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ree Kingdoms Shrine RAW novel - Chapter 391
00391 업 공략전 =========================
업 인근에 도착할 때까지 요격을 나오는 이들은 없었다.
역시나라고 해야하나.
적은 대놓고 수성에만 전념을 하는 듯 보였다.
“청야전까지 해놨나보네. 업 인근이 완전 초토화되었다고 해.”
정찰병의 보고를 받은 방통은 쓰게 웃었다.
업성 주변에 있는 시설들과 논, 밭을 전부 불태우고 업으로 모두 당겨 간 모양이다.
“업에는 식량이 얼마나 있으려나.”
“글쎄. 원소의 친정 때문에 물자의 소모가 클테니 많지는 않겠지. 하지만 위험하다 싶으면 남피에서 치고 들어올거야. 그걸 생각한다면…”
“그럼 일단 들어가자고.”
적이 요격을 할 생각이 없다면 바로 공성전으로 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지금 내가 데려 온 병력은 총 이만이 조금 넘는 정도.
장료의 병력이 추가된다면 약 일만 정도가 합류할 것이다.
그리 되면 삼만.
“적네.”
“음.”
업 정도 되는 성을 공략하는 것 치고는 적은 병력이다.
첩자에 의하면 현재 업성에 있는 병력은 약 일만 정도.
공성전을 치루기 위해서는 수성 인원보다 세배 이상의 병력이 필요하다는 말을 생각한다면 간신히 그 수는 맞출 수 있겠지만 남피 쪽을 생각한다면 그렇게 쉽게 받아들이기는 어려운 문제였다.
“서복이 추가 지원을 한다고 했으니까 어느정도는 안심해도 괜찮을거야. 고당항에서 평원 방면으로 군사를 보낼테니까… 일단은 그렇게만 생각하고 있어야겠지.”
“부디 그래줬으면 좋겠는데. 이제부터는 첩자의 보고도 쉽게 받을 수 없게 된 마당에 일이 터지고 반응하려면 피해가 생길 수 밖에 없어.”
전풍이 수성을 하기로 결심하고 그것에 집중하여 성문으로의 출입이 불가능하니 정보를 얻을 수 없었다.
대놓고 우주방어 상태로 들어간다면 치는 것도 힘들텐데.
“내부에서 반란을 유도하는 것은 어떨까?”
“업에 있는 첩자들이 움직이겠지만 쉽지는 않겠지. 전풍도 그것을 방비하고 있을테니까 말야.”
“끙… 어쨌든 가자. 여기서 이러고 있어봤자 남는 것은 없을테니까.”
적이 요격을 하지 않겠다고 나와버린다면 바로 공성전에 들어가야지.
계모임하듯 앉아서 징징거려봤자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정란이 있으니 어떻게든 할 수 있을거다. 장료와 합류하게 된다면 혹시 모를 요격도 대비할 수 있을테니까.”
“음.”
업 인근까지 이동해서 화살의 사거리 바깥까지 위치했는데도 적의 반응은 없었다.
적들은 그저 성벽 위에서 우리가 진지를 만드는 것을 지켜보기만 할 뿐 이었다.
그것을 경계하며 진지를 전부 만들었을 때 서쪽에서 이곳으로 향하는 군세를 발견했다는 정찰병의 보고가 들어왔다.
“장료인가?”
“그런 것 같은데.”
정란과 충차를 조립하는 이들을 보았다.
병력이 모자르니 병기라도 제대로 챙기자는 생각에 평원과 고당항의 기술자를 총 동원해서 간신히 정란과 충차를 양산할 수 있었다.
이렇게 준비하느라 여범이 고생이 아주 많았다.
배를 해체하고 고당항과 평원 근처의 숲을 거의 전부 박살내가며 만들었으니까.
“이중 절반은 그냥 버린다고 생각을 하자고.”
“아까워 죽겠네. 저게 얼만데…”
높은 업의 성벽을 노릴 수 있는 만큼 정란의 크기는 무척이나 컸다.
당연히 정란에 발라져야 할 시멘트의 양은 많았고 이럴 때가 아니라면 그것을 전략적으로 써먹을 수 있었던 방통의 입장에서는 당연히 아까울 수 밖에 없었다.
솔직히 말하면 나도 아까워죽겠다.
석회석이라는 것이 무한정 나오는 것도 아닌데 저만큼을 그냥 버린다고 생각해야하다니.
으…
빨리 강 근처의 다른 곳을 뒤져서 석회석을 찾아내야 할 듯 싶다.
나와 방통이 정란에 발라질 석회석을 보며 아까워서 입맛을 쩝쩝 다시고 있을 때 나를 부르는 밝은 목소리가 들렸다.
“장군님! 장 도위님이 오셨어요!”
병사들을 지휘하며 정란을 조립하던 여영기가 장료를 맞이하여 그를 데리고 왔다.
꽤나 오래간만에 보는 장료다.
나에 의해서 머리가 잘려졌었던 그는 꽤나 길어진 머리칼을 대충 묶고 있었다.
내 앞으로 온 그는 두 무릎을 꿇으며 고개를 숙였다.
“오래간만에 뵙습니다.”
“그러게. 오래간만이구만.”
서로 보기 좀 어색하네.
나도 그렇고 장료도 그렇고.
물론 그와 사적인 원한 관계는 없었지만 그래도 내가 잡았던 사람과 이렇게 한 편이 되는 것을 보니 굉장히 어색했다.
“하아. 그래. 병력은 얼마나 되지?”
“기병이 오천, 보병이 삼천, 궁병이 이천입니다.”
“생각보다 적은데? 다른 장수들은?”
“저를 제외하고 나머지는 복양과 진류를 지원하기 위해 이동했습니다. 어쨌든 원소의 총공격은 위험한 것이니까요.”
“그렇겠지…”
그나마 장료를 남겨 둔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해야하나?
난 쓰게 웃으며 물었다.
“꽤 오랫동안 거기 있었던 것 같은데 뭔가 한 것은 없어?”
“업의 몇몇 호족들과 연계하기로 했습니다. 전투가 시작되고 사흘째 되는 밤. 내부에서 반란을 일으켜주기로 했으니 그것에 맞추어 공격을 하면 될 것 같습니다. 다만 성공할지는 의문입니다.”
“그래? 잘 됐네. 감녕! 장합!”
성공하든 실패하든 내부에서 반란이 일어난다면 병사들은 동요할 수 밖에 없다.
그럼 수성이 마냥 쉽지만은 않을 것이고 그 틈을 노릴 수도 있을것이다.
마땅히 뾰족한 수가 없는 상황에서라면 꽤나 괜찮은 지원이다.
“불렀수?”
“부르셨습니까?”
“장 도위는 알지?”
여포와 싸울 때 감녕은 여포를 상대했고 장합은 장료를 상대했었다.
감녕은 싱글거렸지만 장합은 좀 뻘쭘했는지 볼을 긁적거리고 있었다.
“그때는 감사했습니다.”
“아, 예.”
“어색함은 나중에 연회라도 하면서 풀자고. 장료. 너는 여영기와 함께 기병을 이끌면서 요격에 나오거나 남피에서 공격이 들어 오는 것을 막을 준비를 해.”
성문을 뚫기 전까지는 기병의 득은 거의 볼 수 없었다.
내 말에 그는 고개를 끄덕인 후 여영기와 함께 기병을 이끌러 가버렸고 감녕은 재미없다는 표정으로 업성을 바라보았다.
“공성전은 아무래도 영.”
“취향에 안맞냐?”
“그걸 떠나서 너무 힘들잖아. 대놓고 방어하겠다고 하는 놈을 때리는 것만큼 지치는 일은 없다고.”
“그걸 잘 부술 수 있어야 훌륭한 장군이 되는거지. 전투는 내일 바로 시작될거야. 정란의 조립이 끝나고 석회를 전부 바르면 바로 움직일거니까 그렇게들 알어.”
그리고 또 해야 하는 일이 뭐지?
이번 전투에서 쓸 공성병기는 정란과 충차 외에도 한가지 더 있었다.
“투석기의 조립은 끝났어?”
여범이 만들던 투석기에 이유하의 기억을 더듬어 개량한 병기 중 첫번째.
바로 캐터펄트였다.
일반적으로 지레의 원리를 이용하는 기존의 투석기와 다르게 끈의 장력과 목재의 탄성을 이용하는 방식으로 크기를 상당히 줄일 수 있는데다가 바퀴까지 달아서 이동 자체도 그리 어렵지 않았다.
다만 탄성이 좋은 줄과 목재를 구하는게 힘들었을 뿐이다.
“저게 효과가 있기는 할까?”
인력을 이용하는 대형 투석기와 캐터펄트를 번갈아 바라보던 방통은 의심스럽다는 표정으로 캐터펄트를 보았다.
시험 투척을 해봤을 때 잘 작동하던 것을 생각하면 성능 면에서는 문제가 없을텐데도 방통은 내키지 않는 듯 보였다.
“쓸 수 있는 건 다 써봐야지. 저렇게 큰 투석기를 어떻게 들고다니냐.”
“효과만 제대로 볼 수 있다면 나쁘지는 않을 것 같지만… 그래도 안써봤던 것을 쓰려니까 이상하네.”
“효과 좋으면 됐지.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되는 것 아니야?”
“그렇기는 하지만. 에휴. 넌 도대체 어떻게 이런 걸 알고 있는거냐?”
방통의 질문에 난 움찔했다.
어떻게 아냐고?
이유하가 가르쳐 줬다.
“그냥 생각하다보니까… 딱히 원리가 어려운 것은 아냐. 그냥 활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되는겨.”
“그래? 하긴. 생긴 걸 보니 노와 비교해서 별 차이가 없네.”
크기는 작지만 사정거리가 꽤 길었다.
그리고 투석기 하나 쓰는데 오십여명 이상이 필요하고 힘도 많이 들어서 몇번 던지지도 못한다.
그것을 생각한다면 인력 소모가 크지 않는 캐터펄트가 오히려 나을 수 있었다.
“투석 부대는 네가 이끌거지?”
“응.”
공성전에서는 쓸 수 있는 책략이 한정되어 있었다.
여기저기 이동하며 변화하는 상황을 확인할 수 없는 이상 방통은 그냥 공성병기 중 투석 부대를 운영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럼 시작은 투석, 다음은 정란으로 간다. 다들 준비시켜.”
“알았수다.”
투석으로 성벽 위의 적병들의 수를 줄인다.
그리고 그 공격을 하는 동안 정란과 충차가 이동한다.
기본적인 전략은 세워졌다.
나머지는 전투만이 남았을 뿐.
“..그리하여 이번 전투는 반역을 이끄는 수괴 원소를 처벌함과 동시에 천하를 안정케하는 전투이다! 우리는 관병이며! 우리는 한의 수호자다! 그것을 가슴에 품고 싸우도록 하라!!”
총대장은 나지만 연설의 시작은 내가 아닌 방통이 했다.
어쨌든 전투의 시작은 방통이 하는 것이니까.
방통의 외침을 받은 병사들이 두려움을 잊기 위해서 포효했다.
그리고 업성에서도, 우리에게 대항하기 위해서인지 함성 소리가 들렸다.
“가자!! 한의 병사들이여!! 지금부터 우리는 정의를 집행한다!!”
과연 업성을 차지하고 원소를 쓰러트리는 것이 정의라고 할 수 있을까?
아마 원소 역시도 조조를 비난하며 자신들이 정의라고 하겠지.
“….”
이번 전투에서 누가 진짜 정의인지 밝혀지게 될 것이다.
말에 올라탄 채 난 싸늘히 웃었다.
“진짜 정의가 무엇인지 보여주지.”
“장군님!”
“음.”
“모든 준비가 끝났습니다! 바로 시작하겠습니다!”
“그래.”
바위산에서 채석해 온 바위들을 수레에 모두 실었다.
이제 진짜 시작하는 것이다.
방통이 고개를 끄덕이자 난 단상 위에 올라간 후 힘껏 외쳤다.
“목표는 업성!! 적은 업에 있다!! 우리는 승리할 것이며! 우리는 쟁취할 것이다!! 두려워 말라! 죽음을 두려워 말라! 남아 있는 가족들을 걱정하지말라!! 모든 것을 책임지겠다! 너희들이 봐야 할 것은 가족도, 한도 아니다!! 오로지 저 앞에 있는 적 뿐! 그것만을 보아라!!”
“와아아아아아!!”
“전군!!! 진격하라!!”
병기들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말과 소가 이끄는 투석기들이 각각 목적한 자리로 이동하는 동안 화살의 사거리에 도달했다.
아직인가?
난 고개를 끄덕였고 깃발병이 깃발을 휘둘렀다.
각 부대의 부대장들이 깃발을 보고 신호하자 보병들은 방패를 들었다.
쓸데없는 피해는 최대한 줄여야했다.
“아직… 아직… 온다!!”
업성에서 쏘아지는 화살로 인해 하늘이 어두워진다.
수많은 화살이 아군 부대를 향해 쏟아지는 것을 보며 난 씩 웃었다.
화살로 어떻게든 할 수 있을 것 같았나보지?
장합을 보았다.
여유있게 방패로 화살을 막아내던 그는 내 시선을 눈치챘는지 피식 웃었다.
장합이 고생이 많았다.
모든 병사들에게 방패술의 기본을 가르치는 것은 결코 보통 일이 아니었을테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그것을 해내었다.
만약 장합의 노력이 아니었다면 이번 공격으로 꽤 타격을 입었을 것이다.
“가라!! 화살따위가 우리를 막을 수는 없다!!”
나 역시 방패로 화살을 막아내고 있었다.
화살비는 멈추지 않았고 방패술을 제대로 익히지 않거나 틈을 보인 이들 중 몇몇이 화살에 부상을 입은 것이 보였다.
하지만 그것 역시도 주변 동료에 의해서 구함을 받는다.
“위치에 도착했습니다!”
“장전하라!!”
목표는 성문 근처의 성벽.
단단하기 그지 없는 업성을 노려보던 나는 투석의 준비가 끝났다는 신호를 확인하고 외쳤다.
“쏴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