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ree Kingdoms Shrine RAW novel - Chapter 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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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영은 죽간을 내려 놓았다.
그것을 본 순욱은 빙긋 웃었다.
“사마부인 덕분에 많이 편해졌습니다.”
“후훗. 과찬이세요.”
“아뇨. 아뇨. 진심으로 하는 말입니다.”
순욱은 가볍게 기지개를 펴며 웃었다.
그런 그를 향해 사마영은 마주 웃었다.
“가끔 보면 진 장군이 마음 놓고 바깥의 일을 할 수 있는 덕이 전부 사마 부인 덕분인 것 같습니다.”
“후후훗~ 승상부주께서 그리 말씀해주시니 기쁘네요.”
꽃같이 아름다운 미소다.
이제 스물 남짓한 정도라고 했던가?
하지만 그녀의 행동이나 기품, 그리고 주변을 아우르는 지배력을 생각한다면 결코 그정도 나이라고 볼 수 없을 것이다.
나이가 어리나 생각이 깊고, 경험이 적으나 뛰어나다.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이나 아랫사람을 생각하는 마음까지 대단하다.
만약 여자가 아닌 남자였다면 세상을 아우르는 대단한 인재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순욱은 죽간을 정리하는 그녀를 보며 빙긋 웃었다.
사마영과의 연은 벌써 꽤 오래 되었다.
진유하와 만난지 어느새 십년 가까이 되는구나.
그리고, 그 대단한 진유하와 저 사마영의 딸이 자신의 며느리가 되는 것이구나.
앞으로 순가의 미래는 밝다.
그리 생각하며 순욱이 웃자 사마영 역시 마주 웃었다.
“뭐가 그렇게 좋으신가요?”
“하하하! 순가와 진가가 아주 좋아질 것 같아서 그렇습니다. 얼른 휘가 커서 저를 아버님이라 불러줬으면 좋겠군요. 사마 부인과 꼭 닮았을 걸 생각하면 아주 기쁩니다.”
순욱이 너스레를 떨며 말하자 사마영은 난처해하며 웃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에 같은 방에 있던 낭관들과 시녀들 역시 즐겁게 웃었다.
순욱이 혼자 있었다면 다들 긴장하여 제대로 일하지도 못했을 텐데 그 분위기를 풀어주는 것 역시 사마영의 중요한 역할이었다.
복도 많지.
저렇게 아름다운데다가 사려깊고, 현명하며 상냥한 부인과 함께 살다니.
진유하가 정말 대단하다고 이 자리의 모든 사람들은 생각했다.
다들 그녀에게 훈훈하게 웃고 있을 때 문이 열렸다.
“언니! 가 아니라 사마 보좌님.”
명랑한 외침과 함께 죽간꾸러미를 들고 한 여인이 들어왔다.
그녀가 들어오자 사마영은 얼른 달려가 그녀의 죽간을 받았다.
“뭐가 이리 많아?”
“북방으로 보내지는 지원이랑… 아. 부주께서도 계셨군요!”
“교 부인께서도 오셨습니까.”
순욱은 웃으며 밝은 미소를 짓는 여인에게 말했다.
그녀 역시 진유하의 부인이다.
사마영과는 다른, 밝은 매력을 지닌 여인은 순욱의 말에 헤죽거렸다.
“헤헤헤. 교 부인…”
“그나저나 북방으로 보내지는 지원은… 이제 딱히 없지 않습니까? 조 부인이 간 것으로 끝난 것 같은데…”
“연주에서 보내는 지원도 있어서요. 그리고…”
교완은 죽간더미 위에 올려져 있는 작은 죽간을 들어 사마영에게 건네주었다.
“상산군에서 온 연락이에요.”
“응?”
사마영은 의아해하며 죽간을 펼쳤다.
그 죽간에 적혀 있는 글귀를 모두 읽은 사마영의 입가에 미소가 걸리자 교완은 궁금해하며 물었다.
“왜 그래요?”
“후훗.”
그저 기쁘게 미소짓는다.
사마영의 미소에 교완은 더욱 궁금해했고 사마영은 죽간을 접어 순욱에게 주었다.
“북방의 원정이 끝났다고 하네요. 공손강과 답돈, 보도근을 잡는데 성공하였으니… 이제 북방 원정도 곧 종료될 것 같네요.”
“그게 정말입니까?”
“예에. 기쁘네요. 다들 별 일이 없다고 하니…”
사마영이 준 죽간을 받은 순욱은 그것을 읽으며 너털웃음을 터트렸다.
지금 상황에서 가장 걱정되는 북방의 일이 안정적으로 해결되었으니 남은 것은 허도에서 업으로의 이주만 남았다.
“내 후년 쯔음이면 대부분의 시설들과 백성들도 이주가 끝날 것 같으니. 이제 안정적으로 천하를 볼 수 있겠군요.”
순욱의 말에 사마영은 만족스럽게 웃으며 북쪽을 바라보았다.
북방을 응시하며 자신의 남편을 그리워하는 사마영의 모습에 시녀들과 낭관들은 감탄했다.
저토록 대단한 여인이 그리워하는 사람이라니.
다들 그가 돌아오기를 기대하고 있다.
자신에게 시선이 집중된 것에 사마영은 퍼뜩 정신을 차리고 베시시 웃으려던 것을 황급히 억눌렀다.
그러느라 붉어진 얼굴이 귀엽다.
귀부인에게 해서는 안될 생각을 하면서도 시녀들은 자신도 모르게 웃어버렸다.
“에이~ 언니. 기쁘면 웃으라구요~”
진유하가 있을 때는 무척이나 상냥하고, 또 억지도 자주 부리는 귀여운 여인이었지만 그가 없을 때 사마영은 그야말로 여걸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였다.
부인들 중에서 나이도 제일 어리고 덩치도 제일 작지만 그녀의 말을 거스르는 이들은 없었다.
현명하며, 또 현숙하고 자애롭기까지 해서 많은 이들의 존경을 받는 부인인 사마영이 저렇게 웃음을 참으려고 애를 쓰는 모습이라니.
그 배경에 있는 것이 무엇인지 아는 교완으로서는 웃을 수 밖에 없었다.
“아하하~ 언니. 이런 모습은 정말 귀엽네요.”
“후우… 너는 좋지 않니?”
“너무 좋아요~ 얼른 보고 싶은걸요.”
교완은 살짝 입술을 핥으며 미소지었고 사마영 역시 그녀의 미소에 마주 웃어보였다.
관청에서의 일을 마친 후 업에 마련된 장원으로 돌아 온 사마영은 자신의 방으로 향했다.
방에 있는 작은 상자를 꺼낸 그녀는 그 안을 보며 빙긋 웃었다.
자신의 보물이다.
진유하와 함께 있으며 선물받고, 또 선물했던 물건들.
정북장군의 부인이 가질 만한 물건 치고는 무척이나 싸구려들이었다.
나무장식, 저급한 옥, 투박한 옥병.
하지만 그 무엇보다 소중한 추억이 담겨 있는 것들이기에 사마영은 그것을 볼때마다 기쁘고, 또 즐거웠다.
“빨리 보고 싶네요. 어서 와요.”
부드럽게 상자 안의 내용물을 쓰다듬으며 사마영이 미소지었을 때 누군가가 문을 두드렸다.
고개를 갸웃거린 사마영이 문을 열어주자 들어 온 것은 다름아닌 장춘화였다.
“언니. 무슨 일이신가요?”
“아가씨.”
장춘화의 입가에 걸려 있는 미소를 마주하던 사마영이 고개를 갸웃거려자, 그녀는 품에서 작은 종이를 내밀었다.
사마가의 전서인가.
장춘화가 준 전서를 읽은 사마영은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오라버니께서… 하지만 괜찮으시겠어요?”
종이에 적혀 있는 내용은 북방 원정이 끝났지만 자신은 아직 유주에 남아 해야 할 일이 많으니 이번에 복귀하지 않겠다는 내용이었다.
장춘화의 얼굴을 조심스레 훔쳐 본 사마영은 움찔하며 슬그머니 시선을 돌렸다.
웃고 있지만 이마에는 혈관이 삐죽 튀어나와 있는 것이 상당히 짜증이 나 있는 모양이다.
“괜찮지 않아요.”
“으음… 언니. 너무 그러지 마시고… 잠시 기다리면…”
“아가씨.”
장춘화는 사마영을 향해 차분히 물었다.
“아가씨께선… 진 장군님께서 일이 많으니 좀 늦게 온다고 하시면… 어쩌실 건가요?”
어쩌기는.
당장 잡으러 가야지.
이만큼 떨어져 있게 놔두었으면 된 것 아닌가?
사마영의 웃음이 서서히 지워지자 그와 반대로 장춘화는 히죽 웃었다.
“저도 같은 마음이랍니다.”
“으음…”
그런 것이라면 어쩔 수 없지.
자신이 진유하를 사랑하는 만큼이나 장춘화 역시 사마의를 사랑한다는 것을 알고 있는 사마영은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아가씨. 부탁이 있는데. 들어 주실 수 있나요?”
“뭔데요?”
“북방으로 가려고 합니다. 흑귀대를 내어 주셨으면 합니다만… 호위를 부탁할 만한 사람들이 없어서…”
“으음…”
흑귀대라.
진유하가 자신과 다른 부인들을 호위하기 위해서 데려 온 사병과 같은 이들이다.
이들에 대한 명령권은 중앙보다 진가에 우선하고 다른 어떤 병사들보다 확실히 믿을 수 있다.
그렇기에 장춘화는 사마영에게 부탁했고 사마영은 난감해하다가 조심스레 대답했다.
“하지만 북방은 위험할텐데요.”
“그렇지만 남편이 거기서 혼자 뭘 할지 모르니까. 제가 옆에 있어주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만. 아가씨도 제 상황이었다면 그러지 않았을까요?”
당연히 그러겠지.
원래대로라면 북방까지 따라가고 싶었었는데.
조청이 지원을 갈때 너무 부러워서 밤에 잠도 못 잤었던 것을 생각하면 장춘화의 마음도 충분히 이해가 갔다.
그런만큼 사마영은 떨떠름히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었다.
“그것도 그렇죠. 오래비는 좀 무모한 경향이 있으니까. 알겠어요. 언니가 오래비를 잘 좀 지켜봐줬으면 싶네요. 흑귀대에게는 제가 말해둘게요.”
작게 한숨을 내쉰 사마영이 웃으며 말하자 장춘화는 그녀의 손을 살짝 잡으며 말했다.
“고마워요. 아가씨가 이렇게 제 편을 들어줘서 마음이 편하네요.”
“별 말씀을 다하시네요. 언니.”
장춘화와 함께 짧은 다과회를 마친 사마영은 그녀가 나가자 침상에 누웠다.
편안하게 누운 채 사마영은 자신의 옆자리를 살폈다.
텅 비어있는 옆.
“…보고 싶어요.”
이제 곧 그가 올거다.
사마영은 비어있는 침상의 자리를 쓰다듬으며 살며시 눈을 감았다.
두달이 지났다.
아직까지 진유하는 오지 않았다.
“까득.”
“…..”
원정이 끝났으면 빨리 올 것이지.
사마영은 입술을 삐쭉 내밀며 뾰로통한 얼굴로 거칠게 죽간을 내려 놓았다.
묵직한 죽간들이 책상 위에 놓여지는 것에 방에 있던 시녀들과 낭관들은 움찔하며 사마영의 시선을 피하거나 두려워하며 고개를 숙였다.
북방 원정이 끝났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최고조였던 그녀의 기분은 시일이 지날 수록 나빠져갔고 그 기분에 점점 이 집무실의 분위기도 무거워져갔다.
물론 사람들을 대할 때 상냥한 것은 여전했다.
하지만 뭐랄까.
그냥 보는 것만으로도 무서워진달까?
오죽 했으면 순욱의 보좌로서 관청의 일을 돕는 사마영이 관청에 등청할 때면 개미새끼조차 함부로 나대지 못한다는 말이 떠돌 정도였다.
그런 그녀의 모습에 순욱은 피식 웃었다.
“사마부인께서 많이 화가 나셨나보군요.”
“그래보이나요?”
“예. 요새 시녀들이 아주 덜덜 떨고 있습니다. 전에 승상께서 오셨을 때 이상으로요.”
“끄응…”
내색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사마의가 공손강을 잡음으로써 북방원정은 끝났다고 들었다.
그럼 냉큼 올 것이지 왜 이렇게 늦장을 부리는 걸까.
기다리는 사람은 생각도 안해주나?
차라리 장춘화처럼 유주로 가버릴 것을 그랬나?
아무것도 걸리는 것이 없어 거리낌없이 유주로 사마의를 만나러 가버렸던 것을 생각하니 짜증이 치솟은 사마영은 순욱의 말을 듣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두어달 전까지만 해도 자신의 시선을 받은 이들이 미소짓던 것에 비하면 확실히 다들 자신을 두려워하고 있다.
“사마부인께서는 진 장군을 무척이나 그리워하시는군요. 허나 진 장군이 아직 오지 못하는 이유는 북방의 안정화 때문입니다. 너무 그리 화내지 마시지요.”
말은 쉽게 하네.
누구 때문에 장춘화처럼 유주로 가지 못하고 있는 것인데.
난처해하며 순욱이 말하자 사마영은 자신도 모르게 싸늘한 어조로 말해버렸다.
“승상부주께서 생각하시기에.”
“예.”
“부인을 내버려두고 몇년째 계속 바깥 생활만 하는 부군께… 아내로서 화를 내는 것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시나요?”
“아, 아뇨. 그런 게 아니라. 부인의 분노는 매우 지당하신 분노입니다.”
뾰로통한 얼굴로 사마영이 외치자 순욱은 움찔하며 슬그머니 고개를 돌렸다.
아무리 승상부주라지만 사마영이 이렇게 화를 내니 당해낼 수 없는 것이다.
그것을 본 낭관들과 시녀들은 고개를 더더욱 깊게 숙였다.
조조군 내 서열 이위라고 할 수 있는 순욱마저도 감당하지 못하는 여자라니.
저런 여자를 도대체 어떻게 부인으로 데리고 사는거지?
진유하의 대단함에 다들 속으로 감탄했다.
“그래도 나랏일을 하는 것이니…”
“그렇다면 나라에서 부부 사이를 갈라 놓는 것이군요.”
“…어, 음, 그게.”
순욱이 식은땀을 흘리며 대꾸하려는 찰나 교완이 벌컥 문을 열고 들어왔다.
“언니!”
“왜!”
“장군님한테 연락이 왔어요!”
사마영의 대답에 교완은 환하게 웃으며 죽간을 들었다.
그녀가 보여 준 죽간을 빠르게 낚아 챈 사마영은 황급히 죽간을 펼쳤다.
“아아…”
“뭐라고 적혀 있어요?”
“이제 복귀하신다고 하네!”
방금 전까지 보이던 위압감은 사라졌다.
봄날의 따스한 햇살에 눈이 녹는 것처럼 그녀가 화사하게 웃자 순욱과 시녀, 그리고 일을 돕기 위한 낭관들은 자신도 모르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렇게 일주일이 지나고, 한달이 지났다.
사마영이 다시 짜증을 내려고 할 때 전령이 도착했다.
하루 거리에 북방원정군이 도착했다고.
그간 사마영의 눈치를 살피며 일을 주는 것도 무척이나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었던 순욱은 크게 기뻐하며 외쳤다.
“하하하! 부인!! 오늘은 일찍 들어가시지요! 오늘 같은 날 까지 일하실 필요 없습니다!”
“그, 그래도 되나요?”
“물론입니다.”
“저희들이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사마영이 뿜어내는 무시무시한 기세에 다들 숨막혀 하고 있었다.
그들은 사마영의 밝은 분위기에 편승하며 다급히 외쳤고 사마영은 어쩔 줄 몰라하다가 순욱을 보았다.
“나머지는 제가 할테니 가서 장군을 맞이할 준비를 하시지요. 무척이나 오래간만에 만나는 것이잖습니까. 장군은 부인의 요리를 아주 좋아하니. 부인께서 오늘은 실력발휘를 해주신다면 그도 무척이나 기뻐하겠군요.”
“감사합니다! 부주!”
전령의 말을 들었을 때부터 안절부절 못하던 사마영이다.
그런 그녀를 향해 퇴근을 명한 순욱은 사마영이 뒤도 안보고 나가버리자 너털웃음을 터트렸다.
“하하하!! 여걸이라고 하나 결국은 연심에 감싸진 꽃같은 여인이로고… 어디보자. 그럼. 이제 내가 해야 할 일은 뭔가…”
웃음을 터트린 순욱은 아까 전까지 사마영이 적던 죽간을 들었다.
그것을 읽던 순욱은 킬킬 웃었다.
“하하핫! 이거 보내드리지 않았다면 내가 크게 당할 뻔 했네.”
사마영이 적던 죽간에는 진유하라는 이름이 수십번이나 적혀 있었다.
“자자. 다들 일에 집중하도록. 내일 환영식까지 하려면 오늘 처리해야 할 일이 많을 듯 싶으니까.”
순욱은 기쁘게 말한 후 업무에 집중했다.
그가 한참동안 죽간을 정리하고 해야 할 정책을 정리했을 때 순욱은 고개를 들었다.
“음?”
자신의 앞에 놓여진 차.
그것을 보며 감사인사를 하려던 순욱은 차를 놓아 준 이를 보며 의아해했다.
“양 군수 아닌가. 언제 온건가?”
“방금 왔습니다.”
“방금… 아. 마침 잘 왔네. 내일이면 진 장군이 업에 복귀할 것이야. 환영연에 자네도 참가해주었으면 좋겠군.”
“으음… 뭐 그것도 그것이지만.”
양수의 표정은 그다지 좋아보이지 않았다.
순욱은 의아해했고 양수는 머뭇거리다가 어깨를 으쓱였다.
“아닙니다. 잘 되었군요. 정북장군을 좀 빨리 만나고 싶었는데 그가 오고 있는 것이라면.”
씁쓸하게 입맛을 다시는 그의 모습에 순욱은 불길함을 느꼈다.
자신의 빈 자리를 메꿔달라는 부탁을 한 양수다.
비록 꽤 많은 일이 업으로 이관되었지만 양수가 이렇게 쉽게 자리를 비울 수는 없을텐데.
허도에 무슨 일이라도 생긴 것이 아닐까?
순욱의 얼굴이 걱정으로 딱딱히 굳자 양수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뭔가 일이 난 것은 아닙니다. 다만… 좀 이상한 일이 있어서 그럴 뿐이지.”
“무슨 일이길래 그러는 건가?”
“정북장군이 오면 그때 말씀드리지요. 조금 빨리 이야기를 나눠야 할 것 같습니다.”
양수의 진지한 말에 순욱은 깊은 불안감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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