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ree Kingdoms Shrine RAW novel - Chapter 539
00539 쉬운 공략, 어려운 설득 =========================
마량!?
설마 그 백미인 마량을 말하는 건가?
유파의 말에 깜짝 놀랬다.
그러고보니 마량은 형주의 사람이라고 했었지.
“백미라. 눈썹이 하얗기라도 한건가요?”
“그래. 그의 눈썹은 아주 새하얗다고 하더구나. 마치 노인처럼 말이야.”
“나이가 어떻게 되는데요?”
완이의 질문에 유파는 잠시 생각을 한 후 말해주었다.
“지금 한 열 두살? 세살 정도 된 걸로 알고 있는데.”
“그런가요…”
삼국지의 역사대로라면 유비가 적벽대전 이후 형주를 점령하게 되며 그때 초빙되어 제갈량과 좋은 관계를 맺게 된다고 했지.
혹시 지금 제갈량과 관계를 맺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런 거라면 좋겠는데 말이지.
내가 신음하며 턱을 만지작거리자 유파는 이상하다는 눈으로 날 보며 물었다.
“왜 그러십니까?”
“아뇨. 아닙니다. 다섯 형제라… 다들 괜찮은 사람인가보군요.”
“마준과는 그럭저럭 관계를 맺고 있으니… 한번 만나보시지요. 백문이 불여일견이라 하잖습니까.”
자리에서 일어난 유파와 함께 밖으로 나갔다.
기다리고 있던 하후상을 데리고 의성현의 북쪽으로 향했다.
꽤나 넓은 밭에서 일하던 소작농들이 우리를 보며 인사를 한다.
“이 밭들이 대부분 마가의 것입니다. 의성현에서도 꽤 부자지요.”
“마가가 왜 이엄을 도운 걸까요?”
하후상의 질문에 유파는 피식 웃었다.
“이엄은 저와도 꽤 친분이 있는 사람입니다. 이래저래 편의를 많이 봐주니까.”
“신야현으로 도움을 청하러 갔다고 하는데… 신야현에서 이엄을 도울 만한 사람이 있을까요? 듣기로는 신야현 현령인 이적이 이엄을 도울 것 같다는 말을 하던데.”
“하하하… 글쎄요.”
유파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뭔가 내가 모르는 비화라도 있는걸까?
하후상과 완이가 대답을 기다리는 것을 즐거워하던 유파는 말에서 내리며 말했다.
“달포쯤 전인가… 사람이 왔습니다.”
“사람? 누구입니까?”
“자기를 장송이라고 소개하더군요. 사람이 생긴게 참으로 못생겨서 기억이 납니다.”
“…혹시 익주의?”
“예. 익주의 사람이지요. 자기를 익주의 가좌라 하며 말합디다. 유표가 아닌 유장을 모시자고.”
“…..”
무슨 꼴이 되었는지 알만하군.
유씨라면 이를 갈고 거기에 황족이면 더 분노하는 유파가 그를 가만히 놔뒀을리 없다.
“혼쭐을 내어 쫓아내기는 했지만… 아마 다른 현에도 사람이 갔을겁니다. 그리고 이적이라면 충분히 유장의 밑으로 갈 가능성이 있지요. 그 역시 저와 비슷하게 유표를 싫어하던 사람이니까요.”
“어? 그는…”
“그는 유표를 마음에 들어하지 않았습니다. 유표는 자기가 황제인 것처럼 까불어대는 정신나간 놈입니다. 그런 놈을 누가 좋아하겠습니까? 어떻게든 유표와 떨어지고 싶었던 사람이니만큼… 아마 유장의 밑으로 들어가겠지요.”
“아쉽군요.”
“뭐 꽤나 능력이 있는 사람이지만… 뭐라고 하겠습니까. 자기가 가겠다는데.”
“그럼 이엄의 지원 요청을 받아도…?”
하후상이 묻자 유파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신야를 버리고 익주로 넘어갈 겁니다. 물론 다른 이들도 데리고 갈 가능성이 높지만… 이엄도 같이 갈 것 같군요.”
“더 이상 유표를 돕지 않겠다는 것… 이라고 생각해야 하는 겁니까?”
“아마 그렇겠지요. 장군께서 이렇게 절 찾은 것을 보면 전홍성은 이미 함락된 것 아닙니까? 양양이 완전히 승상의 군에 굴복되는 것은 얼마 남지 않은 것이겠죠.”
“그렇습니까…”
“이엄은 좋게 말하면 정치적인 감각이 뛰어난 사람이고, 나쁘게 말하면 감탄고토에 능한 사람이지요. 지금 정세를 보면 유표는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그런 상황이라면… 새로운 줄을 잡는 것도 그에게 있어서는 나쁘지 않은 일일 겁니다.”
그럴거면 그냥 우리 밑으로 들어 올 것이지.
내가 인상을 쓰자 유파는 껄껄 웃었다.
“하하하하!! 이적이나 이엄이나 진심으로 본다면 그리 대단한 자가 아닙니다.”
“그거야 유 숙부님께서 생각하시는… 뭐 그런 것 아닙니까?”
“물론 제 평가이기는 합니다.”
즐겁게 웃은 유파는 커다란 장원의 앞에 멈춰섰다.
문이 열려 있는 터라 안의 하인들은 우리가 오는 것을 보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유 현장님 아니십니까? 뒤의 분들은 누구신지…”
“가주께선 계신가?”
“예? 예에. 계시긴 합니다만…”
나와 하후상, 완이를 번갈아 바라보던 그는 황급히 고개를 숙였다.
“마가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그런데 어쩐 일로…”
“가주께 말씀드리게. 진동장군께서 가주를 만나러 왔다고.”
“예에!? 자, 장군님이요? 알겠습니다!”
순박하게 생긴 하인은 후다닥 안으로 들어갔다.
그가 들어가고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 안색이 그리 좋지 않아보이는 사내가 걸어나왔다.
나이는 나와 비슷해보인다.
그는 우리에게 허리를 숙여 공손히 인사했다.
“마성이라고 합니다. 가주님께서는 장군을 맞을 준비를 하고 계십니다. 그러니 제가 잠시 장군님을 모시려고 합니다만…”
날 맞이할 준비를 한다라.
설마 칼 뽑아놓고 기다리지는 않을 것이고.
그렇다면 기다려주지.
마성과 함께 마가의 안으로 들어갔다.
여기까지 오면서 봤던 넓은 밭의 주인이라는 이야기와 다르게 꽤나 단촐한 집안이다.
신가와 비슷할 정도로 허름한 내부를 보던 나는 마성에게 물었다.
“집이 좀 허름하구만.”
“굳이 꾸밀 필요는 없지요.”
“왜?”
“꾸며봐야 꼬여드는 것은 날파리 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그저 자신의 뜻을 가지고 있다면 더 필요한 것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대수롭지 않게 대꾸하지만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돈이 있으면 사람은 놀고 싶고, 또 꾸미고 싶어하니까.
자신의 욕심을 다룰 줄 안다라.
생각보다 괜찮은 것 같은데.
“도련님. 가주님께서…”
“가주께서 준비가 되신 듯 싶군요. 장군님. 가시지요.”
마성의 안내를 받아 가장 안쪽으로 향했다.
낡았지만 고풍스러운 내부를 지나 안의 방에 도착한 나는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안에는 깨끗한 마의를 입은, 유파와 비슷한 나이대로 보이는 사내가 서 있었다.
“어서 오십시요. 진동장군님. 마가의 가주인 마준이라고 합니다.”
“진동장군 진유하요.”
“먼 길 오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자리에 앉으시지요.”
서글서글한 눈매가 매력적인 그는 나에게 자리를 권했다.
그가 말한 대로 자리에 앉았을 때 중년의 시녀가 나서서 우리에게 차를 따라주었다.
“마침 좋은 차를 구했는데 잘 되었군요. 요 근래 손님이 많았는데… 가장 좋은 차를 장군께 권할 수 있게 되어 무척이나 기쁘군요.”
“그렇습니까? 손님이 많다라… 이엄 같은 자를 말씀하시는 겁니까?”
“이 성주 말고도 많았습니다. 익주의 장 가좌… 그리고 노가에서도 찾아오더군요. 요 근래 천하가 아주 복잡스러워졌는지 이런 시골에도 사람들이 많이 찾아옵니다.”
노가?
노가라면…
“노숙이 찾아왔습니까?”
“예. 노가에서 저희 가문을 초빙하려 하더군요.”
마준은 무덤덤한 표정으로 대꾸했다.
내가 왜 온 것인지는 알고 있는 건가?
그는 차분한 어조로 말을 이어나갔다.
“저희 마가가 그리 힘이 있거나 영향력이 있는 것도 아닌데 이렇게들 좋게 봐주시니… 그저 송구스러울 뿐입니다.”
“그럼 따로 이야기하지 않아도 좋겠군요. 마 가주. 저희와 함께 합시다.”
“함께 하자는 말씀은… 임관하시라는 말씀이십니까?”
“그렇다고 할 수 있겠지요. 어떻습니까? 한 황실의…”
“죄송합니다.”
고개를 숙인 마준은 거절의 의향을 밝혔다.
“돌아가신 아버님의 유지입니다. 절대로 임관하지 말라는 유지를 따라야 합니다. 죄송합니다.”
“그로 인해 가문이 멸문할 수도 있다면? 마 가주. 당신이 이엄을 도운 것은 이미 알고 있습니다. 그로 인해서 당신의…”
“제가 이 성주를 도운 것은 그에게 받은 은혜를 갚은 것에 불과합니다. 몇해 전 물난리가 났을 때 그는 저희 가문 뿐만 아니라 다른 가문들에게 많은 것을 베풀었지요. 그것을 갚았을 뿐입니다.”
“세상이 그리 만만한지 아십니까?”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기 마련입니다. 사람으로서 받은 은혜를 되돌려 준 것이 죄가 된다면. 그것이 곧 뜻이고 도리가 되겠지요. 그렇다면 달게 받겠습니다.”
“…..”
따르지 않으면 멸문을 하겠다는 협박을 했는데도 마준은 여전히 무덤덤할 뿐 이었다.
“이보게. 마 가주. 내 생각에는…”
“유표 뿐만 아니라 다른 곳에서도 몇번 임관의 제의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유 현장께서도 꽤나 무재로 추천을 받았는데도 거절하셨던 것으로 압니다만… 왜 거절하셨습니까?”
“그야…”
“제가 드릴 말씀은 이것 뿐입니다. 저희 마가에서 임관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것. 그리고 천하 풍파에 휩쓸리지 않겠다는 것.”
“강물이 흐르는데 낙엽 하나가 버티고 있어봤자 결국은 휩쓸릴 뿐이라는 것을 모르십니까?”
“거센 강물에 휩쓸릴 지언정, 나무의 뜻을 잃고 싶지는 않습니다. 죄송합니다.”
“하.”
마준의 죄송스러워하는 표정을 보며 탄식을 터트렸다.
이 사람은 알고 있는거다.
내가 멸문을 하니 마니 떠들어도 진짜로는 하지 못할 것임을.
아직까지 조조군은 형주 일대를 완전히 지배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임관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형주의 명가를 핍박하면?
다른 명가들이 유장이나 오를 따를 가능성이 높았다.
그렇기에 이렇게 뻗대고 나올 수 있는거다.
“사내라면 웅대한 꿈을 품어야 하는 것 아닙니까? 또한 유자라면 천하를 위해 자신의 재능을 써야 할 줄 아는 법.”
같은 명가의 사람인 하후상이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묻자 마준은 빙긋 웃었다.
“자세나 말투를 보아하니 명가의 분 같으시군요. 허나 유자된 도리를 따진다면 재야에 머무르며 백성들에게 조언을 해주는 정도로 살아가는 것도 뜻을 어기는 것은 아닙니다. 이곳에서 옛 성현들의 말씀을 되새기며 그것을 보완하며 살아가는 것. 그것 역시 유자된 도리라고 생각합니다만.”
서주에서 관직에 오르지 않은 명가들이 내뱉는 명분을 언급했다.
진시황 이후 소실된 유가의 지식을 보완하며 그것을 연구하는 삶.
퇴직한 관리들이나 유학자들이 가장 원하는 삶이 바로 그런 것이었다.
그것을 하며 살겠다는데 뭐라고 해야하나.
난 고민하다 웃으며 말했다.
“원하신다면 서주의 명사들과 함께 연구할 수 있는 삶을 제공해드릴 수도 있습니다만.”
“아직 형주 내에서도 따로 연구할 것이 많습니다. 죄송합니다.”
“부친의 유지를 따르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은 합니다. 하지만 군사부일체라. 천하를 다스리는 한 황실에 충심을 다하는 것 역시 유자된 도리를 따르는 것이 아닙니까?”
“하하하. 그렇게 말씀하실 줄은 몰랐습니다.”
원래 정치가는 얼굴에 철판깔고 사는거다.
세상 사람들은 다 안다.
다만 말을 하지 못할 뿐이지.
조조가 황제를 모신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그를 억류하여 자신의 명분을 위한 꼭두각시로 삼았을 뿐이라는 것.
지식인들은 다들 알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조조를 따르는 내가 이렇게 말하자 마준은 그저 재밌다는 듯 웃었다.
“그렇다 하더라도 제가 할 줄 아는 것은 그저 글 읽고 쓰는 재주 밖에 없습니다.”
“동생분들은요?”
완이의 질문에 마준의 표정이 처음으로 흐려졌다.
그래.
마가에는 다섯명의 형제가 있다고 했지.
그들 모두가 마준처럼 제 아비의 뜻을 따른다고는 생각하기 어려웠다.
“제 동생들은… 하아. 물론 녀석들도 나름의 뜻이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들이 세상에 나갈 일은 없을 겁니다.”
“낭중지추. 송곳은 주머니에 있어도 툭 튀어나오기 마련입니다. 지금은 어려 세상에 대한 꿈을 품지 않는다고 할지언정. 차후 세상을 알게 된다면 그는 분명 천하를 꿈꾸게 될 것입니다. 재능 있는자의 숙명이지요.”
“장군의 뜻은 저도 이미 알고 있습니다. 허나 그렇다 하더라도… 지금은 안됩니다.”
마준의 말에 우리는 모두 입을 다물었다.
엄청 완고하네.
그의 바뀌지 않는 태도를 보며 하후상은 주먹을 쥐고 싸늘히 중얼거렸다.
“…진동부의 지하 감옥에서도 그렇게 완고할 수 있는지가 궁금하네…”
야야. 참아.
지금은 좀 힘드니까 나중에 하자고.
하후상의 팔을 잡은 후 난 쓰게 웃으며 물었다.
“그리 완고하시니 어쩔 수 없군요. 그 뜻을 꼭 유지해주시기 바랍니다.”
익주나 오로 넘어가면 사지를 찢어발겨줄테니까.
“언젠가 장군님을 다시 만날 날이 있었으면 좋겠군요.”
부드럽게 미소지은 마준은 남은 차를 홀짝거렸다.
그를 보며 차를 마시던 나는 혹시나 싶어 물었다.
“한가지 궁금한 것이 있는데. 익주와 오 말고도 다른 곳에서 마 가주를 찾은 자는 없습니까?”
“있습니다.”
“누구입니까?”
어떤 놈이 마가를 노리는 지 정도는 알아두자.
그래야 나중에 마준이 튀었을 때 잡지.
내가 웃으며 묻자 그는 씁쓸한 얼굴이 되었다.
아니.
무언가 두려워하는 듯 보였다.
“반년 정도 전이었습니다. 눈매에 살기가 그득한 두 사람이었지요. 형제였던 것 같은데… 그래. 분명… 제갈근과 제갈량이라고 하더군요.”
그의 말에 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버렸다.
============================ 작품 후기 ============================
안녕하세요! 레데에요!
우와 오늘 개춥죠? 내일은 더춥다네요 나갈때 따숩게 입고들 다니세요ㅠㅠ
그럼 대댓글 감당
허클베리핀 // 겐고로는 다른 구역에서 바쁘게 움직이시는지라 ㅋ ㅎㅎㅋㅋ…ㅈㅅ
트릭스타 // 으잌ㅋㅋㅋ
LimitZero // 그러게영 무서워죽겠음. 호엥호엥
보내미야 // 그니까요 아이무셔
tkdtoru // ㅋㅋㅋ 엄한 태그 ㅋㅋ
니알라토텝 // 제갈각이라는 무시무시한 능력의 속좁은 아이가 나옵니다! 짜잔!
Dunkel // 게임이면 좀 편하겠지만 말이죠 ㅋㅋ
자유의 노래 // ㅎㄷㄷㄷ 무서운 사람들이에영!
koreaabce // 양양전은 얼마 안남았슴다 ㅋㅋㅋ 상용이랑 강하는… 뭐 나중에 터지겠죠 ㅋㅋㅋ
이슈티르 // 그렇지만 잘 버팁니다! 그래서 쟁여 둔 아편을…!!
백발마인 // 늘 감사합니다~
암천회류 // 항상 감사드려요!!
천공의행검 // 현재 부인은 3명이죠. 결혼 대상까지 치면 네명!
철의노래 // 전위랑 허저가 너프를 먹었다기보다는 그때 당시 괴월의 전략에 휘둘리면서 일기토보다는 함정과 진형에 말렸던거죠 ㅋ 실질 무력 자체는 삼국지 게임과 비슷하다고 보심 됩니당
Bobbylow // 오오… 감사합니다ㅠㅠ
초코햄 // 무써운 사람들만 모였네용 ㄷㄷ
슈비두비 // 냠냠 짭짭!
고냥이집사 // ㅋㅋㅋㅋㅋㅋ조가의아이를 왜ㅋㅋㅋㅋ
RedLook //감사합니다ㅠㅠ
허니앙쥬 // 여기저기 써먹을 노예를…!
클리너63 // 채염이 뭐 한게 있나요 ㅋㅋㅋ ?
늘 감사합니다~ 그럼 내일만나요! 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