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otsky and our Joseon Royals RAW novel - chapter 114
…하지만, 지금 조선 국왕 이홍위의 말 몇 마디에 제신(諸臣)들의 얼굴 표정과 시선 바뀌는 것 하며, 오랜만에 느껴지는 이 권력의 서늘한 감각 하며….
트로츠키가 지금의 이 기묘한 쾌감을 느끼지 못했을 리가 없다.
“조선 국왕 전하, 국왕 전하의 신뢰에 무한한 감사를 표합니다.”
스피리도노바의 열정이 이글이글 타오른다.
어차피 네 잘못이다, 료바.
앞으로 닥칠 모든 게 네가 버텨야 할 결과다.
저 멀리 아무것도 모르는 트로츠키에게 ‘작은 곤란’을 선사할 생각에, 스피리도노바의 가슴이 끓어올랐다.
* * *
/ 작가의 말
‘명언’의 탄생 과정을 찾아보는 일은 정말 재미있는 작업입니다.
예를 들어, 이번 챕터 소제목은 트로츠키의 명언으로 ‘알려진’ “당신은 전쟁에 관심이 없을지 몰라도, 전쟁은 당신에게 관심이 있다.”에서 영감을 얻었습니다.
전쟁은 우리에게 관심이 있다 (2)
“유자광 동지? 이리로 오게. 어떻게 생각하나?”
“…대단하군요.”
“아니, 대단할 정도까지는 아닐세.”
유자광은 머쓱한 마음에 스피리도노바를 돌아보는데, 의외로 스피리도노바에 얼굴에는 겸손이란 털끝만큼도 찾아볼 수 없었다.
“대단하다는 말로는 부족하지. 이건 기적일세. 어느 위대한 혁명가가 만들어 낸.”
…그렇다. 러시아 제국의 가혹한 탄압이란 혁명가에게 생존을 위한 비대한 에고를 강요하는 것이다. 잠시 경악의 표정을 짓던 유자광은 다시 눈앞의 ‘기적’을 향해 고개를 돌린다.
유자광 역시 감히 스피리도노바의 말을 부정할 생각은 없어 보인다. 당연하다.
그 눈 밑의 그늘, 안 그래도 마른 체형에서 더욱 도드라지게 된 골격. 스피리도노바의 얼굴만 보아도 최근 그의 노동량을 쉬이 어림잡을 수 있으리라.
스피리도노바가 말하는 기적은, 유자광이 말하는 대단함은, 바로 하나의 관청이었다.
저 안을 바삐 오가는 관원들. 예조와 병조, 그리고 여타 부서들에서 공조를 위한 연락선 용도로 다양한 인사들이 차출되어 왔다.
그리고 당연히 원산에서 온 인사들도 약소하게나마 모아 놓았다. 조선과 소련을 연결하기 위한 방책이었다.
드디어… 드디어 조선과 원산을 연결하는, 최소한 ‘작동하는’ 기관이 생겨난 것이다.
대외 혁명과 확장에 대한 사업을 담당하며, 이러한 사무를 소련 정부와의 긴밀한 연계 속에서 처리해 나갈 수 있도록 만들어 냈다.
조선 국왕에게 직통으로 이어지는 보고 체계. 마찬가지로 소련에서는 제2 외무인민위원인 자신과 인민위원평의회 의장인 료바에게 연결된다.
그 숱한 고생 끝에, 노안이 온 지 오래된 눈알이 닳아 빠지도록 서류들을 훑고 분류한 끝에, 더 이상 부처별 업무 미루기와 책임 소재 돌리기는 없어졌다.
―“스피리도노바 동지와 XX 동지 둘 모두에게서 명령이 내려왔다! 어쩌지?”
―“시발, 30분 동안 회의만 해서 뭐 어쩌잔 거야? 일단 결정해! 난 스피리도노바 동지!”
―“동지의 의견 강행은 너무도 비민주적인 것 같소. 어떤 상황에서도 인민의 의지를 반영하는 절차와 과정을 지켜야 우리 혁명의 정당성이….”
―“그냥 둘 다 좆 까고 내 말대로 전진한다! 볼셰비키 놈들은 오합지졸이야! 돌겨… 컥, 깨꼬닥.”
―“으악, 시발! 항복! 항복해!”
―“…항복하라는 명령이랑 항전하라는 명령이 둘 다 내려왔다! 어쩌지?”
―“시발! 3시간 동안 이것만 갖고 회의를 한다는 말야? 난 그냥 항복하고 만다!”
―“동지의 항복은 반동적일뿐더러 민주적이지도 못한 것….”
…그딴 놈들 때문에 우리가 볼셰비키에게 졌다. 레닌과 트로츠키가 척척 자기들 당의 규율을 잡아 나갈 때 사회혁명당은 서열 정리도 제대로 안 되었다.
머저리들이 서로 싸우고 견제하고 권한 쪼개기나 하면서 조직 자체가 못 써먹을 정도로 ‘분권화’되었다.
그 말 같잖은 상태를 가지고 민주주의적이라 예찬하고 자위하던 놈들은 독토르(до́ктор, 닥터) 볼셰비키가 총알로 그 나이브함을 치료해 줬다.
“컥….”
“스피리도노바 동지? 괜찮으십니까?”
“아, 아무것도 아닐세. 과거의 끔찍한 기억이….”
나는 누구? 트로츠키의 연정 파트너, 소비에트 사회주의 공화국 연맹 제2 외무인민위원.
그 지위를 생각하고 나니 예순 넘은 가슴이 진정된다. 이래서 자리가 사람은 만든다는 말이 나온 거 같다.
후우, 그렇다. 더 이상 개처럼 때려잡히던 사회혁명당은 없다. 트로츠키가 적위대를 이끌고 우리를 죽이러 올 일도 없다.
그래. 이 위대한 성과… 이 새로운 정부 기관… 나의 노고의 결실….
“마리아 알렉산드로브나 스피리도노바 동지? 괜찮소이까?”
그렇게 감회에 젖어 있던 스피리도노바를 누군가의 목소리가 부른다.
‘서필의’라는 조선어 이름을 굳이 쓰지 않고도 스피리도노바의 성명 전체를 부드럽게 발음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조선인. 스피리도노바와 마찬가지로 초췌한 인상의, 붉은 관복을 걸친 남성.
“…괜찮소, 예조판서 동지.”
“부디 이름으로 불러 주시오, 마샤.”
신숙주다.
그 또한 예조판서, 그러니까 외교와 의전 담당 최고위 관료로서 책임자로 발탁되어 지난 몇 날 동안 스피리도노바와 함께 개처럼 일해야 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마샤? 우리가 애칭으로 서로 부를 사이는 아닌 것 같소. ‘예조판서 동지’. 아마 러시아의 문화에 익숙하지 못한 것 같소?”
…왜, 너 따위가 친한 척을 하지?
스피리도노바가 ‘료바’를 ‘료바’라 부르는 건 괜찮다. 비꼬는 거니까.
근데 료바의 애완견 따위가 스피리도노바 자신을 ‘마샤’라고 부르는 건 참을 수가 없다.
“크흠, 실례하였소.”
“…그래도 수고하였소. 그대의 도움이 없었더라면 이 관청의 조직 또한 한참이나 늦어졌을 것이오. 유능한 그대의 도움이 조금 더 일찍부터 있었다면 더 빠른 시일 내에 행정의 효율화가 이뤄졌으리라는 생각이 드오.”
“….”
왜 진작 이렇게 하지 않았느냐고 쿠션을 먹여 비꼬니, 신숙주는 말없이 꽃구경이나 하는 척한다. 그러나 스피리도노바의 말도 반쯤은 진심이다.
아주, 유능한 인간이다. 한때 사회주의를 접하고 단 며칠 만에 소련의 일본 확장 계획을 설계한 괴물 같은 인재.
조선 내에서 친소파 조직 세우고 자기 입지나 탄탄하게 만드는 데 온 힘을 쏟지 않았더라면 스피리도노바의 일도 진작 반, 아니 반의반으로 줄어 있었으리라.
“…어찌 되었건, 제2 외무인민위원회와 조선의 관서 사이에 호환성이 마련되었으니 이 어찌 기쁜 일이 아니겠습니까?
주상 전하께서도 이 결과에 흡족해하시며 다른 관청들 또한 개편을 명하셨으니 저희도 곧 작업에 들어가면 되지 않겠습니까?”
“그게 무슨 소리인지 잘 모르겠소만?”
“당연히 저희가 조선의 나머지 관서들 또한 그 기능이 부족하거나, 소련의 관제와 맞지 않는 부분들을 교정해야 하지 않겠소?”
“하, 하, 하!”
그 말에 스피리도노바는 보는 이 섬찟하게 날카로운 웃음을 뱉는다. 옆에 서 있던 유자광은 잠시 자신이 어머니에 의해 팔려 가던 그 순간의 서늘함을 되새긴다.
“아니오. 나는 제2 외무인민위원일 뿐, 나의 업무를 위해 불가피하게 혁명수출국의 관제를 정비했을 뿐이오. 나는 나보다 더 나은 적임자를 알고 있소.”
“적임자라면 누구 말씀이시오?
“조선에서 장기간 근무하여 조선의 관제에 익숙한 인사, 행정적인 능력 또한 탁월한 인재, 소련에서도 높은 영향력을 가지고 있으나 당장은 한미하게 쉬고 있는 인물.”
“아.”
신숙주는 잠시 골똘히 생각하다가, 기분 좋게 고개를 끄덕이며 답한다.
“그거 참 묘안이구려. 마침 전하께옵서도 그분을 오랫동안 뵙지 못하여 섭섭한 마음이 크시다오.”
“주군의 마음을 먼저 헤아리는 그대야말로 충신이오.”
“별말씀을. 인민 위원 동지 또한 조선과 소련에 이토록 봉사하니 애국자가 아니겠소?”
이 거대한 자의식의 능구렁이들이 야합하는 현장을, 유자광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서도 겁에 질린 듯했다.
역시 젊고 나약한 아이구나. 곧 재미있는 일이 일어날 예정이니 나 같으면 가슴이 짜릿할 텐데.
노동은 좋은 것이다.
그리고 좋은 것은 나누면 두 배라고 한다.
“내가 한양에 초청된 이유가 설마… 아닐 거라 믿네만….”
“그래, 료바. 다 자네 몫으로 준비한 선물일세.”
무슨 건물 만한 높이와 너미의 서류 더미. 그를 멍청히 내다보는 레프 다비도비치 트로츠키.
스피리도노바의 흉중에서, 천 년 묵은 원한이 씻겨 내려간다.
* * *
“지금 다루가치들 중 소집에 응한 이들이 얼마나 됩니까?”
“한, 절반 정도 됩니다.”
“나머지의 출신 성분은 말하지 않아도 압니다. 전부 주치인 울루스 출신이겠죠.”
“…그렇습니다.”
“사면초가로군요.”
에센 카간의 제국이 그토록 빠르게 뻗어 나갈 수 있던 이유는 간단하다.
기존의 권위들을 무너뜨리지 않는 방식으로 확장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지금 주치인 울루스의 지도자는 누구인가? 무굴리스탄 칸국은? 모두 이전의 지도자가 유지되거나, 그 핏줄들이 지배하고 있지 않은가?
에드워즈가 보기에 에센의 권력은 카간의 본래 의미, ‘칸 중의 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여러 몽골의 지도자 중 현재 패권을 지고 있는, 그저 조금 더 강한 부족장에 불과하다.
그리고 그 사실은 지금 에드워즈와 루스 총관부가 처한 상황만 보아도 알 수 있었다.
“주치인 울루스 쪽의 동향이 여전히 심상치 않소. 다루가치들이 명령에 따르지 않았을 때마다 그들이 배후에 있던 게 확실하오.”
“주치인 울루스에서 언제 개입해 들어올지 모릅니다. 대책을 세워야 합니다.”
“하필, 지금 리투아니아 쪽에서의 군사적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는데….”
“저들의 약탈은 그저 생채기이나, 주치인 울루스의 수작은 골수에 뻗치는 질병 아니겠습니까?”
그렇다. 주치인 울루스가 여전히 카간의 대리인인 자신에게 강짜를 부리고 있지 않은가? 이렇게 대외 개입할 여력은 있으면서 대체 왜 망해 가던 거래?
에센의 제국 재정복과 더불어 생긴 무역 활성화로 크게 이익을 보았으면서 이렇게 반란을 획책하니 몹쓸 것들이다.
만약 서방에서 지금과 같은 국지전과 약탈이 아닌 제대로 된 전면전을 걸어온다면, 저들이 배후에서 무슨 수를 쓰려고 할까?
어떻게 버텨 낼 수 있을까?
에드워즈는 잠시 열이 오르는 이마에 손을 가져다 대다가, 속을 차린다.
“여러분 다들 기억하십시오. 우리는 이길 수밖에 없습니다.”
동요하는 분위기를 가라앉히려, 에드워즈는 부러 큰 목소리로 말한다.
“우리의 압도적인 재력과 루스 현지에서의 지지, 그리고 카간의 지원이 이어진다면 우리는 절대로 주치인 울루스의 칸에게 밀릴 일이 없습니다!”
“맞습니다, 에드워즈 동지!”
“김시습 동지? 다른 향민계원들에게도 전하십시오. 당분간 다소 출혈을 감수하더라도 세율을 더 낮추고 선심성 정책들을 좀 펴야 하겠습니다.
“알겠습니다!”
다시 고개를 돌려 소련군 정복에 터번을 두른 남자들에게 말한다.
“바토르스키 동지, 아카토프 동지, 동지들도 몽골군에 대한 고삐를 더 단단하게 쥐여 주십시오. 약탈은 당분간 자제합니다. 어차피 노브고로드 쪽에서 몸이 달아 알아서 보호비를 내려고 할 테니 그걸로 봉급은 충당합니다.”
“잘 알겠소, 동지.”
정면을 바라보니, 반대쪽에 선 것은 권람이다.
“권람 동지?”
“듣고 있소.”
“권람 동지는 저와 함께 요새들의 건설을 감독합시다. 방어선만 완성되면 리투아니아인들의 약탈을 막을 순 없어도 그 피해는 줄일 수 있을 겁니다.”
“잘 알겠소. 플레스코프 전역은 이쪽이 맡도록 하겠소.”
…좋다.
“모든 것은 우리의 통제 하에 있습니다. 기억하십시오. 혹시나 전쟁이 다가온다 하더라도….”
우리가, 반드시 이긴다.
* * *
교토의 거리에는 화려한 행차가 있었다.
아마 어느 높으신 분께서 거리를 오가시는 것이리라 여겨, 천한 핏줄들은 호기심에 기웃기웃 구경을 나오거나 괜한 소란에 끼고 싶지 않아 먼 길을 돌아갔다.
그리고 행차의 중심에 있던 것은 바로 아시카가 요시미(足利義視), 한때 조도지의 주지승 기진 (義尋)으로 불렸던 쇼군의 동생.
그를 보좌하는 것은… 어딘가 음습하면서도 영민한 빛을 눈에 번뜩이는 한 남자. 한때 신쿠로라는 법명을 쓰며 떠돌던 낭인.
“신쿠로, 자네는 어떻게 생각하나?”
“이는 배신입니다. 결코 좌시할 수 없습니다.”
“배신이라? 어떻게 형님이 동생을, 주군이 신하를 배신할 수 있겠는가? 그 역은 가능할지 몰라도….”
이세 모리토키(伊勢盛時).
“…자네는 내게 반역을 말하는가?”
그리 말하며 요시미는 눈을 부라리지만, 모리토키는 그 속에서 망설임의 흔적을 읽어 낸다.
요시미에게 그는 다시금 속삭임을 던진다.
“반역이 아닙니다. 주군은 약속을 하셨고. 그 약속을 뒤집음은 이마데가와도노(今出川殿, 아시카가 요시미의 이명)를 배반한 것일 뿐 아니라, 그분 자신을 배반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그는 요시미의 마음속 깊은 곳, 맥동하는 욕망에 제동을 거는 도덕적 거리낌을 하나씩 제거해 나간다.
“그분께서는 이마데가와도노께 쇼군의 자리를 약속하셨습니다. 그리하여 부처의 길을 따르겠노라 맹서했던 지난날을 청산하고 환속하지 않으셨습니까?
이를 뒤집은 바는 쇼군 본인의 의지가 아니실 겁니다!”
모두, 쇼군의 부인 히노 도미코(日野富子)와 그 일당 하타케야마 가쓰모토의 수작질 때문이 아니겠는가?
‘너’의 계승권은 정당하다. 히노 도미코가 자신의 아들을 쇼군직에 올리려 쇼군의 뜻을 거스르는 반역을 꾀하고 있지 아니한가?
모리토키의 말에 의심, 구역감, 고통, 혐오, 그리고 밑바닥의 선명한 권력욕이 요시미의 낯빛으로 번져 오고 있었다.
쇼군 아시카가 요시마사는 무책임한 일본의 군주답게, 빠른 은퇴 생활을 즐기고 싶어하였다.
그러나 자식이 태어나지 않아 양위할 수 없으니 출가한 동생을 불러 기어코 그를 후계자 삼고야 만다. 그게 2년 전 일이다.
…그런데 바로 이듬해인 작년에 요시마사의 아들이 태어났다. 그 이름 요시히사(義尚).
그런 실정이니 모리토키는 요시미의 속내에서 들끓을 번뇌와 격정을 손금 들여다보듯 쉬이 읽어 냈다.
히노 도미코, 경쟁자인 쇼군의 애첩들을 모조리 자살시킨 뱀 같은 쇼군의 정실, 철두철미한 권력욕자. 그 탐욕스러운 자가 절대 요시미를 가만 놔둘 리 없다.
어떻게 하면 좋을 것인가? 죽을 것인가? 투항할 것인가? 아니면, 아니면….
‘싸워라.’
모리토키가 그를 충동질한다. 비열하고 유혹적인 속삭임을 던져 그의 마음을 뒤흔든다.
싸워라, 쇼군에 맞서 싸워서 이 모든 것들을 불태울 난을 일으켜라.
그리하면 높은 자리에 올라앉아 있던 이들은 고꾸라지고, 바닥에서 비굴하게 기어 다니던 이들은 날개가 돋은 듯 비상할 터이니!
혼란 속에서 모리토키는 날아오를 것이다. 잿더미 속에 남아 있는 보물들을 모조리 이 시커먼 입속으로 우겨 넣을 것이다.
그 나머지는 알 바가 아니다.
마침내 쇼군의 저택에 다다르고, 그 정문을 바라보자 요시미는 결심이 굳은 듯 몸을 바로 세운다.
그리고 읊조린다.
“신쿠로… 자네의 말이 옳아.”
곧 일본이 불타리라.
이 사바세계에서, 영광과 비참이 뒤엉키고 천당과 지옥이 도래하리라.
* * *
/ 작가의 말
앞서 말씀드린 대로 이번 챕터의 소제목은 트로츠키의 명언으로 ‘알려진’ 경구에서 따왔습니다.
익히 알려진 명언이고, 상당히 많은 서적에서 인용되기도 하였습니다. 게다가 트로츠키라는 인물이 워낙 연설도 잘하고 글도 잘 쓰고 왕따도 잘 당하는 사람 아니겠습니까? 그리하여 참 촌철살인 잘 날린다 생각하며 이 명언의 출처를 조사해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