이상하게 직장 동료들이랑 놀러가면 쉬는 시간에 일 얘기하드라고요ㅠㅠ
인핀 // 노동자 근성이죠 ㅋㅋ
Bobbylow // 왘ㅋㅋ 거절!
광성 // 어… 오탑니다 서해는 잘못썼네요 ㄷㄷ
페어리블러시 // 과연 덮쳐졌을지!!
인페르니우스 // 감사합니다~
허니앙쥬 // 순선도 능력자죠… 다만 기록상 요절크리가ㅠㅠㅠ
그럼 내일 뵐게요~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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