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derworld Restaurant RAW novel - Chapter 664
665화
촤아악! 촤아악!
소나기가 내리는 것 같은 소리를 내며 기름에 들어간 튀김이 튀겨지기 시작했다.
두 개의 기름통에선 야채 튀김과 통닭이 튀겨지고 있었다.
튀김을 이리저리 흔들어 대던 강진은 앞을 보았다. 아이들은 각자 먹고 싶은 튀김을 종이컵에 담아 먹고 있었다.
그리고 그 옆에서 황미소도 맛있게 닭다리를 뜯고 있었다.
“미소는 어제도 통닭 먹었는데 오늘도 맛있어?”
“통닭은 늘 먹어도 맛있어.”
황미소의 말에 강진이 웃으며 말했다.
“그래. 많이 먹어.”
말을 한 강진이 수돗가를 보았다. 수돗가에는 커다란 대야들이 여럿 나와 있었다.
그리고 그 안에는 이불들이 담겨 있었다. 문지나가 이불을 발로 밟고 있고, 옆에 대야에는 강상식도 이불을 밟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던 강진이 튀겨 놓은 튀김을 보았다.
초반에는 튀겨지는 족족 아이들의 입에 들어갔지만, 지금은 먹는 속도보다 튀겨지는 속도가 더 빠르게 유지되어 어느 정도 양이 쌓여 있었다.
그리고 튀김을 만드는 동안 옆에 불판에서는 떡볶이도 만들어서 다른 음식도 있고…….
튀김을 보던 강진이 황태수를 보았다.
“이 정도면 점심때까지는 모자라지 않겠지?”
“네.”
“그럼 형 저기 빨래 빠는 곳에 다녀올 테니까. 혹시 음식 모자라면 형 불러.”
“알았어요.”
황태수의 답에 강진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푸드 트럭에서 내린 뒤 뒤쪽 문을 닫았다. 이렇게 하면 뒤로 해서 애들이 못 올라올 테니 말이다.
강진은 수돗가로 걸음을 옮기며 이불 빨래 중인 두 사람을 보았다.
첨벙! 첨벙!
강상식은 대야에 담긴 이불을 밟고 있었는데, 그럴 때마다 주위로 물이 튀기고 있었다.
그 모습에 강진이 고개를 저었다.
‘해 본 적이 있어야 알지.’
집에서야 미운 오리 새끼겠지만, 강상식은 거대 그룹의 자식이다. 그런 그가 언제 빨래를 해 봤겠는가?
고개를 저은 강진이 강상식에게 작게 말했다.
“그렇게 하면 물이 튀잖아요. 천천히 자근자근 밟아야죠.”
“강하게 밟아야 때가 빠진다고 하던데?”
“강하게는 맞는데, 강하게 지근지근요.”
강진이 자신의 손바닥에 주먹을 대고는 문지르는 시늉을 하자 강상식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발을 높이 들지 않고 위아래로 밟았다. 그에 강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불을 밟던 강상식은 문득 강진에게 속삭였다.
“근데 왜 이불을 이렇게 빠는 거야?”
“그럼 어떻게 빨아요?”
“세탁기로 하면 되잖아.”
강상식의 물음에 강진이 웃었다.
“이 많은 이불을 언제 다 세탁기로 빨아요.”
“그럼 이 많은 이불을 언제 다 발로 밟아서 빨아?”
말을 하며 강상식이 옆을 보았다. 옆에는 정말 많은 이불이 놓여 있었다.
“이불은 부피가 커서 밟아서 빨아야 깨끗해요.”
“세탁기로 안 하고?”
“부피가 커서 세탁기로 빨면 잘 안 빨려요. 가루 세제가 잘 안 풀려서 빨고 나면 위에 하얗게 뭉쳐 있기도 하고.”
강진이 하는 말을 옆에서 듣고 있던 문지나가 웃었다.
“맞아요. 일반 집에서 사용하는 세탁기로 빨면 깨끗하게 안 되더라고요.”
“그럼 세탁소 맡…….”
말을 하던 강상식이 입맛을 다셨다. 더 이야기해 봤자 귀하게 자란 부잣집 사람이라는 티만 날 것 같으니 말이다.
강상식은 다시 강진에게 작게 속삭였다.
“그런데 왜 다른 보육원에서는 나에게는 그런 것 안 시켰지? 이불을 직접 빨아서 쓰는 거면 나 같은 봉사자 왔을 때 시키는 것이 나을 것 같은데?”
“형은 오자마자 공 들고 애들하고 놀았잖아요.”
“아…… 그런가?”
그리고 이불을 자주 빠는 것도 아니고 말이다. 여름 이불은 아이들이 땀을 흘리니 좀 자주 빨기는 하지만 매주 빨지는 않을 터였다.
두 사람이 이야기를 할 때, 문지나가 강상식을 보았다.
“기분 좋지 않아요?”
“기분요?”
강상식이 보자 문지나가 대야를 내려다보았다.
“대야에 나온 물 좀 보세요.”
문지나의 말에 강상식이 대야를 보았다. 대야에 담겨 있던 물이 빨래 때가 빠지면서 조금 검게 변해 있었다.
“이만큼 이불에서 때가 빠진 거잖아요.”
문지나는 미소 지은 채 말을 이었다.
“이렇게 더러운 것이 빠져나가는 것을 보면 기분이 좋아요. 사람도 이렇게 빨아서 깨끗해지면 좋겠어요.”
문지나의 말에 강상식이 이불 때가 빠진 대야 물을 보다가 웃었다.
“그 말이 맞네요. 이 물 보니 기분이 좋네요.”
더러워진 물을 보며 기분이 좋아지는 것을 느낀 강상식이 웃을 때, 강진이 대야 통을 보고는 말했다.
“이제 이불 바꿔도 되겠어요.”
강상식이 대야 밖으로 나오자, 강진이 안에 있는 이불을 건져 옆에 놓았다. 물기가 좀 빠지고 나면 그때 다시 물에 넣고 헹구기 위해서였다.
다른 이불을 대야 안에 넣은 강진이 일을 도와주는 학생들을 보았다.
“학생들, 이거 하느라 음식 못 먹었지? 이제 내가 들어갈 테니까 학생들은 저기 가서 음식 좀 먹어요.”
“저희는 마저 하고 먹겠습니다.”
대룡의 말에 강진이 웃으며 말했다.
“음식 하는 곳 옆에서 빨래만 하느라 속에서 욕하고 있었을 거 알아요. 우리도 속에 뭐 좀 넣어 줘라! 하고요. 괜찮으니 가서 먹으세요.”
강진의 말에 대룡이 효진을 보자, 그녀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나도 통닭 먹고 싶다.”
“그래.”
효진의 말에 대룡이 웃으며 손과 발에 묻은 거품을 씻어내자 다른 학생들도 손과 발을 씻었다.
학생들이 가는 것을 보던 강진은 대룡이 밟고 있던 이불을 대신 밟기 시작하며 말했다.
“대룡이가 효진이를 좋아하는 모양입니다.”
“그런 것 같아요. 좋을 때죠.”
웃으며 문지나가 말을 이었다.
“저도 보육원에 있을 때 좋아해 주는 오빠들 많았는데.”
문지나의 말에 강상식이 그녀를 보았다.
“그러셨어요?”
“그럼요.”
문지나가 웃으며 하는 말에 이불을 밟고 있던 강상식의 발에 힘이 들어갔다.
그 모습을 보며 강진이 피식 웃고는 수돗가에 연결된 호수를 손으로 쥐었다.
“형 덥죠?”
“응?”
강상식이 자신을 보자, 강진이 호스에 연결된 밸브를 틀어서는 그에게 물을 뿌렸다.
쏴아악!
“으악!”
갑자기 쏟아지는 물줄기에 강상식이 놀란 눈으로 손을 내밀다가 웃었다.
“차가워!”
“시원하잖아요.”
강진의 말에 강상식이 축축하게 젖어서는 피식 웃었다.
“그래. 많이 시원하다.”
물기를 대강 털어낸 강상식이 손을 내밀었다.
“줘.”
강상식의 말에 강진이 웃으며 물을 잠그고는 호스를 그에게 내밀었다. 그러자 강상식이 바로 밸브를 열어서는 강진에게 쏘았다.
쏴아악!
“어후! 시원하다! 어후, 좋다!”
물줄기를 맞는 강진이 웃으며 기분 좋은 소리를 내자, 강상식이 눈을 찡그렸다.
상대가 당황해야 재미가 있는 건데…… 상대가 좋아하니 재미가 없는 것이다.
“이 자식! 이래도 좋아? 이래도?!”
호스를 조여서 물줄기를 강하게 해도 강진은 웃으며 몸을 씻는 시늉을 할 뿐이었다.
그 모습에 강상식이 가슴과 얼굴, 그리고 하체까지 쏘았지만 강진은 웃을 뿐이었다.
사실 강진은 기분이 좋았다. 뜨거운 불 앞에서 튀김을 하느라 너무 더웠던 것이다.
“빨리 빨아야 해요.”
“아…… 네.”
문지나의 목소리에 강상식이 몸을 돌리다가 깜짝 놀랐다. 몸을 돌리던 중에 호스 물줄기가 그대로 문지나를 때린 것이다.
“꺄아악!”
물줄기를 정통으로 맞은 문지나가 놀라 비명을 지르자, 강상식이 급히 수도 밸브를 잠갔다.
“지나 씨, 괜찮아요?”
강상식이 급히 통에서 내려오자 문지나가 손을 들어서는 얼굴에 흐르는 물을 닦아내고는 피식 웃었다.
“시원하고 좋네요.”
“괜찮아요?”
“물 좀 맞는다고 죽나요. 그리고 여름에는 이런 물놀이가 좋죠.”
웃으며 문지나가 손을 내밀었다.
“주세요.”
강상식이 호스를 건네자 그녀가 그것을 자신의 머리 위로 올리고는 밸브를 열었다.
쏴아악!
머리 위로 뿜어지는 물길에 기분이 좋은 듯 웃은 문지나가 호스를 틀어쥐어 물줄기를 강하게 했다.
물은 머리 위로 솟구쳤다가 작은 방울이 되어 비처럼 쏟아졌다. 쏟아지는 물방울들에 촉촉하게 머리가 젖어 달라붙자, 문지나가 환하게 웃었다.
“어릴 때 오빠하고 빨래할 때 이러고 놀았는데…… 지금도 너무 좋네요.”
문지나가 기분 좋게 웃는 것에 강상식의 얼굴에 미소가 어렸다.
“저도 너무 좋네요.”
“그렇죠?”
두 사람의 ‘좋네요.’는 의미가 다르지만, 강상식은 지금 이 순간이 너무 좋았다.
하늘에서 떨어지는 물줄기를 받으며 환하게 웃는 문지나를 보고 있는 이 순간이……
두근! 두근!
가슴이 뛸 정도로 좋았다.
“형, 무지개다.”
강진이 가리킨 곳엔, 떨어지는 물줄기에 빛이 반사되어 무지개가 작게 떠 있었다.
“이런 무지개도 정말 오랜만이네요.”
문지나가 웃으며 하는 말에 강상식이 고개를 끄덕일 때,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물놀이하는 거야?”
웃음소리에 고개를 돌린 강진은 황민성이 조순례와 가족들을 이끌고 다가오는 것을 보았다.
“오셨어요?”
“재밌게 노시네요.”
김이슬이 웃으며 하는 말에 강진이 웃으며 말했다.
“형수님도 같이 하시겠어요?”
강진의 말에 황민성이 고개를 저었다.
“어디 그런 몹쓸 소리를!”
“네?”
정색을 하는 황민성의 모습에 강진이 의아한 듯 보자, 그가 김이슬의 옆에 서며 말했다.
“우리 이슬 씨는 그런 험한 놀이 하면 안 돼.”
황민성의 말에 강진이 그를 보다가 놀란 눈으로 말했다.
“혹시?”
황민성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손가락으로 브이를 그렸다.
“형수 임신했다!”
황민성의 말에 강진이 깜짝 놀란 눈으로 김이슬을 보았다.
“형수님 축하드립니다!”
강진의 외침에 강상식도 놀란 눈으로 급히 고개를 숙였다.
“형수님 축하드립니다.”
두 사람의 모습에 미소를 지은 김이슬이 황민성의 옆에 가서는 슬며시 손으로 브이를 그렸다.
그 모습에 강진이 웃을 때 김이슬이 웃으며 말했다.
“고마워요.”
그런 김이슬의 모습에 강진이 황민성을 보았다.
“그런데 어떻게 이렇…… 아니지. 어떻게 되신 거예요?”
강진과 황민성이야 임신이 될 것이라는 사실을 김소희에게 들어서 알고 있었다.
하지만 안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벌써 임신이라니?
어떻게 임신을 했다고 해도, 그걸 이렇게 빨리 알 수 있나 싶었다. 헛구역질을 하거나 생리가 끊기는 등의 신호는 시간이 좀 지나야 나타나니 말이다.
강진의 물음에 황민성이 웃으며 말했다.
“임신이기는 한데 2주도 안 됐어. 그러니 아주아주 조심해야 할 시기야.”
사랑을 하고 열흘이면 임신을 했는지 안 했는지 혈액 검사로 알 수 있다고 하던데 그걸로 확인을 한 모양이었다.
“그럼 형수님은 집에서 쉬시죠.”
“이 정도 거리는 괜찮아요.”
“그렇다고 하더라고.”
황민성의 말에 강진이 웃다가 조순례를 보았다.
“어머니, 좋으시죠?”
강진의 말에 조순례가 환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좋다마다.”
조순례는 김이슬의 손을 쓰다듬었다. 그에 김이슬이 미소를 지으며 그 손을 잡아 주었다.
그런 김이슬을 보고 있을 때, 배용수가 눈을 찡그렸다.
“이거…… 뭐지?”
배용수의 중얼거림에 강진이 그를 힐끗 보고는 고개를 숙이며 작게 속삭였다.
“뭐가?”
“처녀귀신 기운이 미약하게 느껴지는데…….”
“미약하게?”
강진이 의아한 듯 보자, 배용수가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거리가 멀어서 그런 것 같은데…….”
“혹시 소희 아가씨야? 아니면 다른 귀신?”
“모르겠어. 가까이 있으면 보스 귀신 기운이 느껴지는데 이건 거리가 멀어서…… 처녀귀신인 것만 알겠어.”
배용수가 입맛을 다셨다.
“거리가 멀어서 잘 모르겠네.”
처녀귀신이라는 말에 강진이 황민성을 보았다.
‘설마…… 진짜 소희 아가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