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nscension Academy RAW novel - Chapter 184
184화 – 제천대성을 이겨라(3)
화──────────악!
일순간 폭사하는 진정한 초월의 힘 앞으로 천지가 진동한다.
솟구친 대지의 파편들이 순식간에 아스라져 모래알로 화한다.
시간이 길게 늘어지는 듯한 시공간 속.
찰나의 순간이 쪼개지고 또 쪼개진다.
휘몰아치는 폭풍은 아스라진 수 억개의 모래알을 휘감아 소름끼치는 모래의 파도를 만들어내었다.
[너 이 새끼···!]파──────────앙!
이윽고 제천대성의 전신에서 또한 초월의 힘이 터져나왔다.
그런데··· 왜일까.
콰가가가가가가각!!!
어째, 터져나오는 기세가 심상치가 않았다.
분명 독(毒) 바나나의 영향으로 힘을 제대로 쓸 수 없을 것이 분명하건만.
그동안 겪은 기세보다 배는 더 강해져있었다.
[넌 진짜 뒤졌다!!]제천대성의 얼굴이 흉신악살처럼 일그러져있었다.
‘어··· 이거 오히려 역효과만 난 거 아닌가···?’
서준은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금방 고개를 털었다.
이제 와 돌이킬 수 없었다.
이렇게 된 이상 진심으로 제천대성을 쓰러뜨리는 수밖에!
꽈드드드득!!
폭사하는 두 초월의 힘이 얽히며 공간이 일그러졌다.
그리고 찰나.
번쩍, 서준은 티알피의 신속을 터트리며 제천대성에게 달려들었다.
제천대성 또한 그런 서준에게로 달려들었다.
서로 간의 거리가 순식간에 좁혀든다.
이윽고 두 초월의 힘이 격돌한다.
천월유성창(天月流星槍).
제 1식(第 一式).
멸절뇌성(滅絶雷星).
천월유성봉(天月流星棒).
제 1식(第 一式).
창천비류(蒼天飛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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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흑···!”
전신으로 휘몰아치는 통증에 서준의 몸이 휘청거렸다.
하지만 쓰러지거나 정신을 잃지는 않았다.
서준은 고개를 들어 눈앞의 광경을 바라봤다.
역시나 두 초월기의 격돌로 인해 공간이 괴악하게 일그러지고 있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밀리지 않았다.
이번에는 멸절뇌성의 힘이 창천비류와 대등하게 싸우고 있었다.
그렇게 두 초월기가 자아내는 광경은 말 그대로 초월적이었다.
꽈드드드드득!!
꽈꽈꽈꽝!!
지표면과 함께 공간이 찢어진다.
두 힘의 충돌을 환계의 공간이 버티지 못하고 차례차례 무너지고 있었다.
다름 아닌 서준이 란나찰(欄拿扎)의 강의를 수료했기 때문이었다.
천월유성창의 1~3초식은 란나찰의 묘리를 담고 있다.
그리고 서준이 란나찰의 강의를 수료하면서, 이제는 란나찰의 묘리를 패시브처럼 사용 가능했다.
자연스럽게 천월유성창의 위력이 상승할 수밖에 없었다.
진정한 초월기(超越技).
체감상 배 이상은 상승한 것 같았다.
‘그럼에도 대등하게 싸우는 게 전부란 말이지···.’
그것도 독(毒) 바나나와 인과의 제약으로 약화된 상태에서 말이다.
서준은 새삼 제천대성의 강함에 대해 감탄을 금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속으로만 생각할 뿐.
서준은 광기에 찬 웃음과 함께 소리쳤다.
“하하하하하! 강사님! 남의 바나나가 정말 독(毒)하긴 한가 봅니다! 아까처럼은 압도하시지 못하시네요!”
[너···! 너어···!]제천대성의 표정이 부들부들, 떨려온다.
번쩍!
서준은 바로 티알피의 신속을 터트렸다.
그리고는 제천대성을 향해 롱기누스의 창을 휘둘렀다.
꽈아아아아아앙!
정면으로 휘두른 롱기누스의 창이 제천대성의 여의봉과 충돌하며 공간이 뒤흔들렸다.
그리고 공격을 한 것 같지도 않았던 전과는 달리.
이번에는 확실히 손 맛이 착, 감겨들어왔다.
‘확실히 통한다!’
서준은 속으로 쾌재를 터트렸다.
독 바나나의 효과가 제천대성을 확실히 약화시켰다.
게다가 란나찰의 강의를 수료한 효과까지 더해져 서준의 수준 또한 급격히 상승했다.
무엇보다 같은 초월급 병기인 롱기누스의 창까지 있는 지금.
제천대성도 까딱 잘못하다가는 서준에게 심각한 상처를 입을 수 있었다.
그러니 지금 해야한다.
지금 하지 못하면···.
‘여기에 투자한 수십 조가 그대로 날아가버린다!’
아리아가 눈물까지 흘려가며 준 돈이다.
팀원들이 받을 몫까지 일부 땡겨 받은 돈이다!
여기서 더 잃으면 아리아를 포함한 팀원들을 볼 면목이 없다!
그러니 반드시 따야··· 아니, 이겨야 한다!
서준은 움켜쥔 롱기누스의 창을 강하게 비틀었다.
휘리리릭!
그러자 여의봉과 맞닿은 롱기누스의 창이 회전을 시작했다.
이윽고 만들어진 강맹한 회전이 맞닿은 여의봉을 밀어내었다.
[너 이 자식···!]제천대성이 밀려난 여의봉을 꽈득, 움켜쥐었다.
그러자 밀려난 여의봉이 순식간에 그 크기가 줄어들었다.
다시 머리 위로 내려쳐지는 여의봉을 서준은 티알피의 신속과 장삼봉의 보법을 이용하여 피해냈다.
그리고는 그 틈을 파고 들어 서준은 롱기누스의 창을 찔러넣었다.
쐐액!
롱기누스의 창이 한줄기 뇌격처럼 쏘아져나갔다.
의식하지 않았음에도 자연스럽게 찰(扎)이 묘리가 깃든다.
그리고 사락.
균형을 잃어가며 무리해서 찌른 일격이 제천대성의 털 끝을 스쳤다.
[······!]그 광경에 제천대성과 멘토의 눈이 크게 떠졌다.
“쳇!”
하지만 서준만은 혀를 차보였다.
기존의 내기였다면 여기서 끝났을 상황이다.
그러나 이번 내기는 털 끝이 아닌 한 방이었다.
감탄을 금치 못하는 멘토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란나찰 강의 수료만으로 이렇게까지 발전한다고···?]바라본 제천대성의 표정 또한 상당히 놀라워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제천대성이 여의봉을 움켜쥐었다.
그러자 쑤우욱, 하는 소리와 함께 여의봉이 끝을 모르듯 길어졌다.
다시 쿠구궁, 하는 소리와 함께 여의봉이 그 굵기를 키웠다.
저건··· 더 이상 여의봉이라 부를 수가 없었다.
저건 하늘을 떠받치는 기둥이지,
저게 어딜 봐서 여의봉이란 말인가!
“이런 미친···!”
하늘의 기둥이 위에서 아래로 크게 떨어진다.
피할 곳은 없다.
서준은 롱기누스의 창을 꽈득, 움켜쥐었다.
그리고는 있는 힘껏 하늘의 기둥을 쳐내었다.
쩌──────엉!
“커헉!”
전신을 뒤흔드는 충격과 함께 여의봉이 옆으로 밀려났다.
하지만 그 대가로 어마어마한 반동이 터져나오며 서준의 몸이 저 멀리 날아갔다.
콰당탕!
서준의 몸이 거칠게 바닥과 충돌했다.
근육이 찢어진 것인지 빠드득, 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서준은 이를 까득, 깨물며 통증을 참았다.
그리고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소리쳤다.
“반칙! 이건 반칙입니다! 여의봉의 능력을 쓰는 건 아니죠! 아니, 무슨 그딴 사기적인 능력이 다 있습니까!”
[반칙은 무슨! 처음부터 내 바나나에 수작질 부린 게 누군데!]멘토의 말은 가볍게 묻혔다.
“오호라! 그렇게 나오신다 이거죠?”
[누가 할 소리를!]“좋습니다! 분명 강사님이 제가 한 방 먹이면 뭐든지 다 해주신다고 하셨죠? 그럼 무료 쿠폰으로 여의봉 뺏어가도 할 말 없으시겠네요?”
[뭐, 뭐라고?]그러자 제천대성의 표정이 당황으로 물들었다.
서준은 의기양양한 목소리로 재차 소리쳤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습니다! 지금이라도 순순히 죽어주시면 여의봉은 건들지 않겠습니다! 어때요? 콜?”
제천대성의 얼굴이 순식간에 우락부락하게 일그러졌다.
소름끼치는 예기가 얼굴에서 터져나온다.
포악하고 괴악한, 마치 포식자의 본능이 덮쳐온다.
살기가 공간 전체를 잠식한다.
그것은 서준의 죽음을 강요하고 있었다.
서준은 직감적으로 인지할 수 있었다.
‘잘못 건드렸다!’
서준은 바로 입을 열었다.
“오케이! 취소! 여의봉은 안 건들겠습니다!”
[넌 진짜, 진짜 뒤졌다아!!!]그런데 어째, 이미 늦은 것 같았다.
꽈르르르르릉···!
어디선가 세상이 무너지는 것만 같은 뇌명이 울려왔다.
─────────!!!
정의할 수 없는 초월의 힘이 제천대성의 전신에서 터져나왔다.
“이런 미친!”
서준의 표정이 경악으로 물들었다.
저게 어딜 봐서 약화된 상태란 말인가!
‘주, 죽는다!’
서준은 본능적으로 깨달을 수 있었다.
그렇다고 도망칠 수도 피할 수도 없다.
그렇다면 맞서 싸워야 한다.
서준은 다시 한 번 삼단전의 마력을 터트렸다.
꽈르르, 꽈르르르릉!!
개벽이 터진다.
터져나온 힘이 한점에 모여 폭발한다.
이윽고 거대한 폭발이라도 난듯 공간이 거칠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 힘을 버티지 못한 대지는 수 천, 수 만 갈래의 균열을 일으키며 쩌저적, 갈라져 버렸다.
아니, 갈라지다 못해 지면이 통째로 주저앉아버렸다.
서준은 말아쥔 롱기누스의 창을 절제된 움직임에 따라 휘두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제천대성 또한 여의봉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제천대성의 움직임이 잔상처럼 흩어진다.
콰가가가가가가각!!
대지가 갈가리 할퀴어지며 우악스럽게 뜯겨져 나간다.
꽈릉! 꽈르르르릉!!
갈라지는 하늘의 틈 사이에서 수 만개의 시퍼런 뇌전들이 쏟아져내린다.
하늘에서, 그리고 또 땅에서.
두 초월의 힘이 역류시킨 폭풍의 힘이 천지간을 뒤집어 놓는다.
환계의 공간이 버티지 못하고 무너진다.
그리고 무너지는 공간 속.
터져나오는 멘토의 외침을 기점으로 서준과 제천대성이 서로를 향해 달려들었다.
천월유성창(天月流星槍).
제 2식(第 二式).
청운만뢰(靑雲萬雷).
천월유성봉(天月流星棒).
제 2식(第 二式).
만뢰파성(萬雷破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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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학···!”
서준은 순간적으로 정신을 잃어버렸다.
그리고 황급히 정신을 차리고 바라본 시야에는···.
꽈르르르릉!!!
꽈꽈꽝!
수십 만개의 번개들이 온 세상을 뒤덮으며 닿는 모든 공간을 마구잡이로 터트리고 있었다.
환계의 공간이 버티는 것이 용할 지경이었다.
그 초월적인 광경에 멘토가 기겁을 하며 소리쳤다.
하지만 제천대성의 분노는 아직 꺾이지 않았다.
제천대성의 전신에서 끔찍한 기운들이 사방으로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공간 전체에 기묘한 기운이 묻어나오기 시작했다.
단지 마주하는 것만으로도 온몸이 아스러질 것 같았다.
초월자(超越者)의 진정한 초월의 힘.
그것도 진짜 분노로 물든 힘이었다!
“제기랄!”
서준은 이를 까득, 깨물었다.
절대 져서는 안된다.
여기에 투자한 돈이 대체 어떤 돈인데!
아리아가 눈물까지 흘려가며,
팀원들이 받을 몫까지 일부 땡겨가며,
베세르크와의 전투에서 생사를 넘어가며 얻은 돈이다!
“이번엔 반드시 딴다!!!”
서준은 모든 힘을 동원하여 삼단전의 마력을 터트렸다.
쿠구구구구구구궁···!!
소름끼치는 힘이 서준의 몸으로 유입되었다.
환계의 공간이 파르르, 떨려온다.
소리조차 터져나오지 못하고 흉측하게 풍경이 일그러진다.
감각 너머에서 느껴지는 아득한 힘이 터져나왔다.
파지지지지직!
푸른 뇌전이 격렬한 빛을 토하며 터지는 소리를 발한다.
“따낸다!! 따낸다!!!”
[뒤졌다!! 뒤졌다!!!]서준은 제천대성을 향해 단 한 번의 찰(扎)을 쏘아냈다.
천월유성창(天月流星槍).
제 3식(第 三式).
무극제천(無戟齊天).
천월유성봉(天月流星棒).
제 3식(第 三式).
대라번천(大羅繁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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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하학···!”
털썩.
입가로 왈칵, 터져나오는 피와 함께 서준은 그대로 쓰러졌다.
하지만 금방 정신을 차리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바라본 제천대성은 멀쩡히 서있었다.
“뭐, 진짜 이딴 괴물이···!”
서준은 그 사실을 도무지 믿을 수가 없었다.
정말 독 바나나의 효과가 있기는 한 걸까.
제천대성은 살짝 찡그려진 인상으로 서준을 바라볼 뿐이었다.
아마도 온전치 않은 상태에서 적지 않은 힘을 끌어낸 반동이 있기는 개뿔!
[하! 네가 배운 건 여기까지였지! 애초에 더 쓸 마력도 없겠지만!]제천대성이 흉악한 표정을 지으며 터벅, 걸어왔다.
‘젠장···!’
제천대성의 말처럼 더 이상 서준이 할 수 있는 초식도, 마력도 없었다.
그나마 1형(形), 만상붕괴(萬狀崩壞)가 남아 있었지만··· 그건 쓰면 안된다.
1형으로는 더 이상 경계의 공간으로 불려가지 않기 때문이었다.
그 상황에서 1형을 쓰면 반동을 온전히 받아내야만 했다.
그리고 현재 서준의 수준으로는 그 반동을 받아낼 수가 없었다.
물론 이곳은 제천대성이 도술로 만들어낸 환계의 공간이었다.
그러나 말은 환계의 공간이라 하지만, 그것은 단순한 환계의 공간이라 볼 수 없었다.
공간에 완전히 간섭하는 환계의 도술은 더 이상 환술이 아니라, 왜곡된 현실과 실제라고 봐야했으니까.
그 말은 즉.
환계의 공간에서 시전하는 1형이라도 반동만큼은 온전히 서준의 몫이었다.
그러니 사용하면 안된다.
사용하면 죽는다.
그렇기에 서준은.
‘여기서 모든 것을 쏟아 붓는다!’
이 계획을 가장 마지막, 피날레로 두었다.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야이 미친 새끼야!!!!]갑자기 터져나오는 서준의 마력에 제천대성이 놀라 소리쳤다.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서준은 멈추지 않았다.
“으아아아아아아아아!!”
전신의 신경이 통째로 타오르는 듯한 통증이 인다.
순간순간, 의식이 저만치 날아가며 정신이 끊어진다.
인과를 아득히 초월한 힘이 서준의 전신으로 터져나온다.
서준은 이를 까드득, 깨물며 그 아찔함을 버티고 또 버텼다.
해야한다.
해야한다.
반드시 따내야한다!
지금도 증발하고 있는 돈을 위해서라도!
“으아아아아아아아아!!!”
[당장 그만 둬! 이 미친 새끼야!!!]“따낸다! 따낸다! 따낸다아!!!”
[그러다 네가 죽는다고 이 미친놈아!!!]상관없다.
설령 이곳에서 죽는다 한들.
다시는 일어나지 못한다 한들!
해야한다.
해야한다.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반드시 따내야한다!
[이 미친놈이 진짜!!!]제천대성이 정말 미친놈 보는 듯한 표정으로 소리쳤다.
이윽고 제천대성의 전신에서 전과 비교도 할 수 없는 기운이 터져나왔다.
[오냐! 어디 끝을 한 번 보자!!]그와 동시에 하늘에서 번쩍! 빛이 터져나왔다.
하늘에는 까마득한 점이 보였다.
그것은 세상을 으스러뜨릴 듯한 힘을 품고 있었다.
서준은 그것을 마주하며 한치도 물러서지 않았다.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멘토가 사방팔방으로 고함과 비명을 지르며 날뛰기 시작했다.
풍경은 천지창조라도 일어나는 것처럼 찢어지고 무너지고 있었다.
상황은 아비규환의 지옥도처럼 혼란스러웠다.
그 어떠한 말을 들이밀어도 지금 이 풍경과 상황을 설명하지 못하리라.
그리고 찰나.
내려치는 제천대성의 여의봉과 함께 어마어마한 크기의 운석이 지상으로 쇄도했다.
천월유성봉(天月流星棒).
제 1형(第 一形).
유성낙하(流星落下).
번────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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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조차 터져나오지 못하고 흉측하게 풍경이 일그러진다.
이윽고 천지가 뒤집히며 방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결국 환계의 공간이 버티지 못하고 무너져내린 것이었다.
그렇게 뒤바뀐 풍경 속.
[어···라?]제천대성은 당혹스러운 심정을 감출 수가 없었다.
만상붕괴가 일어나지 않았다.
분명 서준의 만상붕괴가 일어나야 했는데 일어나지 않았다.
되려 환한 빛무리만이 터져나왔을 뿐이었다.
아무리 서준이 죽었더라도 만상붕괴는 시전이 되었어야 했다.
그런데 만상붕괴가 일어나지 않았다.
[어째서···?]바로 그때.
번쩍!
갑자기 터져나오는 빛무리와 함께 서준이 그 모습을 드러냈다.
바라본 서준의 표정은 씨익, 웃음이 머금어져 있었다.
그 모습에 제천대성은 그때서야 상황을 파악할 수 있었다.
[너 이 새끼! 날 속였구나!]“그럼 제가 미쳤다고 만상붕괴를 시전합니까!”
만상붕괴는 속임수였다.
서준은 처음부터 만상붕괴를 시전할 생각조차 없었다.
애초에 미쳤다고 목숨을 걸고 만상붕괴를 시전할까!
만상붕괴를 시전하는 척,
티알피의 신속에 필요한 마력을 모은 것뿐 이었다.
그 과정에서 제천대성의 유성낙하 또한 유도했다.
지난 번 유성낙하로 인해 환계의 공간이 무너진다는 사실을 서준은 알고 있었으니까.
그렇게 유성낙하를 티알피의 신속으로 피한다.
물론 현실이라면 피한다 한들, 그 여파에서 온전히 벗어날 수는 없었다.
허나, 현실이 아닌 환계의 공간이라면 이야기가 달랐다.
그 여파가 서준에게 미처 닿기도 전에 공간이 붕괴될테니까.
그리하여 인과의 제약으로 힘의 대부분이 봉인된 상황.
독 바나나를 복용하여 약화된 상태.
1형, 유성낙하를 쓴 직후의 딜레이.
예상치 못한 상황이 주는 당혹스러움.
이 모든 것들을 한데 어우러 아주 자그마한 틈을 만들어낸다!
이것이 서준이 궁극적으로 짜놓은 마지막 5차, 피날레 계획!
“으아아아아아아아!!!”
서준은 온 힘을 쥐어짜내며 제천대성을 향해 롱기누스의 창을 내질렀다.
[이, 이 미친놈이!!!]역시나 제천대성의 얼굴은 당황으로 물들어있었다.
제천대성은 황급히 여의봉을 들어 반격했다.
그리고.
뻐────억!
둔탁한 폭음과 함께 서준의 정신이 끊어졌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파삭!
제천대성의 팔뚝에서 작은 선혈이 새어나왔다.
[······]내려앉는 정적.
[······]아무도 입을 여는 자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