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ree Kingdoms Shrine RAW novel - Chapter 686
“그게 가능하면 이러고 있겠습니까. 저희들의 적이 있는 땅 일대에 저주를 내려서 다 흉작으로 만들어버리지.”
내가 풍작을 이뤄낼 수 있는 이유는 이유하의 기억을 이용한 것 뿐이다.
지력을 살리고 영양을 풍부히 하는 것 뿐.
그리고 몇가지 농법을 개량했기 때문이다.
이유하의 시대에 비하면 워낙 개판이라 조금만 개량해도 전의 수확보다 많다.
내 대답에 종요는 실망한 듯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아쉽군요.”
“설마 상서령께서 그런 말도 안되는 소문을 믿으시는지는 몰랐습니다. 그저 홍보용에 불과한데.”
“하하하. 좋지 않습니까. 그럼 장군께서 말씀하신대로 근위군에 들어가는 예산안은 최대한 줄이도록 해봐야겠군요.”
어쨌든 목표로 한 예산안의 삭감 부분은 어떻게든 될 듯 싶군.
난 팔짱을 끼고 생각하다가 물었다.
“상서령께서는 어찌 생각하십니까?”
“무엇을요?”
“황실을 어떻게든 이번 기회에 좀 내리 눌러버리고 싶은데.”
내가 도읍이 있는 날은 솔직히 말해 그리 오래 되지 않을 것이다.
봉군도위직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조조의 입장에서는 자신이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사람에게 병권을 주고 싶어할거다.
그리고 그 신뢰할 수 있는 사람 중에 하나이며 강력한 사병과 유능한 부하를 가지고 있는 나는 바깥으로 굴리는 것이 맞지.
황실을 지키는 업무 정도는 솔직히 조인 하나면 충분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에게 봉군도위직을 준 이유는 단 하나.
나에겐 군사 뿐만 아니라 정치적인 움직임을 동시에 할 수 있는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그것을 원한다면 행하는 게 맞다.
나도 밖에서 움직이는 사람이라 내부에서 자꾸만 문제가 터지면 귀찮기 그지없다.
한참 죽어라 싸우고 있는데 내부에서 황실이 까불어 지원이 약해지고, 또 그로 인해 문제가 생기면 나만 피해가 발생하는 것 아닌가.
이번 기회에 아예 찍소리도 못하게 눌러버릴 생각을 가지고 있던 내가 말하자 종요는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
“흐음… 솔직히 큰 문제는 없을 듯 싶습니다만… 그래도 아직은 무리가 아닐까 싶습니다. 당장 강남의 문제와 파촉의 문제도 있을 뿐더러. 서량 쪽도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서량 쪽은 잘 지내는 것 아닙니까?”
“마등은 그렇다고 치더라도 한수를 믿으십니까? 그가 정말 계속 얌전히 있을 것이라 생각하십니까?”
한번도 본 적 없는 놈들을 어떻게 믿냐.
내가 떨떠름해하자 종요는 천천히 말했다.
“물론 지금 경조윤과 마씨 가문의 사이는 좋습니다. 하지만 한수는 글쎄요…”
“뭔가 문제라도?”
“한수는 영악한 자입니다. 마씨 일가야 성정이 난폭하지만 솔직한 구석이 있으니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치더라도 한수는 책사이며 정치가이기도 한 자입니다.”
“그렇습니까…?”
“애초에 한수는 과거에도 두번이나 강족과 저족을 끌어들여 반란을 일으켰던 자입니다. 마가는 복파장군 마원의 가문으로 한의 충신가문이지요. 근본이 다릅니다. 근본이.”
“음…”
“비록 지금은 꽤나 떨어져 있다고 하지만 마등이 가진 황실에 대한 충성심을 생각한다면 지금 한 황실을 내리 누르는 것은 문제가 됩니다. 마등이 저희에게 그나마 우호적인 이유 중 하나가 이각과 다르게 한 황실을 압박하지 않는다는 점이기도 하니까요. 그것에 대한 불만을 마등이 가지게 된다면 한수는 마등을 꼬실 것이고… 그리 되면 서량을 적으로 삼게 될 수 밖에 없습니다.”
과거 장연의 공격 때 마등이 협력을 했었다.
그 협력의 이유 중 하나가 한 황실 때문이라면 확실히 종요의 말이 틀린 것은 아니었다.
“그럼 일단 한수를 제거하면?”
“그렇다면 조금 안심할 수 있겠지요. 그렇지만 한수를 제거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십니까?”
종요의 말대로 한수가 정말 영악한 사람이라면 그는 안전한 곳에서 결코 나오려 하지 않을 것이다.
그를 잡으려고 군사를 일으킨다고 하더라도 결국은 싸워야 한다.
그럼 마등을 포섭하는게 나을까?
조앙에게 한번 연락을 해봐야겠군.
“제일 좋은 방법은 폐하께서 승상의 왕위 즉위식때 구석을 내리는 것입니다. 그럼으로써 마등이 한수를 치게 하는 것이지요. 황명이라면 그도 무시하지 못할테니까요. 물론… 가능성은 낮습니다만 써 볼만한 방법입니다.”
“구석이라…”
“예. 뭐 거마나 의복, 악기 같은 것들은 그렇다고 치더라도 중요한 것은 역적토벌에 대한 자유 권한과 생사여탈권이지요.”
구석은 황제가 신임하는 신하에게 내리는 특전이라고 볼 수 있었다.
아홉가지 특권이었는데 그 중 나와 종요가 집중하는 것이 바로 궁시와 부월이었다.
궁시가 있으면 역적에 대한 토벌권을 마음대로 행사할 수 있다.
즉 반발하는 다른 세력에 대해서 ‘너 역적’ 이라고 규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만약 상대측이 한 황실에 충성하는 측이라면 이 궁시의 효과가 엄청나다.
구석을 받은 이에게 역적 규정을 받는다는 것은 황제에게 역적 소리를 듣는다는 것과 마찬가지이니까.
아마 분해서 피를 토하고 죽든, 억울해서 아니라고 빌러 오든 해야 한다.
“유장에게 써먹기 좋겠군요.”
“어쨌든 그는 황실을 중시 여기는 쪽이니까요. 또한 파촉 일대에 있는 백성들의 마음을 크게 흔들어 놓을 수 있는 좋은 무기가 됩니다. 잘만 하면 관문을 쉽게 통과할 수도 있구요.”
종요는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뭐 물론 지금 상황에서 폐하를 압박하여 토벌령을 내려도 되지만…”
“하하… 그렇긴 하죠.”
구석을 받지 않고 황제를 압박해서 토벌령을 받아내는 것은 구석을 받는 것보다 훨씬 쉬운 방법이다.
다만 이 방법을 쓰면 군 내에서 황실을 중시하는 이들이 조조의 방침에 실망할 수 있다는 것이지.
땅덩어리가 넓어지게 되며 신뢰할 수 있는 이들을 여기저기로 보내야 하는 입장에서 이렇게 신료들이 군주에게 반감을 가지게 된다면 문제가 생긴다.
“결국 인력부족이… 발목을 잡는군요.”
“십년 정도만 기다리면 태학에서도 괜찮은 인재들이 나올겁니다. 또한 서주에서도 훌륭한 인재들이 커가고 있다고 합니다.”
“그렇군요.”
솔직히 말하자면 학교기관의 설립은 나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어쩌겠냐.
사람이 없는데.
기존에 있던 쓸만한 이들 중에는 한 황실을 중시여기는 이들이 많았다.
어쨌든 그들은 한의 지원을 받으며 성장한 이들이니 말이다.
하지만 지금 커가는 인재들은 조금 달랐다.
결국 조조의 지원과 그의 정책에 감화된 이들이니 말이다.
충성심 면에서 본다면 한 황실보다는 조조에게 더욱 충실한 이들이 자리를 잡게 될 것이다.
“하지만 십년 정도의 후라면 지금 당장의 일은 할 수 없군요. 발등에 붙은 불을 꺼야 하는 상황이니…”
“그러니 이번의 목표는 구석을 받아내는 정도만 하는 것이 옳은 듯 싶습니다. 어차피 황실의 양 팔과 양 다리를 잘라낸다면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리고 ‘공정’하게 승상께서 구석을 받으신다면 다른 이들도 별 말을 하지 못할 것입니다.”
“그렇군요.”
고지식한 이들인만큼 그들을 납득시키기 위해서는 황제가 직접 조조에게 구석을 내리게 해야 한다.
마침 잘 되었다.
황제가 조비를 끌어들이려는 수는 박살나버렸으니.
결국 황제는 조가의 여식을 자신의 아내로 받아들여야 했고 그리 된다면 조조는 황제의 장인이 된다.
자신의 장인에게, 그리고 큰 공을 세운 이에게 구석을 내리는 것이라 생각하면 웃으며 넘어갈 수 있겠지.
“다만… 순 승상부주께서는 찬성하시겠지요?”
“그 부분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부주께선 반드시 찬성하실테니까.”
조조가 구석을 받는 것과 그가 왕위에 오르는 것에 걱정을 하던 순욱이지만 그의 마음은 어느정도 돌려놨으니 문제 없다.
남은 것은 실행하는 것 뿐이다.
“하하… 장군께서 취임하시는 날이 기대되는군요.”
“목표는 한 황실의 양 팔과 다리를 잘라내는 것. 상서령께서 많이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그러려면.
일단 황실의 시중부를 내 손아귀에 넣는 것이 중요하겠군.
봉군도위직을 받았지만 바로 봉군도위직으로 부임할 수는 없었다.
이래저래 밀린 일을 한 후 양 사형의 협조를 받고.
또 조비를 추천하여 그가 떠나는 것 까지 확인했을 때 십일이 지났다.
그간 주령은 진가의 호위와 방어 문제를 어느정도 마련했다.
습격이 있어도 조가의 지원이 올 때까지 막을 수 있을 정도의 체제를 마련하고 나서야 난 봉군도위 직에 부임할 수 있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것보다 먼저 외양간을 고쳐 놓는 것이 낫지.
늘 입던 판금갑옷이 아닌 황군을 나타내는 가죽갑옷을 입고 집을 나섰다.
밖에는 이미 나와 비슷한 갑옷을 입은 하후상이 채비를 마친 채 백귀대원들과 함께 기다리고 있었다.
“준비는 끝났습니다.”
“오늘 부임식이 있다는 전갈은 보냈겠지?”
“예. 그렇지만… 그들이 과연 부임식 준비를 잘 해놨을까요?”
“기대도 안한다. 애초에 모여 있는지 조차도 의문이군.”
“제가 가서 그들을 끌어모으는게 나았을지도 모르는데…”
내 부임식이라는 것에 하후상은 크게 걱정을 했다.
가뜩이나 사이가 좋지 않은 근위군이다.
그런 근위군의 수장으로 내가 올라가니 그들이 제대로 말을 듣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하지만 그게 내가 원하는 바다.
저들이 주제파악 못하고 미쳐 날뛰어줘야 나에게 명분이 생기거든.
정북부에서 데려 온 하후상과 백귀대 백명을 이끌고 황실로 들어간 나는 근위군의 병영 앞에 도착하자 그 앞을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예상했던 결과가 그대로 나오니 참.”
병영의 앞 연병장에 모여 있는 근위병의 수는 적었다.
근무를 위한 이들을 뺀다고 하더라도.
수가 많이 적다.
적어도 삼백은 있어야 할 이들이지만 있는 것은 고작 백여명 뿐.
그나마도 뚱한 얼굴과 적의가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
“그런데 왜 이 모양이냐? 다 어디갔어?”
“근위군 도위 진일. 보고 드리겠습니다.”
삼십대 후반 정도 되는 거친 인상의 사내가 나섰다.
그는 무미건조한 어조로 죽간을 건넨 후 말했다.
“사흘 전 시중부가 주관한 훈련을 위해 근위군 이백이 자리를 비웠습니다.”
“훈련?”
“예. 황실에 침투하는 이들을 제거하는 훈련입니다.”
“장군부와 협조한 훈련인가?”
“그것은 아닙니다. 과거부터 내려오던 훈련교범에 따른…”
진일의 보고에 난 한숨을 내쉬었다.
“그 훈련을 취소다. 근무자를 제외한 전원 모두 다 데려와.”
“하지만.”
“너의 지휘관은 누구냐. 시중부냐? 아니면 봉군도위인 나냐.”
나는 지휘봉으로 그의 가슴을 툭 치며 말했고 진일은 잠시 입을 다물고 있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금방 데리고 오겠습니다.”
진일과 몇몇 장교들이 자리에서 이탈한다.
그들이 떠나가자 난 히죽 웃었다.
“훈련이라… 훈련. 훈련 좋지.”
난 근처의 백귀대원에게 말했다.
“정북부로 가서 남는 신병훈련소 교관과 지휘관 훈련소 교관직 했던 놈들 다 오라고 해. 그리고 병영에 들러서 철갑보병들도 데리고 오고. 모두 무장제대로 해서.”
“알겠습니다.”
그가 떠나가고 얼마나 시간이 걸렸을까?
진일보다 먼저 도착한 것은 바로 장합이었다.
“어? 넌 언제 왔냐?”
“오늘 아침에 왔습니다. 정북부에 가보니 장군님께서 봉군도위가 되셨다고… 그런데 훈련교관들은 왜 부르셨습니까?”
“아아.”
장합의 질문에 난 그의 어깨를 잡았다.
“이왕 온 거 너도 참가해라.”
“예?”
단상 위에 서 있던 나는 병영으로 들어오기 시작하는 근위군들을 보며 말했다.
“저들이 그토록 훈련을 하고 싶다는데… 해줘야지.”
“그게 무슨…”
사정을 몰라 의아해하는 장합에게 난 천천히 말했다.
“일단은 육체훈련체조부터 시작하자고.”
========== 작품 후기 ==========
안녕하세요! 레데에요!
음… 오늘은 딱히 할 말이 없네요! 바로 대댓글 갑니당!
허클베리fin // 왘ㅋㅋㅋㅋ결국 그리 되는건갘ㅋㅋ
마법날개 // 안그래도 황실쪽 끝나면 다른 쪽들 이야기도 좀 전개를 해야 했어요 ㅎㅎ 사마의라든가 형주쪽이라든가, 강남쪽이라든가, 그리고 서량쪽도 전개를 해놔야 이어지고… 그리고 파촉쪽도 써야합니당ㅠㅠ
간신전의 구도가 선vs악 구도라고 보기는 좀 힘든 구조라서 각각 자기들의 신념과 정의가 있는 놈들끼리 붙는 구도죠
그러다보니 각 진영별 스토리도 중요하네요 암튼 이번 황실 문제만 좀 해결되면 다른 지역 스토리네용 ㅎㅎ
좋은 의견 감사합니다!
잠쟈다콩해쪄 // 내일봐용 ㅎ
Annaka // 저번에 다른 집에서 경찰을 부른 것 같긴 하드라구요 ㅠ 근데도 이럼… ㄷㄷ
dleifna // 과연 진일의 운명은!?
awkawr // 와 진짜 저도 화장실 창문 어는거보고 식겁… 그래도 저는 문은 안얼었네용!
Bobbylow // 와ㅠㅠ 되게 늦으시네요ㅠㅠ 언능 주간조로!
LauraStuart // 저도 주택인데 무섭네요ㅠㅠ 이번에 투룸으로 이사해서 가스비가… ㄷㄷ
타루티어루 // 그림이 망함ㅋ
실용주의 // 아… 그거도 쓰긴 써야겠는데 ㅠ 진짜 요새 이상하게 일이 늘어서 간신전 세편도 허덕거리네요 ㄷㄷㄷ
이슈티르 // ㅠㅠ 보일러ㅠㅠ 아이고 ㅠㅠㅠ 슬프네요 ㅠ진짜 저도 보일러만은 안터트리려고 매일 보일러 돌려놓고 나가는데 진짜 ㄷㄷㄷ 가스비가 두렵다!
CS플레이아데스 // 음… 조만간 정리하여 설정란에 올려놓도록 하겠습니다! 황실쪽만 어느정도 정리되면요 ㅎㅎ
암천회류 // 항상 감사드려요~
ppk12 // 유언 있고 유장도 있고 서량과 강남도 있죠. 그리고 고구려도 건재하구… 이래저래 대항마는 남아 있습니당!
철의노래 // 왘ㅋㅋ 암튼 아님!
비누좀주워주세요 // 마등은 친하지만 한수는 아니죠!
천공의행검 // 경찰도 몇번 왔는데 꼐속 저러네요 ㄷㄷ
허니앙쥬 // 그니까요 겨울에는 겁나춥고 28주후에는 쪄죽는다! 이러고 ㄷㄷ
현실과소설 // 유하는 항상 불안불안~
트릭스타 // ㅠㅠㅠ 진짜 날씨가 추우니 쓸데없이 돈들어가는게… ㄷㄷ
값낪닶랎 // 오오 ㅎ 수고하셨습니당 ㅎ
나물 // 늘 감사드려요~
백발마인 // 항상 감사드립니다~~
그럼 내일 만나요! 안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