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ree Kingdoms Shrine RAW novel - Chapter 10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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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이 만들어지고 며칠이 지나자 아버지는 겨울이 오기 전 산양군으로 돌아가시기로 했다.
조식이 임시 산양군수의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지만 그래도 언제까지 비워 둘 수 없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솔직한 심정으로는 가기 싫구나.”
“그럼 여기서 사시지요.”
“성이가 크기 전까지는 힘들지. 녀석아.”
“아니 순선도 있잖습니까.”
서주의 연구소에 가 있는 것은 이전과 모가다.
그리고 진가윤에 있는 것은 순선과 보연사고.
진가윤이 산양군과 인접한 곳에 있는만큼 슬슬 산양군을 순선에게 맡겨도 되지 않을까? 라는 욕심은 있었다.
사위도 자식이라면 자식이다.
물론 사고를 쳤지만 그래도 어쩌겠냐.
“산양군을 선이에게 물려 줄 생각이더냐?”
“뭐… 필요하다면?”
진가윤 연구소의 소장으로 있으며 순선은 진가가 가지고 있는 많은 지식을 쥐고 있었다.
그런만큼 산양군을 맡긴다고 하더라도 문제가 될 것 같지는 않았다.
내가 대답하자 아버지는 지팡이로 내 팔을 툭 쳤다.
“나도 선이를 좋게 보고 있지만 그럼 연구소는 어쩌려고 그러는거냐? 너무 선이에게 부담을 주지 말거라.”
“끙…”
“그리고 나도 아직 힘이 남아 있어. 뒷방 늙은이가 될 생각은 없다.”
하긴 이렇게 때리시는 거 보면 힘은 꽤 있는 듯 싶다.
아버지는 웃으며 말한 후 서황과 장료의 부인들에게 말했다.
“자네들은 어찌 할 생각인가?”
“저희는 조금 더 남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그리들 하게. 이번에 도와줘서 정말 고마우이.”
그녀들에게 아버지는 허리를 숙였다.
그것을 본 부인들이 당황했지만 아버지는 끝까지 인사를 마쳤다.
“하녀도 아닌데 이렇게 나서 준 것에 내 어떻게 감사를 해야 할지 모르겠구만. 필요한 것이 있다면 언제든지 산양군에 요청하게나.”
“감사합니다. 군수님.”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한 것 뿐인데…”
“허허허. 그래. 그럼 그리들 하게나.”
“장 부인. 마차는 내가 준비해주지.”
“감사합니다. 승상부주.”
장료의 부인은 장료가 있는 상곡군으로 간다고 했다.
내 아내들의 산후조리가 필요하기는 하지만 유모들도 있고, 또 장연과 요정이 남는데다가 서황의 부인도 진가에서 머문다.
큰 일이 끝났으니 슬슬 각자 할 일을 하러 가는 것이다.
“승상부주. 그럼 저희도 가보겠습니다.”
“어. 그래. 정말 고마웠다.”
당지와 번아도 아버지가 내려가는 편에 함께 내려가 서주로 복귀할 듯 싶었다.
좀 더 남아줬으면 좋겠지만 화타의 의방에서 할 일도 있었다.
내가 아쉬워하자 번아는 웃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나중에 장 선생께서 올라오실 겁니다.”
“장 어르신이? 왜?”
“지금까지 했던 연구 결과를 가져다 주신다고 하더군요. 장 선생이 합류한 이후로 꽤 많은 성과가 있었던지라.”
“성과?”
“마취제에 대한 것입니다.”
“으음…”
노숙과 함께 앵속에 대한 연구를 한 장중경이다.
그런만큼 앵속을 이용한 마취제에 대한 연구는 더 완벽해졌을 것이다.
물론 그것 뿐만이 아닌 듯 번아는 다른 부분도 간단하게 설명해주었고 난 고개를 끄덕였다.
“어째 연구비용 더 달라고 하려는 것 같은데.”
“하하… 뭐 그렇기도 하고?”
모든 연구는 결국 돈이다.
돈이 없으면 할 수 없는 것인만큼 성과를 보이고 투자비용을 얻어내려는 것은 당연했다.
장중경이 직접 오려고 한다는 것도 이해는 가는군.
“그리고…”
번아는 우물쭈물하다가 내 귀에 속삭였다.
“우두의 접종 문제에 대해서도 말씀하실 겁니다.”
“…그래야지.”
몇몇 지역에 불과하기는 하지만 여전히 천연두에 대한 위험은 남아 있었다.
서주나 기주 쪽이라면 문제가 없지만 다른 지역에서 마마가 퍼지면 답이 없었다.
물론 마마가 발생했을 때 그것을 처리하는 법은 모든 관에 퍼져 있었다.
하지만 마마가 괜히 마마라 불리는 것이 아니다.
나 뿐만 아니라 각 관에서 괴력난신을 박멸시키기 위해 애를 쓰고 있었다.
하지만 수백, 수천년간 사람들 마음에 자리잡고 있는 괴력난신에 대한 믿음을 뿌리 뽑기는 어려웠다.
마마가 발생하면 무당이나 방사를 불러 제사를 지내는 마을은 여전히 있었고 그것으로 인해 피해가 확산되는 일은 종종 있었다.
화타는 그것을 끔찍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의 목표 중 하나가 천연두. 마마의 박멸이었으니 말이다.
대응법이 있지만 그 대응법을 실행시키기 어려운 상황.
그렇기에 화타는 나와 조조의 손을 잡았다.
“솔직히 그 방법을 시행하는 것이 어렵겠지만…”
“관이 통제하여 강제로 시키면 어떻게든 되겠지. 걱정말게나.”
“예!”
우두로 접종을 한 이들의 수는 천하 전체에 비하면 극히 드물었다.
내 가족들.
그리고 내 부하들과 내 친구들.
그들에게는 접종을 마쳤지만 아직 천하 백성들 전부에게는 우두 접종을 할 수 없었다.
화타의 목표는 천하 전체의 사람들에게 그것을 접종시키는 것.
그럼으로써 천연두의 피해를 최대한 줄이는 것이다.
“어르신과의 약속은 기억하고 있으니까. 너무 걱정하지 말게.”
“하하… 예.”
“그리고 나중에 우리 애들 접종은 좀 부탁할게.”
“알겠습니다. 지금 의방에 꽤 많이 모아놨습니다.”
“그래? 그럼 다행이군.”
우두를 배양하는 것은 실패했다.
결국 자연적으로 발생한 우두를 모으는 것 외에는 강제적으로 우두를 일으키게 하는 수밖에 없었다.
매년 우두에 걸린 소를 모아서 우두를 채취, 그 우두의 고름을 분말화시켜 보관한다.
그리고 우두가 발생한 소가 없으면 우두의 고름을 다른 소들에게 접종시켜 강제적으로 발생하게 만드는 방법을 취하고 있었다.
당연하겠지만 돈이 많이 들어가는 방법이다.
관의 도움 없이는 결코 할 수 없는 방법인지라 이 부분은 화타의 의방 역시 관과 협력할 수 밖에 없었다.
“어떻게든 소를 쓰지 않고 늘릴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다면 좋을텐데.”
“어쩔 수 없지요. 저희도 연구는 계속 하고 있습니다만.”
화타가 마음 잡고 연구를 하는데도 성과가 나오지 않는다.
그렇다면 방법이 없는 것 아닐까?
내가 고민하는 사이 준비가 다 되었다.
“이제 가도록 하마.”
“음. 예. 관평, 장합. 잘 부탁할게.”
“예.”
“걱정마십시요.”
아버지를 산양군에 모셔다 드리고 당지와 번아를 서주까지 데려간다.
그리고 복귀하는 것이 장합과 관평의 이번 임무였다.
그들이 말에 오르자 아버지는 내 손을 꽉 잡았다.
“잘 하리라 믿으마.”
“하하. 예.”
“이제 너도 다 커서 뭐라고 할 수가 없구나. 그저 네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해 긍지를 가지고 임해주길 바란다.”
다른 이들도 준비를 마치고 멀어진다.
그들이 멀어지는 것을 보며 난 한숨을 내쉬었다.
“그럼 들어갈까?”
“예.”
배웅하기 위한 이들과 함께 진가로 돌아왔다.
말을 근처에 두고 들어가려고하는 찰나 난 길의 끝쪽에서 예상치 못한 이를 발견했다.
“어라?”
익숙한 얼굴이 눈에 띄었다.
그가 점점 가까워지자 나는 당황하며 외쳤다.
“순선이잖아!?”
순선이 일행을 이끌며 오고 있었다.
그리고 그의 뒤로는 꽤 많은 수레와 마차들이 있었다.
우리가 당황하는 사이 어느새 진가 앞에 도착한 순선은 웃으며 외쳤다.
“아버님!! 제가 왔습니다! 하하!”
“어… 그래. 아니 오려면 연락이라도 좀 하고 오지 그랬냐?”
부르기는 해야겠지만 휘의 출산 때문에 부르지 못했었다.
그가 온 것에 우리가 놀라는 사이 집 앞에 도착한 마차가 열렸다.
마차에서 내린 것은 아이를 안고 있는 휘였다.
“아버지!”
“휘야!!”
아니 왜 휘가 여기!?
난 순선을 꽉 잡았다.
“이 자식아! 출산을 한 후에는 산후조리를 위해서 얌전히 집에 눕혀둬야 되는 거 몰랐냐!? 그리고 아기들에게 바깥 바람이 얼마나 안좋은데!”
“하, 하지만.”
“하지만 뭐!”
“…아버님과 어머님께도 저희 딸을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에…”
“…큭. 이놈이!?”
솔직히 보고 싶기는 했지만!
“괜찮아요. 의원들께도 허락을 받았으니까. 그리고 천천히 오기도 했고.”
휘가 상냥히 말하자 난 순선의 팔을 놓아주었다.
내 성질에 헬쑥해진 순선은 한숨을 푹 내쉬었다.
“으…”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올거면 네 녀석만 오든가! 아니면 봄에 왔어야지! 서황! 휘를 어서 안으로 들여보내!”
“예!”
휘가 아이를 안고 안으로 들어간다.
그것을 보며 난 얼굴을 감싸쥐었다.
“아아… 이래서 애들의 결혼은…”
옆에서 봐주는 어른이 없다는 것이 진짜 안타깝다.
내가 힘없이 말하자 순선은 여유롭게 말했다.
“하하하. 괜찮습니다. 저희 애가 얼마나 건강한데. 화타 어르신께서도 전혀 걱정할 필요 없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어쭈? 너 좀 강해진 것 같다?”
옛날에는 내가 화를 내면 움찔하던 녀석이었는데.
순선은 싱글벙글 웃었다.
“저도 이제 한 아이의 아버지잖습니까. 아버지는 강한 법입니다.”
“허…”
요놈보소?
그가 히죽거리는 것을 힐끔 본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나를 마주하고도 이정도 배짱이라니.
훌륭하다.
순선은 수레들을 가리켰다.
“그리고 가져 온 것이 있습니다.”
“뭘 가져왔는데?”
“감채입니다.”
순선이 가져 온 감채는 열 수레 정도다.
낙양에 갔던 것에 비하면 상당히 많지만 크기는 낙양에서 온 것에 비하면 작았다.
“흐음… 이겁니까?”
“그래.”
순선은 내가 보여 준 당을 골똘히 바라보았다.
한참 그것을 만지작거리던 순선은 살짝 긁어낸 당을 맛본 후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뭐가 역시야? 알고 있는게 있었냐?”
“아뇨. 보 소장님께서도 어느정도 예상은 하신 것 같습니다. 이런 형태가 되지 않을까… 라고. 감채에서 추출하신 겁니까? 어떻게?”
“그렇게 어렵지는 않아. 얇게 썬 후…”
감채에서 당을 추출하는 법에 대해서 가르쳐주었다.
잠자코 들은 순선은 떨떠름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렇게 쉽습니까?”
“쉽지만 감채에서 채취할 수 있는 당의 양은 그리 많지 않아. 이정도 만드는데 들어간 감채가 커다란 상자로 삼십개다.”
“그렇습니까… 그렇다면 걱정하지 않아도 되겠군요.”
감채를 기를 밭은 한정되어 있다.
춥든 덥든 문제는 없지만 중요한 것은 건조해야 한다는 것.
그런 땅은 한정되어 있는 만큼 감채를 기르는 것에 대한 통제는 불가능하지 않을 것 같았다.
“그러고보니 보연사는?”
“지금은 산양군에서 쉬고 있습니다. 화탄의 개발도 어느정도 끝났고, 대정란의 개발도 끝나서. 감채의 재배도 성공했기 때문에 지금 진가윤의 연구소에는 연구를 잠시 멈춘 상태입니다.”
“그래. 적당히 쉬는 것도 중요하지.”
진가윤의 연구소 요원들이 살아가는 꼴을 보면 진짜 휴식을 주기는 줘야 할 것 같았다.
너무 갈아댔더니 사람 몰골이 아니었었던 것을 생각하면 그렇다.
개발해야 할 것들이 끝났다면 적당히 쉬게 하는 것이 나을 것이다.
“화탄… 위력은 어떠냐?”
감채의 재배에 성공했다면 남은 것은 그것 뿐이다.
내 질문에 순선은 눈을 감았다.
“화력을 압도적으로 올리는 것은… 실패했습니다.”
“그러냐.”
“개량하여 안정성을 높이는 정도는 성공했습니다만.”
“그래. 잘했다. 그게 어디냐.”
“다만… 한가지 방법이 있기는 한데. 이게 좀 될때가 있고 안될때가 있어서.”
“뭔데?”
순선은 심각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쌀떡 표면에 철조각을 넣고 기름통에 넣은 후 쏘아내면 됩니다.”
“…그게 뭔 개소리야?”
그게 말이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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