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derworld Restaurant RAW novel - Chapter 658
659화
황태수의 옆에서 뭔가를 그리던 황미소가 오빠를 보았다.
“오빠.”
황미소의 말에 황태수가 그녀를 보았다.
“나 강진 오빠 보고 싶어.”
“…….”
황미소의 말에 황태수는 그녀가 앉아 있는 땅을 보았다. 땅에는 음식점으로 보이는 집과 남자가 웃으며 서 있었다.
물론 웃는 표정으로 눈을 그려 놔서 웃는 것으로 보일 뿐이지, 그냥 낙서였다.
“형 그린 거야?”
“응.”
고개를 끄덕인 황미소가 말을 이었다.
“강진 오빠가 해 주는 음식 먹고 싶어. 우리 전화해 보면 안 돼?”
“그건…… 안 돼.”
“왜 안 돼? 오빠가 전화하라고 했잖아.”
“그래도…… 걱정하실 거야.”
“치이.”
황미소의 말에 황태수가 그녀를 보다가 말했다.
“저녁에 소시지볶음 나온대. 그거 맛있게 먹자.”
“많이도 안 주는데…….”
“다 같이 먹는 거라서 그래. 한 사람이 많이 먹으면 다른 사람이 많이 못 먹잖아.”
“많이 먹고 싶은데.”
“오빠 거 줄게.”
“아니야. 괜찮아.”
“왜? 미소 소시지 좋아하잖아.”
“내가 많이 먹으면 오빠 많이 못 먹잖아.”
“우리 미소 다 컸네. 오빠 걱정도 다 해 주고.”
두 사람이 이야기를 할 때 그들의 앞에 그늘이 졌다.
“그래, 미소가 많이 컸네.”
앞에 그늘이 지는 것에 황태수는 고개를 들었다가 얼굴을 굳혔다. 반면 황미소는 환하게 웃었다.
“오빠!”
황미소가 웃으며 급히 달려들자, 강진이 웃으며 그녀를 안아 들었다.
“으쌰! 아이구! 미소 다 커서 무게도 많이 나가네.”
“나 안 무거운데.”
“하하하! 농담이야. 농담.”
미소를 안아든 강진은 자신을 멍하니 보는 황태수를 보았다. 그러다가 황태수의 머리를 손으로 쓰다듬었다.
“저 어떻게 여기를…….”
강진은 웃으며 그의 머리를 톡 쳤다.
“이사를 가면 간다고 전화를 해야지. 형이 너 찾는다고 고생을 얼마나 했는지 알아?”
“이사요?”
“그래. 집이 바뀌면 이사지.”
말을 하던 강진은 황태수를 한손으로 끌어안았다.
“음…….”
강진은 뭔가 말을 하려다가 하지 못했다. 잠시 말없이 황태수를 한 손으로 안고 있던 강진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
“형이 많이 늦었다. 미안하다.”
강진의 말에 황태수가 그의 허리에 머리를 대고 있다가 작게 울었다.
“형…… 나 너무 형 보고 싶었는데…… 형이 걱정할까 봐…… 그리고 형한테 폐 끼칠까 봐.”
황태수의 말에 강진이 입맛을 다시며 황희승과 아주머니 귀신을 보았다.
“원래 애는…… 어른한테 기대는 거야. 애가 다 할 수 있으면 보호자가 왜 필요하고, 어른이 왜 필요해.”
“그래도…….”
우는 황태수의 머리를 쓰다듬을 때, 황미소도 훌쩍거리더니 울기 시작했다.
“으아아앙!”
소리 없이 우는 황태수와, 소리 내 우는 황미소를 안아 준 강진은 황희승과 아주머니 귀신을 보았다. 강진의 시선에 황희승이 고개를 숙였다.
“찾아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황희승의 말에 강진이 배용수를 보자, 그가 나섰다.
“강진이에 대한 건 어머니께 들으셨나요?”
“네. 아내가 사장님에 대해 이야기를 해 주었습니다.”
“그렇군요.”
배용수는 속으로 탄식하며 황희승을 보았다. 황희승이 끔찍한 모습으로 죽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아무래도 화재 사고로 죽어서 그런지…… 많이 그런 모습이었다.
‘많이 고통스러웠겠네요.’
배용수는 보육원을 보며 말을 이었다.
“아이들은 보육원에서 잘 지내나요?”
배용수의 물음에 강진이 두 귀신을 보았다. 사람들의 말은 못 믿어도, 황희승과 어머니 귀신의 말은 믿을 수 있었다. 그들은 가장 가까이에서 보고 겪었을 테니 말이다.
황희승은 고개를 끄덕였다.
“보육원 사정이 좋지는 않지만, 원장님과 일하시는 분들 모두 좋은 분들입니다. 그래서 아이들 잘 지내고 있습니다.”
“다행이네요. 그럼 혹시 아이들 불편한 건?”
배용수의 물음에 황희승이 눈을 찡그렸다.
“태수가 여기로 오면서 전학을 왔습니다. 그런데 지금 학교 담임이 아주 나빠요.”
“나빠요?”
“태수가 공부를 잘하는데도 막 무시하고…… 이번에 시험을 봤는데 누구 커닝한 것 아니냐고 의심하고 혼내고. 보육원 애라고 차별하고.”
황희승이 화를 내며 말하자 배용수가 눈을 찡그렸다.
“그런 사람이 선생이라고요?”
“아주 나쁜 사람입니다.”
두 귀신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강진은 입맛을 다시며 아이들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럴 때, 고등학생 정도 되어 보이는 아이들 몇이 다가왔다.
“저기 누구세요?”
보육원에 모르는 사람이 와서 아이들을 안고 있으니 큰 애들이 온 것이다. 그 아이들에게 강진은 고개를 숙였다.
“안녕하세요.”
강진이 인사를 하자 아이들도 급히 고개를 숙여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그런 아이들을 볼 때, 황미소가 웃으며 말했다.
“우리 오빠예요.”
“오빠?”
황미소의 말에 아이들이 의아한 듯 보자, 강진이 말했다.
“친한 형이고 오빠입니다.”
그러고는 강진이 보육원을 보며 말했다.
“제가 정신이 없어서 원장님께 인사를 못 드렸네요. 혹시 원장님 안에 계시나요?”
“아…… 네.”
강진은 황미소를 내려놓은 뒤 다시 학생들을 보며 물었다.
“원장님 사무실에 안내 좀 해 주겠어요?”
“이쪽으로 오세요.”
학생이 앞장을 서자 강진이 황미소를 보았다.
“오빠 가서 원장님하고 이야기 좀 하고 올게.”
“나도 같이 가면 안 돼?”
황미소의 말에 황태수가 말리려 하자, 강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같이 가자.”
강진이 손을 잡고 걸음을 옮기자 황태수가 그를 보았다.
“저희는…… 여기 지내기 괜찮아요.”
강진이 보자 황태수가 잠시 있다가 말했다.
“여기 좋은 곳이에요.”
황태수의 말에 강진이 미소를 지었다.
“형도 보육원 출신이야.”
“형이요?”
“왜, 이상해?”
“아…… 아니에요.”
황태수가 급히 고개를 젓자 강진이 웃으며 그 머리를 쓰다듬었다.
“가자. 동생들 맡겨 놓고 형이 원장님한테 인사는 드려야지.”
강진은 잠시 멈췄던 걸음을 다시 옮겼다.
학생들의 안내로 한 방에 들어간 강진은 백발의 할머니가 아기에게 분유를 먹이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원장님.”
학생들의 부름에 할머니가 웃으며 고개를 들었다.
“응?”
“손님이 오셨어요.”
학생의 말에 할머니가 강진을 보고는 웃으며 말했다.
“내가 지금 애 밥을 먹이고 있어서 일어나기가 좀 그러네요.”
“앉아 계세요.”
“이리 앉으세요.”
그러고는 할머니가 학생을 보았다.
“방석 좀 가져다줄래?”
“아닙니다. 그냥 앉으면 됩니다.”
할머니는 자리에 앉은 강진을 보다가 황태수와 황미소를 보았다.
“혹시 태수하고 미소 아는 분이신가요?”
“오늘…….”
말을 하던 강진이 문득 황태수를 보았다.
“미소하고 잠시 나가 있을래?”
“네.”
황태수가 황미소를 보았다.
“미소야.”
“나 오빠 옆에 있고 싶은데…….”
“형 원장님하고 이야기하셔야 하잖아.”
황태수의 말에 강진이 황미소를 보았다.
“오빠 금방 나갈게.”
“금방 나와야 해.”
황태수가 황미소를 데리고 나가자, 강진은 원장을 보았다.
“애들 아버님 그렇게 된 것 오늘 알았습니다.”
“그래요?”
“오늘 손님…… 아!”
아직 자신의 소개를 하지 않았다는 걸 깨달은 강진이 명함을 꺼내 내밀었다.
“식당을 하고 있습니다.”
“알고 있어요.”
“아십니까?”
“한끼식당의 이강진 사장님이시죠?”
“저를 어떻게?”
강진이 의아한 듯 보자 원장이 미소를 지었다.
“아이들하고 이야기하다 보니 친한 형이 있다는 이야기를 하더군요. 그래서 아까 보고 그분인가 싶었어요.”
“그렇군요.”
고개를 끄덕인 강진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
“오늘 태수하고 미소 아는 손님이 애들 잘 지내자고 묻더군요.”
“손님들이 애들을 아세요?”
“저희 손님 중엔 좋은 분들이 많으세요. 태수가 동생 데리고 여기로 밥 먹으러 오는 것 보고 애들 밥값 받지 말라면서 대신 돈 주고 가시는 분들도 있으세요.”
“좋은 분들이네요.”
“그래서 애들 생각이 나서 오랜만에 전화를 했는데…….”
무슨 말인지 알겠다는 듯 원장이 고개를 끄덕였다.
“연락이 안 돼서 걱정을 많이 하셨겠네요.”
“아버님도 전화가 안 되고……. 그러다가 저희 직원 중 한 명이 태수 이사 갈 때 아버님이 끌고 온 트럭에 써진 공장 이름을 기억해서 검색을 했는데…….”
“뉴스 보시고 아셨군요.”
“보고 많이 놀랐습니다.”
“찾아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원장의 말에 강진이 고개를 끄덕이다가 말했다.
“아이들이 잘 지내는 것 같아서 다행입니다.”
“부족하지만…… 잘 해 주려고 하고 있습니다.”
“알고 있습니다. 저도 보육원 출신입니다.”
“그러세요?”
“네.”
강진의 말에 원장은 미소를 지었다. 강진이 보육원 출신이라고 하니 더 친근하게 느껴진 것이다.
“그런데 보육원 사정이 어렵습니까?”
강진의 물음에 원장이 미소를 지었다.
“요즘 안 힘든 곳이 있나요.”
“그건 그렇죠.”
“제가 더 열심히 기부금을 모아 봐야지요.”
원장의 말에 강진이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다가 말했다.
“저 자주 와도 되겠습니까?”
“보육원이 사람 마다하는 것 보셨나요?”
“감사합니다.”
강진의 인사에 원장이 따뜻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사장님이 나온 보육원 원장님이 사장님을 보시면 아주 흐뭇하시겠어요.”
“흐뭇이라…… 좋아하시죠.”
돈 많은 기부자들을 둘이나 연결해 줬으니 말이다.
“찾아가시나 보군요.”
“자주 찾아갔어야 했는데 먹고살기가 힘들어서 작년부터 찾아뵙고 있습니다.”
“집 나간 아들이 왔으니 원장님이 좋으시겠군요.”
“맞습니다.”
강진은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나다가 말했다.
“혹시…….”
강진이 무슨 말을 하려는 줄 안다는 듯 원장이 고개를 끄덕였다.
“태수와 미소가 원하면 그렇게 하셔도 됩니다.”
“제가 무슨 말을 하려는 줄 아시고요?”
“하루 데리고 가서 재우고 싶다는 것 아닙니까?”
“그래도 될까요?”
“신원 확실하신 분이니 괜찮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좋아하면 그걸로 좋은 것 아니겠습니까?”
원장의 말에 강진이 그녀를 보다가 고개를 숙였다.
“이해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강진이 고개를 숙이자 원장이 물었다.
“그럼 지금 데리고 가실 건가요?”
“이야기해 보고 좋다고 하면 오늘 데리고 가서 하루 놀고 내일 데려오겠습니다.”
“알겠습니다.”
강진이 방을 나오자 한쪽에서 기다리고 있던 황태수와 황미소가 다가왔다.
그에 강진이 두 아이의 손을 잡고는 걸음을 옮겼다.
“원장님 좋으신 분 같더라.”
“좋은 분이세요.”
자신의 말에 답하는 황태수를 보던 강진이 황미소를 보았다.
“여기서 지내기 어때?”
“괜찮아요.”
말을 하며 황미소가 황태수의 눈치를 살짝 보았다. 아무래도 황태수가 황미소에게 뭔가 주의를 준 것 같았다. 그 모습에 강진이 웃으며 말했다.
“괜찮아. 이야기해 봐.”
“친구들도 많고 언니 오빠들도 잘 해주는데…… 맛있는 것이 너무 적어요.”
“그건…… 음…… 편식하지 말라고 음식을 골고루 줘서 그렇겠지.”
“치! 그래도 맛있는 것 먹고 싶은데.”
황미소의 말에 강진이 웃으며 말을 이었다.
“그래서 오빠가 오늘 태수하고 미소 우리 집에 데려가서 맛있는 것 해 주려고 하는데 어때?”
“와! 나 너무 좋아요.”
황미소가 좋아하는 것에 강진이 황태수를 보았다. 황태수는 조금은 씁쓸한 얼굴로 황미소를 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