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ree Kingdoms Shrine RAW novel - Chapter 320
00320 물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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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 약!! 약 줘!!”
“하아… 어쩌다가 저 친구가 저리 되었나. 그때 말렸어야 했는데…”
안에서 들려오는 고함소리에 장수는 무거운 한숨을 내쉬었다.
누구보다 현명했던 이가 저렇게 되어버리다니.
장수가 우울해하는 것을 보며 옆에 서 있던 강족의 거한. 호거아는 두툼한 입술을 우물거렸다.
“네 잘못이 아니다.”
“하아… 자네는 어찌 생각하나?”
“…딱히 할 말은 없는데.”
존대따위는 없는 호거아의 말에 장수는 다시 한번 무겁게 한숨을 내쉬었다.
숙부인 장제라도 살아있었다면 가후를 어떻게든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자신만만하게 그 약을 자신의 몸으로 시험해보겠다던 그를 말리지 못한 자신에 대한 자책을 계속하는 장수를 보며 호거아는 그의 어깨를 두드려주었다.
“네 잘못이 아니라고 했다.”
“아니야. 내 잘못이야… 아아. 하필이면 이럴 때 문화가…”
장안에서 퍼지고 있는 약의 효과를 몸으로 체험해보고 싶다던 그의 요청을 허락한 것이 실수였다.
분명히 위험한 약이라는 보고를 받았는데도 그것을 써버리는 것을 허락해버렸다니.
과거의 자신에게 주먹이라도 날리고 싶은 장수였다.
“내 실수야. 내 실수…”
이제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
장수는 천천히 고개를 가로저었다.
마음이 무겁다.
앞으로의 일에 대한 지침을 제대로 받지 못한 상황이다.
“낙양에서 병력이 홍농으로 이동했다는 이야기가 들렸다. 그리고 허도에서…”
“이각에 대한 토벌령이 왔다고?”
“그렇다.”
강족인 호거아가 담담히 고개를 끄덕였지만 장수는 그저 다시 무거운 한숨을 토해낼 뿐 이었다.
이각을 잡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하지만 가후가 저렇게 되었는데 어찌 움직일 수 있단 말인가.
우울한 얼굴로 관청으로 돌아 온 장수는 호거아를 향해 차분히 말했다.
“문화가 멀쩡해질 때까지는… 자네가 고생을 해줘야겠군.”
“알았다.”
“고맙네. 자네가 있어줘서 한결 낫구만.”
강족이기는 하지만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다.
어설프게 대꾸하는 그를 향해 장수는 쓰게 웃었다.
“당신은 좋은 사람이다. 가후와 다르게.”
“하하하. 그렇게 말하는 것 치고는 꽤나 오랫동안 문화와 친분을 유지하고 있구만.”
“흥!”
콧방귀를 뀌며 고개를 돌려버린 거한에게 장수는 쓰게 웃었다.
“저어…”
문이 열리고 진한 흑발이 인상적인 매력적인 미녀가 들어왔다.
나이가 들어 완숙함과 동시에 농염한 매력을 가지고 거기에 젊은 시절의 청초한 매력까지 동시에 지닌 아름다운 미녀는 베시시 웃으며 고개를 살짝 숙였다.
“잠깐 괜찮나요?”
“숙모님.”
장제의 아내였지만 그의 사후 갈 곳이 없어 완에서 머무르고 있는 추연이었다.
그녀가 들어오자 장수는 황급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숙모님!”
“문화의 몸은 어떤가요?”
“괜찮습니다. 너무 걱정말아주십시요. 그는 대단한 사람입니다. 금방 병상을 털고 일어날 것입니다.”
“몸에 좋은 보약을 가져왔습니다. 하나씩 드세요.”
가후와도 꽤나 친분이 있는 그녀는 그가 저렇게 된 이후 매번 걱정하며 몸에 좋다는 약을 가져다 주고 있었다.
장수는 쓰게 웃으며 그녀가 건네 준 약을 받았다.
“이렇게 하지 않으셔도 괜찮은데.”
“조카님께서도 행여나 그 병에 걸리지 않을까 걱정되어 그렇습니다. 사양치 말아주세요. 그리고 호거아. 당신 것도 있어요.”
“나는 건강하다.”
“그러지 말고 받아요.”
커다란 덩치에 험상궂게 생긴 호거아가 자기의 가슴까지 밖에 오지 않는 키의 왜소한 여인에게 쩔쩔매는 모습을 보며 장수는 피식 웃었다.
볼때마다 강족답지 않은 모습을 보이는 사람이다.
싸울때는 귀신처럼 적을 쳐죽이지만 평시에는 순박하기 그지 없는 시골 총각의 모습을 보이는 그는 자신의 손바닥 위에 놓여진 약을 보며 어쩔 줄 몰라했다.
“문화에게도 약을 전해주고 싶은데…”
“제가 대신 전해주겠습니다.”
“부디 그래주시겠어요?”
추연은 웃으며 약을 장수에게 넘겨준 후 인사를 하고 나가버렸다.
그녀가 나가자 호거아는 멍하니 그녀가 나간 문을 지켜보았다.
“반했나?”
“그, 그런 거 아니다. 그냥 뭐랄까. 고향의 누님이 생각날 뿐이지.”
“누님? 누님이 있었나?”
“그래.”
가볍게 고개를 끄덕인 그는 머뭇거리다가 손에 들려 있는 약을 입에 넣고 우물거렸다.
쓴 맛에 잔뜩 인상을 찌푸린 그는 무거운 한숨을 내쉬었다.
“누님과 추 부인은 무척이나 닮았어.”
“굉장한 미녀인가보군.”
“그렇지. 나 같은 미남과 똑 닮았다고 하니까.”
“…..”
호거아와 닮았다라.
너무나도 당당하게 자신이 미남이라 말하는 호거아를 보며 장수는 어이가 없었지만 굳이 타박하지 않았다.
“누님은 항상 사람들을 위해서 약을 만들어 주거나 음식을 만들어 주었지. 늘상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계셨다.”
“지금은 잘 계신가?”
“음. 지금은 조카를 돌보며 살고 계신다.”
“그렇구만. 그곳으로 돌아가고 싶지는 않은가?”
가후가 저렇게 되어버리니 장수는 앞이 막막해졌다.
숙부인 장제때부터 항상 길을 제시해주던 그였다.
그가 없으니 어찌 행동해야 할지 난감할 뿐 이었던 그는 차라리 다 때려치고 그냥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이 낫지 않을까 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곳은 나에게 너무 좁아.”
집이 좁다는 것일까?
아니면 세상이 좁다는 것일까.
강족은 중원에서 천시받는다.
이민족이라는 이유만으로도 그 능력을 무시받으며 살아갈 수 밖에 없었다.
“그런 것을 생각한다면 가후나 너를 따르는 것도 나쁜 일만은 아닌 것 같다.”
“어찌 그리 생각하나?”
“이렇게 세상에 나오기는 힘들었을테니까. 크흠. 가후는 모르겠지만 너에게는 감사한다.”
호거아의 얼굴이 슬쩍 붉어졌다.
자신을 보지도 못하고 머뭇거리며 말하는 그의 모습에 장수는 오래간만에 즐겁게 웃으며 그의 팔을 툭 쳤다.
“이 사람. 그래도 가후와도 좀 친하게 지내게나.”
“그 자식은 항상 사람을 이용하려고 한단 말이지.”
가후와는 서로 못잡아먹어서 안달인 둘이었다.
그런데도 꽤나 오랫동안 붙어다니는 것을 보면 둘의 사이가 마냥 나쁜 것이라고 생각하기는 어려웠다.
“문화가 멀쩡했으면 좋았을 것을…”
“적이 온다면 해치워주겠다. 나는 싸움을 잘하니. 그 망할 자식은 반드시 이겨낼 것이다. 그러니까 너무 걱정하지마라.”
“자네를 믿겠네. 그래. 지금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이각이나 조조가 아니야. 중요한 것은 문화가 빨리 안정을 되찾는 것이지.”
“그렇군. 알겠다.”
“혹여 문화를 찾는 사람이 있다면 나에게 안내해주게.”
“맡겨다오.”
가후가 저렇게 되었다는 소문은 이미 퍼져버렸다.
약에 취한 채 저잣거리로 나가 소란을 피우며 약을 원한다고 발광을 했던 것을 생각하면 아직도 아찔할 정도였다.
그 현명한 자가 저렇게 되어버릴 정도의 약이라니.
장수는 입술을 잘근잘근 깨물었다.
“도대체 그 약은 뭐란 말인가…”
“장수.”
“음?”
방금 전에 나갔던 호거아가 들어오자 장수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무슨 일인가.
그가 궁금해하자 안으로 들어 온 호거아는 차분한 어조로 말했다.
“가후를 찾는 사람이 왔다.
“문화를? 일단 들라고 하게.”
호거아가 데리고 온 이는 잘생긴 청년이었다.
남루한 복장이지만 그 남루함조차도 무심하게 보일 정도의 잘생긴 외모를 가진 사내가 들어오자 장수는 자리에서 일어나 그를 반겼다.
“어서 오시오. 그래… 무슨 일이신가?”
“저는 천하 각지를 여행하는 여행자인 맹달이라고 합니다.”
“호오… 그래서?”
혹시 임관하러 온 것일까?
그야말로 옥면이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생김새였다.
범상치 않아보이는 그를 마주하며 장수가 묻자 맹달은 빙긋 웃었다.
“가 선생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찾아왔습니다. 한번 만나 뵐 수 있겠습니까?”
“문화라면 지금 병중이라 사람을 만나는 것을…”
“약에 취하셔서 그렇게 되신 것이지요?”
“…크흠! 그것은 우리의 일이니 신경쓰지 마시오.”
장수는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고 그를 향해 맹달은 차분히 미소지었다.
“경계하지 않으셔도 좋습니다. 저는 여기저기 여행을 많이 다니고 있는데 그 약에 중독되었을 때의 치료법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니 괜찮으시다면 가 선생을 잠시라도 만날 수 있게 해주십시요.”
“흐음…”
진실일까?
난세가 되어버린 이후 이런 식으로 오가면서 사람들을 치료하는 이들은 많았다.
그런 대표적인 인물로 천하 명의인 화타가 있었다.
요새는 드물지만 방랑을 하며 귀한 약재를 구하거나 흔치 않은 병을 돌보며 환자들을 치료하는 신의라 불리는 이.
그런 이와 같은 이들은 많았다.
“그게 사실이오?”
“물론입니다. 어찌 거짓을 말하겠습니까. 화타 선생의 제자인 번 의원과도 친분이 있는 저입니다.”
“…..”
맹달의 잘생긴 얼굴에 마음이 조금 누그러진 장수는 고민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좋소. 따라오시오.”
“물론입니다. 너무 걱정하지마십시요.”
씩 웃은 맹달은 짐을 들고 장수와 함께 방을 나갔다.
방을 나가 관청의 구석에 있는 작은 모옥으로 향한 그는 모옥에서 터져나오는 강렬한 소리에 한숨을 내쉬었다.
“약 내놔!! 개새끼들아!! 약!! 약 줘!! 으아아악! 오지마! 오지마!! 흐윽…흑…살려…살려줘…”
화를 내다가, 다시 웃고, 겁에 질린 목소리까지 흘러나온다.
심각한 듯한 그의 모습에 맹달은 난감해하며 물었다.
“언제부터 이러셨습니까?”
“얼마 되지 않았소.”
사실은 꽤 되었다.
하지만 그 사실을 굳이 말하고 싶지 않았던 장수는 우울해하며 대답했고 그의 대답과 모옥에서 들려오는 비명소리에 맹달은 씁쓸히 중얼거렸다.
“굉장히 많은 약을 사용한 듯 싶습니다. 허어… 이를 어쩌나.”
잠겨져 있는 문고리를 병사가 열어주자 맹달과 장수는 안으로 들어갔다.
똥오줌에 옷과 방이 더러워져 있었다.
그런 방 안의 구석에서 양 팔로 몸을 끌어안은 채 덜덜 떨고 있는 그를 마주한 장수는 눈을 질끈 감아버렸다.
“이보게…”
“으아아악!! 동탁! 오지마!! 내가 아니야! 내가 아니라고!!”
가후는 장수를 보자마자 두려워하며 방 구석으로 엉금엉금 기어 도망쳤다.
“오지마!! 오지마!!”
잔뜩 겁에 질려 자신을 보자마자 비명을 내지르는 그의 모습에 장수는 가슴이 아팠다.
어쩌다가 이렇게 되었단 말인가.
“저… 장군께서 계시니 가 선생이…”
“…쓸데없는 짓은 하지 마시오.”
차마 가후를 계속 볼 수 없었던 장수는 문 밖으로 나갔다.
하지만 언제라도 들어 올 수 있도록 문은 잠구지 않았다.
그가 나가자 맹달은 자신을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는 가후를 향해 차분히 말했다.
“가 선생. 선생께 도움이 될 만한 이야기를 하려고 찾아왔습니다.”
“꺼져라!! 동탁! 네놈 따위가 날 어찌 할 수 있을 것 같으냐! 으하하하!! 약!! 약 내놔!!”
“금단증상이 굉장하시군요… 좋습니다. 약을 드리겠습니다.”
품에서 꺼낸 작은 주머니.
그것을 열어 보인 맹달은 약을 보자마자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드는 그를 피했다.
바닥을 나뒹굴어 아플 텐데도 가후는 눈에 핏발까지 드리우고 있었다.
“내놔!! 내 약이야! 약!!”
“이것을 드릴테니… 저와 한가지 약조를 해주시지요.”
“뭐? 뭐든 하겠…”
“약은 계속 드리겠습니다. 가 선생을 위해서… 그러니 때가 되어 제 서찰을 받으시면 저를 도와주실 수 있겠습니까?”
“뭐든 하겠어! 뭐든!”
“여기 있습니다.”
자신이 내민 주머니를 받은 가후의 표정에 행복감이 떠오른다.
그것을 본 맹달은 희미하게 웃었다.
‘이걸로 끝이군.’
이 약의 금단증상은 인간이 견뎌낼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약의 금단증상 때문에 사람까지 죽이는 경우를 파촉에서 몇번이나 봤었던 맹달은 싸늘한 웃음을 지은 후 자리에서 일어났다.
“선생께서 저희를 도와주시면 약은 끊임없이 제공해드리겠습니다. 저희와 함께 하시지요.”
“할게! 할게!”
가후는 침까지 흘려가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즐겨주십시요.”
빙긋 웃은 맹달은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
그가 나가자마자 가후는 방 구석에 있는 향로를 꺼냈다.
“이제 괜찮아지실 겁니다.”
“정말이오?”
“예. 다행히 해독약이 있었으니까요.”
맹달과 장수의 목소리가 점점 멀어지는 것을 들은 가후는 손에 쥐고 있던 주머니의 주둥이를 끈으로 묶어 서랍 안에 밀어 넣었다.
그동안 모아 놓은 약 주머니들이 쌓여 있는 서랍을 보며 그는 아까와는 완전히 다른 평온한 목소리로 나지막히 중얼거렸다.
“드디어 물었군.”
============================ 작품 후기 ============================
안녕하세요! 레드에이어입니다! 으아! 연휴의 시작이네요…
저는 통조림에 들어가야겠군요-_-;;;
400편 전후로 해서 1부 완결을 하려고 하는데 이제 원소전이 시작되니 얼마 안남았군요… ㄷㄷ
으… 길었다.
바로 대댓글갈게요!
리화앨리스 // 11월 안에 1부는 끝낼 생각이라서 바짝 달려야겠네요… 으…
유한도전 // 아이고ㅠㅠ 잘 다녀오셔요!
철의노래 // 와..ㅠㅠ 애도를…ㅠㅠ 잘 다녀오셔유…!
곰상아들 // ㅋㅋㅋ당연한 이야기를!
허클베리fin // 큰 문제는 없이… 끝나지 않을까 싶긴 한데ㅋㅋㅋ
인페르니우스 // 항상 감사합니다~
천공의행검 // 아마 그럴예정입니다…
짝퉁족제비 // 잘 다녀오세요~!!
이즈니임 // 전 저희집이 큰집이라 제사지내는거 도와야하네요ㅠㅠ
영혼의상자 // 항상 감사합니다~
Bobbylow // 끈질긴게 장점입니다!
비누좀주워주세요 // 바짝달립시다!
GY그랑 // 늘감사드려요~
건필하십쇼! // 와…ㅠㅠ 애도…ㅠㅠㅠㅠㅠㅠㅠ
암천회류 // 항상 감사드려요~
새벽산책 // ㅠㅠㅠ 그런 분들 많으시드라구요…
koreaabce // 안그래도 그럴것 같네요.. 이번 연휴때는 어디 안가서…
백발마인 // 감사합니다~
니알라토텝 // 고속버스좋지예
내가길을안다 // 오오! 감사합니다!
나날 // 아… 진행느리다는 이야기가 나왔네요ㅠㅠ 알고 있습니다 근데 벌여놓은 일이 많은데다가 제가 글 쓰는데 중요하게 생각하는게 개연성이라… 그냥 휙휙 넘어가고 싶어도 그냥 넘어갔다간 개연성에 안맞는 부분이 많아서ㅠㅠ 1부 끝나기 전에 뿌려 놓은건 다 회수하도록 하겠습니다ㅠㅠ 진행이 느려서 죄송합니다ㅠㅠ
프리라스트 // 쉽게 죽지 않는다!
Sigyun // 아마 그러지 않을까 싶네요…
자유의노래 // 늘 감사드려요~
무흐니 // 과연!… 은 아니곸ㅋㅋ 님 질문에 답변하면 스포가 되어버리네요ㅠㅠㅠ
ppk12 // 그럼 폭망ㅋㅋㅋㅋ
허니앙쥬 // 그러게요 ㅋㅋㅋ
으아… 그럼 내일 뵙겠습니다~ 굿밤하셔요! 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