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derworld Restaurant RAW novel - Chapter 343
344화
잠시 눈을 감고 있던 최훈이 선주를 향해 몸을 돌려서는 그녀의 손을 잡았다.
“오빠?”
자신의 두 손을 잡고 마주 서는 최훈의 모습에 선주가 의아한 듯 그를 보았다.
그런 선주의 시선을 받으며 최훈이 미소를 지었다.
“나 보고…… 많이 놀라고…… 많이 화가 났을 거야.”
“무슨 소리야?”
선주가 의아한 눈으로 그를 보는 사이, 강진이 슬쩍 청첩장을 펼쳤다.
청첩장 안에는 선주에게 보내는 최훈의 편지가 있었다. 군데군데…… 눈물의 흔적으로 글씨가 번져 있었다.
이 글을 쓸 때 최훈의 마음이 느껴지는 듯해 강진은 마음이 아팠다.
“일단…… 네 성격에 나 욕하고 많이 때릴 것 같아서 너 볼 날이 무섭기는 한데.”
최훈은 지금 선주에게 보내지 못한 편지…… 아니, 말을 하고 있었다.
“너를 다시 볼 수 있다는 생각에 난 너무 가슴이 떨려. 내가 퇴소를 하고 너를 찾아갔을 때 보여 주었던 그 미소로…… 나에게 한 번 더 웃어 줄 수 있을까? 네 미소는 햇살처럼 따스하고 나를 행복하게 해 줬어. 그리고 지금 그 미소를 볼 수 없는 나는…… 너무 아프고 아파서 살 수가 없어. 그래서 난 살려고 너를 만나러 가는 거야. 그러니까 나 너무 일찍 왔다고, 너무 빨리 왔다고 화내지 마. 너는 화내는 것보다 웃는 것이 더 사랑스러우니까.”
잠시 말을 멈춘 최훈이 선주의 얼굴을 손으로 쓰다듬었다.
“당신을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나를 가장 사랑해 준 당신에게…… 보냅니다.”
최훈의 말에 선주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오빠.”
선주의 중얼거림에 최훈이 강진을 보았다.
“반지가 있었을 텐데요.”
최훈의 말에 강진이 봉투 안에서 반지와 목걸이를 꺼냈다. 강진의 손에 들린 반지와 목걸이를 보던 최훈이 손을 내밀었다.
스윽!
곧 최훈의 손에 불투명한 반지와 목걸이가 들렸다. 최훈이 목걸이 매듭을 풀어서는 선주의 목에 걸어주었다.
선주의 목에 목걸이를 채운 최훈이 심호흡을 하고는 한쪽 무릎을 꿇었다.
“오……빠.”
떨리는 목소리로 선주가 최훈을 보았다. 그 시선에 최훈이 긴장이 된 듯 작게 심호흡을 하고는 미소를 지었다.
“나와…… 결혼해 줄래?”
최훈이 반지를 들어 보이자 선주가 입을 손으로 막은 채 잠시 있다가 손을 내밀었다.
“응.”
선주의 말에 최훈이 미소를 지으며 그녀의 손에 반지를 끼워 주었다.
그리고…….
화아악! 화아악!
두 사람의 몸에서 희미한 빛이 흘러나오더니, 둘의 옷이 사진 속의 전통 혼례 복장으로 변했다.
전에 선지 국밥집 오순영이 젊었을 때를 강하게 떠올리자 그녀의 모습이 변했던 것처럼, 지금 두 사람도 그때의 기억에 따라 의상이 변한 것이다.
혼례 복장을 한 두 사람이 서로를 보고 미소 지었다. 그러다 돌연 선주가 손을 내밀었다.
“반지 줘.”
선주의 말에 최훈이 반지를 내밀자, 그녀가 반지를 받아서는 한쪽 무릎을 꿇었다.
“왜 그래?”
“남자만 청혼하라는 법 있어?”
그러고는 선주가 반지를 살짝 들어 내밀었다.
“나와 결혼해 줄래요?”
선주의 말에 최훈이 그녀를 보다가 고개를 숙였다. 선주의 입에 자신의 입술을 맞춘 최훈이 미소를 지으며 그녀의 얼굴을 손으로 쓰다듬었다.
“너를 처음 본 순간부터 너와 결혼하고 싶었어.”
“그건 답이 아니잖아.”
선주가 웃으며 하는 말에 최훈이 미소를 지었다.
“당신과 결혼하고 싶습니다.”
최훈의 말에 선주가 미소를 지으며 그의 손에 반지를 끼워 주었다.
그리고…….
화아악!
두 사람의 모습이 희미한 빛과 함께 사라졌다.
“하아!”
둘이 사라지는 것에 강진이 깊게 한숨을 토하고는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하늘에서 종이 두 장이 떨어져 내리기 시작했다.
종이를 받은 강진이 그것을 볼 때, 배용수가 입맛을 다셨다.
“인사하라고 부른 거였냐?”
바위 위에 있던 자신을 부른 이유를 안 것이다.
배용수의 물음에 강진이 그를 보았다.
“가실 것 같더라고.”
강진의 말에 배용수가 한숨을 쉬며 고개를 끄덕였다.
“잘 불렀다.”
재차 입맛을 다시며 하늘을 슬쩍 본 배용수가 말했다.
“최훈 씨하고 친하던 호철 씨가 아쉬워하겠다.”
배용수의 말에 강진이 한숨을 쉬며 고개를 저었다.
“나도 마음이 그래서 호철 형까지는 생각을 못 했다.”
강진이 청첩장을 잠시 보다가 접어서는 봉투 안에 넣었다. 그리고는 봉투 안에 반지와 목걸이도 넣은 강진이 한숨을 쉬었다.
“돈 많이 못 벌었을 텐데…… 배나 곪지 않을까 모르겠다.”
강진의 말에 배용수가 고개를 저었다.
“두 사람 다 살아서는 착한 일 좀 했을 테니 배 곪지는 않을 거다. 다만…… 최훈이 자살을 해서 지옥이 문제다.”
배용수의 말에 강진이 한숨을 쉬다가 주머니에 넣은 종이를 꺼냈다.
‘돈 말고 그냥 잘 갔다고 편지나 보냈으면…….’
속으로 중얼거리며 종이를 펼친 강진이 입맛을 다셨다.
첫 번째 종이는 수표였다.
수표를 보며 강진이 한숨을 쉬었다.
“무슨 돈을 이렇게 보내. 그냥 자기들 내복이나 사서 입지.”
그에 배용수도 수표를 보고는 말했다.
“그래도 돈이 있으니까 보내겠지.”
그러더니 배용수가 강진을 보았다.
“난 돈 안 보낸다.”
“너는 JS 금융에 끌려가지나 마라.”
배용수의 말에 강진이 작게 한숨을 쉬고는 수표와 함께 떨어진 종이를 보았다.
최훈이 쓴 글에 강진이 미소를 지었다.
“당연히 그래도 되지.”
강진의 중얼거림에 옆에서 편지를 보던 배용수가 놀란 듯 말했다.
“신수호 씨가 변호를 맡았다고?”
“그런 모양이네.”
“신수호 씨 비싼 변호사라고 하던데 어떻게 맡아 주셨네.”
배용수의 말에 강진이 편지를 보다가 미소를 지었다.
“한끼식당 직원 복지인가 보다.”
“직원 복지?”
“신수호 씨도 한끼식당에 애정이 있잖아. 식당에서 일했던 직원이라 변호 맡아 주셨나 보다. 잘 됐다. 신수호 씨 정도면 JS에서도 최고라고 하니까 고생 많이 안 하겠다.”
미소를 지으며 강진이 청첩장을 보다가 허종무를 보았다. 허종무는 고개를 숙인 채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강진이 허종무를 보자 배용수도 그쪽을 보고는 혀를 찼다.
“담배를 몇 대나 피우는 거야? 여기 올 때마다 폐가 죽어나겠다.”
“속이 얼마나 답답하면 그러겠냐.”
배용수의 말에 강진이 허종무를 보다가 추모원으로 올라갔다. 선주와 최훈의 유골함 앞에 선 강진이 청첩장에서 사진을 꺼냈다.
사진을 꺼내 유골함 사이에 잘 놓은 뒤, 청첩장을 그 옆에 놓았다.
그리고 뒤로 물러난 강진이 유골함을 보았다.
해변에서 웃고 있는 둘과, 혼례복을 입은 채 마주 보는 둘은 무척 행복해 보였다.
“늘 행복하세요.”
미소를 지은 강진이 고개를 깊이 숙이고는 배용수와 함께 추모원을 나왔다.
담배를 피우고 있던 허종무가 강진을 보았다.
“이제 저 올라가도 될까요?”
허종무의 말에 강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에 허종무가 담배를 끄고는 추모원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 모습을 보던 강진이 지갑에서 동전을 꺼내 자판기에 넣고는 커피를 꺼냈다.
“마실래?”
강진의 말에 배용수가 고개를 끄덕이자, 강진이 한 잔을 더 꺼내 탁자 위에 올렸다.
“한 잔만 뽑아서 나 먹고 너 먹지 그래?”
배용수의 말에 강진이 탁자에 놓인 커피를 보고는 고개를 저었다.
“그건 너 혼자 다 마셔.”
“왜?”
“그냥 너 많이 먹이고 싶어서.”
강진의 말에 배용수가 피식 웃으며 커피를 들었다.
스윽!
희미한 커피 잔을 들어 입가에 가져다 대는 배용수를 보며 강진이 커피를 한 모금 마시고는 하늘을 보았다.
“승천하기…… 딱 좋은 날씨네.”
강진의 말에 배용수가 하늘을 보았다. 하늘은 여전히 맑았다.
하늘은 파랗고 구름은 하얗고…… 승천하기 딱 좋은 날씨였다.
하늘을 잠시 보던 배용수가 미소를 지었다.
“이런 좋은 날에 승천해서 다행이야.”
배용수의 말에 강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두 사람이 멍하니 파란 하늘을 보며 커피를 마셨다. 그리고 얼마 후 허종무가 추모원에서 나왔다.
눈가를 닦으며 오는 것이 많이 운 모양이었다. 많이 울었는지 빨개진 얼굴로 눈을 닦으며 오던 허종무가 강진을 향해 말했다.
“뚜껑 다시 닫았습니다.”
그러고는 허종무가 강진에게 물었다.
“사진이 하나 들어가 있던데.”
“제가 넣었습니다.”
“가지고 계시던 거였나요?”
허종무는 청첩장 안을 보지 않아서 그 안에 뭐가 있는지 모르는 것이다.
“네.”
강진의 답에 허종무가 그를 보다가 미소를 지었다.
“두 사람이 사진 속이라도 혼례 하는 것을 보니 기분이 좋았습니다.”
허종무의 말에 강진이 그를 흐뭇한 얼굴로 보았다.
‘그래서 많이 우셨나 보네요.’
속으로 웃은 강진이 추모원을 보고는 허종무에게 고개를 돌렸다.
“오늘 바쁘시지 않으면 제 가게에서 식사라도 하시겠습니까?”
“식사요?”
“훈이 친구분에게 식사 한 번 대접하고 싶네요.”
‘그리고 오늘은 둘이 결혼한 날이니…… 하객들끼리 같이 식사라도 하고 싶네요.’
강진이 뒷말은 속으로 삼켰다. 강진의 식사 초대에 허종무가 잠시 생각을 하다가 고개를 저었다.
“오늘은 제가 약속이 있어서 안 될 것 같습니다.”
“그러세요? 그럼 다음에 시간 한 번 내서 와 주시겠어요?”
강진이 지갑에서 명함을 꺼내 내밀었다.
“한끼식당입니다. 꼭! 정말 꼭 한 번 들러주세요.”
강진이 신신당부를 하는 것에 명함을 받은 허종무가 그것을 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다음에 꼭 한 번 찾아가겠습니다.”
그러고는 허종무가 강진의 차를 보더니 명함을 꺼내 내밀었다.
“차에 문제 생기면 언제든지 연락해 주세요. 제가 고칠 수 있는 거면 고쳐 드리고, 장비가 필요하면 제가 아는 정비소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연락드리겠습니다.”
명함을 교환한 강진이 커피를 한 모금 마시고는 하늘을 보았다.
“그나저나 오늘 날씨 정말 좋네요.”
강진의 말에 허종무가 하늘을 보고는 한숨을 쉬며 담배를 꺼내 입에 물었다.
달칵!
라이터로 담뱃불을 붙인 허종무가 연기를 후 하고 불고는 하늘을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