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ree Kingdoms Shrine RAW novel - Chapter 47
00047 정경유착 =========================
“여기가…”
“그래. 여기가 수경원이다.”
긴 여행이었다.
힘들어 죽는 줄 알았네.
사람 하나 수발 드는게 이렇게 힘들 줄이야.
사부가 사람 귀찮게 하는 성격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힘들었다니.
날 보필하던 유모와 장연에게 미안한 마음이 무럭무럭 피어난다.
“들어가자꾸나.”
양양현에 있는 흑죽림 안으로 걸어들어갔다.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안에 들어 선 나는 대나무 숲 안에 있는 장원을 보고 탄성을 터트렸다.
“우와… 이게 수경원이에요?”
“그래. 멋있지?”
“아, 아뇨. 생각보다 낡아서. 폐간 줄 알았네요.”
“하하하. 내부는 그렇지 않단다. 들어가자꾸나.”
이거 사기당한 거 아니야?
수경원이라는 현판과 입구, 그리고 군데군데 개보수한 흔적을 제외하고 주변이 너무 낡았다.
중요한 곳 몇군데를 제외하곤 보수나 관리라는 것은 하지도 않는 듯한 허름한 장원을 보며 불안감을 느꼈다.
“사부님!”
“오셨습니까.”
나와 사부님이 안으로 들어가자 장원의 마당에서 돗자리와 짚신을 만들던 나와 비슷한 나이 또래의 남녀가 일어나 달려왔다.
하나같이 허름한 행색에 아무리 봐도 하인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 애들인데 사부님이라니.
“……”
밝게 웃는 귀여운 인상의 소녀와 나만큼 잘생긴 소년은 사부님에게 인사를 한 후 날 위 아래로 흝어보았다.
“새로운 제자인가요?”
귀여운 인상의 소녀가 날 가리키며 묻자 사부님은 빙긋 웃었다.
“그래.”
“흐음… 늦게 들어왔으니까 내가 너의 사저가 되겠네. 자. 어서 사저에게 인사를 해보렴.”
처음부터 갑질을 하겠다는 건가?
소녀를 빤히 바라보던 나는 피식 웃었다.
“반갑습니다. 사저. 저는 이번에 사부님의 제자가 된 진 유하라고 합니다. 올해로 열살이 되었습니다. 많이 모자라니 지도 편달 부탁드립니다.”
“어머? 생각보다 예의바르네? 지금까지 수경원에 처음 온 녀석들 중에 너처럼 예의 바른 애들은 처음이야. 후훗… 유하라고?”
당연하지.
상대가 건방지다고 해서 건방지게 부딪히는 것은 멍청한 놈들이나 하는 짓이다.
소녀는 내가 허리까지 숙여가며 인사하자 부드럽게 웃으며 내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반가워. 사제. 내 이름은 채염이야. 나이는 올해로 열 네살이 되었고. 이쪽은…”
“사저. 저는 제가 소개하겠습니다.”
채염? 그럼 채옹의 딸?
내가 놀라자 채염은 생글거리며 옆의 소년을 소개하려했지만 소년은 그녀를 말리며 차분한 얼굴로 자기 소개를 했다.
“사제라고 하기는 좀 그렇군. 나는 서복이라고 한다. 나이는 너와 동갑이다. 앞으로 잘 부탁한다.”
“사형… 이라고 불러야 할까요?
서복. 서복이면… 서서잖아?
난 소년. 서복을 바라보며 떨떠름히 물었고 서복은 무표정한 얼굴로 무게를 잡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굳이 그렇게 딱딱하게 할 필요는 없을 것 같군. 편하게 지내자.”
“그래.”
이거 쟁쟁한 인연을 만들어나갈 것 같은데?
서서와 채염이라.
내가 고개를 끄덕였을 때 사부님은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물었다.
“한 녀석이 안보이는구나. 어디 갔느냐.”
“에… 그게요.”
사부님의 질문에 채염은 순간 당황하며 볼을 긁적거렸다.
“그, 금방 올거에요.”
“금방… 이라는 것은 또 저잣거리에 나간 모양이군. 지금 양양의 치안이 그리 좋지 않으니 당분간은 출입을 삼가하라고 말라고 했는데도.”
“하하하… 그래도 돗자리랑 짚신, 나막신은 팔아야 하니까…”
누가 또 있나? 내가 궁금해하자 서복은 쓰게 웃으며 말해주었다.
“동기가 하나 더 있지. 오늘 저녁쯤이면 만날 수 있을거야.”
“그게 누군데?”
“있어. 수경원 최고의 사고뭉치. 짐이 있다면 줘. 사저. 이 녀석의 방은 어떻게 합니까?”
사부님의 질책을 피하기 위해서일까? 채염은 애써 웃으며 서복의 질문에 답했다.
“일단은 네 옆방을 주는게 낫겠네. 수경원의 수칙도 알려줘.”
“알겠습니다.”
채염에게 가볍게 인사한 후 서복은 내 짐을 나눠 들었다.
그와 함께 허름한 수경원의 내부를 지나 창고로 쓰일법한 작은 방 앞에 도착한 나는 그것을 보고 할말을 잃었다.
“저기.”
“응.”
“이게 방이야?”
“응.”
“저기 구멍났는데?”
“참아.”
“저기서 빗방울이라도 떨어지면…”
“열심히 벌어서 고쳐.”
“…….”
이게 말이야 방귀야.
서복이 안내해 준 방은 진짜 뭐 이것도 방인가 싶을 정도로 참담했다.
여기저기 거미줄이 쳐져 있는 것은 둘째치고 천장에 커다란 구멍이 뚫려 있는데다가 벽은 언제 허물어질지 모를 정도로 금이 가 있었다.
여기서 자다가 내가 먼저 죽겠다.
“일단 다른 건 제쳐두고… 여기 청소같은건 누가 해?”
“개인이. 자신의 일은 자신이 하는 것. 이것이 수경원의 첫번째 수칙이야.”
“…첫번째가 그거면 두번째는 뭔데?”
“살기 위해서는 모든 것이 허용된다. 그리고 그 책임은 자신이 진다.”
이거 뭔가 찝찝한데.
내가 떨떠름한 표정을 짓자 서복은 그 특유의 딱딱한 얼굴로 말했다.
“보아하니 좋은 집안 사람 같은데 여기서는 그동안 가지고 있던 의식은 버리는게 좋을거야. 수경원에서는 속세의 신분따위는 중요치 않아. 중요한 것은 스스로 살아남는 것이지.”
“그 말은 밥값은 알아서 벌라는 얘기 같은데.”
“눈치 빨라서 좋네.”
우와. 진짜야? 이거 실화냐?
지금까지 밥은 커녕 설거지조차 안해본 내가 알아서 먹고 살라니.
내가 당황하든 말든 서복은 신경도 쓰지 않고 내 방에 짐을 가져다 놓았다.
“자세한 것은 오늘 저녁에 말해 줄 생각이지만… 일단 네가 살 방이니 네가 치워. 힘들면 도와줄 수는 있지만 많이는 못도와줄거야. 나나 사저도 할 일이 있거든.”
“할일이라면 아까 돗자리 짜던거?”
“응.”
도대체 여기 뭐하는데냐?
수경원이라길래 이것 저것 배울 줄 알았는데 하인 양성손가?
왜 돗자리를 짜는건데?
내가 어이없어하자 서복은 옆방에서 걸레와 빗자루를 가져다 주었다.
“말했지. 자신의 일은 자신이 스스로 하는 것이라고. 먹고 사는 것 역시도 자신의 일이야. 물건을 만들어 팔아 곡식을 사거나 아니면 농사를 지어 곡식을 구하는 것. 그것이 아니라면 자신의 지혜나 힘을 팔아 돈을 구하는 것. 그것이 수경원의 제자들이 가장 먼저 해야 하는 일이야.”
“설마 사부님 것도 우리가 해야 하는 건 아니겠지?”
“그건 아니야. 다만… 능력이 있으면 번 것을 나누어도 괜찮아. 물론 독식해도 상관없지. 남은 것을 어떻게 하느냐는 네 자유야. 하지만 대부분은 자기것도 제대로 벌지 못해서 허덕이더라고.”
서복의 이야기에 대충 이해가 갔다.
자기가 벌어서 먹고 살아야 한다는 것은 즉 이 수경원의 운영은 자급자족으로 해결된다는 것이다.
어쩐지 이름치고는 너무 허름하다 싶었다.
공부하랴, 자기 먹고 살 것 해결하랴 정신없는데 수경원을 보수할 돈을 누가 마련하겠는가.
“수경원이 이런 것도 지금까지 수경원에 있던 사람들이 능력이 없어서 그런거야?”
“반쯤은. 수경원을 졸업한 사형 중에 아주 대단한 분이 계신데 그 분 이외에 아무도 수경원에서 재학중일 때 수경원을 보수할 정도로 번 사람이 없었어.”
그럼 아까 보았던 개보수의 흔적이 그건가?
“그게 누군데?”
“가씨 성을 가지신 분이라는 것 밖에는 몰라.”
“그래? 졸업생의 명단 같은 것은 없어?”
“명단이야 있지만 그건 사부님께서 가지고 계셔.”
“사부님께 도움을 받거나 졸업한 사람 중에 아무도 도와주지 않다니. 이거 냉정하구만.”
“아냐. 찾아오는 사람은 많아. 그 중에는 사저의 아버님이나 형주목, 예주목 등 각지의 높은 관리들도 꽤나 찾아오는 편이지. 하지만 그 사람들이 주는 자금이나 식량을 사부님께서 모두 거절할 뿐이야. 일에 대한 포상금 같은 경우도 어지간하면 다 거절하시는 편이고. 사부님도 자신의 삶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비용은 직접 버시니까 우리들로서도 할 말은 없지.”
서복은 그것이 아쉬웠는지 입맛을 다신 후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럼 난 할 일이 있어서. 일단 혼자 청소하고 있어. 내 방이 옆방인데 옆방의 청소도구를 가져다 써도 괜찮아.”
“설명 고맙다.”
냉정하게 생긴 외모와 다르게 살갑게 다가오는 서복에게 웃어 준 후 방을 보았다.
동아현에 있는 내 방보다는 허름하지만 헛간보다는 좋다.
딱히 좋은 잠자리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면 이런 먼지투성이 방에서 자는 것은 마음에 안든다.
“하아… 어쩔 수 없구만.”
“어이구 힘들어.”
청소 하는데 이렇게 시간이 걸릴 줄이야.
걸레만 몇번을 빨았는지 손이 다 떨린다.
오금희로 몸을 단련하지 않았다면 퍼졌을지도 모른다.
간신히 사람 살 만한 정도의 방을 만들었다.
방에서 나는 퀘퀘한 냄새를 없애기 위해 방문을 모두 열어 놓고 향초를 피워 두었다.
이정도면 그래도 오늘밤은 잘 수 있겠지.
그나저나 이대로 살기는 힘들 것 같은데…
지금이야 그럭저럭 버틴다고 하더라도 여름이 되면 날벌레가 들어 올 것이고 겨울이 되면 찬바람이 들어 올 것이다.
아니 그걸 떠나서 저 벽.
청소할때마다 가루 날리는게 진짜 되게 무섭다.
그냥 한두푼 모아서는 택도 없겠다.
뭔가 왕창 벌 준비를 해야겠다.
금방이라도 허물어질 것 같은 방 벽을 노려보며 난 심각하게 고민했다.
무슨 방법이 없을까…?
사부님도 참.
기부금을 받으면 그걸로 수경원이나 보수하지 왜 그걸 거부하는 건지.
“다 했어? 저녁먹자.”
“예. 사저.”
“후후후후~ 이야~ 역시 사제는 이래야지.”
“에? 왜요?”
“얼마 전에 들어 온 녀석은 아주 싸가지가 바가지라서 교육시키는게 엄청 짜증났거든. 우후후~ 이런 착한 사제가 와서 이 사저는 기쁘단다~ 그나저나 이 향기는 뭐야?”
“아. 이거요? 향초라고 합니다. 하나 드릴까요?”
어쨌든 선배는 선배. 잘보이면 나쁠 것은 없겠다 싶어 짐에서 향초를 하나 꺼내 내밀었고 그것을 받은 채염은 활짝 웃었다.
“정말!? 와~ 기뻐! 고마워! 사제! 우후후후~ 정말이지 하나부터 열까지 마음에 드는 사제라니까~ 그 녀석이 네 반만 닮았어도 좋으련만~”
“자꾸 그 녀석 그 녀석 하는데 그 녀석이 누구에요?”
아직 얼굴 한번 보지 못한 놈에 대해서 여기저기서 떠들어대니 궁금하다.
내가 질문하자 채염은 기분이 나빴는지 예쁜 얼굴을 찡그리며 투덜거렸다.
“있어. 그런 녀석. 좀 있으면 올거니까 그때 인사해.”
진짜 싫은가보다.
이름조차 말해주기 싫었는지 사저는 궁시렁거리다가 내가 건넨 향초를 받고 그 향기를 들이마셨다.
“아~ 좋다~ 벌꿀 먹고 싶은데~”
“채집은 힘든가요?”
“아무래도… 나도 그렇고 복이도 그렇고 좀 그런 거랑은 거리가 멀었거든. 그 녀석이 그런 건 좀 잘하는 편이긴 한데… 그 녀석에게 부탁하긴 싫어서. 그리고 자기가 번 것은 자기가 처리한다. 이게 수경원의 규칙이지. 이건 복이에게 들었지?”
“네.”
“그럼 됐어. 제일 중요한 것이 그거야. 사부님의 수업은 언제나 이루어지지만 그것을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든 벌어야 해. 농사를 짓든, 채집을 하든, 장사를 하든. 그것도 아니면 도적질도 괜찮아.”
“진짜요?”
“응. 살아남기 위한 발버둥이 나쁜 것은 아니니까. 다만 그 책임 역시 자신이 져야 하지. 예전 사형 중에 도적질을 하다가 잡힌 사형이 있는데 그 사형은 파문당했어.”
“…살벌하네. 그럼 도적질을 하고 안잡히면 된다는 거네요?”
“그, 그걸 그렇게 받아들일 줄이야. 물론 그렇긴 해. 하지만 과연 그게 가능할까?”
“뭐 그건 두고 볼 일이지요.”
말은 이렇게 했지만 내가 도적질에 재능이 있는 것도 아닌만큼 할 생각은 없었다.
자기가 벌어서 먹고 산다?
불가능해보이지는 않는다.
“사저께선 이곳에 언제 오신 것인가요?”
“나? 한 이년 됐나?”
“헤에…”
이년이나 이곳에서 머무르며 뭘 배웠는지 물어보고 싶다. 혹시 식순이 생활만 한건 아니겠지?
“사저! 나 왔어!! 선물 사왔어!!”
내가 궁금해 했을 때 수경원의 입구 쪽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렸다. 그것을 들은 사저의 인상이 왕창 구겨졌고 그것을 보며 난 고개를 갸웃거렸다.
“왜요?”
“으… 왔다. 그 자식.”
“아. 진짜요?”
누군지 궁금하다.
방에 켜 둔 향초를 끄고 사저와 함께 나가보았다.
“야! 복아! 나 왔다!”
“너 뭐하다가 이제 오냐?”
나에게 대할 때와는 다른 싸늘한 말투다.
그 말투에도 마당에 서 있는 소년은 아무렇지 않은 듯 보였다.
“사저! 선물이야!”
“아아아! 또 이딴 거 가지고 온거냐!?”
“사저는 화낼때가 제일 예쁘더라~”
소년의 손에는 붉은색 속옷이 들려 있었다.
그것을 보자마자 사저는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이고 빗자루를 들었다.
당장이라도 두드려 팰 기세로 달려드는 것을 보며 난 그녀가 그동안 논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야…”
단순하게 빗자루를 휘두르는 것이 아니다.
사부님과 요화가 대련을 했을 때 사부님이 보였던 움직임과 비슷하다.
필요한 만큼만, 그리고 원하는 만큼만.
효율적으로 빗자루를 움직여 속옷을 들고 있는 소년을 두드려 팬 사저는 씩씩 성을 내며 주방으로 향했고 서복은 널부러져 있는 소년을 한심하다는 듯 바라보았다.
“야… 넌 질리지도 않냐?”
“큭… 이게 풍류라는 거다.”
“여자 속옷 가져오면서 풍류는 무슨…”
“서복. 저기.”
“하아… 이 녀석이야.”
한숨을 내쉬며 서복은 바닥에 쓰러져 있는 녀석을 툭툭 걷어찼고 그는 비척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난 후 날 발견하고 씩 웃었다.
“이야~! 처음 보는 얼굴인데? 여기 있다는 것은 너도 사부님의 제자가 되었다는 거지?”
“응.”
“반갑다. 난 방통이라고 해. 올해로 열살이지. 잘 부탁한다.”
씩 웃은 녀석. 얼굴에는 장난기가 가득하고 눈을 뜬 것인지 안뜬 것인지 모를 정도로 실실 웃고 있는 소년은 내게 손을 쓱 내밀었고 그것을 잡으며 난 입을 꾹 다물었다.
방통이라니. 그 방통이란 말야? 봉추라 불리는 방통?
그 방통이… 저런 변태 꼬마라니.
악수를 하며 내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자 그는 얼굴에 있는 웃음기를 유지한 채 서복을 보며 물었다.
“야. 얘 뭐냐?”
“널 보고 기겁을 해서 그러겠지. 조각상 판 돈으로 그거 사온거냐?”
“그럴리가. 돈은 여기 있어. 이건…”
“…..”
“청연루에서 하나 슬쩍 해 온 거지.”
“야이 미친…”
방통의 행동은 무척이나 충격적이었다. 도둑질은 그렇다고 치고 한 도둑질이란게 여자 속옷 훔쳐 오는 거라니.
서복은 얼굴을 감싸쥐며 한숨을 푹 내쉬었고 그를 향해 방통은 실실 웃더니 나에게 붉은 속옷을 내밀었다.
“처음 만난 친구에게 선물하나 하지. 자. 어떤가?”
“흠… 청연루라고 했나요?”
“에이~ 야야. 그냥 말 놔. 나이도 비슷해보이는데 친구하자. 아니면 의형제 어때? 복이도 같이. 흑죽림에서 결의를 하는 거야. 흑죽결의! 캬아~ 멋지다!”
싱글거리며 방통이 즐겁게 말하자 서복은 그를 한번 걷어 찬 후 말도 꺼내지 않았다.
아무튼 뭐, 나쁜 녀석은 아닌 것 같다. 자신에게 좀 솔직한 놈 같을 뿐이지.
“청연루… 청연루라.”
이름, 그리고 아까 사저의 반응.
몇가지 해볼만한 것이 있을 듯 싶다.
난 방통을 보며 씩 웃고 그의 속옷을 받았다.
“우리 친하게 지내자. 난 진유하라고 해.”
“유하. 내 생각에 이 녀석과 친하게 지내는 것은 말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