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ree Kingdoms Shrine RAW novel - Chapter 961
이른 아침.
환구항에서의 출정식이 시작되었다.
강이 안전하다는 것을 알게 된 채모는 항구 바로 앞에서 외쳤다.
“모두들 잘 듣도록!! 이번 전투는 지금까지 형주 뿐만 아니라 감히 위국을 건드린 오의 심장을 찌르는 공격이다!!”
채모도 이제 나이가 꽤 된다.
희끗희끗한 백발이 성성한데도 그는 갑옷을 입고 검을 찬 채 당당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이 전투를 통해서 우리는 강남에 자랑스러운 위의 깃발을 꽂게 될 것이다!!”
“오오오오!!”
채모를 따른 수군들, 그리고 그들과 함께 훈련을 하며 손발을 맞춘 병사들이 환호한다.
당당하기 그지 없는 채모의 외침이 다시 이어졌다.
“수전에 익숙하지 않다 하여 걱정하지 마라!! 지휘만 제대로 따른다면 반드시 승리할테니까!!”
“와아아아!!”
“내가!!”
“와아아아아아아!!”
“너희를 승리로 이끌어주마!!!”
채모의 연설이 끝났다.
나도 해야하나?
채모는 웃으며 단상의 자리에 손을 뻗었다.
난 어깨를 으쓱이고 단상 위에 올라갔다.
다들 긴장한 표정으로 나를 본다.
뭐라고 해야하나.
확성기를 들었다.
“내가 할 말은 한가지 뿐.”
그들의 침묵을 받아들이며 말했다.
“죽지마라. 나는 천신장으로서 죽음을 이룰 수는 있지만 살리는 것에는 약하니까. 그러니 천신장인 내가 아닌, 너희들의 동료를 믿고, 너희들의 지휘관을 믿어라. 그리하면 죽음이 너희를 감히 침범하지 못하리.”
검을 뽑아 단상 위에 가볍게 꽂았다.
“천신장이 승리를 명한다. 적에게는 죽음과 굴욕을. 그리고 아군에게는 승리와 명예를.”
“와아아아아아아!!!”
사기가 올라간 병사들이 무기를 들어 올리며 환호성을 내지른다.
그것을 보며 난 검을 뽑아 겨눴다.
“승리는 우리의 것이다.”
——–
배에 올라탄 후 잠시 후.
커다란 배가 움직인다.
지휘선에 있던 나는 채모와 괴량을 불렀다.
그들이 오자 난 품에서 망원경 두개를 꺼냈다.
“이게 뭡니까?”
“수전을 할 때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예전에 만들어 놓고 꾸준히 잘 쓰고 있는 것이다.
그것을 조립해 보여주자 채모와 괴량은 기겁했다.
“헉! 이건!”
“도움이 되겠소?”
“무, 물론입니다!!”
육전을 할 때도 유용히 쓰이지만 수전에도 크게 도움이 되는 것이 바로 이 망원경이다.
전에 백마항 공략할때도 굉장히 유용하게 썼던 망원경을 내어 준 후 웃었다.
“두분께 선물로 드리겠소.”
“이런 기물을…?”
“기물이라고 할 것 까지는… 그러네. 기물이네.”
투명한 수정 구하는 것도 일이지만 매끈하게 가공하는 것도 일이다.
그정도 노력이면 기물이라고 부를만 하지.
채모와 괴량이 기쁨에 부들부들 떨자 난 웃으며 말했다.
“그대들을 신뢰하기 때문이오. 말했다시피 나는 신뢰하는 자에게는 무엇이든지 해줄 수 있으니. 그 신뢰에 보답해주셨으면 하오.”
“알겠습니다!!”
이제 남은 망원경은 산양군에 있는 하나 뿐이다.
수정을 빨리 구했으면 싶다.
투명한 수정 구하는게 진짜 보통 일이 아니다.
망원경을 좀 더 만들고 싶어서 계속 수배해놨지만 쓸만한 수정은 좀처럼 발견되지 않았다.
“아쉽네.”
“무엇이 아쉬우신겁니까?”
“유리를 만들 수 있는 장인이 있다면 좋을텐데…”
“유리…요?”
“이건 그 보석이 만들어지는 것이었습니까?”
채모와 괴량은 의아해하며 물었다.
이들은 모르나보군.
정욱은 알던 것 같던데.
예전에 정욱이 유리장인을 소개시켜준다고 했는데 아직도 깜깜 무소식이다.
그들에게 유리에 대해 알려 준 후 강바람을 맞으며 말했다.
“최상급의 유리는 투명하다고 하니… 그것을 만들 수 있는 장인만 구하면 더 좋은 망원경을 만들 수 있을거요.”
아무리 투명한 수정이라고 하더라도 그 투명도에는 한계가 있었다.
그렇다면 유리를 제대로만 만들 수 있다면 더 좋은 렌즈를 만들 수도 있을텐데.
내가 아쉬워하자 채모와 괴량은 다급히 말했다.
“저희들도 한번 찾아보겠습니다.”
“유리를 취급하는 자들은 서역에서 자주 오니… 서량에 아는 이가 있으니 한번 수배해보지요.”
이거 참 감사할 따름이군.
하지만 쉽지는 않을거다.
좌풍익에 있으며 저유에게도 한번 물어봤는데 유리를 취급하는 상인은 몇번 왔었지만 장인 자체가 온 적은 없다고 했으니까.
“승상복야께서는 방법을 아시는 것 아닙니까?”
“대충은 아오. 대충은.”
진짜 대충 아는거다.
규석이 섞인 모래를 고온으로 녹인 후 냉각하면 된다.
근데 말이 쉽지 규석이 섞인 모래를 얼마나 높은 온도로 녹여야 할지도 모르겠다.
“서주에 대한 소문을 들었습니다. 새로운 철을 만들기 위해서는 더 강한 불이 필요하다고 연료를 구하지 않았습니까.”
괴량의 말에 난 고개를 끄덕였다.
안그래도 거기에 한번 얘기해 본 적이 있었다.
서주에는 해변이 있어서 고운 모래를 구할 수 있다고 들었다.
그 모래로 유리를 만들어보려고 했지만 실패했다.
내가 어깨를 으쓱이자 채모는 손가락을 튕겼다.
“혹시 모래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럴 수도 있겠지만…”
“서역으로 가는 길에 사막이 있다고 합니다. 그곳의 모래가 아주 곱다고 하니 그 모래를 이용하는 것은 어떻겠습니까?”
“오.”
그거 좋은 생각이다.
이유하의 기억 중 그가 보았던 다큐멘터리에서는 사막의 모래로 유리와 반도체를 만든다고 했었으니까.
괜찮지 않을까?
“이번 전투만 끝나면 한번 요청해봐야겠군.”
“망원경…? 이라고 하셨지요? 이게 있다면 바다로도 나갈 수 있을지도 모르겠군요.”
“바다는 지금도 나가고 있지 않소?”
“하하… 그정도는 나간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예전에 승상복야께서 형주목에게 주었던 물건 중에 지남철을 이용해서 남북을 구분하는 장치를 주셨다고 하셨지요?”
“아. 나침반?”
“예.”
험지를 이동할 때 동서남북의 기준을 잡는 것은 중요했다.
특히나 길목을 잡기도 어렵고.
형주에서 익주로 들어갈 때 산길을 타는데 작전시 길을 잃을 것 같아서 자석을 이용한 나침반을 대충 만들어 준 적이 있었다.
방통이 그걸 유용하게 써먹고 있다는 얘기는 들었는데.
채모는 웃으며 말을 이어나갔다.
“남북의 구분, 그리고 멀리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기술. 그러면 배만 잘 만들면 좀더 멀리까지 배를 타고 나갈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하… 너무 많이 갔군. 뭐 그건 나중에 한번 해보시구려. 천하가 안정된다면 채 도독께 권한을 드리리다.”
“정말이십니까!?”
“저, 저도 하고 싶습니다. 저 역시도 바다를 좋아하는데…”
괴량과 채모가 기뻐한다.
그들을 향해 웃었다.
“하지만 그러러면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예. 천하를 안정시키는 일이겠지요. 그리고 그 첫 발이 오를 쓰러트리는 것이고.”
다들 원대한 꿈을 가지고 있지만 그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서는 좀 먼 미래가 될 것 같다.
하지만 희망을 가지고, 꿈을 가지는 것은 좋은 일이지.
또 외국과의 교역로를 만들 수 있게 된다면, 그리고 좀 더 먼 곳으로의 항해가 가능해진다면 나쁜 일도 아니다.
채모와 괴량이 즐거워하는 것을 보며 난 쓰게 웃었다.
“그럼 두분께 잘 좀 부탁드리겠소.”
망원경을 보유하게 된 채모와 괴량이 각기 두 부대로 부대를 나누었다.
선두에는 괴량이 이끄는 수군들.
그리고 후방에는 채모가 이끄는 육군과 장비부대들.
망원경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배의 움직임이 상당히 쾌적해졌다.
그리고 그것에 후방선단에 있던 나는 당황했다.
“아니 이게 가능한 거요?”
“괴량 정도라면 충분히 가능합니다. 물길을 정확히 읽어낼 수 있는거니까요. 저도 가능합니다. 그리고 선두 선단이 거친 물길을 막아내니 저희가 쾌적한 항해가 되는 것입니다.”
“햐… 그렇다면 주가 역시도 이정도는 가능하다는 것?”
“그렇지요. 하지만 저희는 좀 더 멀리 있는 물길도 읽을 수 있습니다. 그것만으로도 상당히 유리합니다.”
난 그냥 망원경으로 적의 상태 보는 정도만 썼는데.
이래서 용에게 여의주가 있어야 한다는 말이 나오는거구나.
그동안 망원경이라는 기물을 돼지목의 진주목걸이마냥 써왔다는 것에 반성했다.
그때 채모의 표정이 딱딱히 굳었다.
“수기가 움직였습니다. 아무래도 적을 발견한 듯 싶습니다.”
“적?”
“단순한 수적 같은데… 일단 처치하는 것이 좋겠군요.”
그럼 괴량의 실력을 볼 수 있는 걸까?
내가 긴장하는 사이 채모는 나에게 살짝 고개를 숙인 후 갑판에서 내려갔다.
“후방선단의 움직임을 좌현으로 이끌도록! 돛의 방향을 바꿔라!!”
밧줄을 당긴다.
돛의 방향이 틀어지며 선단 전체가 좌편으로 움직인다.
선두 선단에서의 싸움에서 아군의 피해를 줄이려는 걸까?
천천히 방향을 바꾸며 아군의 움직임을 멈추는 사이 선두 선단은 그대로 움직였다.
“저거 괜찮은거요?”
“예. 이제 보시면 아시겠지만. 몽충선이…”
채모가 준 망원경을 받았다.
수적으로 보이는 배가 접근하고, 그 배가 몽충선의 충각에 부딪힌다.
“으아아악!!”
비명이 들린다.
아군의 비명인가?
그런 것 같지는 않군.
괴량이 이끄는 수군의 배가 수적들의 배를 단번에 박살낸다.
“와…”
“충각돌진이라 하여 철제 충각으로 무장한 배로 한번에 적들 사이를 가로지르는 겁니다. 물살을 정확히 읽을 수 있어야만 가능한 전술이지요.”
저거 나도 장강에서 써본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때 저정도 위력은 아니었는데?
괴량이 이끄는 선단은 마치 기병들의 돌진처럼 수적들의 진형을 반으로 갈라버렸다.
그리고 뒤따르는 배들이 들고 있던 커다란 노가 허공으로 솟구친다.
동시에 단번에 내리쳐진다.
수십척의 배에서 일제히 그런 공격을 하니 거친 물살이 파도치며 적군을 흔든다.
“쏴라!!”
당겨진 화살이 흔들려 제대로 반응조차 하지 못하는 수적들의 몸에 꽂힌다.
우와 장난 아니다.
노로 저런 수가 가능하단 말야?
내가 연신 감탄하는 사이 채모는 뿌듯한 미소를 지었다.
“수군에게는 수군의 방식이 있습니다. 육전으로 저희가 감히 승상복야를 이길 수 없습니다. 하지만 수전만큼은 자신할 수 있지요.”
놀라움은 계속되었다.
일자진형으로 수적을 꿰뚫은 후 후방의 배들이 천천히 방향을 돌렸다.
닻을 내려 단단히 자리에서 고정한 후에 방향을 틀었다.
아직 살아남은 수적의 배들이 배의 측면을 도리고 돌격했지만 그것은 잠시 뿐 이었다.
“쏴라!!”
“허… 저건 뭡니까?”
“서주에서 새로운 철을 보내주며 기존의 철들을 해체했습니다. 하지만 그 철을 못쓰는 것은 아니지요.”
공성을 위한 상자노 수준은 아니지만 어지간한 장창 수준으로 큰 작살들이 쏘아져 날아간다.
적의 배를 박살낸 후 끝의 요철들이 배에 박힌다.
쇠사슬 타고 넘어가려는 건가?
하지만 내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순식간에 깨달았다.
“당겨!!!”
사슬에 걸려 있는 장치가 움직인다.
힘 좋은 선원들이 모두 장치를 돌린다.
사슬이 감기기 시작한다.
팽팽해진 사슬이 강한 힘을 받은 순간 요철에 걸려 있던 배의 다른 부분들이 박살나버렸다.
“으아아아아!!”
“살려줘!!”
적선들의 측면과 하부에 커다란 구멍이 뚫렸다.
순식간에 수적의 배가 침몰하기 시작하자 채모는 웃었다.
“수상노라 이름지었습니다. 승상복야께서 만드신 상자노를 응용했지요. 수전에서는 타고 있던 배의 침몰은 곧 부대의 궤멸을 뜻하는 겁니다.”
“허…”
그래도 명색이 수적이라고 다들 헤엄은 칠 수 있는 모양이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뿐이다.
솟구친 노가 다시 물을 때린다.
만들어진 파도가 그들을 덮친다.
부서진 배의 파편을 간신히 잡고 있던 이들이었다.
노에 맞든, 아니면 노가 만들어낸 파도에 휩쓸리든.
그들이 물에서 허우적거리다가 수장되는 모습을 확인하고 나서야 난 안도했다.
“그냥 갔으면 완전히 개박살날 뻔했군.”
“하하하… 수전과 육전은 다른 법이니까요.”
채모와 괴량을 부르길 잘했다.
만약 그들 없이 수전을 했다면 우리가 손권에 의해서 저 꼴이 되지 않았을까?
간담이 서늘해진다.
그런 나를 향해 채모는 여유롭게 웃었다.
“수전은 걱정마십시요. 주가나 손가의 애송이 따위는 감히 저희의 상대조차 되지 못할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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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품 후기 ==========
안녕하세요! 레데에요!
오늘은 즐거운 금요일!
불금 하시고 계신가요 ㅋㅋㅋ
즈는 그른거 없네요…
대댓글 갑니당~
타루티어루 // 감사합니다~
한혈히 // 감사해용~
리수진 // 땡쿠땡큐!
트릭스타 // 채모도 능력자죠 ㅋㅋ
Dunkel // 건업가기 전에 수전 한판!!
일반사람 // 감사합니다~
시크병장 // 채모도 그렇고 괴량도 그렇고 ㅎㅎ
Flyback // 감사해영~
cruel_pilot // 일복 터져욧!
마스터칼솔럼 // 감사합니다~
곰횽 // 갑니다!
Annaka // 중앙집권과 호족 연합의 차이죠…
인페르니우스 // 히히 기대해주세요~
백발마인 // 감사합니다~
암천회류 // 늘 감사드려요~
ppk12 // ㅋㅋㅋ 달의이름으로 용서치않겠어용!
Bobbylow // ㅋㅋㅋㅋ 음란마귀!
슈비듀비 // 되면 반띵!
순수몰 // ㅎㅎ 고생하셨어유!
바이러스 // 감사합니다~
우중월야 // 속였죠 ㅋㅋ 육손은 그래서 더 손권을 싫…
철의노래 // 워… 천신장님께 공물을!!
광성 // 결국 어떻게 나오느냐죠 ㅋㅋ
자유의노래 // 맹주가 바뀌는 것도 좋은 방법 중 하나죠. 어차피 지금 위국이 강남지역을 다 때려부수더라도 결국 체계가 잡힐때까지 관리할 수 있는 기간은 필요하니까… 적당히 흡수 후 유력 호족을 관리화 한 후 천천히 다른 호족을 제거해나가며 관의 힘을 확대!!
춤추는왼손 // 그렇죠 그래도 능력은 좋았다던데…
Guaaaaak // 상징성이라든가, 그리고 땅이라든가, 그 외에 여러가지 이유가 있었겠죠 ㅎㅎ
허니앙쥬 // ㄱㄱ!!
그럼 내일봐요~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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