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Star with a Face that Makes Wishes Come True RAW novel - Chapter (301)
302화
민도현이 나타났다!
영화관에서 퍼진 소식이 대한민국을 뒤흔들었다.
[(스포주의) 용산 샤롯시네마에 나타난 ○○○의 정체?!] [XX0521 윌 터너 두 번째 시리즈 ‘죽음의 군주’ 후기] [윌 터너: 죽음의 군주 관람 후기(feat.민도현)]영화 후기가 주르륵 올라왔다.
누가 빨리 후기를 올리는지 내기라도 하려는 듯이 새로 고침을 할 때마다 SNS, 블로그, 뉴튜브 영상이 새로이 갱신되었다.
└미미미미미미친 오빠가 왜 거기서 나와!?
└빨간사과 미친자들! 이걸 지금까지 숨겼다고???
└뭐임? 자고 일어났더니 실시간 순위에 내 배우 이름이 올라와 있는데 이게 무슨 일이야?
└아ㅋㅋㅋㅋㅋㅋㅋㅋ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콜레비 이런 뜻으로 한 말이었구나(링크: 월간이슈 “영화를 보면 다들 깜짝 놀라실 거예요.” 레비 콜린스, 흥행 장담)
└콜레비ㅋㅋㅋㅋㅋㅋㅋㅋ스포글 보고 와서 알았네ㅋㅋㅋㅋㅋ
현생 때문에 바쁜 현썸들을 위해서 스포가 가득한 게시판을 따로 만든 운영자들은 분탕글들을 쳐내면서도 N차 관람을 멈추지 않았다.
곧 게시글에 ‘N차 관람 후기’ 인증글이 줄줄이 올라왔다.
└진심 대한민국 사람들 다 영화관에 있냐? 제발 집에 좀 가 도현이 좀 보자ㅠㅠㅠㅠㅠ
└아니 조조도 심야도 없으면 도대체 어떻게 보라는 거임?
└백수여서 행복하다 그깟 점심 안 먹음 되지ㅋㅋㅋㅋ
└백수여도 표가 없는데요?
└님들아 OTT 있어서 영화관 안 간 다면서요ㅠㅠㅠ
└ㄹㅇ 나만 또 속은 거지?
└나도 속았다
일정 기간이 지나고 이제는 민도현의 출연 소식을 거의 모든 사람들이 다 안다고 여겨질 무렵 민도현의 이름을 박은 기자들이 줄줄이 노출되었다.
할리우드 영화에, 그것도 올해 최고의 기대작으로 추앙받는 ‘윌 터너’ 시리즈에 한국 배우가 등장했다는 소식에 기자들은 약이라도 한 것 같은 제목을 지어 올렸다.
「콧대 높던 할리우드가 고개를 숙이고 러브 콜을 보낸 한국 배우」
「‘윌 터너’, 민도현 출연에도 왜 잠잠했나?」
「민도현 할리우드 데뷔작 ‘윌 터너: 죽음의 군주’ 5일째 예매율 1위 등극」
「‘윌 터너: 죽음의 군주’ 할리우드 입성 민도현이 꺼낸 말 “이렇게까지 뜨거운 관심을 보내 주실 줄 몰랐다”」
「‘윌 터너: 죽음의 군주’ 개봉 일주일 만에 500만 돌파!」
도현의 출연 소식이 공개된 후부터 ‘윌 터너’는 예매율이 더욱 치솟았고, 도현은 시간을 내어 무대 시사회에 참석했다.
윌 터너의 삼총사들이 도현을 뒤따른 건 당연한 일이었다.
한국 팬들은 다른 나라보다 더 대우받는 듯한 삼총사의 행보에 기뻐서 몸 둘 바를 몰랐다.
“끄아아아악!”
“도현아아아악!”
“콜레비이이!”
“셀레나! 사랑한다고!”
“여기 좀 봐 줘, 에반스! Hey! Look at me!”
도현을 따라 한국의 무대 인사라는 걸 처음 해 본 삼총사들은 갈 때마다 칸에 입성한 듯 환영해 주는 관객들을 보고 놀라워하며 손을 흔들었다.
불사의 왕의 정체가 공개되고 도현은 바쁜 하루를 보냈다.
[다음은 일본이었던가?] [일본은 뭐가 맛있을까?] [에반스. 우리 일하러 가는 거야.] [알아. 하지만 뭐 먹을지 생각하는 게 나쁜 건 아니잖아?] [도현! 우리 일본에서도 관객들이랑 같이 관람해!] [레비. 안 된다는 거 알잖아.] [왜에에? 도현의 연기 한 번 더 보고 싶어.] [안 돼.] [가자아아아.] [계속 그러면 집에 초대 안 할 거야.] [치사해!]도현은 하루하루 레비를 다루는 기술이 늘어났다.
집에 초대하지 않는다는 건 레비에게 여러 의미로 통했으나 이럴 때 가장 잘 통하는 건 역시 ‘두 번 다시 연기 대결 안 할 거야.’라는 뜻이었다.
레비는 같은 수준으로 연기를 맞춰 줄 수 있는 도현에게 매달렸다.
레비가 가지고 있던 답답함과 두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연기의 극치를 모르는 사람들이라면 ‘집착’이라고 오해할 수 있었으나 레비가 도현에게 가지는 호의는 고작 그런 것으로 정의 내릴 수 없었다.
[또 둘만 대화하고!] [이게 다 에반스 탓이야.] [이것도 내 잘못이야?]혼자 한국어를 배우지 않았다며 구박받던 에반스가 서러운 외침을 토했다.
* * *
자국민, 혹은 자국이 영화 산업의 중심인 할리우드의 작품에 나온다면 그 나라 사람들은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
그것에 대한 아주 훌륭한 예시가 등장했다.
「민도현 할리우드 데뷔 ‘윌 터너: 죽음의 군주’ 한국·미국 모두 1위[박스오피스]」
「30일 관객수 77만명… 1위 레비 콜린스·셀레나 캠벨·에반스 테일러·민도현 ‘윌 터너: 죽음의 군주’[영화 순위]」
「‘윌 터너: 죽음의 군주’, 10일 연속 1위… ‘유니버스’의 아성을 넘을 것인가?」
한국 사람들은 광기에 휩싸인 것처럼 영화관으로 몰려갔다.
전 세계를 덮친 전염병과 OTT 서비스의 활성화 이후 박스 매출은 처참하게 떨어졌으나 ‘윌 터너’는 그러한 사실을 반박하기라도 하는 듯이 날이 가면 갈수록 모든 지표가 상승했다.
누군가는 그 이유로 외국에서 인정받은 작품을 더 선호하거나 타국에서 인정받기를 좋아하는 한국인 특유의 기질로 답하기도 했으나, 실상은 모두가 인정하는 연기 괴물들의 활약 덕분이었다.
「줄줄이 영화관으로 향하는 세계적인 거장들 ‘한국 배우와 한국 감독들에게 러브 콜’」
「“한국은 이미 훌륭한 시험장” 할리우드 제작진들이 주목하는 한국 영화 시장」
평론가라는 사람들은 한국 영화 시장의 잠재력이 드디어 세계에서 인정받았다며 분석을 내놓곤 했다.
거기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은 제각각이었다.
└민도현 한 명 운 좋게 뜬 거 가지고 설레발은ㅋㅋㅋㅋㅋㅋㅋ이래서 냄비들은 안 된다니까
└운 좋게 떴데ㅋㅋㅋㅋㅋㅋㅋ백수야 밖에 나가서 바람도 쐬고 영화도 보고 해라
└방구석 평론가들 또 나왔쥬?
└걍 재밌음 존ㄴㄴㄴㄴㄴㄴㄴㄴㄴㄴㄴ나 재밌음 끗
└상업영화가 재밌으면 된 거지 한국 영화 산업 어쩌고 하는 거 보면 웃김ㅋㅋㅋㅋㅋㅋ
└이게 다 주유성 감독이랑 민도현 덕이지. 감독들이야 이전부터 인정받고 있었는데 배우가 인정받은 적은 처음임ㅋㅋ
└ㅃ들 또 몰려왔네ㅋㅋ아무도 민도현 인정한다고 안 했는데 벌써부터 세계가 놀라고 어쩌고저쩌고ㅋㅋㅋㅋ제발 현실 좀 봐
└너야 말로 현실 좀 봐ㅋㅋㅋㅋ(링크: 세계적인 영화 감독들이 주목하는 신예 민도현, 불사의 왕은 어떤 캐릭터인가?)
└2222(링크: 레드 애플 신화를 이룩한 에이미 대표의 인터뷰 “민도현이 아니었다면 이번 시리즈는 완성할 수 없었을 거예요.”)
└냅둬 엄마랑 싸웠나 보지(링크: 할리우드의 거장 러셀 카미로 “불사의 왕을 연기한 배우와 함께 작업하고 싶다” 러브 콜)
온갖 어그로들이 들끓었지만 민도현이라는 약에 취한 사람들에게 밀려 힘을 쓰지 못했다.
이제 민도현은 한국 사람들이 쉽게 건들 수 없는 성역이 되었다.
재벌 3세의 횡포에 휘말려 모든 것을 잃을 뻔하다가 겨우 목숨을 구했고, 이제는 대한민국의 이름을 드높이는 월드 스타가 되어 갔다.
그를 지켜 주지 못했다는 죄책감과 피해자라는 프레임, 거기에 더해진 각국에서 러브 콜을 보낼 정도로 뛰어난 재능의 소유자라는 타이틀은 도현을 추앙하도록 했다.
그렇게 전 세계는 ‘민도현’이라는 열병을 앓았다.
* * *
시간은 빠르게 흘렀다.
어느새 도현의 과제가 딱 하나만 남겨둘 만큼.
[과제 995. 잃어버린 기억을 되찾으세요.(★★★★★)] [보상: 사용자 ‘민도현’의 소원 성취]드디어 마지막이다.
그런데 과제 내용이 조금 애매모호했다.
“잃어버린 기억?”
내가 잃어버린 기억이 있다고?
도현은 망치에 머리를 맞은 것처럼 멍해졌다.
귀국길에 오르던 도현은 갑자기 나타난 과제에 눈을 동그랗게 떴다.
“민도현 배우님? 불편한 거 있으십니까?”
“아. 아니에요.”
전 세계를 바쁘게 다닌 도현을 배려해 회사는 일등석으로 도현의 자리를 끊어 줬다.
자신은 이코노미로 가려던 근하를 본 도현이 억지로 사비를 들여 근하를 일등석으로 끊어 줬기에 그는 도현의 반응을 바로 캐치할 수 있었다.
근하를 달랜 도현이 다시 메시지를 확인했다.
시스템 창에서 나온 푸른빛이 도현의 눈에 담겼다.
‘내가 잃어버린 기억이 있다고? 그게 뭘까?’
그게 있다면 왜 아무도 나에게 말하지 않았지?
도현은 잃어버린 기억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을 사람에게 연락했다.
어릴 때부터 함께였고, 잃어버린 기억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을 법한 인물.
[나]도윤아. 바빠?>
“아. 지금 자고 있을 시간인가?”
대륙을 오가며 홍보 일정을 소화했던지라 시간 감각이 비틀린 도현이 뒤늦게 한국 시간을 확인하고 아차!하는 얼굴로 눈썹을 늘어트렸다.
괜히 푹 쉬고 있을 동생을 깨우는 건 아닌가 모르겠다.
도현이 읽음 표시가 사라지지 않은 메시지를 안도 반, 초조함 반으로 보다가 깜짝 놀랐다.
읽음 표시가 사라졌다.
[내 동생] [아니, 이제 막 자려고.“휴우. 다행이다.”
[내 동생] [그런데 무슨 일이야?“아. 맞다.”
동생에게 물어볼 게 있었지.
도현이 머뭇거리다가 천천히 메시지를 작성하기 시작했다.
고작 몇 단어로 이루어진 문장을 치는 것이 이렇게 오래 걸린다고 느껴진 적은 처음이다.
차분히 한 자씩 완성한 문장을 보내자 동생이 빠르게 답장을 보냈다.
[내 동생] [응. 알았어. 문자로 하기는 기니까 돌아오면 얘기해. [나]그래. 늦은 시간에 미안해. 덥다고 이불 차지 말고, 가슴까지 잘 덮고 냉방 약하게 틀어서 자>
[내 동생] [나 어린애 아니거든? [알았어. 형도 불편하겠지만 잠시라도 눈 좀 붙이고 와. [기다릴게.동생이 마지막으로 덧붙인 문장에 도현의 입꼬리가 자동으로 올라갔다.
큰일이다.
동생의 말대로 이제는 어리지도 않고, 다 큰 성인임에도 불구하고 집에서 기다리겠다는 동생이 귀엽게 느껴졌다.
밖에 나가서 그런 말 하지 말라고 하는데 어떻게 안 할 수 있지?
홍보 일정 때문에 오래 떨어진 탓인지 동생을 향한 주접이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났다.
도현은 앞으로 남은 비행 시간을 눈으로 확인하며 초조하게 창밖을 쳐다봤다.
‘더 빨리는 못 가나?’
집으로 가는 시간이 더디게 가는 것 같았다.
* * *
“나 왔어.”
공항에 도착한 도현은 곧바로 집으로 향했다.
중간에 기자와 팬들을 만나긴 했지만 동생의 메시지를 본 순간부터 도현의 머릿속은 온통 집 생각뿐이었다.
“어서 와, 형.”
“냐아아악!”
“먀먀! 먀아아!”
“애옹. 애오옭.”
오랜만에 집에 돌아온 도현을 가족들이 반갑게 맞이했다.
삼냥이들은 어딜 갔다 왔냐면서 가출아가 돌아온 것처럼 도현을 타박했다.
울음소리에서 다음번에는 이럴 거면 자신들도 데려가라고 옹알거리는 게 느껴졌다.
“미안.”
신발도 벗지 못하고 현관에 주저앉아 삼냥이들을 달랜 도현이 선물 보따리를 안겼다.
도현은 잠깐 과제를 잊고 가족들과의 시간을 즐겼다.
“그래서 은하수 선생님이 있잖아….”
“그랬구나.”
“윤 부회장님이 슬슬 신작을 내보는 게 어떠냐고 하셨는데 여 전무님이 이번에는 절대 안 진다면서 서로 선물을 막 보내셔서 난감했어.”
“그랬어?”
“은하수 선생님은 지금 내가 가장 쓰고 싶은 걸 써 보라고 하셨어. 바로 안 떠오르면 영감을 찾아 돌아다녀 보라고 했는데 형 사진을 보고 바로 쓰고 싶은 이야기가 떠올랐어. 은하수 선생님은 형이 내 뮤즈래.”
“영광이네.”
보고라도 하듯이 그간에 있었던 일을 쫑알쫑알 일러다 바치는 동생의 모습에 도현이 애정이 듬뿍 담긴 눈으로 맞장구쳐 줬다.
동생과 둘이 있을 때 도현은 좋은 청자였다.
탁!
“그래서. 형. 갑자기 기억은 왜?”
긴 얘기를 하느라 마른 목을 축인 도윤이 물잔을 내려놓고 형을 응시했다.
“시스템이 그러는데 내가 잃어버린 기억이 있대.”
“잃어버린 기억.”
도윤이 형의 말을 반복하며 생각에 빠졌다.
무언가를 정리하는 듯이 한참을 침묵하던 동생이 두 눈을 똑바로 응시하며 입을 열었다.
“형. 놀라지 말고, 자책하지도 말아 줘.”
경고문과 같은 말을 시작으로 동생은 아주 먼 기억을 끄집어내기 시작했다.
아주 작은 계기가 있다면 되살아날 기억이었지만 그의 가족은 그를 위하여 오랜 기간 입을 꾹 다물고 있었다.
그리고 시스템의 과제를 계기로 도윤도 어려운 실타래를 풀기로 결심했다.
도윤의 말이 이어지고, 도현의 기억도 서서히 되살아났다.
‘기억났어. 나는 그때… 부모님의 사고가 전적으로 내 탓이라고 생각했어.’
닫혔던 기억의 문이 활짝 열렸다.
* * *
그날은 햇볕이 무척 따뜻하던 날이었다.
겨울이 지나가고 꽃봉오리가 트기 시작하던 때, 매서운 동장군이 물러나고 대지가 깨어나는 때였다.
“아드으을!”
도현의 방문을 누군가가 박차고 들어왔다.
누가 봐도 혈연임을 알 수 있을 정도로 도현과 닮은 잘생긴 남자는 모처럼 수염을 다듬고 머리에 왁스도 발랐다.
“뭐야. 아빠 맞아?”
“아빠 맞아. 아들 너무 냉정한 거 아니야?”
“그야 아빠는 맨날 지저분하게 있잖아.”
“지저분하다니.”
도현과 닮은 남자가 총이라도 맞은 것처럼 가슴을 움켜쥐고 쓰러졌다.
또 시작이구나.
심장 마비라도 온 것처럼 안색이 바뀌고, 식은땀까지 흘리며 쓰러진 남자를 도현은 냉정하게 쳐다봤다.
“아빠. 연기 그만해.”
“이걸 들키네. 누구 아들인지 몰라도 눈이 좋구나.”
“아빠 연기는 많이 봤으니까. 그리고 눈동자 떨림이 없었어.”
“그걸 봤어? 이제 아들 속이기 쉽지 않겠는걸?”
“누구 덕분에 단련된 탓이야.”
“엣헴!”
도현의 아빠가 허리에 손을 얹고 배를 내밀었다.
지금 누가 앤지.
아직도 어릴 때처럼 쓰러지는 연기에 넘어갈 거라고 생각하는 아빠의 모습에 도현이 코웃음을 치며 침구를 정리했다.
“여보! 도대체 뭘 하길래 아직도 안 나와요!”
“나가요!”
“애들 학교 보내고 우리도 출발한다고! 설마 또 도현이 놀리는 건 아니지!”
“아니에요, 절대 안 그랬어요.”
도현이 눈을 가늘게 뜨며 거짓말쟁이 아빠를 응시했다.
아들의 시선을 느낀 아빠가 한 번만 넘어가 달라는 듯이 손바닥을 붙이고 도현을 간절하게 쳐다봤다.
아들에게는 저런 표정을 지으면서 목소리는 철저하게 든든한 남편을 연기하는 게 우스웠다.
“결혼기념일이라서 봐주는 거야.”
“알지. 우리 아들이 모처럼 엄마아빠 단둘이 보내라고 만들어 준 시간인데.”
아빠가 아들의 머리를 쓸어넘겼다.
“누구 아들이 이렇게 잘생겼어?”
“차선영 씨 아들.”
“너무해! 민경식 아들은 안 해 주는 거야?”
“오늘 차선영 씨랑 잘 놀고 오면 민경식 씨 아들 해 줄게.”
도현이 싱긋 웃고 자리에서 일어나 방을 나섰다.
아들의 효도빔을 맞은 아빠가 얼굴을 감싸고 주저앉았다.
“우리 아들, 천사야.”
본인의 어릴 때와 똑같은 얼굴임에도 부모는 제 새끼가 더 귀여운지, 민경식이 감동에 버둥거리다가 일어났다.
“도윤이는 제가 잘 챙길 테니까 잘 다녀오세요. 다녀오겠습니다.”
“다녀오겠습니다.”
“고마워 아들들. 잘 다녀와.”
“학교 갔다 와서 보자.”
부부가 아들들을 배웅하며 손을 흔들었다.
그리고 그것이 그들의 마지막이었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