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ree Kingdoms Shrine RAW novel - Chapter 236
00236 네가지 방법 =========================
“어디 다녀 오신거요? 난리통에 당한 줄 알았소.”
백마항에 다시 들어간 여포와 장료, 고순은 항구에 있는 흉족들을 찾았다.
허름한 술집에서 술을 퍼마시던 그들과 재회한 여포는 흉족에게 물었다.
“소란은 들었겠지?”
“음? 응. 지금 공자원에서 죄를 저지른 대죄인 왕흘을 잡았다고 하던데. 이래서 한족들은 문제야. 위대한 스승이라는 자가 살인이나 하다니 말야. 에잉. 인면수심같으니라고. 차라리 우리가 낫지.”
“우리는 최소한 죽일 때는 그냥 죽이니까 말야.”
“으하하하핫!”
술을 들이마시며 흉족들이 킬킬 웃자 여포는 어깨를 으쓱였다.
온현에 가서 무관을 차리고 가끔씩 들어와 약탈을 시행하는 이민족들과 싸운 후 그들에게 힘을 인정받은 후 사마의의 도움으로 그들과 거래를 하게 되어 형제가 되었다.
비록 수는 적지만 기마술이나 밧줄을 다루는 것에 있어서는 자신들 이상의 힘을 보이는 흉족이라면 충분히 도움이 될 것이다.
“해야 할 일이 있다.”
“뭐요?”
“흉족들과 사마가의 병사들 모두에게 일러두도록.”
“뭐 할건데?”
“구출해야 할 이들이 있어. 옷 좀 다오.”
거리는 지금 기주의 병사들이 순찰을 돌고 있었다.
평상시보다 몇배는 많은 그들을 피해 이곳까지 오는 것이 힘들었다.
일단은 흉족으로 위장을 해야 하는 것이 우선이다 라고 생각한 여포는 장료와 고순의 머리를 보았다.
진유하에 의해서 짧게 잘린 머리는 흉족들의 머리와 비슷했다.
“이정도면 되었겠지.”
갈색의 냄새나는 가죽옷을 입은 여포는 고순과 장료도 준비를 마치자 그들에게 고개를 끄덕였다.
“혹시 왕흘을 어디로 데려갔다는 이야기는 못들었나?”
“이야기는 못들었지만 봤지. 큰 죄를 저지른 죄인이니 일단 백마항의 관청에 데리고 간다. 그리고 그곳에서… 아. 그러고보니.”
“뭐지?”
“원소가 이곳에 있다고 하더군.”
“…..”
여포는 무거운 한숨을 내쉬었다.
원소가 있다고?
그는 늑대와 같은 자다.
결코 위험을 곁에 두지 않는다.
그렇다면 그의 곁에 있을만한 인물은 상상할 수 있었다.
‘적어도 문추. 그리고 정예병이 있겠군.’
원소의 상장인 안량과 문추에 대해서는 알고 있었다.
거기에 원가 시절부터 원소를 따르던 무인들로 구성된 정예병들이라면 자신 혼자서 상대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방천화극도, 그렇다고 명마도 쓸 수 없는 상황에서 움직여야 한다면 그들과 마주치는 것보다는 빠르게 잠입을 하여 할 일을 하는 것이 낫다.
“수는 얼마나 되지?”
“그거야 모르지. 엄청 많던데?”
“…….”
난이도가 보통이 아니다.
여포는 잠시 생각하다가 장료에게 말했다.
“장료. 얼마나 버틸 수 있을 것 같나?”
“적어도 반시진 정도는 가능할 것 같습니다만…”
“동백은 북쪽에서 움직일 것이다. 너는 서쪽을 담당하도록.”
“알겠습니다.”
“뭔데? 뭔데?”
흉족들이 궁금해하며 묻자 장료는 쓰게 웃었다.
“약탈의 시간이다. 할 수 있겠나?”
“오! 약탈! 그거 좋지.”
“고순.”
“예. 저는 동쪽입니까?”
“그래. 동쪽의 항구에 있는 배들에 불을 질러라. 적의 수가 많다면 그 불을 보고 그것을 끄기 위해 달려들 이들이 많겠지. 백마항은 원소의 관할이다. 항구에 있는 배들이 불탄다면 업에도 큰 손해가 발생한다. 당연히 그 불을 끄기 위해서 병력을 뺄 것이다. 할 수 있겠나?”
백마항의 어부나 뱃사람들과 친분이 있는 고순은 여포의 명령에 고개를 끄덕인 후 걱정스레 물었다.
“저희는 그렇다 치더라도… 형님께선 어찌 하실 생각이십니까?”
“난 관청에 잠입한다.”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만…”
자신들은 혼자가 아니니 위험하면 튈 수 있지만.
문추나 안량, 그리고 원가의 정예병이 있다면 그곳을 터는 일은 결코 만만하지 않을 것이다.
그곳에서 사람 하나를 구해오는 것이다.
그것이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님을 아는 장료와 고순은 걱정스러운 얼굴로 그를 보았고 여포는 피식 웃었다.
“너희가 잊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난…”
“….”
“…하긴. 이제는 아니지. 아무튼 걱정마라. 위험하다면 나도 바로 도망칠테니까.”
“알겠습니다. 그럼 무운을.”
“그래. 중달이 무운을 받기를 바래야겠군. 그저 도움을 청하려고 한 것 뿐이었는데… 잘만 한다면…”
여포는 힐끔, 백마항의 관청이 있는 곳을 바라보며 싸늘히 웃었다.
“은혜를 전부 갚을 정도가 될테니까.”
“봉기가 납치되었다? 동백이 그렇게 강했나?”
“…그게…”
“허… 바로 벽 너머에 있던 봉기가 잡혀갔는데… 하하. 이거 참.”
봉기가 납치되었다는 보고에 원소는 어이가 없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가.
“벽이 무너지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그리고 수광장 점원의 증언에 의하면 그들이 머물던 옆 후원에는 늙은이들만 있었다고 합니다.”
“그 점원이 거짓을 말한다는 생각은 해보지 않았나?”
“보상금을 준다고 하니 저희가 묻지 않아도 보고하려고 하더군요. 거짓은 아닌 듯 싶었습니다.”
고람의 보고에 원소는 피식 웃었다.
가끔씩 사람들은 돈 몇푼에 뜻을 어기기도 하지만 돈 몇푼으로는 뜻을 어기지 않기도 했다.
그런 것을 생각한다면 고람은 참 순진했다.
“다시 한번 그들을 불러와라. 내가 조사해보지.”
“알겠습니다.”
자신의 말을 믿는 대신 직접 묻겠다는 말에 고람은 속이 쓰렸지만 이런 부분에 있어서는 자신보다 원소가 훨씬 낫다.
그는 원소의 명령을 받고 밖으로 나갔고 원소는 턱수염을 쓰다듬은 후 의자에 묶여 있는 사내를 보았다.
“어찌 생각하시오? 혹여 숨기고 있던 다른 힘이 있었던 것이오?”
“……”
“언제까지 그리 입을 다물고 있을 생각이오? 쉽게 갑시다. 우리.”
“그렇게 쉽게 가려고 나에게 누명을 씌운 거요?”
왕흘이 싸늘히 묻자 원소는 피식 웃었다.
“누명이라니. 어찌 그리 무서운 말씀을 하시는게요. 나는 그저 왕 선생을 지키고 싶은 것 뿐이라오. 어쩌다가 그리 되었소? 왜 그런 짓을 해버린거요?”
“그런 짓이라니…”
“제자를 죽이다니. 이거 참. 해서는 안되는 패륜을 저질러버렸소.”
“나는 죽이지 않았소.”
“그렇소? 허나 그것은 조사해보면 알 일 아니겠소? 그런 패륜에 대한 문제는 원래라면 청주목이 처리해야 하지만… 이를 어쩌나. 청주목이 없으니 바쁘나마 이 원소가 나설 수 밖에.”
“…..”
자신에게 패륜의 죄를 씌운 후 자신을 잡는다.
그리고 그 조사를 위해서 기주목이 직접 나선다.
자신에게 누명을 씌운 것 하나만으로도 원소는 많은 기회를 얻게 되었다.
그를 노려보며 왕흘은 싸늘히 말했다.
“왜 당신이 나서야 하오?”
“그럼 누가 나서겠소? 연주목? 아니면 유주목? 그것도 아니면…”
“서주의 영웅. 진유하가 있잖소.”
“그깟 세상 물정 모르는 애송이가 뭘 알겠소? ”
원소는 서주목인 진유하를 비웃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하지만 서주목 진유하를 실제로 본 왕흘로서는 그가 애송이라는 것에 동의할 수 없었다.
‘원소는 진유하를 얕보고 있다. 그렇다면…’
자신은 일단은 진유하와 손을 잡은 상태였다.
원소는 부정하고 있지만 자신에게 씌어진 누명이 원소가 한 일이 맞다면 원소와 진유하는 청주를 차지하기 위해 서로 견제를 시작하고, 그리고 본격적으로 부딪칠 것이다.
그렇다면 그를 계속 얕보게 해야한다.
왕흘은 입을 꾹 다물고 원소를 노려보았고 원소는 단검을 들어 그의 팔을 묶고 있는 포박을 풀어주었다.
“항상 궁금했소. 동탁의 손녀를 왜 당신이 데리고 있는 것인지. 동탁은 악적이오. 그 악적의 핏줄을 데리고 있어서 무엇하려고?”
“한때나마 모시던 이의 핏줄이요.”
“허나 당신은 상인이잖소. 그런 당신이 한푼 이득 나오지 않는 위험을 감수할 필요가 있었나? 충, 그리고 의. 당신이 정말 싫어하는 것 아니오? 그렇다고 댁이 동가의 힘을 모아서 뭘 어쩌려고 했던 것 같지는 않고.”
“…..”
“혹여 동탁이 모아 둔 보물들을 모아 놓은 비고를 차지하려 했던 것 아니오?”
“그딴 헛소문을 믿소?”
“들리는 이야기로 동탁은 낙양에 입성한 후 많은 보물들과 금을 가져갔다고 하던데… 이상하게 발견되지 않는 물건들이 있더군. 예를 들어…”
“…..”
“옥새라든가.”
“어… 그러니까 지금 당신이 하는 말은. 동탁이 옥새를 강탈하여 그것을 자신의 비고에 숨겨두었다고 말하려는 거요?”
“뭐 그럴 수 있지 않겠소?”
“옥새는 손견이 가져갔다는 이야기를 듣지 못한거요?”
반동탁 연합군때 손견이 옥새를 발견하였고 그것을 가지고 돌아가는 길에 정체불명의 인물들에게 끔찍하게 살해당했다는 이야기가 퍼졌다.
그때 당시 원소는 연합군의 분열을 막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어 그것을 확인하지 못했었는데 이제와서 옥새라니.
왕흘은 어이 없다는 얼굴로 그를 보다가 피식 비웃었다.
“그래. 뭐 그렇다고 칩시다. 옥새는 가지고 있어서 뭣 하려고? 천자께 진상하기라도 하려는 것이오?”
“그럴리가. 지금의 협천자는 동탁따위고 옹립한 가짜 황제에 불과한데. 그에게 왜 천자의 증거인 옥새를 헌납해야 한다 생각하오?”
“그럼? 댁이 천자를 옹립하려는 거요? 아쉽게 되었겠소? 유우가 거절해서.”
“세상에 유씨가 유우만 있는 것은 아니라오. 많은 이들이 있지.”
원소는 싱글거리며 말했고 그의 말에 왕흘은 이를 갈았다.
“자기 마음대로 천자를 옹립하려는 자가 청류파라니. 하. 청류파의 다른 이들이 들으면 이를 갈다 못해 복장이 뒤집어 지겠군.”
“하하하하!! 물론 내가 내 의지로 하려는 것은 아니라오. 그저… 불의의 사고로 협천자가 쓰러지기라도 한다면 그 대응은 해야 할 것 같지 않겠소?”
“하다하다 이제는 천자 암살모의까지 하는거요?”
“그럴리가. 그런 섬뜩한 소리는 하지 말아주시오. 그런 짓을 하면 십상시나 하진과 다를바가 뭐가 있겠소?”
“하아… 그래서?”
“음?”
“그래서 나를 잡아 뭘 하겠다는거요? 그대가 하고 싶은 일은 그저 권력의 정점에 오르고 싶은 것 아니오? 그렇다면 차라리 연주목과 손을 잡는게 낫지 않겠소? 댁은 이제 유주와 기주를 가질 수 있게 되었소. 그렇게 된 것이라면 충분히 조조와 거래를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데. 내가 알기로 그대와 조조는 과거 친구라 들었소. 그렇다면…”
“하하하하!! 왕 선생. 선생께선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시는구려.”
“….?”
왕흘은 고개를 갸웃거렸고 원소는 즐겁게 웃은 후 그의 손에 술잔을 들려주고 술을 따라주었다.
“장사는, 상업은 상호 협력이 중요하겠지만 말이오…”
“…..”
“권력은 둘로 나눌 수 없는 법이라오. 모두 가지든, 아니면 모두 잃든. 둘 중 하나요.”
원소가 웃으며 말하자 왕흘은 그를 빤히 바라보았다.
“이보오. 기주목. 도대체… 왜 이렇게 된 것이오?”
“뭐가 말이오?”
“내가 알기로 그대는 육년이나 상을 치룰 정도로 대단한 효인이었소. 불의에 굴하지 않고 십상시와 하진이 내어주는 권력조차도 거부하며 청절을 지키던 자였소. 그런데… 왜 이렇게 된거요?”
“이렇게 되었다니.”
원소는 빙긋 웃었다.
방금 전까지 짓고 있던, 권력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을 것 같았던 그의 얼굴은 사라지고 선량함과 청렴함만이 남아 있는, 왕흘이 알고 있는 원소의 미소가 그려졌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은 권력을 독점한다거나, 혹은 천하를 내 발밑에 두고 싶다. 그런 것이 아니라오. 그저 바로잡고 싶을 뿐이오.”
“바로잡아?”
“그렇소. 누구의 짓인지, 아니면 하늘의 뜻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원소가 있을 때 난세가 찾아왔소. 그렇다면 이것이야말로 운명 아니겠소? 천하는 흔들리며 위대한 제왕. 한 고조께서 세우신 우리의 나라. 한은 불충한 신하들과 불민한 후손에 의해 어지럽혀지고 있소. 그것을 바로 잡고 싶을 뿐이요.”
“…..”
“그것을 위해서라면 이 원 본초. 무엇이든 할 수 있다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당신이 있고?”
“딱히 그럴 생각은 아니지만 하늘의 뜻을 받은 천자께서 원하신다면 그리 해야지.”
“하. 우습구려. 지금 서주의 소문은 알고 있소? 하비의 진유하는 마마신을 물리친 천신장이오. 그리고 그 천신장은 하늘의 뜻을 받은 연주목의 부하. 그리 따진다면 당신이 아닌 연주목 조조가 벌써 천하를… 컥.”
원소의 말을 비웃으며 왕흘은 싸늘히 말했지만 원소는 그가 계속 말하게 두지 않았다.
철제 장갑에 감싸진 원소의 손이 왕흘의 목을 강하게 쥐었다.
“꺼억…”
말 한마디 꺼내지 못할 정도로 그의 목을 강하게 틀어쥐며 원소는 웃음기를 지웠다.
경멸, 그리고 증오와 짜증이 잔뜩 담겨 있는 눈.
아무런 표정조차 없는. 마치 가면으로 만들어진 듯한 그 얼굴.
그것을 마주하던 왕흘은 고통에 신음했고 원소는 그의 귓가에 작게 속삭였다.
“내 앞에서 그 내시의 허접한 후손 이야기를 꺼내지 마라. 내가 살아 온 인생 최초의 후회가 그깟 놈과 연을 맺은 것이니까.”
“커억! 쿨럭! 쿨럭!”
격하게 기침을 토해내며 숨을 몰아쉬는 왕흘을 향해 원소는 경멸의 시선을 보냈다.
아무리 공자원의 중스승이라고 하나 그 본질은 천한 상인에 불과한 자다.
“그깟 놈이 천하니, 대의니 떠들어대는 것. 처음부터 마음에 들지 않았다. 날 화나게 하지 마라. 왕흘.”
“크흐… 차라리 이게 더 보기 좋구려.”
“후후. 그렇소?”
순식간에 표정을 바꾼 원소는 생글거리며 왕흘에게 말했다.
“그럼 이제부터 시작이겠군. 왕흘. 그대가 이렇게 시간을 끌 여유는 없소. 확실하게 하지. 당신의 명예, 그리고 당신이 가지고 있는 부. 그 알량한 것들이나마 유지하고 살아가고 싶다면 현명하게 생각하는게 좋을거요. 이 원소가…”
“기주목!”
“뭐냐.”
“백마항 북쪽에 동백이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동쪽의 항구에서 화재가! 서쪽에서는 흉족이 날뛰고 있습니다! 당장 가봐야…”
“양동이군.”
“예?”
“병력들을 보내라. 고람에게 명하여 동백을 잡게 하고 나머지 병사들을 보내 화재를 진압한 후 서쪽의 흉족을 제압하라 전해라. 하지만 원호병과 문추는 자리를 이탈하지 말라 해라. 만약 동백과 함께 하는 이가 있다면 분명히 왕흘을 노릴테니까. 그를 생각한다면 이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는 것이 최선이지.”
다급해보이는 병사를 향해 여유있게 말한 원소는 의자를 끌어와 앉으며 말했다.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이 원소를 상대하는데 고작해야 양동따위를 쓰다니. 우습기 그지 없군.”
============================ 작품 후기 ============================
안녕하세요! 레드에이어임다!
본격 원소 압박 들어가기!
바로 대댓글을 가야하지만…ㅠㅠ
제가 오늘은 일이 있어서 아이템을 쓰네용
즐감하시구 내일 봅시다
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