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ree Kingdoms Shrine RAW novel - Chapter 855
사마의가 없다는 것 쯤은 이미 알려졌을 것이다.
가정성에 남아 있는 것은 곽회, 곽혁, 두습과 우금 정도 뿐.
그 중 가정성의 성주 직을 맡고 있던 것은 곽회였다.
이제 막 이십대 초반에 불과한 곽회의 젊은 혈기를 자극하기라도 할 생각이었던건가?
가소롭기 그지 없다.
난 콧방귀를 뀐 후 우금에게 물었다.
“가까운 곳에 진채를 꾸렸군. 적은 몇이나 되지?”
“약 이만오천 정도…? 꽤 피로해보이는 이들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이건 제 의견에 불과하지만… 치중도 그리 많지 않은 듯 보였습니다.”
설마 이엄이 그대로 병사들을 내보낸 것은 아니겠지?
아무리 치중이 없다고 하더라도 몇만이나 되는 병력을 사지로 던져버리는 미친 짓을 할리는 없을 것이다.
“그동안 얌전히 있던 이들이 왜 갑자기 이런 식으로 공격을 하는 것인지 좀 의문이 갑니다만…”
그 의문.
내가 해소해 줄 수 있다.
궁금해하는 두습에게 난 쓰게 웃으며 말했다.
“까놓고 이야기하지면 지금 저 바깥에 있는 적들은 좌풍익에서 쫓아낸 적이라고 볼 수 있거든.”
“엑!?”
내 말에 기존 가정성을 지키던 이들은 기겁했다.
그들이 놀라는 것도 이해가 된다.
그리고 저런 묘한 시선을 보내는 것도.
좌풍익에서 적을 돌려보내거나 궤멸시키지 않아서 가정이 공격당한 셈이니까.
당황으로 가득 차 있는 시선을 마주하며 난 천천히 말했다.
“음… 뭐랄까.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서도.”
“의도하지 않으셨다니… 정말이십니까?”
믿을 수 없다는 어조로 곽혁이 물었고 난 당당히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알고 있었지만.
하지만 괜한 소리를 해서 다른 이들의 사기를 낮출 이유는 없었다.
난 나를 보는 이들의 시선을 마주하며 느긋하게 말했다.
“진창성을 공격하는데 이엄은 실패했어. 그리고 교전을 하는 대신 병참을 내어주기로 했지.”
“그런… 이런 상황을 예측하지 못하신 겁니까? 경조윤께서?”
곽회의 놀란 표정에 관평은 고개를 저었다.
“당시 진창성도 여유는 없었다. 고작 삼천으로 삼만을 막아야 하는 절체절명의 상황이었고. 경조윤께서 병사들을 데리고 익주군을 막아내었지만 경조윤께서 데려 온 병사들의 상태도 그리 좋지는 않았어.”
“…..”
“당시 전투를 회피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비록 저들이 가정으로 갈 수 있는 위험성이 있지만 진창이 뚫리게 된다면 가정을 방비하는 것은 의미가 없어지지.”
차분하게 관평이 말하자 곽혁은 떨떠름해하면서 납득했다.
“하긴… 열배가 넘는 병력차이라면… 차라리 전장을 진창이 아닌 가정으로 옮기는 것이 나았을지도 몰랐겠군요.”
“아아. 그래. 이해해줘서 고맙군.”
“하지만 경조윤께서도… 조금 안이하게 대응하셨다고 생각합니다.”
아니 이 자식이?
곽혁은 차분하게 사실을 이야기했고 난 긍정했다.
딱히 틀린 말도 아니니 말이다.
유리한 전장으로 적을 보낸 것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가정에서의 부담을 줄인 것은 아니다.
“뭐? 그럼 네가 하는 말은 경조윤께서 목숨을 걸고 싸우셔야 했다는 거냐?”
하후상의 거친 말에 곽혁은 눈쌀을 찌푸렸다.
“그런 이야기가 아니다. 나는 군사로서의 의견을 말할 뿐이야.”
“경조윤께서는 현명한 선택을 하시는 분이다. 그런 선택을 하셨다면 분명…”
“그만. 곽혁의 말이 틀린 것은 아니야. 그래서?”
“저들의 수를 줄일 방법을 생각하는게 낫겠군요.”
“아. 그 문제는 걱정하지 않아도 될거야. 적들에게 병참의 여유가 없을테니까. 말했잖아? 병참의 절반을 두고 갔다고.”
몇만이나 되는 이들이 병참이 부족한 상황에서 전장에 합류해봤자 그 끝은 좋지 않다.
그런 것 쯤은 다들 알고 있었기에 곽혁이나 곽회나 더는 이 일에 대해서 말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경조윤께서는 저들이 없는 병량을 쥐어짜서 자살 공격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시는 겁니까?”
“만약 적의 대장이 허접한 작자였다면 그렇게 생각하겠지만 적의 대장이 엄안에 이엄이면… 이야기가 다르지. 이엄이 다른 곳에서 식량을 보급받는 것을 계획했을지도 몰라.”
애초에 저들이 머무는 곳은 서량의 영역이다.
그런만큼 외부에서 거래를 한다는 생각을 지울 수는 없다.
“서량에서 식량공급이 이어진다면… 그것을 생각하는 수 밖에 없어.”
“어디라고 생각하십니까?”
하후상의 질문에 난 쓴웃음을 지었다.
“놀랍게도 이마저도 나와 관련되어 있을 것 같군.”
“예?”
“나와 싸워 패배한 이가… 그럼으로써 그들의 힘은 약화되었지. 잘못하면 군소 세력이 될 수도 있는 만큼 이가에서는 살아남기 위해 식량을 바칠지도 몰라. 그렇다면… 그들의 식량이 지급될 수도 있겠군.”
이거 골치아픈 일이 생겼네.
내가 인상을 쓰자 다들 침울한 얼굴이 되었다
“뭐… 확실한 것은 없으니까. 일단 확인부터 해보자고. 물자를 공급받기 위해서는 크게 돌아서 사막을 통해 공급을 해야 해. 그 시간도 시간이거니와 물자를 이동하는데 안전도 보장할 수 없는 곳이니까 위험부담이 크겠지.”
당장 저들에게 물자가 공급된다는 보장은 없다.
난 피로해보이는 우금을 보았다.
“우금. 주변을 탐문 및 수색하여 금성군에서 천수까지 대량의 병참을 옮길 수 있는 길이 있는지 확인해봐. 만약 있다면 그곳을 급습하는 것이 나으니까. 병참고로 사용할 수 있을 지형도 좀 찾아보고.”
“알겠습니다.”
“음.”
역시 오랫동안 함께 일한 덕분일까?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물었다.
“혼자는 조금 위험할 듯 싶으니 두습을 데려가도 되겠습니까?”
“거기에 흑귀대 오백을 주지. 자금이나 물자의 지원이 필요하다면 얼마든지 쓰도록 하고.”
정찰과 함께 혹시 모를 보급로가 있는지 확인해야한다.
우금의 부탁에 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이쪽에서는 수성 및 요격의 준비를 해야겠네.”
우금과 두습이 성을 떠나는 것을 확인한 후 난 곧장 회의실로 향했다.
수성전을 할 때 백성이 없다는 것은 추가 병력 지원이 힘들다는 것과 백성들의 도움을 받기 어렵다는 단덤이있다.
하지만 무조건 단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식량 및 물자를 아낄 수 있다는 것이다.
가정성에 있던 백성들이 나가며 놓고간 양도 있고, 또 내가 가져온 물자들도 넉넉한 편이다.
대놓고 막기만 한다면 주구장창 막을 수 있겠지만 문제는 병력의 문제다.
“중달이 임무에 성공했다면 삭주로 빠졌겠군. 별다른 문제가 없다면 낙양에 들어갔다가 올테니까… 조금만 더 버티면 병력의 지원도 있겠네.”
“그럼 그냥 버티기만 하는 겁니까?”
“아무래도 적의 공성 장비가 없다면 굳이 위험부담을 안고 요격을 할 필요는 없지 않나?”
진창성과는 다르게 가정성에는 병력의 여유가 충분했고 여차하면 노마현에서 조앙의 지원을 받을 수도 있었다.
괜히 나가서 싸울 이유는 없다.
내 제안에 다들 떨떠름해하는 듯 보인다.
“왜?”
“경조윤의 말씀대로이긴 하지만 적의 수가 많을 경우 나중이 힘들어지지 않겠습니까?”
곽혁은 그냥 가정성을.방패로 싸우자는 내 의견이 마음에 들지 않은 듯 보였다.
그리고 곽회 역시도 마찬가지.
“비록 물자가 적다 하더라도 강제징발을 시행하거나 약탈을 하게 된다면 적게라도 전투를 이어나갈 수 있습니다. 그리고 공성병기가 아니더라도 공성을 할 수 있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호전적인 의견이다.
적들의 수가 많아졌고, 그들이 큰 위협이 될 가능성이 생겼다는 것 때문인지 곽회나 곽혁이나 꽤나 날카로워보인다.
“그래서? 적의 수를 줄여야한다는건가?”
“그게 낫지 않겠습니까? 어차피 상대해야 하는 적입니다.”
“그렇긴 하지만…”
“지형적으로 봤을 때도, 그리고 적의 상황을 봤을 때도 저희가 압도적으로 유리합니다. 만약 경조윤의 말씀대로 그들에게 물자가 공급된다면 그 유리함을 놓치게 되겠지요. 책사는 최악을 상정해야 하는 자. 그런만큼 그 최악을 피하기 위해 차악을 선택하는 것도 나쁜 것은 아닌 듯 싶습니다.”
곽회와 곽혁은 같은 의견을 보이고 있었다.
단순히 자신들이 공격당했다는 것 때문은 아닌 듯 보인다.
미래의 위험과 서량에서의 전쟁 전체를 고민하며 내놓은 의견.
그렇기에 쉽게 무시할 수는 없었다.
그들의 열의 섞인 시선에 난 고민하다가 쓰게 웃었다.
“딱히 문제가 될 것 같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위험을 감수할 필요가 있을까 싶은데.”
“너무 안정적으로 가시는 것 아닙니까?”
“만약 적들에게 물자의 공급이 되지 않는다면 적들은 내버려두면 자멸하든, 아니면 스스로 와해될 뿐이야.”
내 말에 곽혁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렇다면 적에게 보급로가 있다는 가정을 하고, 또 서량에서 보급이 된다는 것이 발견된다면 어찌하시려는 겁니까? 경조윤께서 계속 가정에 묶여 계셔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겁니다. 그건 전체적인 전쟁을 봤을 때도 그리 좋은 상황은 아닙니다만…”
그럼 이야기가 다르지.
내가 상대하지 않으려는 이유는 익주군이 강제징발을 한다고 하더라도 그 양이 그리 많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을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이 아니라면, 최악의 경우 우리가 모르는 길을 통해 익주군이 식량과 물자를 공급받는다면.
곽혁과 곽회의 의견대로 그들은 정말 최악의 적이 될 수 있었다.
“그렇군… 준비 정도는 해두는 것이 맞겠네.”
내 허락에 곽혁과 곽회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뭐 하려고?”
“혹시 모를 출정이 있는지 모르는 만큼 군의 단련과 더불어 사기를 올려주기 위해 양고기를 지급하려고 합니다. 다행히 양도 많이 있으니…”
“아아. 그래.”
곽혁과 곽회가 인사를 하고 나가자 하후상은 쓰게 웃었다.
“애가 탔나보군요.”
“다만 걱정되는 것은 저 열의가 오히려 저들의 폭주를 부를까 문제군.”
“저도 함께 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하후상이 나섰지만 난 고개를 저었다.
“병권을 내어 줄 생각은 없으니까. 바보가 아닌 이상에야 소수의 병력만 데리고 나가지는 않겠지. 걱정해야 하는 것은 적장의 움직임이야.”
난 자리에서 일어나며 천천히 말했다.
“차륜전을 하고 있다면 적들이 공격해들어왔을 때… 기습을 노리는것이 낫겠지. 우리가 왔다는 것을 적들이 모른다면 그 틈을 노려 공격할 수 있다.”
“음… 그럼 밖에서 대기를 해야 하는 겁니까?”
“그래. 흑귀대와 백귀대를 나누어 성 근처에 숨을 곳을 만들어. 공성전을 시행하는 와중에 후방에서 공격해 들어간다면 그것만큼 좋은 전술을 없지. 다만…”
“다만?”
“저들이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은밀히 움직여줘야겠는데… 할 수 있겠나?”
진지를 구축함과 동시에 은폐, 엄폐를 위한 구조물을 만들라는 것이다.
이것만큼은 산성 구축의 재능이 없다면 쉽게 할 수 없는 일.
다행히 가정 성 주변에는 산이 많은 만큼 잘만 한다면 공성전을 치루는 적을 제대로 습격할 수 있겠는데.
내 질문에 하후상과 관평은 난감한 표정이었다.
“힘들겠나?”
“기본적인 것은 배웠지만… 솔직히 자신은 없습니다.”
“저 역시… 북방에서는 이런 식으로 전투를 치루지 않았기 때문에.”
진지를 구축하고 매복하다가 적들을 치는 전술은 쉽게 쓰기 힘들다.
특히나 아예 처음부터 진지를 구축해야 하는 것이라면 어느정도 건축에도 자질과 지식이 있어야 한다.
하후상이나 관평이나 그런 지식은 없었는지 난감해한다.
난 이것이 관평과 하후상의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자기들이 자신있는 부분이라면 모를까 자신 없는 부분에 대해서는 확실히 힘들다고 말한다.
괜히 할 수 있다고 까불다가 괜히 당하는 것보다는 낫지.
난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럼 진지를 만드는 것은 나 혼자 해야겠군.”
시멘트가 없지만 이유하의 지식을 이용한 참호와 위장을 이용한다면 어떻게든 눈에 띄지 않는 진지를 구축할 수 있을거다.
“그리고…”
난 관평과 하후상을 불렀다.
“아마 빠르면 오늘 저녁 안에 참호가 만들어질거야. 그리고 차륜전이라는 가정 하에 적들이 공격해 들어온다면… 오늘 저녁의 전투가 끝날 때 쯤.”
난 탁자를 톡 두들긴 후 웃었다.
“상황을 파악하고 신호를 보낼시 바로 기습에 들어갈거다. 다들 준비하라고 해둬.”
오늘 낮에 온 적은 엄안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오늘 밤에 올 적은 누굴까?
난 내심 진창에서 끝내지 못한 악연을 여기서 끝내기를 바라며 중얼거렸다.
“좋지도 않은 인연을 길게 이어갈 필요는 없지.”
부디 그때 못 낸 결착을 지금이라도 마무리 지을 수 있으면 좋겠다.
========== 작품 후기 ==========
안녕하세요! 레데에요!
오늘도 제가 좀 일이 있어서 두편이네요… 아마 토요일까지는 이렇게 될 것 같습니다ㅠㅠ
양해부탁드려용
그럼 대댓글 갈게요!
월하운 // 늘 감사드려요~
세종의길 // 고마워용 ㅎ
타루티어루 // 엥간하면 걍 쓰고 싶은데 좀 멈춰버리면 이게 뭘 쓰려고 했던건지 까먹…ㅠㅠ 아오….
허클베리fin // 실제 마초의 성향도 좀 찾아보면 마냥 패륜아라고 보기는 힘들겠더라구요… 가족들이 죽은 것 때문에 몇날며칠을 후회하기도 했고… 물론 결과만 놓고보면 패륜킹이긴 하지만…ㅠㅠ
트릭스타 // 이해해주셔서 고마워용 ㅎㅎ 감사합니당~
날사랑한그대 // 헉… 이런 실수를! 수정했습니다!
나물 // ㅎㅎ 감사합니다~
Flyback // 원래 유하가 좀 사파적 성향이 강하죠 ㅋㅋ
Combustion // 그동안 가정성의 시설을 이용하면서 편히 놀았는데 그냥은 못가!!
일반사람 // 항상 감사합니다~
마스터칼솔럼 // 그니까요… 소울워커가 엄청 뜨고 있지요 ㅋㅋ
유티단장 // 그것만 있었으면 이미 게임은 끝…. ㄷㄷ
잠쟈다콩해쪄 // 낼 건 내야죠 ㅋㅋ
똥pipe사나이 // 항상 감사합니다~
ppk12 // 근데 이미 2연참!!
Guaaaak // 그러게요 초반 빼고는 거의 2연참 계속 한듯 ㄷㄷ
리수진 // 늘 감사합니다~
암천회류 // 감사해용~
백발마인 // 항상 감사합니다~
바이러스 // 으아 ㅋㅋ 언젠간 그렇게 되겠죠 ㅋㅋ
슈비듀비 // 아ㅋ 뭐 그런건 아닙니다 ㅎㅎ
페어리블러시 // 항상 감사드려요~~
Kalon // 그건 이각의 방식ㅋㅋㅋ 그정도 뺏으면 들고 일어나든가 더러워서 안나간다고 할듯 ㅋㅋ
인페르니우스 // ㅋㅋ 아니 이싸람들잉ㅋㅋㅋ
Pandemonic // 감사합니다~~~
Bobbylow // 으앜ㅋㅋㅋ 무섭무섭 ㅋㅋㅋ
StirngBuster // 십분지일!
백약 // ㅋㅋ 오케이! 사딸라! 땡큐!
허니앙쥬 // 흐엌ㅋㅋ 그것만은ㅋㅋㅋ
무흐니 // 이번주는 좀 힘들것 같네요ㅠㅠ
천공의행검 // 그러게요 ㄷㄷ 그나마도 어떻게 써야할지 다 까먹어서 먼 미래의 일이 되어버릴듯… ㄷㄷ
철의노래 // 돈 내고 나가아아아아!!
그럼 내일 만나요! 안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