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ree Kingdoms Shrine RAW novel - Chapter 201
00201 큰 고양이와 작은 고양이의 요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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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하!”
가슴이 두근거린다.
방통과 감녕이 와서 진유하에 대한 안전이 보장되고 나서야 후다닥 방으로 돌아 온 조청은 크게 숨을 내쉬었다.
“헉헉…”
가슴은 여전히 두근거렸다.
아까 전의 그 미소 때문은 아니다.
“…후후후…”
온 몸이 짜릿하다.
진유하가, 아버지에게 신뢰받는 그 사람이.
하비의 사람들 뿐만 아니라 서주의 많은 백성들이 존경하고 따르는 그 진유하가 자신에게 ‘부탁’을 한 것이다.
그것도 그렇게 진심을 담아서.
자신의 상관이 자신에게 ‘명령’이 아닌 ‘부탁’을 한다는 감각은, 그리고 그 영웅이라 불리는 진유하가 저렇게 진솔하게 말한다는 것은 조청에게 있어서 쉽게 할 수 있는 경험이 아니었다.
군인으로서 상명하복의 자세만을 가지고 있던 그녀였다.
윗사람이 시키면 한다.
아랫사람은 명령을 받든다.
그것만을 생활하며 남녀 관계 따위는 무시하고 살았던 조청은 오늘 남녀 관계라는 것을 조금이나마 알 것 같았다.
“하하하…”
너무 기분이 좋다.
이 짜릿함.
이 희열감.
온 몸을 감도는 기쁨에 그녀는 자신의 손으로 양 팔을 꽉 잡았다.
“그분이 나에게 부탁을 했어… 부탁을.”
진유하는 존경한다.
사랑의 감정?
그건 아직 모르겠다.
하지만 상급자로서는 충분히 존경하고 따를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이다.
그런 사람이 자신이 꼭 필요한 사람이다고 말해주면서 거기에 부탁까지 해버렸다.
배덕감.
상명하복의 관계를 완전히 역전시켜버리는 그 배덕감에 조청은 온 몸이 짜릿거렸다.
약간 탄 피부에는 닭살이 돋았다.
온 몸에 도는 희열감에 조청은 눈을 감고 희미하게 웃었다.
이런 기분인가.
사마영이 진유하에게 매달리는 기분을 알 것 같았다.
누군가를 소유한다는 느낌.
그가 자신을 원하고, 간절하게 바란다는 느낌.
그것은 도적을 토벌했을 때보다 더욱 뿌듯한 기분이었다.
“우후후…”
느긋한 웃음을 지으며 조청은 오싹한 몸을 꽉 끌어안았다.
“이런 기분이었습니까… 아가씨?”
진유하는 자신의 상급자다.
마마를 물리친 영웅이다.
그런 이가 자신에게 간절히 부탁하는 것에 조청은 큰 기쁨을 느꼈다.
단 한번도 느껴보지 못했던 짜릿한 쾌감.
“후후…. 후후후후!!”
그의 따뜻한 눈.
자신을 올려다보는 눈.
자신에게 부탁하는 말.
더 듣고 싶다.
그가 자신에게 매달리며 애원하는 것을 보고 싶다.
그리고 그것을 웃으며 승낙하고 싶다.
그것으로 인해 그가 기뻐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딱히 그의 위에 있고 싶은 것은 아니다.
그를 괴롭히고 싶은 것은 아니다.
다만… 그가 자신에게 매달리는 모습을 보고 싶을 뿐이다.
그가 괴로워하다가 자신에게 의지하는 것을 상상하고, 아까 전 상냥히, 그리고 애처롭게 자신을 올려다보며 부탁하는 것을 떠올린 것만으로도 또다시 온 몸이 짜릿해지는 쾌감을 느끼며 조청은 작게 키득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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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소감은?”
“일단 큰 문제는 없는 것 같은데.”
오늘 연회때 감녕과 방통에게 강망에 대해서 확인을 해달라고 말했고 그들은 내 명령에 수긍했다.
그들을 불러 강망에 대한 평을 들었는데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다.
“딱히 거짓을 말하는 것 같지는 않았는데. 다만 뭐랄까. 좀 아쉬운 부분이 있었수.”
“숨기고 있는 몇가지가 있는 것 같더군. 하지만 그건 모든 사람들이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거야.”
감녕과 방통은 강망에 대한 감상을 내뱉었고 우리는 고민했다.
“확실히 능력은 좋아. 문제는 그게 아니라는 것이지. 네 생각은 어때?”
“서성이나 진군에게, 그리고 산양군에서 온 이들에게 물어봤을 때… 딱히 큰 문제를 일으키는 사람으로 보이지는 않았어.”
“그런 사람에 대한 대응으로 제일 좋은 것은 감금해 놓는 거유. 어디가지 못하게 감시하는… 그게 제일 좋은데.”
감녕이 시큰둥히 말했지만 나와 방통은 일단 무시했다.
그럴바에는 그냥 깔끔하게 죽이는게 낫지.
“공손찬과 유우가 아무리 날고 기어봤자 결국은 원소에게 질 수 밖에 없어. 그렇게 되면 원소는 유주에 있는 마방과 북방의 이민족들과 직접 거래를 할 수 있게 된다. 그들과의 거래, 혹은 공물로 많은 말을 얻을 수 있게 되지. 그런 말들을 강망이 기르기라도 한다면 원소는 공손찬의 백마부대 이상의 강력한 기마병을 손에 넣게 될거야.”
“그리고 등자라는 것도 좀 그렇디다. 등자를 사용하면 일반 기병보다 그 이상으로 말을 편하게 탈 수 있게 되더라고. 나도 한번 타봤는데… 확실히 장병을 다루는데는 그게 더 편했어. 그리고 기마 상태에서 활을 쏘는 것도 더 편했고.”
“중요한 기술들이야. 강망이 그것을 원소에게 주지 않는다는 보장은 있을까?”
내 질문에 방통과 감녕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확신할 수 없는 것이다.
“하지만 강망이 알고 있는 것이 강망만 알고 있다는 보장도 없지. 조홍과 이야기를 했을 때 그도 말에 대한 지식이 상당했어. 거기에 양… 아무튼 그 사람도 말에 대한 지식이 대단하다고 하던데. 지금 유우의 밑에 있다고 하더만. 만약 원소가 유우를 공격하고 공손찬을 이겨 그들의 기술을 가져온다면 딱히 강망의 기술을 독점한다는 것은 무리가 있을거야. 공손찬의 백마부대는 너도 알잖아. 그 백마부대를 키운게 누구라고 생각해? 결국은 북방의 유목민들이라고.”
방통의 말도 일리는 있었다.
강망이 아는 것 중에는 조청이 아는 것도 있었다.
그 말은 다른 기술들에 대해서도 아는 사람이 없다는 보장은 없는 것이다.
난 팔짱을 끼고 생각했다.
“그렇다 하여 좋은 기술을 가진 사람을 무시할 수는 없지. 어떻게 대응하는게 나을까?”
“제거를 하느냐, 아니면 완전히 포섭을 하느냔데.”
“제거는 좀 그렇군.”
비록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내 목숨을 살린 것이나 다름없는 사람이다.
그런 사람을 해하는 것은 내 방식이 아니었다.
“나도 동의.”
감녕은 나와 같은 생각인 모양이었다.
그가 고개를 끄덕이자 방통은 심각한 표정으로 나에게 말했다.
“나도 동의. 하지만 확실히 그 부분에 대한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생각해야 해.”
“방법이 뭐가 있을까?”
“뭐가 있겠냐?”
방통은 뒤통수를 긁적거린 후 날 가리켰다.
“네가 해. 너의 그 혓바닥으로 잘 꼬셔서 확답을 받아내. 강망은 적어도 자신이 한 말 정도는 지킬 사람으로 보이니까. 정 그가 방랑벽이 심하고 여기저기 움직여야 한다고 하면 그에 대한 지원을 확실히 해야한다는 조건으로 네가 그를 잘 현혹해 봐.”
“도련님이 꼬시면 잘 되겠지.”
“아니 무슨 사람을 사기꾼처럼… 나라고 항상 설득에 성공하는 건 아니라고.”
“그래도 우리가 하면 협박이 되어버리는데.”
“설득은 네 담당이잖아. 우리에게는 심문과 고문을 맡겨다오.”
방통과 감녕은 웃으며 나에게 말했고 난 한숨을 내쉬었다.
내가 할 수 없는 것을 저 녀석들이 하듯이 저 녀석들이 할 수 없는 것을 내가 한다.
그렇다면 해야지.
우리의 방식대로 우리의 일을 하려면 내가 어떻게든 설득하는 수 밖에 없다.
다음날이 되자 난 감녕과 함께 마굿간으로 향했다.
어제 술을 엄청 먹고 취해 뻗었던 강망은 새벽같이 마굿간으로 향했다고 들었다.
숙취가 없는 건가…
대단하네.
꽤 마셨던데.
나와 감녕이 마굿간으로 향했을 때 그는 볏집을 모으고 있었다.
“앗! 성주님! 여긴 무슨 일이십니까!?”
“어제 하다 만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아아. 말씀하셨다면 제가 찾아 뵈었을 텐데… 조금만 기다려주시겠습니까? 금방 옷을 갈아입고 오겠습니다.”
“아냐. 일 남은 거 아니었어?”
“그렇긴 하지만 이런 냄새나는 곳에서 성주님을 모실 수는 없잖습니까.”
강망이 웃으며 말했지만 난 고개를 가로저었다.
말똥 냄새와 말 냄새가 심하지만 이정도는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
“저… 정말 괜찮으시겠습니까?”
“괜찮다니까. 그 대신 서서 이야기하긴 좀 그렇고. 앉아서 이야기할만한 곳이 있을까?”
“저기 우물가로 가시면 됩니다.”
강망의 안내를 받아 마굿간 옆 우물가로 향했다.
우물을 퍼 손과 발, 얼굴을 간단하게나마 씻은 강망은 비누를 가리키며 싱글벙글 웃었다.
“이거 정말 굉장한 물건이더라구요! 이것도 성주님께서 만드신 것 아닙니까?”
“응. 아. 산양군에 갔었다고 했지?”
산양군 뿐만 아니라 팽성군, 그리고 하비군에서 비누를 생산하고 있었다.
아직까지는 수산화나트륨을 구하지 못해 좋은 비누를 만들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잿물을 정제하고 또 정제해서 그럭저럭 빨랫비누 수준까지는 만들었다.
그것을 쓰고 있는 강망을 향해 쓰게 웃었다.
“몸에는 맞아?”
“안맞는 사람도 있다고 하더군요. 다행히 저에게는 잘 맞습니다요.”
“그거 정말 다행스러운 일이네.”
“마구와 등자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러 오신 것이지요? 어떤 것이 궁금하십니까?”
“그것에 대해서 다른 이들에게 말한 적이 있나?”
강망은 잠시 생각한 후 빙긋 웃었다.
“말한 적이 없습니다.”
“왜? 그것이 큰 도움이 된다는 정도는 알텐데.”
편자, 그리고 등자와 마갑.
진군에게 설명을 들었을 때 강망은 아무렇지도 않게 그것을 제안했다고 했다.
그것에 대한 효용성을 모르는 걸까?
강망을 빤히 바라보자 강망은 씁쓸히 웃었다.
“그렇게 어려운 것도 아니고… 말에 관심이 있으면 얼마든지 알 수 있는 기술입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처음은 어려운 법이지.”
“제가 알기로 등자는 이미 북방의 이민족들이 쓰고 있던 것입니다만… 그리고 마갑같은 것도 말을 아끼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것이라서…”
“그렇다 하더라도 이런 방식은 나는 처음 보는 것이니까.”
내 질문에 강망은 난처해하다가 한숨을 내쉬고 물었다.
“저에게 원하시는 것이라도 있으십니까?”
“딱히 원한다기보다는… 궁금해서. 네 말대로 누구나 알 수 있는 것이라면 굳이 우리가 아니더라도 다른 이들에게 말할 수 있었던 것 아닌가? 그렇다면 굳이 우리가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도 알릴 수 있었던 것 아닌가?”
“그야… 제가 산양군수님께 도움을 받았고, 또 하비성주님께도 도움을 받았으니까요.”
“응?”
“제가 처음 산양군에 들어왔을 때… 만약 산양군을 다른 사람이 다스리고 있었다면 전 분홍이를 빼앗겼을지도 모릅니다. 분홍이를 데리고 오는 동안 여기저기서 분홍이를 탐낸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특히나 관직에 계신 분들은 더욱 그랬고. 그렇지만 산양군만큼은 달랐습니다. 분홍이를 보고 빼앗기보다는 그것을 오히려 도둑맞을까 걱정해주시고 관아의 마굿간에서 분홍이를 돌보고 저를 일하게 해주셨습니다. 만약 산양군수님이 아니었다면 긴장감에 길을 가다가 쓰러졌을지도 몰랐습니다. 은혜를 입었으니 사람으로서 은혜를 갚은 것 뿐인데… 그게 그렇게 문제가 되는 겁니까?”
고개를 갸웃거리는 그의 말에 감녕은 이상하다는 듯 물었다.
“분홍이? 그게 뭐야?”
“아. 제 친구입니다.”
“사람 이름치고는 되게 특이하네. 강족?”
“아닙니다. 보시겠습니까?”
강망은 자리에서 일어나 마굿간으로 향했다.
잠시 후 그가 한마리 거마를 데리고 나오자 나와 감녕은 감탄했다.
“우와…”
“붉은색 말…”
저정도 거마에 붉은 말.
난 투레질을 하는 말을 보며 물었다.
“한혈마… 인가?”
“네.”
저거…
아무리 봐도 적토만데.
적토마에 대해서는 알고 있었다.
동탁이 여포를 꼬시기 위해 주었고 후에 관우가 얻어 타고 다니게 되는 말.
그 말과 같은 생김새인 붉은 색 말을 보며 나와 감녕이 감탄하고 있을 때 그 말은 투레질을 하며 감녕에게 다가갔다.
“오오!?”
“야. 네가 마음에 드나보다.”
“그… 그러게 말입니다. 이상하다. 저 말고는 사람을 싫어하는 녀석인데…”
강자를 알아 본 건가?
적토, 아니 분홍이는 거칠게 투레질을 한 후 감녕에게 다가가더니 그대로 그의 몸을 머리로 비볐다.
애정표현을 하는 분홍이의 모습에 강망은 잠시 생각하는 듯 입을 다물고 있다가 활짝 웃었다.
“감 도위님. 괜찮으시다면 분홍이를 받아주시겠습니까?”
“어!?”
“분홍이가 저렇게 나오는 건 처음 보는 것이라서. 늘상 사람을 보면 화를 내고 투레질을 했는데 저렇게 나오는게 신기하군요. 감 도위님이 마음에 드는 듯 싶습니다.”
“헤에… 그럼 한번 타볼까?”
“마구를 가져오지요.”
마굿간에 들어간 강망이 잠시 후 안장을 가지고 왔다.
분홍이의 입에 재갈을 물리고 안장을 채운 강망은 감녕에게 분홍이에 오르라 말했고 감녕은 그 위에 오른 후 씩 웃었다.
“오오… 기운도 좋구만!”
“그럼 한바퀴 돌고 와보시겠습니까?”
“그래도 되겠수?”
“뭐… 상관없겠지.”
난 어깨를 으쓱였고 감녕은 신나하며 분홍이를 몰고 가버렸다.
그가 사라지자 난 쓴웃음을 지으며 강망에게 물었다.
“정말 괜찮겠어?”
“네. 분홍이를 데리고 다니느라 사고도 많이 났으니까요. 그리고 저는 숨어 지내야 하는데 분홍이같은 명마는… 좀 위험합니다. 서로에게 좋습니다.”
말은 이렇게 하고 있지만 아쉬운 것 같다.
분홍이가 감녕을 태우고 돌아다니는 것을 안타깝게 바라보던 강망은 날 향해 부드럽게 웃었다.
“그럼 성주님! 하실 말씀이…?”
하.
이거 진짜 안되겠네.
뭘 어떻게 설득해야 될지 모르겠다.
내가 사람을 설득하는 것은 그의 약점이나 욕심을 건드리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렇게 무욕한 사람을 어떻게 설득해야 할지 난감하다.
난 고민하다가 씁쓸한 어조로 말했다.
“나의 사람이 될 생각이 있나?”
“…제가 하비성주님의 사람이…?”
“그래.”
내 질문에 강망은 천천히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무래도 힘들 것 같습니다. 저는… 뭐랄까.”
“딱히 나쁜 제안은 아닌 것 같은데?”
“저야 성주님의 주변에 정착하고 싶지만… 그들은 아주 무서운 사람들입니다. 제가 성주님의 곁에 있다간 성주님도 피해를 보게 될 겁니다.”
“꼭 곁에 있을 필요는 없지. 가끔씩이라도 괜찮으니 내가 있는 곳에 들러줬으면 하는데. 어때?”
이렇게까지 이야기하는데, 그리고 이렇게까지 내어줬는데 더 내놓으라고 멱살을 잡을 수는 없었다.
내가 강망을 바라보며 말하자 그는 안타까운 듯 날 응시하다가 무겁게 한숨을 내쉬었다.
“영광입니다. 하지만…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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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품 후기 ============================
안녕하세요ㅠㅠ
레드에이어임다.
오늘은 제가 일이 있어서 대댓글이 없네요…
그럼 좋은 밤되시구 즐감하셔요
내일 뵙겄슴다.
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