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ree Kingdoms Shrine RAW novel - Chapter 872
“…하여! 마가는 의를 저버리고 자신들의 배가 부르기만을 원하는 한가와 북궁가, 이가, 변가를 결코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바퀴가 달린 의자에 앉아 외치던 마등이 거칠게 외친 후 입을 다물자 단상 아래에 있던 이들이 분통을 터트렸다.
“맞습니다! 마 가주님!”
“그 나쁜 놈들! 자기들만 잘 먹고 잘 살면 단가!!”
마등이 위국을 끌어들여 서량의 발전과 함께 서량 유목민들의 삶을 보장하고자 한 것에 대해서 아는 이들은 많았다.
당장 경조와 좌풍익에 벌어지는 일을 봐도 그렇기 때문이었다.
목장과 농장을 만들고, 또 신 농법을 도입하여 많은 생산량을 만들어낸다.
서량에서 벗어나 좌풍익이나 경조에 들어가 그곳에 정착한 지인들의 소문은 이미 서량에도 은근히 퍼져나가고 있었다.
“좌풍익에 빠르게 가담한 저유의 부족 같은 경우는 이미 양이 수배나 더 늘었다던데.”
“말도 많아졌다고 하더구만. 그리고 특산품을 만들려고도 한다고 하고…”
수근거리는 이들을 지켜보던 사마의는 조앙을 보았다.
고개를 끄덕인 조앙이 한걸음 나선다.
“한의 전장군 조앙이 위왕을 대신하여 선언한다. 한에서 임명한 진정한 양주목인 마등을 공격하고, 반란을 일으킨 한수와 그 일당을 역적으로 규정한다.”
“위국이 본격적으로 움직이려는 건가?”
“이거 불안하구만…”
“어중간하게 편을 들면 오히려 큰코다칠 것 같은데.”
단상 아래에 있던 유목민들이나 목동들, 상인들의 목소리가 커져간다.
그것을 들으며 조앙은 준비했던 말을 이어나갔다.
한수와 북궁가야, 이가와 변가가 지은 죄를 나열한 후 마등을 가리킨 그는 감정을 듬뿍 담아 외쳤다.
“그들은 자신의 욕심에만 충실한 이들이다! 오랜 기간 부를 쌓아오며 자신의 영향력만을 신경 쓰는 이들이다!”
“하지만 전 장군님!”
“무엇인가!”
구경꾼 중 한명이 손을 들었다.
“그렇지만 저희는… 유목민이고 이민족입니다! 한족이 아닙니다!”
“그래서!?”
“저희가 위국에 가담하면… 저희는 노예가 되는 것이 아닙니까?”
불안감에 떨리는 목소리다.
조앙은 사람 좋은 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위국은 노예에 대한 제도를 금지하고 있다! 지금 당장 한족이 거느리고 있는 노예들에 대한 해방도 진행중이다! 부를 원하는 자! 국가에 세금을 납부하고 그 의무를 다한다면 나라가 너희를 지켜줄 것이다! 한이라는 거대한 제국 아래! 위국이라는 강력한 나라는 백성이 되고자 하는 이는 모두 지켜줄 것이다!”
과연 믿을 수 있을까?
사람들의 표정에 의문이 걸리자 몇몇 이들이 수긍했다.
“하긴 전장군이 전에 경조윤으로 있을 때는 되게 편했지.”
“응응. 상업을 장려하기도 하고…”
“금지하는 일만 안하면 오히려 지원까지 해줬으니까.”
“우리에게는 식량도 줬는걸?”
상인들과 유목민들이 떠드는 소리에 다들 작게나마 수긍한다.
모여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수근대는 이들을 확인한 사마의는 씩 웃었다.
‘바람잡이들이 제대로 움직여주는군.’
군중심리.
사람들이 모여 있을 때는 누가 어떤 분위기를 만드느냐가 중요하다.
그렇기에 넣은 바람잡이들이 좋은 방향으로 분위기를 이끌어가고 있을 때 몸 여기저기에 흉터가 난 험상궂은 유목민 하나가 나섰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우리에게는 초원의 방식이 있소! 그것이 위국의 법과 어긋나게 된다면 결국 우리는 죄인이 되는 것 아닌가!?”
“재미있는 말이구나. 거기서 떠들지 말고 이리 올라와보지 그러냐?”
다른 이들의 사나운 시선에도 아랑곳하지 않던 그는 성큼성큼 위로 올라왔다.
병사들, 그리고 마초와 문흠의 살벌한 눈에도 그는 당당히 외쳤다.
“전 경조윤! 당신에 대해서는 알고 있소! 나는 한때 동가의 무인이었던 자! 하지만 새로운 동가 가주의 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아 떠났지!”
“그래서?”
“위국의 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는 자들은 어쩔 생각이오! 쫓아낼 생각이오! 우리는 유목민! 초원의 법대로 살아가고 싶소!”
“그 초원의 법이라는 것이… 적자생존을 말하는 것인가?”
“그렇소!”
“그리 말하는 것 자체가 웃기는 것 아닌가? 위국에 비하면 너는 약자다. 그렇다면 약자는 약자답게 강자가 시키는대로 살아야 하는 것 아닌가?”
“그, 그건.”
당당하게 말하던 사내가 입을 다물자 조앙은 부드럽게 웃었다.
“물론 강제하지는 않겠다. 선택의 기회는 모두에게 주어질 것이니까. 허나 책임이 없는 쾌락은 없다.”
무조건 퍼주지는 않는다.
좋은 것을 제시하나 그 안에는 책임과 의무가 반드시 따른다.
조앙은 주변을 둘러보며 담담히, 하지만 진솔한 어조로 말을 이어나갔다.
“초원에서 너희들이 살아가고 싶은대로 살아가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너희들 나름대로의 생각이 있을테니까. 허나 그것이 다른 이들이 노력해 얻어낸 결과를 멋대로 맛볼 이유는 되지 않는다.”
조앙은 검을 들어 단상에 꽂았다.
“위국은 의무와 권리를 확실히 하는 곳! 의무를 다한 자는 위국에서 반드시 지켜준다! 지금까지 서량에서 너희가 당했던 것과는 다르게!”
“그…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지금까지 서량에서는 세금을 빙자하여 각 호족들이 힘없는 자들의 것을 마음껏 빼앗았지! 하지만 위국에서는 그것이 인정되지 않는다! 세금은 오로지 관과 나라의 것! 백성이 세금을 내고! 노역을 치루고! 군역을 이루는 것은 그의 의무를 다한 것이다! 그렇다면 국가가! 관이 지켜준다! 그것이 위국의 기본 정책이다!”
“그럼 억울한 일을 당하면 관이 나서서 도와주신다는 겁니까?”
“그렇다!!”
조앙은 당당히 말했다.
“서량의 호족들처럼 주먹구구식이 아닌! 현인들이 모여 만들어낸 법과 질서에 기준을 가지고 관이 나설 것이다!!”
조앙의 외침에 단상 아래에 있던 이들은 흥분하며 서로를 보았다.
그렇다면 오히려 백성들이나 약소 세력, 군소 상인들에게는 좋은 것이 아닌가?
지금까지는 각 지역의 호족들의 기분과 마음에 따라 힘을 써왔다.
하지만 그런 것이 아닌 법과 질서에 따라 힘을 쓰는 것이라면 오히려 좋다.
한순간에 많은 이들의 존경어린 시선을 얻어낸 조앙은 검을 들어 올리며 북쪽을 가리켰다.
“나를 따르라!! 위국을 따르라!! 한을 따르라!! 내가! 우리가! 너희들을 지켜주겠다!!”
“와아아아!!”
많은 이들의 환호성을 받아내며 연설을 마친 조앙이 들어오자 사마의는 쓰게 웃었다.
“제법이시군요.”
“뭐 이정도야 가벼운 일이지.”
조앙이 이렇게까지 말을 잘 할 줄은 몰랐다.
사마의의 칭찬에 조앙은 가볍게 대꾸한 후 지도를 보았다.
“이제 어쩔 생각이지?”
“저들이 움직이는 것을 기다리며 금성군 일대로 군을 옮겨야겠지요. 그곳에서 압박에 들어간다면 금성군에 있는 이들의 수가 줄어들 것입니다.”
정치적 공작과 함께 군사적 행동을 통해 소문의 극대화를 노린다.
사마의의 책략에 조앙은 만족해하며 물었다.
“금성군으로 들어갈 준비는??”
“이미 되어 있습니다.”
사마의의 대답에 조앙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럼 내가 나서야 겠군. 내가 선봉으로 나간다면 적들 입장에서도 난감…”
“아니요.”
고개를 저으며 사마의는 의자를 가리켰다.
“전장군께서는 후방 지원부대를 맡아주셨으면 합니다. 전면에 나서는 것은 저와 문흠, 그리고 마초와 조창이면 됩니다.”
그의 단호한 말에 조앙은 살짝 눈을 가늘게 떴다.
조앙의 시선에도 사마의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전장군께선 지금껏 하시던 것처럼 조나현에서 보급과 지원을 해주시면 됩니다.”
“그 말은 이번 전쟁에서 나를 완전히 배제하겠다고 들어도 되는 건가?”
“저를 믿지 못하시는 겁니까?”
만약 사마의가 배신을 한다면 서량 정벌군 전부를 빼앗기게 되어버린다.
그것을 모를리 없는데도 사마의는 당돌한 발언을 꺼냈다.
최악의 경우 얻어낸 군권을 모두 빼앗길 수도 잇는데.
사마의의 도전적인 시선과 발언에 조앙은 크게 웃었다.
“하하하!! 뭐. 마음대로 하게나. 하지만 궁금한 것이 있군.”
“뭐든지 답변해드리지요.”
“굳이 나를 전선에 내보내지 않으려는 이유가 무엇인가?”
전투가 시작된다면 전장은 금성군 일대가 될 것이다.
그가 안정까지 서량군을 내려보내지 않을 생각이라는 것 쯤은 알고 있는 조앙이 묻는다.
사마의는 빙그레 미소지었다.
“이유야 많이 있습니다만… 가장 큰 것은 눈먼 화살 때문이지요. 전장군은 위국의 동량이며 위왕의 후계자이신 분입니다. 이깟 전쟁에서 잃을 수는 없지요.”
“정말 그것이 주요한 이유인가?”
“그 외에 뭐 다른 것이 있습니까?”
“아니. 뭐랄까.”
조앙은 볼을 긁적거리며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괜히 시키지도 않은 행동으로 충심을 보이거나, 자신을 위해 움직이지나 않을까 싶어서 그러네.”
“그 말씀은…?”
“창이를 제거하고 싶은 생각이 있는건가…? 라고 묻는거네.”
조앙은 대놓고 직구를 던졌다.
그리고 사마의는 대답하지 않았다.
“창이를 험지나 격전지에 보낸다… 창이 녀석이 이번 전쟁에 참여한 이유가 공을 쌓기 위함이라면 그 녀석 입장에서는 거절할 이유가 없을거야. 그리고 오히려 나설 녀석이고.”
“글쎄요.”
“무관의 입장에서는 영예와 다름 없는 일이겠지. 전장에서 죽는 것이야말로 모든 무관들이 원하는 것이니까… 하지만 창이는 아직 어려.”
“하지만 후계자의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다고 후계권에 가까운 것도 아니지.”
조앙은 자리에서 일어나 사마의에게 다가가 그의 손을 잡았다.
“자네가 아주 현명한 사람이라는 것은 알아. 하지만 굳이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네.”
“지금 가족이라고 챙기시는 겁니까?”
“하하하하!! 그럴리가. 그런 단순한 이유가 아니야. 아무튼 창이에게 위험한 임무는 조금 피해줬으면 하네.”
“명령이십니까?”
“부탁이라고 하면 안될까? 이 전쟁은 내가 자네에게 준 전쟁이지. 명령체계는 일원화 되어야 하는 법… 내가 자네의 책략이나 전략에 훼방을 놓을 생각은 없어.”
한걸음 뒤로 물러나며 조앙은 양 팔을 가볍게 들었다.
“그저 내 나름대로 생각하는 것이 있으니 이해해달라는 것이지. 부탁이네. 전략이나 책략을 위해서라면 어쩔 수 없지만… 나를 위한다는 이유로 내가 동생을 죽이는 패륜아로 만들지 말아 주게.”
“…노력은 해보겠습니다.”
휙 몸을 돌린 사마의가 나간다.
그가 나가는 것을 보며 조앙은 한숨을 내쉬었다.
“이거 참. 훌륭한 군주가 되는 길은 정말이지 멀고도 험하군. 너무 날카로운 칼들만 있단 말이지… 안정적인 칼집이 필요하겠어.”
조앙과 만남을 마친 사마의가 병영에 도착했을 때 문흠과 조창이 서로를 노려보고 있었다.
분위기가 좋지 않다.
사마의가 다가가자 조창은 사마의에게 무뚝뚝한 표정으로 고개를 숙였다.
“오셨습니까.”
“출진의 준비를 하지.”
“자수 형님… 전장군께서는?”
“이번 전쟁에서 전장군의 역할은 후방 지원이야.”
“하지만 이번 전쟁은!”
“명령이다.”
항변하려는 조창에게 사마의는 조앙의 패를 들었다.
그것을 본 조창이 살짝 입술을 깨물자 사마의는 그를 바라보았다.
“조 병조. 만약 전장에 나서서 명령을 거부할 생각이라면 지금이라도 전장군의 후방지원부대에 남도록 하게. 대답은?”
“…참전하겠습니다.”
조창이 떨떠름히 말하자 사마의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번 전쟁의 최종 목표는 서량 대회의를 붕괴시킴과 동시에 한수, 북궁가야의 목을 얻는 것이다. 그것을 이룰 때까지 모든 군의 통제는 나를 따른다. 이제부터 모든 명령은 군령임을 잊지 말도록.”
사마의는 담담히 말한 후 주변을 둘러보며 말했다.
“출정준비를 하라. 조나현에서 난 소문으로 금성군 입장에서는 가만히 있을 수 없을 것이다. 그들이 움직이는 것을 노려 바로 공격한다. 그리고…”
사마의는 서쪽을 보며 중얼거렸다.
“가정성에서도 움직일 준비를 하라고 해.”
========== 작품 후기 ==========
안녕하세요! 레데입니다!
이제 서량전 몇편만 더 쓰면 서량의 일은 끝나는군요…!
으아… 길었다ㅠㅠ
그럼 바로 대댓글 갈게요!
암천회류 // 항상 감사드려요~
트릭스타 // 그렇죠 ㅋㅋ 오는 좀 나중에!
AliveOn // 과연 어찌될까요!? 기대해주세용~
타루티어루 // 일단 강동이 원하는 합비에는… ㄷㄷ
치킨맛통닭 // 그러게요! 저도 제가 좀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닼ㅋㅋㅋ
구구꺄꺄꺄 // 지금까지 두각을 보이지 않았을 뿐이죠 ㅋㅋ
일반사람 // 감사합니다~ 그럼 선추코를…!!
Dunkel // 항상 웃으며 숨기고 살아야 하는 남자!
리수진 // 감사합니다~
Combustion // 항상 감사드려요~
바이러스 // 피는 못 속이죠 ㅋㅋ
Bobbylow // 데헷~
백발마인 // 늘 감사드려요~
쿠투가 // 본격 서량전!
Pandemonic // 그렇죠 적자에 장자에… 거기에 나이도 걸맞고 성격도 좋고… 효심도 깊은데다가 기타 등등.
훌륭한 후계자입니다!
인페르니우스 // 그래도 조조의 장남인데 바보는 아니겠죠 ㅋㅋ 그리고 ㅋㅋㅋ 그냥 밥먹는글이에욬ㅋㅋㅋ
마스터칼솔럼 // 신작!
페어리블러시 // 으하… 그러게요ㅠㅠ
나물 // 야식은 요즘에도 하고 있어요 ㅋㅋ 야식 아이조아!
삽삽 // 항상 감사드려요~
허클베리fin // 히히 감사합니당~~
건필하십쇼! // 노블이 아니라서 그 식사가 아니네용ㅋㅋㅋㅋ 건전한 글입니당 ㅎ
GoodYear // 오옼ㅋㅋ 플룻은 악기였죠 ㅋㅋㅋ
허니앙쥬 // 그 녀석은 죽었어요! 라기보다는 설정이랑 스토리 짜둔 파일이 날라가서 복구 불가…orz
그럼 내일 봅시다!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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