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ree Kingdoms Shrine RAW novel - Chapter 1028
분주히 움직이는 병사들을 보며 가후는 빙긋 웃었다.
병사들은 바삐 움직이고 노역을 하는 백성들은 수레에 식량을 실었다.
무기들의 정비가 시작되고 수레들도 확인한다.
각 공방들에서 만들어진 화살과 창날, 검들과 갑옷, 마구를 늘어트려 각각의 상태를 확인한다.
안문군의 모두가 움직이며 준비를 하고 있을 때 그가 있는 집무실로 이통과 견초가 들어왔다.
“병주목.”
“언제라도 출정할 수 있는 준비를 마쳤습니다.”
“그런가?”
“예. 그리고…”
이통은 그의 앞에 한쪽 무릎을 꿇었다.
“말씀만 하신다면 제가 선두에서…”
“그럴 필요 없네.”
“…예?”
“그럴 필요 없다고. 언제든지 출정할 준비만 해놓도록 하게.”
“지금 삭주에서 계속 이 근처를 염탐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저들이 준비를 마치기 전에 움직여야 그들의 틈을 노릴 수 있을텐데…”
가후의 말에 이통은 떨떠름히 말했다.
하지만 가후는 냉정히 고개를 저었다.
“견 도위도 가서 쉬도록 하게. 언제 출정할지 결정을 하면 바로 알려주지. 이번에 무기를 만드느라 고생 많았네.”
“…예.”
견초와 이통 모두 이해하기 어려운 듯 보였다.
이제 곧 한파가 몰아치는 겨울이다.
오랫동안 병주목의 자리를 맡으며 삭주에 대해서는 자세히 아는 가후였다.
한파가 몰아치는 상황에서 삭주를 공격하면 오히려 자신들에게 손해다.
그런데도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다니.
그들이 나가자 가후는 빙긋 웃었다.
“탁발힐분이 과연 어떻게 나오려나…”
탁발부의 대인이었던 탁발인과는 자신도 아는 사이였다.
지금까지 탁발부는 무척이나 잘해왔다.
사마의가 서량을 공략할 때 독발부는 병력을 써가며 도왔지만 탁발부는 탁발인의 현명한 판단으로 오래 전부터 위국과 관계를 다져왔었다.
그런데 그 균형이 깨져버린 것이다.
황충의 발호로 인한 위기에서 탁발인이 탁발힐분에 의해서 실각해버렸다.
지금까지 다져진 탁발부와의 관계가 험악해졌다.
하지만가후로서는 나쁜 일이 아니었다.
“더 이상 그들은 필요가 없으니까…”
이 위기 속에서 독발부는 망설임없이 위국에 의지하기를 원했고 탁발부는 자신들 스스로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쳤다.
“…이걸로 확실해졌군.”
탁발부는 제거한다.
탁발인은 현명했지만 자신의 아들을 다스리지 못했다.
그것은 아주 큰 실수라고 할 수 있었다.
제 아무리 자기가 현명하고 정치적인 감각이 좋으면 뭐하나.
자기 가족조차 다스리지 못하는데.
가후는 따뜻한 차를 홀짝거렸다.
그때 집무실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들어오도록.”
조비의 밑에 있다가 조비의 몰락 이후 가후를 따르게 된 염포.
사마의의 소개에 의해 관직을 얻고 자신의 밑에 들어 온 소칙.
마찬가지로 사마의의 소개로 병주에 온 관구흥이었다.
안문군과 인접한 지역의 이민족들을 포섭하고, 또 수긍하지 않는 이들을 쫓아내는 업무를 맡았던 그들이 들어오자 가후는 웃으며 말했다.
“수고했네. 추운데 고생들이 많았군.”
“아닙니다.”
“병주목의 명령이라면 당연히 해야 할 일이지요.”
그들의 얼굴이 추위로 붉게 달아오른 것을 보며 가후는 차를 내왔다.
따뜻한 차를 받은 관구흥은 떨떠름한 어조로 말했다.
“그나저나 병주목. 언제까지 이렇게 얌전히 있으실 생각이십니까?”
“왜? 몸이 근질근질하나?”
“애초에 선비족 놈들은 믿을 수 있는 놈들이 아니라고 말씀드렸잖습니까. 그놈들은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것이 아주 십상시마냥…”
“너무 그리 말씀하시지는 마시지요. 어리석은 이들의 행동을 어찌 나무라겠습니까.”
관구흥은 강경했고 염포는 중립을 유지했다.
그렇다면 소칙은 어떨까?
가후의 시선에 소칙은 쓰게 웃었다.
“어떻게든 끌어들일 수 있는 이들은 끌어들였으면 합니다만… 쳐내야 한다면 철저히 쳐내야겠지요.”
셋의 의견이 전부 다르다.
그들을 향해 웃으며 가후는 차분히 말했다.
“이민족에 대한 정책은 그렇게 쉽게 내리고 행할 만한 것이 아니야. 아주 천천히, 차근차근 진행해야지.”
“하지만 지금 병주목께서는…”
“경거망동은 말게나.”
빙그레 웃으며 가후가 말하자 항변하려던 관구흥은 입을 다물었다.
가후는 문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 살기는 도대체 뭐란 말인가.
어렸을 때부터 전장을 다니며 수도 없이 많은 이들을 죽여왔지만 가후의 시선에 관구흥은 자연스레 압도되었다.
그가 고개를 숙이자 염포는 머뭇거렸다.
“경거망동의 차원을 떠나서… 불안해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병주의 병사들이 전쟁을 두려워하는 이들이었나? 그런 것 같지는 않은데.”
“그런 문제가 아닙니다. 그들이 걱정하는 것은 한파입니다. 한파에 동사한다면 개죽음도 그런 개죽음이 없지요.”
“걱정말게나. 나에게도 다 생각이 있으니까. 소 종사. 자네는 뭐 할 말 없나?”
“병주목께서 잘 하시겠지요.”
“하하하!! 마음에 드는군.”
소칙만이 군소리가 없다.
관구흥과 염포가 바라보았지만 소칙은 입을 다물 뿐 이었다.
가후는 그를 향해 작게 웃은 후 천천히 말했다.
“아무튼 추운데들 고생했네. 일단 가서 쉬게. 출정할 때가 되면 내 바로 알려주지.”
“예!”
그들이 나가자 가후는 반쯤 식은 차를 홀짝거렸다.
이들은 아직 자신의 생각을 모르고 있다.
‘출정따위 하지 않을 생각인데…’
지금 움직여봤자 불리한 것은 위국이다.
만약 삭주가 황충에 의한 공격을 받지 않았다면.
유주와 붙어 있는 북방 이민족들이 위국과 좋은 관계가 아니었다면.
거기에 서량을 위국이 차지하지 않았다면.
셋 중 하나라도 이루지 못했다면 이런 수는 쓰지 못했을 것이다.
‘결국 그들은 고립될 수 밖에 없어.’
한모금 차를 마신다.
그리고 싸늘한 시선으로 북쪽을 응시한다.
“떡잎부터 알아본다고 했는데… 그 어린 꼬마가 결국 이런 큰 사고를 쳐버리고 마는구만. 하핫.”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에게 이글거리는 시선을 보냈던 탁발힐분이 떠올랐다.
약자를 챙기고, 힘없는 이를 보살피면서도 강자에게 저항하던 그 모습을 떠올리며 가후는 작게 웃었다.
“아쉬운 녀석이군. 만약 위국에서 태어났다면, 그리고 우리와 함께 했다면 분명히 영웅의 그릇이었을텐데.”
이번 수로 수많은 이가 죽을 것이다.
독발부, 탁발부에 가세하지 않은 유목민들 중에서도 엄청난 사상자가 생길 것이다.
그리고 탁발힐분은 그 처참한 죽음을 가져 온 악적으로 역사에 남게 되겠지.
또한 자신 역시도 마찬가지로 위대한, 혹은 최악의 책사로 이름남을 것이다.
하지만 그게 무슨 상관인가.
가후는 눈을 번뜩이며 중얼거렸다.
“어차피 할 일은 정해져 있는 것을.”
출정의 준비는 이미 끝났지만 가후는 출정을 시키지 않았다.
그저 계속해서 준비만 시킬 뿐.
그러던 와중에 상곡군에서 전령이 찾아왔다.
저수의 아들인 저곡이었다.
그가 서찰을 가지고 오자 가후는 웃으며 그것을 받았다.
“무슨 이야기가 적혀 있습니까?”
“상곡군에서도 출병 준비가 끝났다고 합니까?”
시간이 흐를 수록 초조해하는 이들의 말을 귓등으로 넘기며 가후는 서찰을 펼쳤다.
서찰의 내용을 천천히 읽은 가후는 그것을 곱게 접었다.
“승상부주는 지금 뭘 하고 있는가?”
“출정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아니! 도대체 얼마나 하려고…!!”
관구흥이 어이없어하며 외치자 그의 옆구리를 염포가 쿡 찔렀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승상부주다.
그를 욕했다간 목이 날아갈 수도 있는 것이다.
관구흥이 입을 꾹 다물자 가후는 웃으며 저곡에게 물었다.
“상곡군의 병력은?”
“흑귀대를 포함하여 약 사만 정도 됩니다.”
“유주에 북방 통제군이 올라갔나?”
“예. 부여의 움직임을 제어하기 위해서…”
“됐네. 여기까지 오느라 고생이 많았어. 쉬고 가게.”
“아니. 빨리 올라가야 합니다. 언제 출정할지 모르는 상황인지라…”
“그래? 그래도 차 한잔 할 시간은 있겠지?”
“예.”
“내 집무실에 들어가서 기다리게나.”
저곡 역시 무관.
출정을 위해서 해야 할 일이 많았다.
그가 꾸벅 허리를 숙여 인사하고 나가자 관구흥은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
“병주목. 이러다가 정말…”
“기다려보세. 승상부주도 아직 준비가 되지 않은 듯 하지 않은가.”
“저희가 먼저 움직이는 것도 중요하지 않겠습니까? 삭주 쪽에 지금 자리를 잡는 탁발부의 전사들이 늘어났다고 합니다.”
“그래?”
“예. 우물가, 그리고 쉴 수 있는 곳을 점령하는 일은 중요합니다. 잘못하면 식수의 보급이 힘들어 질 수 있습니다.”
삭주는 무척이나 넓은 땅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식수를 보급받기 위해서는 몇몇의 우물을 쓸 수 밖에 없다.
그곳을 탁발부에서 차지하고, 또 우물을 더럽힌다면 식수의 보급이 힘들어진다.
군인으로서 당연히 생각해야 하는 일을 그가 언급했지만 가후는 그저 빙긋 웃을 뿐 이었다.
“조금 더 기다려보세.”
“도대체 뭘 생각하시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관구흥이 힘없이 고개를 숙인다.
다들 불안한 표정이었다.
삭주의 탁발부는 내버려두면 커다란 골칫거리가 될 것이다.
빠르게 잡아내야 한다.
“삭주놈들 때문에 익주 점령도 늦어지는데… 이렇게 시간을 보내다가는 내 후년에도 익주 공략이 불가능해지는 것 아닙니까?”
“그리 되면 병주목을 공격하는 이들이 늘어날 것입니다.”
적을 앞에두고 싸우기를 주저하는 이는 신뢰받지 못한다.
다들 가후를 좋아하며, 또 진심으로 따르고 있었다.
가후가 싸우는 것을 주저하는 것 때문에 병주목의 자리를 빼앗길까 걱정한다.
그들의 걱정어린 말에도 가후는 고개를 저을 뿐 이었다.
“조금 더 기다리세. 그리고 어지간하면 전투는 그만하도록 하고. 이곳에서 대기하도록 하게나. 병사들의 훈련은 계속 진행하게 하고 말이야.”
“알겠습니다…”
자신의 집무실로 들어간 가후는 저곡에게 차를 내어주었다.
그가 그것을 홀짝거리자 가후는 웃으며 물었다.
“그래… 승상부주께서는 뭘 하고 계신가? 내가 알기로 그쪽도 출정을 위한 준비 정도는 끝났을텐데.”
“함정을 만들고… 그리고 흙을 모으고 있습니다.
“흙을 모아? 아. 아하하하! 그렇군.”
저곡도 아직까지 흙을 모으는 이유를 몰랐다.
하지만 가후는 눈치 챈 듯 싶었다.
그가 웃자 저곡은 의아해했다.
“왜 그러십니까?”
“아무것도 아닐세. 자. 돌아가는 길에 여비로 쓰게나.”
품에서 금이 담긴 주머니를 꺼내 그의 손에 올려준 가후는 저곡이 인사하고 나가자 싱글거렸다.
“이거 현명한 사제와 함께 일하니 편하군.”
자신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예상한 듯 싶었다.
그러니 굳이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움직여준다.
뛰어난 장수나 책사와 함께 일하는 것보다 더욱 편했다.
“그러고보니 사제는 늘 그랬지.”
그는 나서는 것보다 뒤에서 지원하는 것을 좋아했다.
나서야 할 때는 어쩔 수 없을 때 뿐.
그것을 생각하니 괜스레 미안해지는 가후였다.
“쩝. 못난 사형을 둔 죄라고 생각하게나.”
자신이 생각하는 책략을 쓰기 위해서는 시간이 많이 걸린다.
업에 돌아가서 할 일도 많을텐데 삭주의 일 때문에 괜히 잡아둔다 생각하며 가후는 부드럽게 웃었다.
“이 빚을 어찌 갚아야 할까…
========== 작품 후기 ==========
아이고;;; 다 써놓고 안올렸네요
안녕하세요 레데입니당
즐거운 주말이 끝났군요ㅠㅠ
흑흑…
푹 쉬었더니 손은 좀 낫네요 대체 뭐였는지 ㅋㅋ
내일은 병원 가봐야겠슴다…
대댓글 갈게용!
리수진 // 감사합니다~
구리44 // 감사해영~
똥pipe사나이 // 감사합니다~
인페르니우스 // 땡큐썰~
Flyback // 그래야되는데ㅠㅠ
내가길을안다 // 좀 쉬었네요 ㅋㅋㅋ
백발마인 // 감사합니다~
커피는막심 // 오늘은 집에서 계속 잉여짓만!
일반사람 // 그러고 있네요 ㅋㅋ
윤하 // 오옷! 감사합니당~
곰횽 // 히히 좀 쉬었어요~
Sigyun // 오늘은 집에서 놀고 먹으면서 쉬었네요 ㅋㅋㅋ
ppk12 // 요새 잠이 부족해서 그런가 싶네요유ㅠ
암천회류 // 감사합니당~
천공의행검 // 스트레칭은 맨날 하는디…ㅠㅠ
Zenecis // 내일은 가보려구요 ㅎ
허클베리fin // 아이고 ㅠㅠ 쿠폰 감사해영 땡큐땡큐!
Bobbylow // 아니 이게 갑자기 이러는거라 ㅋㅋㅋ
마리오넷 // 가능했네요… ㅋㅋㅋ
위저드나이트 / 오옷 수정했어용 ㅎ
허니앙쥬 // 무리는 안하는데 갑자기 이러네요 ㅋㅋㅋ
luvart // 감사합니당 ㅎ
cruel_pilot // 넹..ㅠ
Vivid Spirtit // 어… 그거 쓰고 있어요 ㅋㅋ 손목이랑 손가락 관절들이 급 아파서 그럼다ㅠㅠ
바이러스 // 감사합니다~
곰도리카 // 오늘은 집에서 푹 쉬었네요 ㅋㅋ
슈비듀비 // 식사를합시다도 같이써서 그런가 ㅋㅋ 갑자기 이러네용 ㅎ
흑흑
십년 전만 해도 안이랬는디…
그럼 내일 봅시다!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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