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ree Kingdoms Shrine RAW novel - Chapter 657
누상촌에서 멀어지던 관우는 몇대의 수레와 사람들이 누상촌으로 들어오는 것을 보았다.
탁군 군수의 마차다.
그 마차를 본 관우가 발걸음을 멈추자 마차에 타고 있던 이, 진유하가 내리며 물었다.
“뭐야. 벌써 가는 건가?”
“굳이 더 있을 필요는 없으니. 내가 해야 할 일을 하러 가는거요.”
“해야 할 일?”
“탁현에 아직까지 남아 있는 불의한 무리가 있소. 철우라는 자인데 공손강과 결탁하여 백성을 파는 일을 했다고 하더군. 철우촌이라는 촌락으로 가장하여 그곳에서 백성을 거래하고 있다오.”
“흠…”
관우의 말에 진유하는 작게 신음한 후 품에서 무언가를 꺼내 던졌다.
그것을 한 손으로 받은 관우는 살짝 눈썹을 꿈틀거렸다.
귀한 옥으로 만들어진 패다.
글자는 정북부가 적혀 있고 그 글귀는 금색으로 번쩍이고 있었다.
패에 걸려 있는 붉은 수실을 봐도, 그리고 장식을 봐도.
이 패를 팔면 적어도 한 마을이 몇달은 먹고 살 수 있을 식량을 구입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관우는 이 패가 어떤 패인지 잘 알고 있었다.
“정북부 부위장? 정북부의 감찰장직 아니오. 이것을 왜 나에게 주는거요?”
“밑바닥에서부터 한다고 하더라도 한계는 있기 마련이지. 당신의 방식이 잘못되었다는 것은 아니야.”
“흠…”
“필요할 때가 있을거다.”
진유하의 말을 들으며 자신의 손에 쥐어진 패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관우는 피식 웃었다.
“도구란 말이요?”
“높은 이상과 뜻을 가지고 있는 자를 지원한다고 해줬으면 좋겠군. 그것을 쓸지 안쓸지는 당신 마음이야. 제한따위는 없다. 내가 살아 있는 이상 그 패는 언제든지 유효하니. 얼마든지 쓰도록. 필요 없으면 버려도 상관없고.”
말을 마친 진유하가 마차에 올라타자 마차는 이동했다.
그들이 멀어지는 것과 자신의 손에 들린 패를 번갈아 보던 관우는 피식 웃은 후 그것을 품 안에 넣고 터벅터벅 걸었다.
————–
*******
장비의 제사가 끝나고 며칠이 지났다.
원래대로라면 좀 길게 해야겠지만 우리가 그렇게 한가한 사람들은 아니다.
누상촌에 있는 도인에게 돈을 주고 도원의 관리를 맡긴 나는 관청으로 돌아오자마자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그래서. 그렇게 떠났다?”
“예.”
걱정을 해야 하는 걸까?
하지만 관평이나 하후상의 말에 따르면 관우는 더 이상 나와 적대하지 않을 것 같았다.
“언월도를 주고 갈 줄은 몰랐군. 설마 무기를 놓고 살아가는 것은 아닐 것이고.”
“관우 정도 되는 무인이라면 무기에 연연하지 않습니다. 언월도가 없다고 한들 그에게 큰 문제가 생기지는 않을 겁니다.”
서황은 언월도를 가볍게 잡아 내 앞에 놓은 후 씁쓸한 어조로 말했다.
“언월도라는게 만드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 누상촌에서 이걸 만든 대장장이는 어디 있지?”
“몇해 전에 귀천했다고 하더군요.”
장비의 장례에 참가할 겸 누상촌을 조사했다.
무려 그 유비의 고향이기도 한 곳이 바로 이곳이다.
마을을 돌며 이래저래 확인을 하는 동안 관우의 언월도를 만든 대장장이를 찾아보았다.
하지만 누상촌에는 대장간이 없어서 그냥 돌아왔는데 설마 벌써 죽었을 줄이야.
“그런가. 꽤 실력있는 대장장이였던 것 같은데.”
난 내 앞에 놓여져 언월도를 보았다.
청룡의 얼굴이 새겨져 있는 무기를 바라보던 나는 그것을 잡아 들어보았다.
“더럽게 무겁네.”
나는 무거워서 들고 있는 것만으로도 벅찬 언월도다.
이런 것을 만들어 낼 수 있을 정도의 제련실력이라면 꼭 모셔보고 싶었는데.
아쉽구만.
하지만 죽은 사람 불러다가 일 시킬 수도 없는 노릇이니 깔끔하게 포기해야겠군.
난 언월도의 날을 손가락으로 툭 쳐보았다.
이거 아무리 봐도 철이 좋은데.
그냥 녹여서 쓸까?
좋은 철은 항상 부족한 법이다.
그래서 내가 전에 곽가가 보여 주었던 좋은 철에 눈이 돌아갔던 것 아닌가.
“혹시 그 대장장이도 고구려 사람이 아닐까?”
“에이 설마.”
“딱히 틀렸다고 보기는 어렵지 않나?”
관우의 언월도는 다른 이들이 쓰는 무기에 비해 훨씬 좋은 철로 만들어져 있었다.
내가 웃으며 말하자 서복은 손사레를 치며 부정했다.
으음…
고구려의 제련법이 이정도쯤 된다면 괜찮을텐데.
“아무튼 관평.”
“예.”
“이건 네가 써라.”
“어…괜찮으시겠습니까?”
이 언월도는 꽤나 좋은 무기다.
가지고 있으면 호신에 무척 좋겠지.
하지만 아까도 말했다시피 이 무게를 나는 감당할 수 없다.
“애초에 관우가 너에게 준 것 아닌가?”
“그렇긴 합니다만… 전리품이라고 볼 수 있는 것 아닙니까?”
관평의 말에 난 웃음을 터트렸다.
“하하하! 관우와 싸운 것도 아닌데 전리품이라고 보기는 어렵지. 가져가.”
있어봤자 쓰지도 못하는 무기를 가지고 있어봐야 어쩌겠냐.
난 하후상을 보았다.
내 시선에 그가 고개를 갸웃거린다.
조조가 나에게 하사한 의천검도 그냥 하후상에게 넘긴 나다.
쓰지도 못하는 무기는 가지고 있어봐야 오히려 짐에 불과하다.
관평은 망설이다가 언월도를 쥐었다.
나와는 다르게 그것을 가볍게 들어 올려 잡은 관평이 어색해하자 난 웃으며 말했다.
“꽤 잘 어울리는구만.”
“감사합니다.”
성실하게 고개를 숙인 관평이 언월도를 쥐고 물러난다.
그가 멀어지는 것을 보던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럼 슬슬 우리도 할 일을 해보자고. 아. 그러고보니 서황.”
“예.”
“철우라는 놈들은 잡았어?”
“예. 예상보다 꽤 많더군요. 만약 관우의 언질이 아니었다면 그들을 놓칠 뻔 했습니다.”
“강자들은 약자의 모습을 하여 자신을 숨기려 하지. 약자라고 해서 마냥 좋은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새삼스럽게 깨닫게 되는구만.”
그저 순박한 농민들이 모여 있던 마을인 줄 알았는데.
실상은 인신매매를 하는 도적들이 이룬 마을이었을 줄이야.
마을의 집 곳곳에 숨겨져 있는 백성들을 구해낸 후 그들을 일일히 처형했다.
서황이 일을 잘 해준 것에 만족하며 난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럼 오늘도 바쁘게 일해보자고! 빨리 끝내야 우리도 빨리 내려가지!!”
“예!!”
장비의 장례가 끝나고 며칠이 지났다.
이제 슬슬 내려가는게 맞을 것 같은데.
사마의로부터 연락이 없으니 이거 움직이기도 힘들군.
밭에 물을 대는 것에 대한 분쟁을 끝내고 치수에 관한 보고서를 확인하던 나는 위치의 부적절함을 확인했다.
“흠. 이건 직접 봐야겠군.”
치수는 농사를 할 때 무척이나 중요한 것이다.
특히나 유주 같은 경우는 날이 추워 농사를 한번 정도 지으면 많이 짓는 것이다.
그런만큼 물은 중요하다.
그런 치수에 대해서 이런 식으로 보고를 하다니.
내가 나가려고 할 때 관청의 앞마당이 쇳소리로 시끄럽다는 것을 깨달았다.
“하아압!!”
“으랴아압!!”
관평과 하후상의 대련인가?
서황의 지도 아래 그들이 대차게 치고 박는 것을 보았다.
“흐읍!”
의천검이 관평의 목을 노린다.
그것을 청룡언월도를 움직여 튕겨낸 관평이 봉을 크게 잡으며 강하게 휘둘렀을 때 하후상은 오히려 앞으로 달려가며 관평을 어깨로 들이받았다.
“큭!”
“흡!!”
가슴의 충격에 관평이 비틀거린 순간 하후상은 검집으로 관평의 허리를 쳤고 관평이 허물어지자 하후상은 의천검을 내렸다.
“끝. 하후상의 승리다.”
그들의 대련을 지켜보던 서황은 무덤덤히 말한 후 관평에게 다가가 싸늘히 말했다.
“한심하다.”
“…죄송합니다.”
“좀 나아졌다 싶었더니만… 무기에 휘둘리고 있어. 옛날의 버릇이 그대로 살아났잖냐!!”
“….”
“좋은 무기라 하더라도 결국은 그것을 다루는 사람이 중요하다. 계속 이런 식이라면.”
“…좀 더 노력하겠습니다.”
“휘두르기 천번을 명하겠다.”
서황의 명에 관평은 고개를 숙였다.
그가 구석으로 향하자 얌전히 지켜보던 장료는 어깨를 으쓱였다.
“저 녀석에게는 맞지 않는 무기군.”
“그럴지도 모르지. 저 언월도는 분명 좋은 무기이지만… 오히려 관평의 실력을 낮추고 있어.”
서황의 말에 장료는 동의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관평이 언월도를 들고 휘두르기를 하는 동안 하후상은 정리를 시작했고 난 자리에 앉은 채 그들의 훈련이 끝나는 것을 기다렸다.
관평이 휘두르기 천번을 끝내자 난 웃으며 그에게 물통을 던져주었다.
그것을 받은 관평은 무거운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숙였다.
“감사합니다.”
“뭘. 그보다… 청룡언월도가 맞지 않나보지?”
“….”
대답은 없다.
하지만 그 역시 알고 있을거다.
오히려 청룡언월도를 쓰게 됨으로써 오히려 실력이 더 퇴보되었다는 것을.
“장군께서는.”
“응?”
“승상께 의천검을 받으셨지요. 그것을… 상에게 주셨습니다. 아쉽지 않으셨습니까?”
“당연히 아쉽지. 의천검은 보검이니까.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버리는 것 또한 중요하다.”
“…예?”
관평은 멍하니 날 바라보았고 난 웃으며 그의 어깨를 잡았다.
“여포는 아버지로서 살아가기 위해 감녕에게 방천화극을 주었지. 나는 무인이 아닌 정치가이기에 하후상에게 의천검을 주었어. 가끔씩은 말이지. 좋은 것이 자신의 발목을 잡을 경우가 있어.”
“….”
관평은 고개를 숙이며 자신의 손에 들려 있는 청룡언월도를 보았다.
좋은 무기다.
하지만 그것이 성장에 방해가 된다면 그것을 버리는 것도 생각을 해봐야 한다.
난 관평의 어깨를 잡은 채 담담히 말했다.
“너는 관우가 아니야. 관평이지. 나의 부하이며, 내가 신뢰하는 사람이지. 그러니 너는 너의 이상이 아닌, 너 자신을 믿어줬으면 좋겠는데.”
나는 무예에 재능도, 실력도 없다.
그러니 감녕이나 장합, 서황처럼 제대로 된 조언을 해줄 수 없다.
내가 해줄 수 있는 조언은 이정도 뿐.
관평은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주군의 금과옥조. 마음에 새겨넣겠습니다.”
며칠이 지나고 드디어 사마의에게 연락이 왔다.
광양군을 완전히 점령하고 이제 공손강의 잔당들을 잡기 위해 북방으로 이동할 준비를 끝냈다는 연락.
그를 위한 지원군을 보낼 때가 되고 지원군으로 결정된 이들이 출정식을 할 때 난 웃음을 터트렸다.
“하하하…그래. 잘 갔다와라.”
“부디 장군께서도 무운을! 다시 만날 때까지 별 탈이 없으시길 빌겠습니다!”
선두에 있던 장료는 나에게 부복하며 예를 표했고 그와 다른 이들이 몸을 돌려 나갔다.
앞서 걷는 장료의 손을 보며 난 미소지었다.
그의 손에는 관우의 청룡언월도가 들려 있었다.
그리고 관평은?
그는 자신의 대검을 착용한 채 말에 올라탔다.
관우의 무기를 버리고, 관우의 전투법을 버리고.
이제 자신의 길을 가겠다는 것인가?
말에 탄 관평은 힐끔 고개를 돌려 나를 본 후 자신있게 웃었다.
그래.
한번 해봐라.
네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기대하마.
그들이 멀어지는 것을 지켜보던 나는 어깨를 으쓱인 후 마중을 나온 이들을 둘러보았다.
“자!! 그럼 우리도 이제 집에 갈 준비하자!!”
이제 진짜 집에 갈 시간이 다가왔다.
다들 기뻐하는 모습을 보며 난 관청으로 들어갔다.
========== 작품 후기 ==========
안녕하세요! 레데에염
오늘… 뭔 미세먼지가 일케 많은지1
나갔다왔는데 목이 엄청 칼칼하구만요… ㄷㄷ
미세먼지땜에 외출을 못하다니 이게 무슨…ㅠㅠ
으음…
대댓글갈게영!
허클베리fin // 외전은 또 나중에 ㅋㅋㅋ
클리너63 // ㅋㅋㅋ 진유하의 필살기가 입터는거라서 쓸까도 했지만 그럼 너무 진유하가 돋보일것 같더라구요. 그래서 생략을…!
음… 그리고 간옹은 죽었습니당 노숙이 공격했을때 황가에 있던 사람들 다 죽였죠 제갈량 빼구…
Flyback // ㅋㅋㅋ 대댓글은 가급적 달도록 노력합니다만…ㅠ 제가 시간이 안되면 못다는경우도 많슴다. 최대한 열심히해보께영.. 감사합니당
룡제 // 앜ㅋㅋ ㅠㅠ 감사합니다!!
잠쟈다콩해쪄 // 그래서 관제신이 됩니당!
MinT // 백성들에게 추앙받는 신이 되지요!
순수몰 // ㅋㅋㅋ 슬슬 유하도 굴려야죠 ㅋㅋㅋ
파마중독 // 오… 그런가요? 의도치 않은 비슷함이 나왔네용 ㄷㄷ
저주의달 // 관제신이여!!
돔페리뇽 // ㅋㅋㅋ 장비딸내미랑 부인이랑 아들은 과연 어디에 있을까요!!
룡룡죽겠찌 // 그래도 자기 이상을 이루는 남자가 됩니당
Annaka // ㅋㅋㅋ 반쯤 주운건지 만건지 애매한 상황!ㅋㅋㅋㅋ
카이대제 // 밑바닥에서부터 백성을 돌보는 신!
LiMEZ3Z3 // 진유하가 떡밥을 던지기는 했지만 과연!
땡굴이시 // 오 ㅎㅎ? 그런가요? ㅎㅎ 재밌게 보셨길 빌게영!
페네르 // 굴러라 관우!
건필하십쇼! // 재야인사!
타루티어루 // 항상 구르는 남자죠 ㅋㅋ
dleifna // 목적지는 같을겁니다. 다만 가는 길은 좀 다른…
arcadia1019 // 과연 이 선택이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Bobbylow // 아이고 매일 피곤하신듯…ㅠㅠ 우짠디요
LauraStuart // 으잌ㅋㅋㅋㅋㅋㅋㅋ
진가도 // 민초의 영웅이자 신!
이슈티르 // 등장은 할겁니당 ㅎㅎ 사실 처음에 누구 아들로 할까 고민을 했습니다. 유비도 대상이 있기는 했지만 그럼 너무 후반부로 가버려서;;;
마스터칼솔럼 // 히히 감사합니다 ㅎㅎ~
철의노래 // 관우는 자기 갈길 갑니다!
암천회류 // 늘 감사드려요~
서퓨 // 장포가 장남이니까 등장은 합니다. 일단 장씨도 나올거고… 하지만 어디에 있을까요!!
이루미엘 // 허어…
Kalon // ㅋㅋㅋㅋ예토전생으로 유비랑 제갈량도!
vdfs // 후덜덜덜하죠유ㅠㅠ
청안 // 그래서 정북부가 밀어줍니다! 관느님 하고시픈거 다 해…ㅠㅠ
화이트프레페 // 유비도 개새끼라기보다는 패도를 선택햇을뿐!이라고 반박을…ㅋㅋㅋ
Danke // 흐규흐규…
천공의행검 // 무쓸모! 은근히 진유하도 짜논거 못써먹는경우 많습니다 ㅋㅋ
koreaabce // 멋진남자 장비!
Guaaaak // 고난의 길이라는 것을 알고 스스로 물러나주는거라고 볼 수 있겠죠ㅠㅠ
비누좀주워주세요 // 2~30년 안에 끝내야죠… ㄷ
ppk12 // 지금도 딱히 무서울 것은 내부분열 말고는 없습니닼ㅋㅋㅋ
백발마인 // 늘 감사드려요~
이즈니임 // 동업자죠 ㅋㅋㅋ
천칭지기 // 지금쯤 첫째딸은 5살, 둘째딸은 3살정도 됐습니당
무흐니 // 이제 북방쪽은 끝났으니 달달한거랑 내정씬 몇편 쓰고 나면 외부쪽 이야기가 나오겠네요!
윤하 // 오오! 감사합니다!!ㅠㅠ
TeddyBear // 암행어사라기보다는 ㅋㅋㅋ 정북부의 지원을 받는 사람이 됐네요 ㅋㅋㅋ
어휴 오래간만에 댓글이 많네용
그럼 내일 봅시다! 안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