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ree Kingdoms Shrine RAW novel - Chapter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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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그렇게 하십시다.”
만총에게 임시 형주목의 직위를 넘긴다.
그리고 순유와 전예 형이 만총을 보좌하게 한다.
그리하면 익주와의 전쟁을 하는 동안 보급과 형주의 관리에 대한 문제는 없어질 것이다.
전선과 양양을 오가면서 내가 보급을 채워주고, 그 와중에 병사들과 각 현의 사기를 올려주는 방식.
그리고 역병이 있었던 지역을 확인한 후 안전하다는 것이 보장되면 그곳에서 제를 지내 다시 피난민들을 돌려보낸다.
그러면 역병으로 인한 피해는 어느정도 가라앉힐 수 있을거다.
만총, 사섭과 앞으로의 이야기를 하고, 그 대처에 대해 논의를 끝낸 후에야 난 한숨을 쉬었다.
“그럼 사 교주목께서는…?”
“예. 이제 돌아가야지요. 돌아가는대로 곧장 제 아들을 보내도록 하겠습니다. 사일이 정치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으니…”
“그렇다면 바로 승상부에서 일하게 하면 되겠군요.”
그래도 사섭의 아들이다.
손상향을 저정도로 키워낸 사섭에게 가르침을 받았다면 적어도 기본은 하겠지?
승상부의 앞날은 역시 밝다.
만총은 쓰게 웃었지만 별다른 말은 하지 않았다.
그는 알고 있는 것이다.
문관이 가장 개고생하는 부가 승상부인것을.
그래도 따로 말하지 않는 것을 보면 역시 인맥이 최고군.
웃으며 이야기를 끝내려 했을 때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누구냐?”
“스, 승상부주. 하후상입니다.”
얘는 가서 잠이나 잘 것이지.
이 늦은 시간에 무슨 일일까?
난 만총과 사섭에게 허락을 받은 후 하후상을 들어오게 했다.
잔뜩 주눅이 들어 있는 하후상을 위 아래로 흝어보던 나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뭐냐? 그 표정은. 똥이라도 씹어먹었냐?”
“아니 그게 아니라…”
하후상은 어찌할 바를 몰라하다가 넙죽 엎드렸다.
그리고 천천히 상황을 설명했다.
그것을 잠자코 듣던 사섭이 쓰게 웃었다.
“어쩐지 요새 자율과를 많이 해오더니만.”
“그게 뭡니까?”
“상향이 관 도위에게 해줬다는 음식입니다. 상향이 잘 만들 줄 아는 몇 안되는 음식 중 하나이고.”
“그렇습니까.”
“저녁에 따로 자신이 자신 있는 요리를 가져다 주는 정도라면… 손가의 아가씨도 관평에게 마음이 있는 듯 한데.”
만총이 떨떠름히 말하자 업드려 있던 하후상이 움찔한다.
“음… 일단 하후상.”
“예.”
“넌 저기서 벽보고 대가리 박고 있어. 하지 말라면 하지 말 것이지 왜 괜히 나서서 일을 크게 만드냐?”
“윽… 알겠습니다.”
자리에서 일어난 하후상이 머리를 방 구석에서 벽을 보고 선다.
그를 치운 나는 팔짱을 끼고 생각했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나서야 하나.
“뭔가 방법이 없겠나?”
만총은 안타까워하며 물었고 난 어깨를 으쓱였다.
이럴때?
내가 어떻게 아냐.
“어. 음… 이래뵈도 저는 거절만 해온 남자인지라…”
“…가끔씩 생각하는건데 자네는 참 재수없어.”
“하하. 칭찬 감사합니다.”
사실만 말했을 뿐인데. 뭐.
만총이 뚱한 어조로 말하자 난 사섭을 보았다.
사섭의 말에 의하면 손상향도 나름대로 관평에게 관심이 있는 듯 보였다.
기껏 요리를 해서 사섭과 관평에게만 가져다 준 것을 보면 말이다.
“생각해보니까 열받네. 누구는 입이고 누구는 주둥이인가.”
“하하하. 그리 생각치 마십시요.”
사섭이 애써 손상향을 변호한다.
그래.
뭐 요리 좀 못 먹으면 어떤가.
난 뒤통수를 긁적거렸다.
“전 그것보다 관평이 더 걱정입니다.”
그놈이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줄이야.
한계를 넘기 위해서는 죽음과 친해져야 하고, 또 죽음을 즐길 줄 알아야 한다고?
에라이 미친놈.
그냥 확 업으로 돌려보내버릴까?
내가 고민을 하자 만총은 웃으며 말했다.
“모든 무관들의 꿈이나 다름없는 일이야. 그것을 주군인 자네가 막을 필요는 없겠지.”
“부하들이 쓸데없이 죽게 하지 않는 것도 주군의 일이라고 생각합니다만… 흠.”
“어쩌실 생각이십니까?”
사섭이 웃으며 묻자 난 볼을 긁적거렸다.
“하후상의 말이 사실이라면 관평도 나름대로 손상향에게 관심은 가지고 있는 듯 싶은데.”
물론 그게 연애감정이라기보단 동료애에 가깝지만.
하지만 동료애에서 연인관계로 발전하는 경우는 이미 본지라 부담 될 것은 없었다.
“감녕과 여영기는 동료였다가 결혼을 하게 되었지요. 그런 것을 보면 가망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닌데.”
“그럼?”
“방침은 동일합니다. 그냥 내버려둬야지.”
“엥?! 하지만 저 녀석이 나서서 망하지 않았는가.”
“그정도로 망할 사이면 결혼해도 좋은 관계 유지하기 힘듭니다.”
만총의 말에 난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사섭에게 말했다.
“교주목. 아까 말씀하신 것. 지금도 유효합니까?”
아까 전에 사섭은 자신은 돌아가지만 손상향은 두고 간다고 했었다.
손상향은 무인으로서도, 또 지휘관으로서도 꽤 능력이 있었다.
그렇다면 무관이 부족한 양양현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이야기였다.
교주에도 사람이 없을 것 같아 그냥 사양했었는데.
사섭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괜찮지요. 하지만 이 이야기를 듣고나니… 상향이 어찌 생각할지는 모르겠습니다.”
“예?”
“아. 그건 사실 상향이 직접 남겠다고 얘기한 것이라서…”
“그렇습니까.”
여자의 마음은 갈대라서 도무지 모르겠다.
관평이 그런 소릴 한 것을 들었다면 열받아서 그냥 돌아갈지도 모르겠는데?
남자 셋이 머리를 굴려봤지만 마땅히 이렇다할 대책은 나오지 않았다.
“역시 그냥 냅두는게 낫겠군요.”
“그래. 순리대로 가는게 낫겠지.”
“허허허~”
지들끼리 지지고 볶든 말든 알아서 하겠지.
그냥 두자.
그냥 두려고 했는데 하후상에게 이상한 소리를 들어서 그런지 마음이 걸렸다.
아침 조례시간에 관평이나 손상향을 보았지만 별다른 이상을 보이지 않았다.
저런 걸 보면 서로 마음이 없는 것 같기도 하고.
회의장의 묘한 분위기에 부손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무슨 일 있습니까?”
“아니. 별 것 없네. 연락사항이나 말해보게나.”
“음. 순 대부께 연락이 왔습니다. 아마 오늘 저녁이면 도착하실 것 같다고. 승상부주께서는 오늘 출발하셔도 될것이라 말씀하셨습니다.”
“그럼 오늘 가야겠군. 하후상. 관평. 준비는 다 됐나?”
“항상 준비만전 태세를 갖추고 있습니다.”
“저도 준비는 됐습니다만…”
만총에게 받은 물자의 파악은 어제 다 끝내놨다.
그것을 나누고 곧장 화용현으로 가면 된다.
여기서 화용현까지 빨리 간다면 하루면 가지만 물자를 수송하는 것이니만큼 두배는 더 걸릴 것이다.
“그럼 하후상. 너는 선두에서 따라오고 관평은 후방에서 전체적인 상황을 살펴. 병사들이 그리 많지 않으니까 후방을 공격당하면 골치아프다.”
“명령을 따르겠습니다.”
아무리 양양군 내라고 하지만 도적의 위험이 없다고는 할 수 없었다.
아니, 도적을 떠나서 짐승의 습격도 무시 못하지.
내 명령에 관평은 무뚝뚝히 답했다.
“그리고 손상향은… 늘 하던 업무를 해줘야겠는데. 괜찮겠나?”
“상관없습니다.”
“그래? 사 교주목께서는 오늘 복귀하시는데. 업무를 맡으면 배웅은 못하겠군. 원한다면 임무를 그만두어도 괜찮아.”
사섭이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그것을 본 손상향은 대수롭지 않은 듯 무덤덤히 답했다.
“괜찮습니다.”
“하하하. 그래. 내 걱정은 말거라.”
“예. 스승님.”
손상향이 예의바른 태도로 고개를 숙여 인사한다.
그것을 보며 감탄했다.
저 망나니가 저렇게 되다니.
삼일만에 놀랄 정도로 성장하는 것은 남아만이 아닌 듯 싶다.
“그럼 오늘도 각자 맡은 임무를 하도록 합시다.”
만총에게 내 일을 떠넘기고 난 하후상과 함께 순찰을 돌았다.
하후상이 축 늘어져 있는 것이 보기가 참 안쓰러웠다.
그의 등을 몇번 쳐 준 후 시장가에 있는 떡집에서 떡을 사서 걷고 있을 때 어느새 병영 근처에 도착했다.
“슬슬 점심 때인데 여기서 먹을까?”
“그러시죠.”
“야. 힘 좀 내라. 응?”
“아니 친구가 죽음을 각오하고 그 미친 짓을 하겠다는데 어떻게 힘을 냅니까. 부주께서는 허락하실 생각이십니까?”
“솔직히 허락하기는 싫은데 지가 그렇게 하고 싶다면…”
“싶다면?”
“음… 글쎄다. 허락을 해주지 않을까 싶다.”
“주군!”
“사람이 하고 싶은 일을 하지 못하면 맛이 가버리는거야. 그리고 장합과 서황이 한계를 넘는 법을 알면서도 넘지 않는 것은 이유가 있어. 관평은 장합과 서황에게 많은 것을 배웠다. 자신에게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는 그 녀석도 알거야.”
“그렇다면 다행이지만…”
“그리고 이번에 허락을 해주지 않으면? 그 녀석이 천하를 통일하고 나면 진짜 문관이라도 할 것 같냐? 그 녀석은 스스로 싸움을 찾아서 돌아다닐 것이다. 자기가 깨닫고 포기하지 않으면 불가능해. 그럴바에는 차라리 아군이 많고 장합이 있는 전장에 내보내는 것이 나아.”
감녕이 가끔씩 미친 짓을 할 때마다 말리는 것은 여영기나 방통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관평도 차라리 믿을만한 현명한 사람과 함께 있는 것이 나을지도 모른다.
병영에 들어와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는 이들을 지나 장교 식당 근처에 도착했을 때 나와 하후상은 발걸음을 멈췄다.
“야. 저거 봐봐.”
“어…?”
식당의 근처 평상에 앉아 있는 관평을 향해 손상향이 다가간다.
다른 몇몇 장교들이나 병사들도 차마 접근하지 못한 채 힐끔거리거나 다른 일을 하는 척 하며 주의하고 있다.
다들 모르는 척 하면서 은근히 신경을 써주는 듯 보였다.
목소리가 들리려나?
귀를 기울이자 바람을 타고 그들의 목소리가 흘러들어왔다.
“관 도위님. 식사는 하셨습니까?”
“이제 하려고 합니다.”
“오늘 출정을 가신다 들었습니다. 함께 하지 못해 죄송하군요.”
“아닙니다.”
“출정하는 이들은 잘 먹어야 하지요. 간단한 요리를 싸왔습니다. 병영의 식당도 괜찮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좀 더 좋은 음식이 나을 수도 있습니다.”
“매번 감사드립니다.”
매번?
난 하후상을 보았고 하후상은 작게 말했다.
“저도 들은 이야기지만 손상향이 군것질 거리나 요깃거리를 가져와 관평에게 줬다고 하더군요. 관평에게만.”
“음… 그래서 다들 어느정도는 눈치챘나보군.”
“저번에 관평이 손상향을 비호해 준 적이 있잖습니까. 그때 이후로 손상향이 관평을 저렇게 신경써줍니다. 대부분 다 알고 있구요.”
이런 걸 보면 우리 장교들이 참 어른이다.
남의 연애사에 괜히 끼어들지 않고 훈훈하게 지켜봐주니 말야.
그런 면에서 보면 이놈은.
내가 하후상을 바라보자 그는 히죽 웃었다.
에라이.
“퉤퉤. 뭐하시는 겁니까?”
“한심해서 그런다. 짜식아.”
그의 얼굴을 손바닥으로 한번 흝어 준 나는 다시 관평과 손상향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런데 진짜 분위기 안생긴다.
손상향도 감정을 억제하려는지 무뚝뚝하고, 관평은 원래 돌같은 놈이고.
둘이 있으니 분홍빛 분위기고 뭐가 생기지 않았다.
얌전히 지켜보고 있는 사이 관평은 손상향이 만들어 온 고기말이를 꾸역꾸역 먹었다.
“손 도위는 드시지 않으십니까?”
“저는 먹고 왔습니다. 맛이 어떠십니까?”
“늘 생각하는 것이지만 아주 맛있습니다.”
사실 관평이 가리는 음식따위는 없다.
쟤는 뭘 줘도 맛있게 먹는 녀석이라서 말이지.
우리가 지켜보고 있는 사이 다 먹은 관평은 통을 옆에 내려 놓았다.
“매번 신세만 지는 것 같습니다.”
“아닙니다.”
“뭔가 보답이라도 해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만…”
“보답입니까…”
손상향은 잠시 머뭇거린 후 말했다.
“저번에 본의 아니게 관 도위님의 말씀을 듣고 말았습니다.”
“저번?”
“익주 정벌때 전장에 참여하실 것이라고.”
“아아. 하후상과 있을 때의 이야기군요. 그때도 잘 먹었습니다.”
손상향은 차분한 어조로 말했다.
“꼭 전장에 참여하셔야 합니까?”
오오!
이정도라면!?
저 돌 같은 놈도 손상향의 마음을 눈치채지 않을까?
하지만 관평은 내 기대를 한방에 무너트렸다.
“무관으로서 전장에 나서서, 한명이라도 더 많은 아군을 구하려 싸우는 것은 의무이며 임무입니다.”
“그렇습니까?”
“예. 손 도위님의 뜻은 알겠지만…”
“정말 아시는지는 모르겠군요. 하아. 좋습니다. 그렇다면 이것을 받아주십시요.”
손상향은 갑옷 안쪽에서 작은 부적 하나를 꺼냈다.
관평이 그것을 받자 그녀는 천천히 말했다.
“교주에서 작은 부족을 구했을 때 그들에게 받은 부적입니다. 위기시 목숨을 구해준다고 하니 부디 소중히 간직해주십시요.”
“매번 받기만 하고… 돌려주는 것이 없어 죄송하군요.”
관평의 사과에 손상향은 빙긋 웃었다.
“해의추식이라 하지요. 저번에 관 도위께서 저를 도와주신 것에 대한 보답이라 생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음… 감사합니다.”
손상향은 더 말하지 않고 가버렸다.
그들이 가자 관평은 자리에서 일어나 식당 안으로 들어가버린다.
다른 장교들과 병사들이 한심하다는 듯 혀를 차자 하후상은 내 갑옷을 잡고 물었다.
“이래도 개입 안하실 겁니까?”
“으음… 냅둬. 야. 우리도 밥 먹고 갈 준비하자.”
“하아… 저 돌멩이를 어찌 해야할지…”
식당에 들어가 간단하게 식사를 끝냈다.
이른 점심식사를 마치고 몇가지 일을 더 처리하고 난 이후 수송대의 준비가 끝났다는 보고를 받았다.
하후상과 관평이 오자 난 말에 올랐다.
배웅을 위해 나온 이들 중에 손상향은 없었다.
“가자.”
“예.”
하지만 일이 좀 재밌게 흘러가는 듯 싶다.
관평의 목에는 손상향이 준 특이한 형태의 철 부적이 걸려 있었다.
========== 작품 후기 ==========
안녕하세요 레뎁니다 ㅋㅋㅋ
아이고 후기를 써놓고 안올렸네요 ㅋㅋㅋ
오늘 날씨가 이게 뭔지 비가 왔다갔다
어휴 ㅋㅋㅋ
사람 헷갈리게 하는 날씨네용 ㄷㄷ
으…
그럼 대댓글 갑니당!
윤하 // 안타까운 이들이죠 ㅋㅋㅋ
실버스타 // 끝나지 않는…ㅠㅠ
LimitZero // 그러겠죠 ㅋㅋㅋ 그런 거 하지 말라고 할듯 ㅋ
Guaaaaak // 과연 올 것인가!! 뚜둥!
Dunkel // 그것이 엔딩으로 가는길!
Bobbylow // 아이고 오타 투성이…ㅠ 수정했습니다 ㅠㅠ
마리오넷 // 에이 설마요 ㅋㅋㅋㅋ
엘릭소프르 // 바짝일하고 있슴다 ㅋㅋㅋ
히히
그럼 내일 봅시다!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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