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derworld Restaurant RAW novel - Chapter 168
168화
사람들의 호기심 어린 눈빛을 받으며 강진이 황민성의 테이블에 반찬을 놓고, 연어 초밥을 만들고 있었다.
강진의 손에서 나오는 연어 초밥을 보던 황민성이 웃었다.
“초밥 잘 잡네.”
“그래요?”
“나 사는 아파트에 유명한 스시집이 있는데 거기 장인 같다.”
“아파트에 스시집이 있어요?”
“중국집도 있고 이것저것 있지.”
그러고는 황민성이 강진을 보았다.
“다음에 형이 한번 데려가 줄게. 거기 오마카세가 맛있어.”
“오마카세? 그게 뭐예요?”
“그냥 주방장 마음대로라는 뜻이야.”
“주방장 마음대로요?”
“그날 재료 보고 주방장이 알아서 메뉴 정해서 주는 거야.”
말을 한 황민성이 웃었다.
“어떻게 보면 네 가게에서 가장 어울리는 메뉴기도 하네.”
“오마카세가요?”
“네가 그날 좋은 재료로 음식 짜서 내놓으면 그게 오마카세야. 오마카세가 일본어라 싫으면 주방장 추천 메뉴라고 해도 되고.”
“추천 메뉴라…… 좋네요. 음식 여러 개 준비할 필요 없고. 단일 메뉴로 내면 되니까요.”
게다가 미리 재료 준비를 하면 되니 말이다.
“그렇지. 게다가 여기는 직장인들이 많이 오니까. 직장인들의 메뉴 선택 장애도 고칠 수 있겠다.”
황민성이 연어 초밥을 집어 입에 넣고는 미소를 지었다.
“맛있다.”
“고맙습니다.”
“밥이 알알이 터지는 느낌이야.”
황민성의 말에 연어 초밥을 두 개 더 쥔 강진이 주방에서 회를 떠 왔다.
“숙성회입니다. 처음에는 아무것도 찍지 말고 드시고, 그 다음에는 간장, 다음에는 여기 묵은지와 파김치에 싸서 드셔 보세요.”
강진의 말에 황민성이 회를 집었다.
“이쁘게 잘 만들었네. 어디…….”
황민성이 회를 한 점 집었다. 쩌억! 서로 달라붙어 있던 회가 쩌억거리며 떨어지는 것에 황민성이 입맛을 다시고는 입에 넣었다.
그러고는 천천히 씹는 황민성의 입에 미소가 어렸다.
“맛있네.”
“일원하고 비슷한가요?”
“글쎄…… 하지만 용수가 만든 것도 식감이 차지고 좋다.”
“고맙습니다. 어떻게, 소주 한 병 드릴까요?”
“그러고 싶은데 이따가 사람 만나야 해서. 술은 자제해야지.”
황민성이 아쉽다는 듯 회를 보며 하는 말에 강진이 말했다.
“드시고 더 필요하시면 말씀하세요.”
“고마워.”
황민성의 답에 강진이 주방으로 들어갔다. 친한 사람들이기는 해도 식사는 편하게 할 수 있도록 주방으로 들어간 것이다.
주방에 들어온 강진이 남은 횟감을 보았다.
‘이 정도면 한 육 인분 되려나?’
남은 양을 확인한 강진이 시간을 보았다.
1시가 가까워 오는 시간이라 손님들이 더 올 것 같지는 않았다.
강진이 주방을 정리할 때 홀에서 소리가 들렸다.
“사장님 계산요.”
밖에서 부르는 소리에 강진이 계란말이를 놓고 밖으로 나왔다.
임호진 일행이 밥을 다 먹고 자리에서 일어나 있었다.
“허연욱, 허연욱, 허연욱.”
스윽!
자신의 옆에 허연욱이 모습을 드러내자 강진이 그에게 눈짓을 하고는 임호진에게 다가갔다.
“식사 맛있게 하셨어요?”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사람들이 없을 때는 편하게 말을 놨지만, 지금은 다른 손님들도 있어서인지 임호진은 존대를 했다.
‘이래서 내가 과장님을 좋아하지.’
편하다고 해서 예의를 지키지 않아도 되는 것은 아닌 것이다.
강진이 미소를 지을 때, 임호진이 살며시 물었다.
“황민성 씨지?”
임호진의 말에 강진이 황민성을 보았다.
임호진과 같은 사람이 황민성과 인연을 맺으면 여러모로 도움이 될 것이다.
직접적인 도움은 안 되더라도 황민성이야 여러 기업인과 사람들을 아니 인맥적으로 도움이 될 수도 있었다.
전에 왕강신 때처럼 말이다.
그에 강진이 임호진을 보며 웃으며 말했다.
“식사 중이시네요.”
강진의 말에 임호진이 입맛을 다시며 황민성을 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지. 식사 중이시네.”
식사 중이니 방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강진의 말을 알아들은 것이다.
그에 강진이 웃으며 계산을 했다.
“일 인분에 이만 원해서 팔만 원에 소주 두 병 해서 팔만 팔천 원입니다.”
“연어 초밥을 많이 먹었는데 그것만 받아도 되겠어요?”
조강미의 말에 강진이 웃었다.
“서비스는 서비스니까요.”
강진의 말에 임호진이 웃으며 카드를 꺼내 내밀었다. 계산을 한 강진이 카드를 돌려주고는 장성태를 보았다.
“소주 두 잔만 드셨죠?”
“그럼요.”
“그럼 잠시 손목 한 번 잡겠습니다.”
강진의 말에 장성태가 웃으며 손을 내밀었다. 그에 강진이 힐끗 허연욱을 보고는 장성태의 손목을 잡았다.
스윽!
그런 강진의 손에 허연욱이 손을 대고는 잠시 맥을 보다가 말했다.
“몸이 많이 좋아졌습니다.”
강진이 듣고 있자 허연욱이 말했다.
“병원에서 주는 약 잘 챙겨 드시고, 검은콩과 양배추 즙을 아침 점심에 시원하게 드시면 몸에 좋습니다.”
허연욱의 말을 강진이 따라하자, 조강미가 핸드폰을 꺼내 적으며 말했다.
“양배추 즙하고 검은콩요?”
“갑상선에 좋은 음식들은 많지만, 바쁜 직장인들이 챙겨 먹기에는 즙으로 된 것이 좋아서 추천해 드렸습니다. 요즘은 두 개 다 즙 형태로 잘 나오니 먹기도 편할 겁니다.”
그러고는 허연욱이 두 식재의 좋은 점을 말해주었다.
“양배추는 갑상선에 좋고 위와 장을 튼튼하게 하며 스트레스를 방지합니다. 그리고 검은콩은 갑상선을 강하게 만들어 주니 자주 드시면 좋습니다. 또 이 두 음식은 남녀노소 모두에게 좋으니 환자분만 드시지 마시고 가족들끼리 같이 먹으면 좋습니다.”
허연욱의 말을 따라하며 환자라는 부분만 장성태 과장님 가족으로 바꿨다.
강진의 말에 조강미가 고개를 끄덕일 때, 유미선이 말했다.
“우리 남편도 좀 봐 주세요.”
“그러시죠.”
강진이 임호진의 손목을 잡자 허연욱이 그 손에 자신의 손을 올렸다.
“전에 봤을 때보다 가슴 화기가 많이 줄었습니다. 스트레스 관리를 잘 하셨습니다.”
“전에 이 사장이 말을 한 대로 반신욕도 자주 하고 대추와 감초 차를 자주 마십니다.”
전에 임호진과 유미선이 가게에 왔을 때 진맥을 하고 조언을 해 줬는데 그때 처방을 잘 따른 모양이었다.
“잘 하셨습니다.”
“그럼 문제없는 겁니까?”
“저번보다 좋으십니다.”
강진이 손을 떼자 유미선이 물었다.
“그 양배추 즙하고 검은콩, 저희 가족도 식사 때마다 먹을까요?”
유미선의 물음에 허연욱이 고개를 저었다.
“유미선 씨는 몸이 소음인이라 양배추와 검은 음식은 몸에 맞지 않습니다.”
“그래요?”
“유미선 씨는 전에 말을 한 대로 감초와 대추가 몸에 맞으니 잘 챙겨 드시고, 양배추와 검은 음식은 자제하십시오. 검은 식재는 대체로 찬 성질을 가진 것이 많습니다.”
“아…… 그러군요.”
유미선이 고개를 끄덕이다가 물었다.
“그럼 남편은 먹어도 될까요?”
“남편 분은 먹어도 되지만, 감초와 대추차를 드시고 계시니 굳이 더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몸에 좋다고 이것저것 다 같이 먹으면 오히려 몸에 좋지 않습니다.”
“그럼 검은 음식은 다 피해야 하나요?”
유미선의 말에 허연욱이 웃었다.
“독이 아닌 이상 피할 필요까지야 있겠습니까. 맛있는 음식에 들어간 양배추나 검은 음식은 그냥 드셔도 됩니다.”
“먹어도 돼요?”
“몸에 안 맞는다는 것이지, 독이 든 것은 아니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이것저것 가려 먹으면 먹을 만한 것이 뭐가 있겠습니까. 몸에 안 좋아도 맛있게 먹으면 그것도 보약입니다.”
허연욱의 말을 따라한 강진이 말했다.
“굳이 찾아 드시지 말라는 의미일 뿐이니 너무 깊게 생각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알겠어요.”
유미선이 고개를 끄덕이며 하는 말에 강진이 웃으며 임호진에게 고개를 숙였다.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잘 먹고 가.”
임호진이 작게 하는 말에 강진이 웃으며 문을 열어주었다.
임호진 일행이 나간 뒤, 다른 손님들도 하나둘씩 식사를 마무리하고 가게를 나섰다.
손님들이 간 자리를 치우고 있을 때 문이 열렸다.
띠링! 띠링!
고개를 드니 오자명이 이유비와 함께 들어오고 있었다.
“아직 장사하시죠?”
뒤이어 들어온 한명현이 묻자 강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요. 앉으세요.”
강진의 말에 오자명과 이유비가 자리에 앉으며 같이 들어온 두 사람을 보았다.
“두 사람도 같이 먹지.”
“아닙니다. 저희는 따로 하겠습니다.”
오자명과 둘이라면 한명현도 그와 같이 식사를 할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다른 의원도 같이 있으니 따로 자리를 하려는 것이다.
한명현의 말에 오자명이 고개를 저었다.
“그냥 같이 해. 괜찮지?”
오자명이 이유비를 보며 묻자 그도 고개를 끄덕였다.
“보좌관님들도 저희 때문에 밤새서 자리 지키셨는데 밥은 편하게 같이 하시지요. 그리고 우리가 어디 남입니까?”
이유비도 괜찮다고 말을 하자 한명현이 더 사양하지 않았다.
사양하고 권하고 사양하고 권하기에는 의원님도 피곤하고 자신들도 피곤했다.
그런 네 사람을 보던 강진이 도영민 뒤를 보았다. 도영민 뒤에는 예의 그 귀신 할머니가 그를 죽일 듯이 노려보고 있었다.
그런 할머니 귀신을 보던 강진이 오자명에게 고개를 돌렸다.
“어제 밤샘하셨나 보군요.”
“갑자기 일이 좀 생겨서 그렇게 됐습니다.”
“어제 술 좀 하셨는데…… 많이 피곤하시겠습니다.”
“중간에 사우나 가서 땀 좀 빼서 그런대로 괜찮습니다. 집에 가기 전에 밥이나 먹고 가려고 들렀습니다.”
오자명의 말에 강진이 말했다.
“그럼 식사 어떻게 준비해 드릴까요?”
“김치찌개로 주십시오.”
삼 일 연속 김치찌개를 주문하는 오자명의 모습에 강진이 웃으며 말을 하려 할 때, 허연욱이 말했다.
“밤도 새우고 피로한 상태에서 나이도 있으신 분이 자극적인 음식을 드시면 위에 좋지 않습니다.”
허연욱의 말에 강진이 그를 힐끗 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일리 있네.’
나이를 먹으면 소화 능력이 떨어지는데, 피곤하기까지 하니 자극적인 김치찌개는 부담이 될 수 있었다.
그에 강진이 오자명에게 슬며시 말했다.
“피곤하실 때 먹기에는 김치찌개가 너무 자극적일 것 같습니다.”
“그런가요?”
“네.”
“흠…… 김치찌개가 먹고 싶었는데…….”
오자명의 말에 강진이 말했다.
“괜찮으시면 제가 추천 요리로 한 상 차려 드려도 되겠습니까?”
“추천 요리?”
“맛있게 해 드리겠습니다.”
“그럼 부탁드리겠습니다.”
오자명의 말에 강진이 고개를 숙이고는 몸을 돌렸다.
주방에 들어온 강진이 허연욱을 보았다.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닙니다. 그리고…… 돈도 받잖습니까.”
허연욱의 말에 강진이 웃었다.
‘세상에 공짜가 없다. 확실히 이게 진리기는 하네.’
허연욱이 하고 싶어서 진맥하고 침을 놓기는 하지만, 강진의 부탁으로 하는 거라 일을 시키는 것이다.
그래서 허연욱이 일을 하면 그의 계좌로 돈이 입금이 되는 것이다.
고개를 저은 강진이 냉장고를 열었다. 그러고는 양배추를 꺼냈다.
장성태에게 추천을 해 준 양배추기도 했고, 양배추가 속을 편안하게 해 주기 때문이었다.
‘양배추 롤하고 된장국으로 가볍게 드시면 좋겠다.’
오자명이 원한 것은 칼칼한 김치찌개라 어쩌면 정반대의 음식일 수 있었다.
하지만 양배추 롤과 된장국은 확실히 소화에 좋고 위에 좋으니 먹으면 편하게 잠을 잘 수 있을 것이다.
양배추를 살짝 삶은 강진이 그 안에 두부를 으깨어 넣고 밥을 조금씩 담았다.
양배추 만두처럼 롤을 만든 강진이 그것을 먹기 좋게 자르다가 힐끗 홀을 보았다.
도영민 뒤에 있는 할머니 귀신을 보고는 잠시 있다가 입을 열었다.
“밥 먹을 때는 개도 안 건드린다는데…… 최호철, 최호철, 최호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