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ree Kingdoms Shrine RAW novel - Chapter 1176
정찰을 다녀 온 강경은 현재 상월로와 절각로에 있는 깃발을 확인했다.
양평관으로 통하는 상월로에는 곽회의 깃발이.
가맹관으로 통하는 절각로에는 서복의 깃발이.
각 부대에 이만여 이상의 군이 주둔하고 있었다.
보고를 받은 장완은 지도를 보며 고민했다.
“누구를 치는 것이 낫겠습니까?”
둘 모두 만만치 않은 상대다.
서복은 말할 것도 없고 곽회 역시 예전 가정에서 이엄을 막아낸 자다.
장완과 장송이 심각한 표정으로 적에 대한 정보를 말하고 있는 사이 얌전히 지켜보고 있던 날카로운 인상의 중년인이 중얼거렸다.
“웃기는 일이군. 수성전을 해도 모자랄 판국에 요격을 나가야 하다니.”
양의가 투덜거렸지만 장송과 장완은 못 들은 척 고개를 돌렸다.
그의 말대로 웃기는 일이다.
하지만 그 웃기는 일을 하지 않으면 끝은 멸망 뿐이다.
“서복보다는 차라리 곽회가 낫겠지.”
장송이 힘없이 말하자 장완은 짧게 혀를 찼다.
최악과 차악 중에서 선택해야 하는 것은 역시 차악일 뿐이다.
“곽회는 수성전에 능하며 침착하게 군을 이끌 수 있는 자입니다. 하지만… 경험이 적지요. 그가 전장에서 두각을 보인 것은 가정성 전투 뿐. 그 이외에는 큰 전투를 경험한 적이 없습니다. 또한 대군을 이끌어 본 적도 없지요.”
“수성전과 야전은 확실히 다르니까.”
성이라는 강력한 방패를 손에 쥐고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전투는 달라진다.
상대적으로 야전 경험이 적은 곽회를 택하는 것이 지금으로서는 옳을 수 밖에 없다.
“그 군에 다른 이가 있는 것을 확인하지는 못했나?”
“첩자의 접근은 불가능 했지만… 깃발로 보아 지휘관은 곽회와 서복 밖에 없었소.”
“그렇단 말이지…”
장송은 지도를 보며 고민했다.
그가 고민을 하는 사이 양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너희들의 생각은?”
“저 역시 곽회가 낫습니다.”
“저도 곽회가 그나마 상대할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장완과 강경이 동시에 답했다.
곽회를 무시한다기보다는 서복을 피하는 것이다.
서복의 군은 삼만.
그리고 곽회의 군은 이만 오천,.
수도 적을 뿐더러 야전 경험이 적은 장군을 택하는 것이 당연히 옳은 일이다.
“그렇다면 결정은 낫군. 상월로의 적 진지 상태는 어떻지?”
“이미 목책과 녹각은 만들어 둔 듯 싶습니다.”
“공격 방법은?”
“저번처럼 양동을 택하는 것이 옳겠지요.”
강경이 이끄는 군이 적의 주의를 끌고, 목책에서 나오게 한 사이 장완이 적진 안으로 들어간다.
빠르게 적 지휘부를 궤멸시키고 혼란에 빠진 군에 최대한 많은 피해를 입힌다.
그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한 수였다.
“상월로와 절각로 사이의 거리는 약 이틀 정도 거리. 혹시 절각로에서 지원을 오지 않을까?
“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니 최대한 빠르게 적을 치고 빠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정찰병을 배치하여 적들의 움직임을 확인, 만약 절각로에서 움직인다면 작전은 중지입니다. 그것은… 봉화로 알리겠습니다.”
“으음… 군을 둘로 나누니 오히려 골치아파졌군.”
왕릉은 군을 한데 모아 힘을 보이려 했다.
그렇기에 오히려 상대하기 편했다.
하나의 지휘부만 무너트리면 됐으니까.
하지만 저의 군세가 둘이나 되어버리나 적들의 협공에 오히려 역습을 당할 것도 생각해야했다.
강경과 장완이 빠르게 전술에 대해 상의를 하는 동안 양의는 장송에게 물었다.
“우리는 이번에도 한중성에서 대기를 해야 하나?”
“그래야지. 우리 모두가 나간 사이 서복이 한중을 공격하기라도 한다면…”
“적들에게 공성장비는 없었습니다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공성 자체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야. 수가 적고, 또 지휘할 이가 없으면 서복은 빠르게 점령을 실시할거다. 그자의 무서운 점은 유연한 움직임이 가능하다는 거다.”
“그렇겠지만…”
“너희들은 모르겠지만 예전 서복은 유요가 차지하고 있던 성을 며칠만에 공략해냈다. 물론 그때도 공성장비가 없었지. 오로지 사다리, 그리고 병력만을 이용해서 유요를 끌어냈었다.”
“으음…”
진짜 무시 못할 놈이다.
그정도 전적을 가졌다니.
장송의 설명에 장완과 강경이 신음하자 양의는 손뼉을 쳤다.
“이번 전투를 통해서 적의 지휘부를 궤멸시키고, 그 혼란을 틈타 최대한 많은 적병을 제거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제 아무리 서복이라고 하더라도 병력이 부족하다면 할 수 있는 것이 적을테니까.”
“예.”
“알겠습니다.”
작전의 시기가 되었다.
달이 뜨지 않은 그믐날 밤.
적이 목책을 만든지 칠일이 지났을 때였다.
흑의로 갑옷과 얼굴을 가린 팔천의 정병을 이끌며 장완은 강경에게 신호를 보냈다.
멀리 적의 진영이 보인다.
세워진 깃발에는 분명히 곽회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신호를 보내라.”
빛이 없기에 소리를 이용한다.
그나마도 뿔피리나 피리는 쓸 수 없었다.
새소리를 흉내낸 병사가 아군의 신호를 받았다.
장완은 입을 꾹 다문 채 검을 잡고 기다렸다.
언제 움직일 것인가.
그것이 문제다.
숲길을 타고 있던 강경의 군에서 검은색 화살이 발사되었다.
어둠을 틈탄 기습.
경계근무를 서고 있던 위국 병사들이 화살에 맞아 쓰러진다.
끔찍한 비명이 밤하늘에 울려퍼지고 적의 부대가 움직였다.
“적습이다!!”
“적이다!!”
소란이 커져간다.
적 진영에서 울려퍼지는 북소리와 뿔피리 소리.
그와 동시에 목책의 문이 열렸다.
무장한 위군 기병들이 나오자 강경의 군이 움직인다.
한번의 교전이 있고 강경은 작전대로 군을 빼 후퇴를 시작했다.
도망치는 익주병들을 위국 기병들이 쫓기 시작한다.
후퇴하면서도 강경의 부대는 계속해서 화살을 쏘아 견제를 하고 있었다.
그 공격을 막아낸 기병들이 다시 공격을 시도하자 장완은 실소를 터트렸다.
‘왕릉이라는 자와는 다르군.’
왕릉의 군도 침착하게 막아내기는 했지만 저렇게 무식하게 돌격하지는 않았다.
주변을 살피고, 혹시 모를 매복이 있는지까지 확인하고서야 그는 군을 보냈었다.
‘확실히 야전 경험은 그리 많지 않은 모양이다.’
목책에서 빠져나간 적병의 수는 일만이 넘는다.
강경의 첩보에 의하면 상월로에 주둔하고 있는 병사는 약 이만 오천이다.
강경이 절반에 가까운 군을 유인했지만 아직 모자랐다.
더 빼야 한다.
“다음.”
어둠 속에 숨어 있던 이들이 움직인다.
맹달의 외조카이며 오랫동안 유장에게 충성한 등현이 이천의 병사들을 이끌고 장완의 군세에서 빠져나갔다.
어둠을 틈타 움직이며 우회해 적 진영의 후방을 공격한다.
어둠 속에서 쏘아진 불화살이 목책에 꽂히며 병사들을 공격하자 또다시 목책의 문이 열렸다.
그리고 나오는 것은 사천의 병사들.
소규모 전투에는 능한 이가 이끄는 모양이다.
그들이 후퇴하는 등현의 부대를 쫓자 장완은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예상했던 대로 공격해 온 적들을 치기 위해 부대가 출정한다.
그것을 지켜보던 장완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너무 잘 풀리는데.’
아무리 야전 경험이 없다고 치더라도 이렇게 단순하게 움직일까?
그 위군이?
그 곽회가?
장완의 뇌리 속에 덜컥 불안감이 치솟았다.
작전을 중지하는 것이 옳을까?
지금이라면 멈출 수 있을지도 몰랐다.
장완이 갈등하는 사이 옆에 있던 부관인 양회가 조심스레 말을 걸었다.
“장 종사. 어찌합니까? 이제 저희가 나가야 할 차례입니다.”
등현이 추격을 나온 부대를 이끌고 멀리 빠지는 것이 보인다.
그들을 추격하던 위국병들 역시 적 진영에서 멀어진다.
장완은 한순간 엄청난 고민에 빠졌다.
‘만약 함정이라면?’
하지만 첩보에 의하면 진영에 병력에 대한 부분은 특별히 바뀐 것이 없었다.
이틀 전에 절각로에서 보급품을 가져다 주러 오십여명의 병사들이 왔다가 그 오십명이 그대로 나갔다.
그 외에는 병력의 증원도, 장비의 추가도 없었다.
그렇다면 걱정할 것이 없는데 왜 이리 불안감이 치솟는 걸까.
“장 종사!”
“아… 가세.”
양회의 다급한 외침에 장완은 결국 결정을 내리고 말았다.
그가 자리에서 일어나자 양회는 무기를 잡았다.
“제가 길을 뚫겠습니다.”
“부탁하네.”
전에도 잘 해준 양회다.
그렇다면 문제는 없을 것이다.
그리 생각하며 장완은 솟구치는 불안감을 감췄다.
등현과 강경이 끌고간 군의 흔적은 이제 보이지 않았다.
적어도 일각 안에 빠르게 적의 수뇌부를 잡아야 한다.
두차례의 기습 공격으로 흐트러진 상황을 이용해야 하고 그것은 양회가 잡기에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장완 역시 습격대에 참가해 상황을 읽었다.
“뚫엇!!”
장완의 외침에 양회가 병사들을 이끌고 앞으로 튀어나간다.
혹시 모를 습격을 대비한 것일까?
목책 위로 올라와 있던 위국 병사들이 다급히 움직이는 것을 본 양회는 강하게 외쳤다.
“밀어엇!!”
천명의 병사들이 목책의 문에 달라붙었다.
힘껏 밀어붙이는 힘에 문이 삐걱거린다.
목책 위에서 화살을 쏘는 이들이 있지만 보호를 위해 이미 방패는 준비되었다.
그렇게 몇차례 힘을 썼을까?
나무로 만들어진 빗장이 부서지며 문이 열렸다.
안에는 이미 당황한 병사들이 있었다.
“장 종사!”
“…안쪽! 지휘관을 치고 치중을 불태운다!”
위국 병사들이 안쪽에서부터 안정을 되찾아간다.
그렇다는 것은 지휘를 하는 이가 안쪽에 있다는 것이다.
양회와 그를 따르는 검병들이 빠르게 검을 휘둘러가며 혼란에 빠진 위국 병사들을 베어넘긴다.
그렇게 길을 열어 안에 도착했을 때.
장완은 이를 갈았다.
“어째서…?”
진영의 중심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저 병사들이 냉정히 방어를 할 뿐.
혼란에 빠져 있던 병사들이 빠르게 자리를 잡으며 목책 안으로 들어 온 이들을 포위해나간다.
그 순간 장완은 불안감이 현실이 되어버렸다는 것을 깨달았다.
“쏴라.”
냉정한 목소리가 울렸다.
노병들이 몰려든 익주병들을 향해 화살을 쏘기 시작했다.
여기저기 막사에 숨어 있던 노병들의 화살 세례에 아군 병사들이 당하자 장완은 다급히 외쳤다.
“피해라!! 함정이다!”
아군의 습격을 예상한 것인가?
하지만 이정도의 움직임이라니.
분명 방금 전까지만 해도 적들은 혼란에 빠져 제대로 대열조차 갖추지 못하고 있었는데.
곽회가 아무리 대단하다지만 이런 것은 경험이 많은 이들이나 가능한 것이었다.
‘실수다. 곽회는 우리가 생각했던 것처럼 애송이가 아니… 잠깐.’
불안감.
그 불안감.
장완은 이를 갈고 지휘관의 막사에 걸려 있는 아문기를 보았다.
떡하니 써져 있는 글씨는 곽회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설마!!”
필사적으로 적 병사들과 싸우고 있는 양회를 향해 장완은 다급히 외쳤다.
“양회!! 탈…”
그때.
익주병들과 어설프게 싸우고 있던 사내가 움직였다.
그의 빠른 검격에 장완을 호위하고 있던 익주병들의 목이 툭툭 떨어졌다.
“이런…!”
자신이 지휘를 하고 있다는 것을 적이 알아내버렸다.
순식간에 거리를 좁힌 그는 시퍼런 눈을 번뜩였고 장완은 낭패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잘가라. 왕릉의 복수다.”
“네놈…!!”
다급히 검을 들어올린 장완이 힘껏 그를 향해 검을 내질렀다.
하지만 청년은 아무렇지 않게 그의 검을 튕겨낸 후 왼손에 들려 있던 소검으로 장완의 복부를 강하게 찔렀다.
“크억!!”
“장 종사!!”
“넌 나랑 놀아야 하지 않겠나.”
장완이 공격을 당하자 양회를 상대하던 하급 장교가 갑작스레 빠르게 검을 놀린다.
실력을 숨기고 있었던 것인가?
자신을 향한 그의 비릿한 미소를 끝으로 양회는 목에서 엄청난 고통을 느끼며 정신을 완전히 잃어버렸다.
“커헉! 쿨럭!”
양회의 죽음.
장완의 치명상.
습격을 들어왔던 익주병들이 오히려 혼란에 빠져버렸다.
포위망이 만들어지고, 여기저기서 날아오는 화살과 창에 익주병들이 처참하게 죽어나간다.
부하들이 끔찍하게 학살당하는 것을 망연자실한 얼굴로 보던 장완은 복부를 부여잡은 채 자신에게 다가오는 이에게 시선을 돌렸다.
“큭…”
그에게 병사들이 다가간다.
수건을 받아 얼굴에 뭍어 있는 진흙을 닦아낸 사내는 씩 웃었고 장완은 힘겹게 이를 갈았다.
“네놈은…”
“이렇게 만나게 되어 영광이군. 장완. 연주목 서복이라고 한다.”
“속였…구나…”
천천히 깃발을 보았다.
깃발에는 곽회의 이름이 걸려 있었다.
그때의 보급병.
그들 속에 서복이 있었던 것인가.
연주목이며 북방의 영웅이라 불리는 장수가 할 짓이 아니다.
아니.
서복이기에, 자신의 명예따위에는 관심도 없는 책사이기에 할 수 있는 책략이겠지.
끝에 도달하고 나서야 자신의 패배를 알게 되었다.
정치가와 다르게 책사는 모든 상황을 이용하고, 또 승리를 할 수 있다면 진흙밭에 구르는 것도 망설이지 않는다.
보급병으로 위장하고 진흙을 온 몸에 뒤집어 쓰는 것도 망설이지 않는다.
그것이 책사다.
곽회의 깃발과 서복을 번갈아 바라 본 장완이 피를 한웅큼 토해내자 그는 빙글 검을 돌려 잡았다.
“건방지게 감히 한번 썼던 전술을 또 써먹다니. 누굴 바보로 알고.”
장완을 발로 걷어차 쓰러트린 서복은 싸늘한 눈으로 그를 내려다보았다.
힘없이 숨을 헐떡이던 장완이 죽음을 감지한 듯 눈을 감았다.
그를 내려다보며 서복은 천천히 말했다.
“만나자마자 이별이군. 잘 가게.”
서복은 망설임없이 검을 휘둘렀다.
그의 검격에 맞은 장완이 털썩 쓰러진다.
익주 사영 중 하나인 장완의 최후 치고는 너무나도 싱겁다.
서복은 그의 시체를 내려다 본 후 강하게 외쳤다.
“겁대가리 없이 이곳에 침입한 쓰레기들을 치워버려라!!”
서복의 지휘를 받은 병사들의 사기가 올라간다.
그들이 빠르게 익주병들을 죽여나가는 사이 하후패는 검을 검집에 넣은 후 말했다.
“곽회가 잘 해줄까요?”
“그라면 최소한 지지는 않겠지. 옆에 곽혁도 있으니까. 만약 그가 강경을 생포한다면…”
조휴의 깃발을 들고 움직인 곽회와 곽혁을 떠올리며 서복은 씩 웃었다.
“한중 공략도 불가능한 일만은 아니겠군.”
========== 작품 후기 ==========
안녕하셔유! 레데입니당!
으아! 본격 익주 공략 이차전 시작!
너무 더워서 빨리 씻고 자고 싶네용
그럼 대댓글 갑니당!
실버스타 // 딱히 영웅보다는 어느정도의 자리에는 앉고 싶다 정도?에 불과하죠. 지금은….
마법날개 // 익주전은 7월 말 안에 끝날거고 본편도 길어야 팔월 중순쯤에 끝날 것 같네용.
말씀하신 한 멸망은… 생각해둔게 있습니다. 어쩌면 간신전 시작할 때부터 생각해둔 마지막일 수도 있겠네요…ㅎㅎ
칵테일3 // 허미… 한달간 피씨방에서 버텨야겠군요 ㅠㅠ
Guaaaaak // 요새 예비군 빡세죠ㅠ 핸드폰도 못쓰게 하구…
히히
그럼 내일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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