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tycoon RAW novel - Chapter (191)
제와 정액제
“아시아 전체와 관련된 판매 라이선스라……. 다른 것은 몰라도 제약은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건 왜 그렇습니까?”
“일본의 제약 시장이 큽니다. 그곳을 드릴 수는 없지요.”
다른 화학 제품들은 프랑크푸르트의 공장에서 생산하여 일본에 판매하기가 어려웠다. 화학 제품들은 부피와 무게가 많이 나가는 것이 많았다. 대표적인 것이 정유였다.
걸프사가 일본과 가까운 한국 울산에 공장을 차리려는 것도 그런 이유였다. 먼 미국에서 생산한 석유 제품들을 일본에 파는 것은 비효율적이었다.
중동에서 가져온 석유로 한국에서 생산하는 것이 훨씬 이득이었다. 그것은 훽스트사도 마찬가지였다. 일본에 수출하는 제품이 그리 많지 않았다.
하지만 제약은 달랐다. 약물로 사용되는 원료 물질은 부피와 무게가 아주 작았다. 해운뿐만 아니라 항공으로 운송해도 될 정도였다.
프랑크푸르트 공장에서 생산된 약이나 원료 물질을 전 세계로 팔 수 있었다. 그것을 일본에도 팔았다.
일본의 제약 시장은 이 시기에 미국과 유럽에 이어서 3번째로 큰 시장이었다. 훽스트사는 이미 일본에 진출해 있었다.
훽스트사는 일본에서 유럽과 미국, 일본의 제약 회사들과 경쟁하고 있었다. 일본은 이 시기에 화학 공업이 상당히 발전했고 제약 산업도 발전해 있었다.
‘일본도 독일 못지않게 생체 실험을 많이 했으니……. 히로뽕이나 독가스를 만든 것도 사실이고…….’
“그러면…… 제약과 관련된 라이선스에서 한국과 일본은 빼겠습니다. 그럼 되겠습니까?”
“그렇게 한다면…… 해 볼 만하겠군요. 라이선스 비율은 얼마로 하겠습니까?”
“라이선스 비용을 금액으로 하면 안 될까요?”
라이선스 비율은 보통 매출액의 몇 %로 하는 것이 보통이었다. 하지만 라이선스도 다른 것과 다름없이 정률제뿐만이 아니라 정액제도 가능했다.
연간 라이선스 비용이 얼마, 아니면 아예 한 지역의 라이선스를 통째로 돈을 주고 살 수도 있었다.
“금액이라…… 그러면 총비용이 상당히 클 것인데……. 자금에 여유가 되겠습니까?”
“미래 그룹은 가능합니다. 얼마면 되겠습니까?”
“음…… 어려운 문제이군요. 그것을 산정하려면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그냥 정률제로 가는 게 서로 낫지 않겠어요?”
정률제가 편하기는 편했다. 대신에 판매 금액이 늘어나면 라이선스 비용도 무시 못 하게 된다. 화학의 이익률은 제약같이 큰 것도 있지만, 정유같이 낮은 것도 있었다.
훽스트사에서 많은 화학 물질을 만드는 만큼 각각의 제품마다 일일이 이익률을 계산하여 라이선스를 정하는 것도 힘든 일이었다. 그것이 힘들다고 대충 통으로 라이선스 %로 정해 버리면 낮은 이익률을 가진 제품은 팔면 팔수록 손해를 볼 수도 있었다.
그러면 재주는 미래 그룹이 부리고 이익은 훽스트사가 가져가는 꼴이 되었다. 무엇보다 미래 그룹은 화학과 정유 사업을 크게 할 것이었다.
몇 %의 라이선스 비용이 무지막지하게 커질 수도 있었다. 정유 사업도 크게 할 것이기에 정률제가 아닌 정액제가 맞았다.
* * *
정액제는 주장하는 이쪽에 대응해 훽스트사는 정률제를 요구했다.
“저희 회사는 제품이 많습니다. 그것을 라이선스로 일일이 %로 산정하는 일도 어렵습니다.”
“음…… 그건 그렇습니다. 그래도 기술 지원과 시설 설치를 제대로 지원받으려면 %가 낫지 않습니까?”
훽스트사에서 쉽게 정률제를 포기 못 했다. 그의 말대로 사후 서비스를 제대로 받기 위해서는 정액제가 더 나았다. 그들은 그런 장점으로 정률제로 유도해 나갔다.
“훽스트사가 정액제로 한다고 해도 기술 전수와 시설 설치를 대충 할 회사는 아니지 않습니까?”
훽스트사는 서독의 대기업이었다. 그런 회사도 아니었고. 그렇다고 해도 그렇게 말할 수는 없는 법이다.
“그건 그렇습니다만……. 그래도 라이선스를 정률제로 하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요? 공장을 세운다고 해도 초반에는 매출이 별로 없을 것입니다. 그러면 그 회사에 상당히 부담될 것인데요”
그들은 자꾸 정률제로 유도해 나갔다. 정률제는 그들에게 장점이 많았다. 아시아는 빠르게 커지는 시장이었다.
시장이 성장하면서 얻는 수익을 그들은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고 온전히 가져올 수 있었다. 그것으로 큰 이득을 본 기업이 퀄컴이었다.
그 회사는 통신 반도체 기술 라이선스로 전 세계에서 엄청난 돈을 벌었다. 그것을 채택한 한 회사의 노력이 컸다. 한때는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퀄컴이 가져간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라이선스가 정률제이기에 서로 함께 노력하지만, 상대방의 노력이 더 중요했다. 그 상대가 크고 경쟁력이 있는 기업일 경우에는 많은 득을 보았다.
그들이 흔쾌히 아시아 라이선스를 넘기려고 하는 것도 미래 그룹을 보고 하는 것이다. 다른 조그마한 회사였으면 그들이 상대해 주지도 않거나, 한국에 관한 라이선스만 넘기려고 했을 것이었다.
한국의 시장이 미래에는 엄청나게 크게 되지만…… 그들이 보기에는 아직 아주 적은 시장이었다. 그래서 제약의 경우 한독약품에 쉽게 라이선스를 내주고 합작을 한 것이었다.
“금액이 문제가 아니겠습니까? 훽스트사의 아시아 라이선스로 매년 천만 달러를 지급하겠습니다.”
매년 천만 달러면 적은 돈이 아니었다. 한독 협정으로 지원받은 차관이 이 시기에 3천만 달러가 안 되었다. 그것도 매달려서 겨우 받아낸 것이었다.
미래 그룹에 의해 대한민국의 경제 규모가 1960년대 후반이나 70년대 초반 수준이 되었지만, 이것은 국가 전체로 봐도 결코 적은 돈이 아니었다.
‘이것으로 정치권에서 난리가 나겠군. 그래도 유럽에서 거두는 이익으로 지급한다면 별말이 없겠지.’
지금은 원 역사만큼 외화가 없어 난리인 시대는 아니었다. 무엇보다 미래 그룹이 벌어오는 외화를 사용하는 것이기에 불만은 있어도 막을 수는 없었다.
그리고 %로 라이선스를 정해도 결국 외화가 나가게 된다. 라이선스 비용은 당연히 외화였다. 한국은 수입품뿐만이 아니라 라이선스 비용으로 나가는 외화도 막대했다.
퀄컴은 통상적으로 자기 기술을 사용하는 회사에 5%의 라이선스 비용을 받았다. 퀄컴이 2009년부터 7년간 라이선스 비용으로 한국에서만 38조를 벌어들였다. 막대한 라이선스 비용이 외화로 빠져나갔다.
퀄컴 한 회사에 그 정도가 나갔다. 대한민국 전체로 한다면 엄청난 금액이 매년 라이선스 비용으로 빠져나갔다. 몇 %라고 우습게 볼 문제가 아니었다.
‘나중에 결과를 본다면 이것이 잘한 결정이라고 이해할 거야.’
미래 그룹은 대규모로 화학과 정유 사업을 할 것이기에 초반에는 이것이 손해지만…… 뒤로 가면 갈수록, 규모가 커지면 커질수록 이것이 더 이득이었다. 이것이 정액제의 이득이었다.
* * *
“아시아 사업권으로 매년 천만 달러는 너무 헐값입니다. 최소한 2천만 달러를 받아야 합니다.”
‘이거 총만 안 든 날강도네……. 처음에는 별다른 수익이 없을 거라며…….’
“처음에는 큰 수익이 안 남습니다. 연간 2천만 달러는 너무 큰 금액입니다.”
“하지만 뒤로 갈수록 미래 그룹의 부담은 줄어들지 않겠어요?”
서로서로 상대방의 패를 잘 알고 있었다. 이럴 때는 협상이 쉽지 않았다.
“그건 그렇습니다. 그렇지만…… 한국과 아시아 시장을 보십시오. 연간 라이선스가 2천만 달러라면 수익을 내는 데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라이선스를 5%로 잡아도 연간 매출이 4억 달러가 넘어야지 비슷해진다. 물론 나중에는 규모를 키워서 그 이상을 매출을 내겠지만, 그때까지 한동안 큰 손해를 부담해야 했다.
그렇게 될 때까지 5~10년이 걸린다면…… 그 손해도 무시하지 못했다.
“저희는 훽스트사의 아시아 사업권 가치가 연간 2천만 달러 이상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약을 제외하고는 일본 라이선스도 있습니다. 그 이하로는 넘길 수가 없습니다.”
‘협상하면 중간선인 1천5백만 달러도 될 것 같은데……. 그래도 만만치 않은 금액이야. 처음에 5백만 달러를 부를걸……. 너무 크게 불렀어,’
그랬다면 아마 상대를 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컸다. 훽스트사는 독일의 대기업이었다. 5백만 달러에 아시아 사업권을 쉽게 넘기지 않을 것이었다.
정액제를 계속 고집해서 가격을 낮추느냐, 아니면 저들이 원하는 대로 정률제로 가느냐의 선택만 남았다.
‘이렇게 되면 정률제도 나쁘지 않아. 정률제가 단점만 있는 것은 아니야. 시야를 넓게 보자.’
정률제의 장점도 있었다. 매출이 작을 경우와 사업 초기에는 정률제가 더 나았다. 매출에 비례하기 때문에 매출이 없으면 라이선스 비용도 없었다.
‘문제는 화학과 정유 사업을 크게 할 계획이라는 것인데……. 이러면 이해득실을 따져 봐야겠어.’
2천만 달러의 정액제와 정률제 중 어느 것이 더 이득이 될지를 빠르게 계산했다.
* * *
‘결국 훽스트사의 사업들을 언제쯤 인수하는지와 화학과 정유 사업이 얼마나 빠르게 성장할지에 달려 있군.’
훽스트사의 사업들을 인수할 생각이었다. 정액제와 정률제 어떤 것으로 하더라도, 모회사를 인수하면 라이선스 비용을 낼 필요가 없었다. 핸드폰 제조사에서 퀄컴을 인수하면 라이선스 비용을 낼 필요가 없었다.
문제는 정률제는 이쪽이 더 커지면 인수도 힘들어지고 인수 비용도 늘어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가능하면 정액제로 가려고 했다. 하지만…… 그렇게 하면 라이선스 비용이 너무 커졌다. 이래저래 외통수였다. 결국 한 쪽은 선택해야 했다. 그들에게 다른 조건을 제시했다.
“라이선스 비용으로 매출액의 3%를 드리겠습니다.”
“그러면 2천만 달러를 받는 게 더 낫습니다. 최소 5%는 줘야 합니다.”
“5%를 주면 저희가 남는 것이 없습니다. 화학 제품 중에 이익률이 낮은 제품도 많습니다.”
협상이 쉽지 않았다. 쉽게 타결되지 않았다. 협상이 평행선을 달렸다. 이럴 때는 또 다른 방법이 있었다. 경쟁사를 언급하는 것이다.
“천만 달러와 3% 둘 중의 하나를 결정해 주십시오. 아니면 바스크사나 바이엘과 협상할 것입니다.”
그들에게 최후통첩을 날렸다. 원래 계획은 아니지만, 제3의 방법도 있었다.
‘이것은 블러핑이야. 훽스트사 외에 다른 회사와 협상할 생각은 없어.’
하지만 그런 사실을 그들은 몰랐다. 거기에 다른 회사와 접촉한다는 말은 그들에게 큰 위협적인 말이었다.
아시아 시장 자체를 통째로 경쟁사에 넘길 수도 있었다. 중국 시장에 기술 유출의 위험을 감수하고도 세계적인 기업들이 진출하는 이유이기도 했다. 경쟁사가 먼저 그 시장을 장악하면 더 큰 타격이었다. 그래서 그런 위험을 알면서도 중국 시장으로 들어가는 것이었다.
“잠깐만…… 우리에게 생각할 시간을 주십시오.”
“많은 시간을 드릴 수는 없습니다. 이곳에 오래 머무를 시간이 없습니다.”
“실무자 선에서 협상해도 되지 않습니까.”
“그들은 결정할 권한이 없습니다.”
“전화와 텔렉스가 있지 않습니까. 그것으로 협상을 이어나가면 됩니다.”
“물론 그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하지만, 그 시간에 다른 회사와 협상하는 게 더 낫습니다.”
“……큼. 알겠습니다. 얼마나 시간을 줄 수 있습니까.”
“이번 주 안으로 답을 주십시오.”
“그건 겨우 며칠밖에 안 되지 않습니까.”
이런 결정은 상대방이 정신을 못 차릴 정도로 빠르게 몰아붙여야 했다. 아니면 동시에 여러 회사와 협상을 해야 했다. 그래야 이쪽에 유리하게 계약할 수 있었다.
‘어차피 훽스트사를 먹기로 마음먹었는데…… 굳이 다른 회사와 협상을 이어 나갈 필요는 없지.’
다른 회사는 블러핑이었다. 그것을 위해 다른 회사와 힘을 빼기는 싫었다.
“그 시간 안에 결정해 주십시오. 그렇지 않으면 다른 회사로 가겠습니다. 제약을 제외한 아시아 시장이 훽스트사에 큰 시장도 아니지 않습니까? 오래 고민할 필요가 어디에 있습니까?”
아시아 시장은 훽스트사에 그리 중요한 시장이 아니었다. 미래에도 제약 말고는 진출한 품목과 금액이 얼마 안 되었다.
그렇게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데 이쪽에서 달려드니 높게 부르는 것이었다. 부동산이든, 이런 계약이든, 급하거나 먼저 나서는 쪽이 손해였다.
그들에게 시간을 많이 줄 필요도 협상을 오래 할 필요도 없었다.
“알겠습니다. 이번 주 안에 결정하여 알려 드리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