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ree Kingdoms Shrine RAW novel - Chapter 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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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성군 윤오현의 관청.
한때는 마가에서 관리하던 곳이지만 이제는 한가가 관리하게 된 곳이다.
관청의 정원에 서 있던 한수는 쓴웃음을 지었다.
“이 개새끼…”
“흐음…”
“마 가주님을 그렇게 쳐내고도 네놈이 무사할 성 싶더냐…!?”
“마등이 하려는 짓이 무엇인지 말해주었을텐데?”
“흥…!! 마 가주님께서는 서량의 많은 이들을 구하고 싶으셨을 뿐이다!”
“그것이 위국에 우리 서량을, 유목민을 팔아넘기는 것이라고 하더라도?”
“그것은 네놈의 아집 때문 아니냐!! 굶어 죽는 것보다는 낫다! 그 빌어처먹을 초원의 도리니 법이니를 따르는 것보다! 노예로 팔려나가는 것보다 낫다!!”
피투성이가 된 채 자신을 올려다보는 중년인을 내려다보던 한수는 손을 들었다.
그와 동시에 중년인의 옆에 서 있던 사내가 창을 내리친다.
창에 맞은 사내가 쓰러지며 절명하자 창을 쥐고 있던 사내, 북궁가야는 입맛을 다셨다.
“빨리 마등을 잡는게 낫지 않겠소?”
“그렇긴 하지.”
“이대로 내버려 뒀다간 다른 놈들도 이렇게 날뛸거요.”
비록 마등의 세력이 약하기는 했지만 그를 좋아하는 이들은 여전히 남아 있었다.
한수가 북궁가와 이가, 변가를 끌어들여 마가를 쳤다는 소식을 들은 이들 중에 분노하는 이들도 분명 있었다.
마등이 윤오현에 잡혀 있다는 소식을 듣고 그를 구하기 위해 관청에 들어오는 이들 역시 많았다.
그것 때문에 빠르게 마가를 친 후 서량의 독립을 천명하며 위국과 싸우려고 한 것인데.
한수는 턱수염을 쓰다듬었다.
“안정을 이렇게 쉽게 빼앗길 줄이야. 경조군을 너무 얕봤군. 적어도 명령을 얻기 전까지는 얌전히 있을 줄 알았는데.”
마가를 쳐내기 위해서 주요 가문들을 모두 모은 것이 패인이라면 패인일 것이다.
아니, 어쩌면 방심했을지도 몰랐다.
장안에 틀어박힌 채 움직이지 않던 이들이 갑자기 움직여 안정을 치고 가정을 얻었다.
결국 그것 때문에 익주군과 합류하는 일이 상당히 골치아파져버렸다.
“어쩔 생각이오?”
이육이 퉁명스레 묻자 한수는 눈쌀을 찌푸렸다.
“내 생각에는 우리끼리라도 먼저 움직여서 가정을 빼앗는 것이 좋을 듯 싶은데.”
“가정은 대군으로 공격하기 쉽지 않은 곳이오.”
“그거야 알지. 하지만 그렇다고 이렇게 손 놓고 있으려고? 그간 주구장창 전력을 보내더니… 한가에서는 계속 패배만 하고. 이거 댁을 계속 믿고 있어야 할지 의문이군.”
이죽거리는 그를 한수는 말없이 노려보았다.
처음 손을 잡을 때는 그저 지원만 하겠다던 이가였다.
하지만 마가를 잡는데 성공하고 익주군과 협력하기로 한 것이 알려졌다.
거기에 금성군에 많은 부족들이 모이자 그는 자신의 욕심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확실히 이가주의 말이 틀린 것은 아닌 것 같은데.”
북궁가야 역시 비슷한 태도를 보였다.
상대적으로 힘이 약한 변가는 제외한다 하더라도 북궁가와 이가는 한수와 비교해서 전혀 밀리지 않는 힘을 가진 이들이다.
처음 계획이 무너진 이상 한수를 굳이 자신들의 대표로 세울 필요가 없다고 그들은 생각하고 있었다.
당연한 것 아닌가.
“금성군에 모인 부족들만 해도 백여 부족이 넘소. 그리고 그 전사들만 해도 십만이 넘고.”
“그래서?”
“그들을 먹일 식량도 부족한데… 이거 계속 이렇게 있어봤자 다 굶어 죽기밖에 더하겠나?”
“이가에서 제공하는 식량도 생각을 해주셔야지. 우리 이가가 아니었다면 저들을 끌어들일 수나 있었겠소?”
“북궁가에서 제공한 말과 양도 잊지 말라고.”
이득이 될 법 하니까 이를 드러내는 승냥이 같은 놈들.
한수는 그들을 한차례 노려 본 후 쓰게 웃었다.
“서량 대회의가 열릴 날도 얼마 남지 않았소. 그들이 모이면 바로 시작할 것이니 너무 걱정마시오.”
“흥.”
“과연 그럴 수 있으려나 몰라. 이렇게 마등을 구하겠다고 나서는 놈들이 있는데 말이지.”
이육의 이죽거림에 한수는 그저 어깨를 으쓱였다.
그때 유목민 전사 한명이 달려왔다.
“가주!!”
이가의 전사다.
그가 다가오자 이육은 의아해하며 물었다.
“무슨 일이냐.”
“임강현이 적군에 의해 함락당했다고 합니다!”
“뭣이!?”
임강현은 처가가 있는 곳이다.
그곳이 공격당했다니?
뜬금없는 소리에 그가 당황해하고 있을 때 북궁가야는 킬킬 웃었다.
“거봐. 이렇게 손 놓고 기다리기만 하니까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거라고.”
“한 가주!! 이를 어떻게 생각하시오! 당장 가야겠소!”
이육의 외침에 한수는 난감해한 표정으로 그를 보다가 천천히 말했다.
“어떻게 생각하긴. 안타까운 일이지.”
“뭐!?”
자신의 처가가 당했는데 그냥 안타깝다로 끝?
이육이 이를 드러내며 한수의 멱살을 잡았을 때 북궁가야는 여유있게 말했다.
“내분을 일으키지는 말자고. 이거 원. 대표가 인망이 더러우니 어쩔 수 없는 일이긴 하겠지만.”
“…..”
“당장 병사들을 모아 임강현을 되찾아야 하오.”
“미안하지만 그럴 수는 없겠는데.”
“뭣이!?”
“임강현을 잃었다고는 하지만 임강현은 전략적으로 봤을 때 그리 중요하지 않은 곳. 그런 만큼 그곳을 구원할 병력을 보낼 생각은 없소. 또한… 임강현을 공격한 이가 누구라고 하던가?”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그들의 깃발이 흑귀대와 백귀대라는 것이 있을 뿐인데…”
‘흑귀대와 백귀대? 그들은 경조윤 진유하의 최정예라고 불리던 이들인데… 하. 익주군이 좌풍익을 얻지 못한 모양이군…’
한수의 표정이 딱딱히 굳어지자 북궁가야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백귀대는 모르겠지만 흑귀대는 진유하의 정예부대가 아닌가? 허… 익주에서 좌풍익을 점령하는데 실패했나보군. 이보오. 한 가주. 이게 어찌 된 일이오?”
“끙.”
한수가 신음하자 북궁가야는 뒤통수를 긁적거렸다.
“내가 딱히 이번 일이 잘못되어가는 것에 대해 토로할 생각이 있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뭐랄까.”
“할 말이 있으면 망설이지 말고 하시오.”
“진짜 한 가주. 당신 너무 무능한 것 아니오? 뭐 계획이 다 흐트러져버리고. 제대로 되는 것이 하나도 없구만.”
북궁가야가 대놓고 비난하자 한수는 천천히 수염을 쓰다듬었다.
그 사이 한수의 멱살을 놓은 이육은 몸을 돌렸다.
“미안하지만 댁들이 하지 않는다면 나라도 가봐야겠소.”
“가는 것은 좋다면 지원은 줄 수 없소.”
“흥!! 병사의 지원을 해줄 수 없다면 그간 이가에서 제공한 식량을 돌려주시오!”
이육의 날카로운 외침에 북궁가야는 씩 웃으며 한수를 보았다.
어쩔 거냐는 표정이다.
그것을 마주하던 한수는 얼굴을 쓸어만진 후 천천히 말했다.
“식량을 내어주지. 어디 한번 하고 싶은대로 해보시지 그러오?”
임강현까지는 고작해야 이, 삼일이면 갈 수 있다.
원정을 가는 것도 아닌데 식량이 무슨 소용이 있겠나.
식량을 빌미로 이곳에 모여 있는 병사들의 지원을 더 받아내려 했던 이육은 죽일 듯 한수를 노려보았다.
하지만 한수는 냉정하기 그지 없었다.
“가고 싶다면 말리지 않겠소만 병사를 내어줄 수는 없소.”
“빌어먹을 새끼들. 두고보자.”
이육은 거친 걸음으로 자리에서 벗어났다.
그가 멀어지자 북궁가야는 실실 웃었다.
“이야~ 이가는 이제 끝났군. 서량 대회의가 얼마나 남았다고 전사들을 데리고 가버려?”
“돌아온다고 하더라도 그의 입지는 크게 줄어들겠지.”
이육이 데려 온 전사는 도합 이만.
그들이 빠진다면 크게 흔들릴 수도 있겠지만 아직 팔만이나 되는 이들이 남아 있었다.
또 아직까지 참가하지 않은 이들까지 있으니 그들을 생각한다면 이가의 이탈 정도는 웃으며 보내 줄 수 있다.
이가가 빠지게 된다면 지금까지 이가와 북궁가의 견제로 막히던 부분들을 해결할 수 있게 되니 말이다.
“그럼 남은 건…”
멀어지는 이육을 지그시 응시하던 북궁가야는 한수를 보았다.
그의 시선에 한수는 어깨를 으쓱이고 그대로 몸을 돌려 관청 안으로 들어갔고 북궁가야는 창을 고쳐잡으며 웃었다.
“저 놈만 제거하면 내가 서량의 왕이 될텐데 말이지…”
이가가 떠난다는 소식은 금방 윤오현에 퍼졌다.
많은 수를 데리고 있던, 서량 대회의에서도 입지가 강한 그들이 임강현을 구원하기 위해 출정을 하며 혼란이 발생한다.
그들이 떠나가는 모습을 보며 윤오현 입구에 서 있던 병사는 인상을 구겼다.
“에잉. 쓰레기같은 놈들.”
“무슨 일이오?”
윤오현에 들어가기 위해 기다리던 젊은 사내의 질문에 그는 입맛을 다셨다.
“임강현이 공격받았다고 냉큼 가버리잖소. 아무리 자기 처가라지만 너무하는구만.”
“허. 그런 일이.”
“쯧. 이가주도 옛날에는 안그랬는데. 요새는 욕심이 너무 많아졌어. 자기밖에 생각하지 않고… 아. 그래. 어디서 오셨다고?”
병사의 질문에 젊은 사내는 씩 웃었다.
“흉족 위문 부족의 중달이라 하오. 부족의 전사 오백과 함께 한가에 힘을 보태려고 왔소.”
“오오… 다들 강해보이는구만.”
그의 뒤에 서 있는 험상궂은 인상의 덩치 큰 사내들을 보며 병사는 고개를 끄덕인 후 물었다.
“그런데… 어째 흉족 치고는 좀 멀쩡하게 생겼군.”
“흉족의 증명은 그 강함에 있는 법… 한번 상대해보겠소?”
“아니. 뭐 흉족의 흉명에 대해서는 알고 있으니까… 하지만 그. 뭐랄까.”
“이것을 보면 알 수 있을거요.”
중달은 목에 걸려 있는 늑대의 발톱을 들어올렸다.
꽤나 커다란 발톱이다.
그것을 본 병사는 고개를 끄덕였다.
“대단하구만. 그건 아랑의 발톱 아니오? 이거 진짜 강한 부족인가보군.”
유목민들의 경우 늑대를 물리친 것으로 자신들의 강함을 증명하는 경우가 많다.
늑대에 의한 피해가 크기 때문이다.
몇몇 부족 같은 경우는 늑대를 신격화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정도의 늑대 발톱을 가지고 있다면 믿을 수 있겠지.
그는 웃으며 문을 열어주었다.
“들어오시구려.”
“고맙군. 가자.”
뒤따르는 이들과 함께 중달이 안으로 들어간다.
안으로 들어간 후 중달, 사마의는 긴장하고 있는 마초의 어깨를 툭 쳤다.
그가 건드린 것에 놀라며 마초는 천천히 말했다.
“이곳으로 가시면 됩니다.”
“지금부터 너는 저들 안에 들어가 있도록. 네가 발견당하면 될 일도 되지 않으니까… 흠. 아무튼 유하가 제대로 해줬군. 이 혼란을 이용하면 관청에 잠입할 수 있겠어. 문흠. 너는 주변을 돌며 정보를 수집해와라.”
“무슨 정보를 수집합니까?”
“마등이 잡혀 있는 곳을 알아내면 좋겠지만…”
“해보겠습니다.”
“자신있나?”
“걱정마십시요.”
우금을 데려왔으면 안심하고 맡길 수 있었겠지만 가정성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결국 우금을 그곳에 남길 수 밖에 없었다.
문흠의 자신만만한 말에 사마의는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맡기도록 하지.”
“예!”
문흠이 병사들과 함께 움직이자 사마의는 가볍게 주변을 둘러보았다.
꽤나 인상적인 특색의 사내들이 힐끔거리며 자신들을 보는 것을 발견한 그는 이를 드러내었다.
“그럼 숙소부터 잡도록 하자고.”
저들이 괜한 시비를 걸기 전에 말이지.
느긋하게 거리를 걸으며 괜찮은 숙소를 알아보려던 사마의는 적당한 건물을 찾아 그 안으로 들어갔다.
사마의가 들어오자 자리에 앉아 단검으로 삶은 양고기를 썰어내던 주인은 자리에 일어나며 말했다.
“숙박이오? 파오가 없나?”
“파오를 가져오지 않았으니.”
“흠… 양이나 가죽도 없는 듯 하고.”
“이걸로는 안되나?”
금자를 던져주자 그것을 받은 주인은 인상을 찌푸렸다.
“금자? 요새는 노예거래도 잘 하지 않아서 쓸 일이 별로 없는데.”
“그게 무슨 소리지?”
사마의의 질문에 사내는 자른 고기를 나뭇잎 위에 올렸다.
“한족 노예 거래가 싹다 망해버렸잖소. 양이나 말도 죄다 좌풍익에서 거래를 해버린다고 하니 상인들도 별로 없고.”
“한족 노예거래가 망했다라… 왜?”
흥미있어하는 그를 향해 사내는 히죽 웃었다.
“북방에 한족을 지키는 수호신이 돌아다니면서 한족 노예를 산 이들을 처벌하고 노예로 잡힌 한족들을 구한다고 하더군. 그것 때문에 몰살당한 노예상인이 한둘이 아니오.”
“오…”
그거 재밌는 이야기다.
사마의가 감탄하자 그는 고기가 담긴 나뭇잎을 사마의에게 주었다.
“자. 하나 드쇼.”
“고맙군. 그리고 그 이야기를 좀 자세히 듣고 싶은데…”
“뭐? 한족을 지키는 수호신? 그거 좋지. 그 전에… 정보료를 주셔야겠는데?”
손바닥을 내민 그에게 사마의는 금자를 올려주었고 사내는 이야기를 시작했다.
========== 작품 후기 ==========
안녕하세요 레데에여
어… 뭐라고 해야하나.
오늘은 ㅋㅋㅋ
제가 좀 놀러다니느라 ㅋㅋㅋ
대댓글을 못썼어용
데헷
그럼 내일 만나요~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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