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derworld Restaurant RAW novel - Chapter 904
905화
“우리 아들 너무 장하다. 너무 장해.”
최고진이 기분 좋은 얼굴로 최창수를 보는 것을 보고 강진이 웃으며 말했다.
“그럼 음식 준비하겠습니다.”
“고마워요.”
창수 어머니가 웃으며 하는 말에 강진이 말했다.
“다과 드시면서 이야기 나누고 계세요.”
강진이 주방에 들어오자 배용수가 홀을 보며 큰 목소리로 말했다.
“아저씨 오늘 기분 정말 좋아 보이네요!”
“우리 아들이 소방관 합격을 했으니까. 기분이 정말 좋아. 하하하!”
최고진의 말에 배용수가 웃으며 말했다.
“들어와서 음식 좀 드시겠어요?”
“아니야. 나는 여기에서 내 마누라하고 아들하고 같이 있을게.”
“그러세요.”
둘의 이야기가 끝나자 강진이 배용수에게 다가갔다.
“음식 시작하자.”
강진의 말에 배용수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가스에 불을 켰다. 재료들은 이미 다 손질을 해 놓은 상태라 이제 음식을 조리만 하면 완성이었다.
최동해와 최창수는 가족들과 음식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럼 소방학교 생활은 어떻게 되는 거니?”
“인터넷으로 알아보기는 했는데 아직 잘 모르겠어요.”
최창수의 말에 최동해가 그를 보았다.
“아! 너 나하고 일요일에 음식 봉사 하러 갈래?”
“음식 봉사?”
“전에 내가 소방관 되기로 마음먹었을 때 이야기했잖아.”
“소방서 갔다가 멋져 보였다고?”
“맞아.”
최동해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말을 이었다.
“일요일에 형하고 봉사하러 갈 거야.”
“그래?”
“가서 소방학교 생활에 대해 듣고 앞으로 우리 어떻게 되는지 물어보자.”
최동해의 말에 최창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나야 좋지. 일요일 몇 시?”
“글쎄. 점심 전에 가야 하니까…….”
최동해가 강진을 보았다. 몇 시에 오면 되겠냐는 시선이었다. 그에 강진이 시계를 보고는 말했다.
“음식이야 내가 준비하면 되고, 너희는 한 열 시 전까지만 와.”
“저희도 도울 것 있으면 도울게요.”
“그래. 와서 도와. 옮길 것 많으니까.”
그러고는 강진이 두 사람의 어머니를 보았다.
“음식들 마음에 드세요?”
“아주 마음에 들어요.”
“맛이 아주 좋네요. 음식이 정갈해.”
“마음에 드신다니 다행이네요.”
웃으며 어머니들을 보던 강진이 문득 물었다.
“그런데 혹시 애들이 미역국 끓여 주던가요?”
“어머, 그걸 어떻게 아세요?”
동해 어머니가 의아한 듯 보자, 강진이 웃으며 말했다.
“제가 어머니에게 미역국 끓여 주라고 알려 줬거든요.”
강진의 말에 최창수가 웃으며 말했다.
“형이 저희들 생일에는 어머니가 미역국을 끓여 주는데, 어머니 생일에는 누가 미역국 끓여 주냐면서 끓이는 법 알려 주셨어요. 어머니 생일 때 끓여 주라고요.”
최창수의 말에 창수 어머니가 웃었다.
“어쩐지 갑자기 미역국을 끓여 주더라니…….”
“그래도 맛있게 드셨잖아요.”
최창수의 말에 창수 어머니가 웃으며 강진을 보았다.
“아침에 일어났는데 미역국을 끓여 놨더라고요.”
“맛있게 끓여 놓기는 했던가요?”
“아들이 해 준 음식인데 맛으로 먹나요. 정성으로 먹어야죠.”
창수 어머니의 말에 강진이 웃으며 최창수를 보았다.
“맛이 없었나 보다.”
“간을 맞추는 게 어렵더라고요.”
“배웠다고 바로 잘하면 나 같은 음식점이 살아남겠냐? 그래도 자주 하다 보면 익숙해질 거다.”
그러고는 강진이 웃으며 말했다.
“애들한테는 어머니 생일에 해 주라고 했는데, 애들이 미리 어머니들한테 해 드리고 싶었나 보네요.”
“생일까지 기다릴 수가 있어야죠. 그리고 해 봐야 솜씨도 늘어날 테고.”
최창수는 자신의 어머니를 보며 말했다.
“내가 연습 많이 해서 엄마 생일에 정말 맛있게 끓여 줄게.”
“그래. 생일에 아들이 끓여 준 미역국 먹으면 너무 맛있겠다.”
창수 어머니는 미소를 지으며 아들의 손을 잡다가 문득 그 옆을 보았다.
“너희 아빠도 예전에 내 생일에 미역국 끓여 준 적 있는데.”
“그랬어요?”
“결혼하고 첫 생일이었는데…….”
빈자리를 보던 창수 어머니가 미소를 지었다.
“너희 아빠가 살아 있으면 얼마나 좋아했을까.”
아버지란 말에 최창수가 입맛을 다시며 빈자리를 보았다.
“아버지가 나 합격한 거 보면…… 깜짝 놀라시겠네요.”
최창수의 말에 창수 어머니가 그를 보다가 말했다.
“아버지가 너 힘들어하니까 다른 길 알아보라고 한 거지. 네가 못 할까 싶어서 하지 말라고 했던 건 아니야. 알지?”
어머니의 말에 최창수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알아요.”
최창수의 말에 창수 어머니는 아들 손을 잡아주고는 자신을 보는 동해 어머니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먼저 간 애 아빠가 창수 소방관 공부하는 걸 좀 반대했어요.”
“그래요?”
동해 어머니가 의아한 듯 보자, 창수 어머니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애가 전문대 졸업하고 바로 소방 공무원 준비를 했거든요. 그런데 한 이 년 떨어지고 나니까 애가 많이 힘들어했어요.”
“하긴, 이 년이나 준비했으면 그럴 만하죠.”
“어머니도 아시겠지만…… 힘들어하는 아들 보면 부모 마음이 안 좋잖아요.”
“그럼요. 나 아픈 것보다 자식 아픈 것 보면 더 가슴이 아프죠.”
말을 하며 동해 어머니가 최동해를 보았다. 살이 찐 본인도 힘들었겠지만, 그런 아들을 봐야 하는 엄마 또한 마음이 많이 안 좋았다.
작게는 여자라도 만나서 결혼을 할 수 있을까 싶고, 크게는 이러다가 성인병 와서 몸 상하면 어쩌나 싶었던 것이다.
그래서 강진에게 너무나 고맙고 감사했다. 평생 이렇게 살까 걱정을 했는데…… 정말 살도 빼고 이제는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에 합격까지 했다.
동해 어머니 입장에서는 강진이 남편보다 더 감사한 사람이었다.
그런 어머니의 시선에 최동해가 입맛을 다셨다. 지금과 달리 예전에는 실망스러운 아들이었으니 말이다.
“이 년 전에는 애가 면접에서 떨어졌어요.”
“면접에서요? 그거 잘 안 떨어진다고 하던데?”
“그러니까요. 그래서 그때 애가 술 마시고 울고…… 많이 힘들어했어요.”
창수 어머니가 한숨을 쉬며 고개를 저었다.
“애 아빠가 그런 걸로 울고 할 거면 아빠 따라다니면서 일이나 하라고…….”
작게 고개를 저은 창수 어머니가 한숨을 쉬었다.
“마음은 안 그런데…….”
“나도 알아.”
최창수의 말에 창수 어머니가 입맛을 다시고는 말을 이었다.
“애 아빠가 죽기 전에 그랬어요. 창수가 하고 싶은 일 하게 당신이 좀 신경 써 달라고.”
어머니의 말에 최창수가 그녀를 보았다.
“아빠가…… 그런 말을 했어요?”
“자기 그렇게 될 줄 알았는지 죽기 며칠 전에 말을 하더라고.”
그러고는 창수 어머니가 최창수를 보았다.
“아버지 돌아가시기 며칠 전에 엄마가 학원비 하라고 봉투 줬잖아.”
“응.”
“그게 사실은 너희 아빠가 너 주라고 준 거였어.”
어머니의 말에 최창수가 한숨을 쉬었다.
“다시는 지원 안 해 준다고 하셨는데…… 그랬구나.”
최창수의 말에 최고진이 웃으며 그 머리를 쓰다듬었다.
“아들이 하고 싶다는데 아빠가 지원을 해줘야지.”
최창수는 한숨을 쉬었다.
“나는 엄마가 아빠 몰래 해 준 줄 알았는데.”
“엄마가 돈이 어디 있다고 그 학원비를 다 해 주니.”
창수 어머니가 웃을 때, 동해 어머니가 슬며시 말했다.
“애 아빠가 어떻게 된 건지 물어도 될까요?”
동해 어머니의 물음에 창수 어머니가 한숨을 쉬고는 말했다.
“그냥…… 평소와 같았어요. 평소처럼 저녁 먹고 속이 좀 체한 것 같다고 소화제 먹고 일찍 잤어요. 근데 아침에 보니까…….”
창수 어머니가 한숨을 쉬며 눈가를 손으로 눌렀다.
“일어나지 않고 계속 자더라고요.”
“그럼 자다가?”
“나중에 알았어요. 급성 심근경색이 와서 그렇게 됐다고. 소화제 먹으라고 하지 말고 그때 병원에 데려갔어야 했는데.”
“평소 무슨 지병이라도 있었어요?”
“집안에 당뇨가 있어서 그이도 당뇨가 있기는 했는데 그것 말고는 건강했어요. 사람…… 가는 거 참 순식간이더라고요.”
“그렇군요.”
동해 어머니의 말에 창수 어머니가 최동해를 보았다.
“동해도 아침에 부모님 늦잠 주무시고 있으면 들여다봐. 사람 어떻게 될지 모르더라.”
창수 어머니의 말에 최동해가 어머니를 보았다.
“오래오래 사세요.”
“그게 어디 우리 마음대로 되니.”
“그래도 오래오래 사세요. 진짜로.”
“그래. 알았다.”
웃으며 최동해의 손을 잡아 주는 동해 어머니를 보던 창수 어머니가 웃으며 아들의 손을 잡았다.
그렇게 이야기를 다시 나누며 음식을 먹을 때, 최창수가 음식을 보다가 피식 웃었다.
“왜, 재밌는 일 생각났어?”
강진이 말을 걸자, 최창수가 웃으며 말했다.
“이 음식들 보니 우리 아빠 정말 맛있게 먹었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어서요.”
그러고는 최창수가 어머니를 보았다.
“아빠 있을 때는 우리 이런 음식 못 먹었잖아.”
“그러네.”
최창수의 말에 창수 어머니가 웃으며 음식들을 보았다.
“왜 이런 음식 못 드셨어요? 이거 다 어머니들이 좋아하는 음식으로 한 건데?”
강진이 의아한 듯 묻자, 창수 어머니가 웃으며 말했다.
“애 아빠가 당뇨가 있어서 평소에 식단을 관리했어요. 짠 음식, 단 음식 줄이고 양념도 줄이고.”
창수 어머니가 돼지고기볶음을 보며 말했다.
“이런 음식도 어지간하면 양념 안 하고 수육으로 만들어서 줬어요. 애 아빠가 제육볶음 국물 좀 있게 해서 상추에 싸 먹는 걸 그렇게 좋아했는데도 수육으로만 주니까 반찬 투정을 많이 했어요.”
“음식은 짜고 달아야 맛있는데.”
최동해가 작게 중얼거리는 것에 창수 어머니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맞지. 특히 짠맛이 맛있는 것 같아.”
“맞아요. 감자칩도 좀 짜야 맛있잖아요.”
최동해의 말에 창수 어머니가 미소를 지으며 음식을 보았다.
“그런데 우리 남편은 당뇨가 있어서 내가 음식을 저염식으로 했어. 그래서 늘 입맛 없다고…….”
창수 어머니가 한숨을 쉬며 고개를 저었다.
“이렇게 갑자기 갈 줄 알았으면 그 양반 좋아하는 음식이나 실컷 먹게 해 줄걸. 그 양반 좋아하던 국수도 못 먹게 했는데.”
“애 아빠가 국수를 좋아했어요?”
“면 귀신이었어요. 라면, 짬뽕, 짜장면…… 면으로 된 건 다 좋아했어요.”
말을 하던 창수 어머니가 웃었다.
“집안 병력이라고 하는데…… 내 생각에는 그렇게 면을 좋아해서 당을 맞은 것 같아요. 당에는 국수가 그렇게 안 좋다고 하니까요.”
창수 어머니가 쓰게 웃으며 말을 이었다.
“건강하게 오래 살라고 그렇게 맛없는 것만 먹였는데. 이렇게 갈 줄 알았으면 좋아하는 거나 실컷 먹이는 건데.”
창수 어머니의 말에 최창수가 그녀를 보다가 웃으며 말했다.
“아빠가 가끔 엄마 없을 때 라면 끓여 먹고는 했는데.”
최창수의 말에 어머니가 웃었다.
“엄마도 알아. 네 아버지가 집에서 라면 몰래 끓여 먹은 거.”
“어? 알아?”
“그럼. 내 집 살림인데 엄마가 그걸 모르겠어?”
그녀는 음식을 가만히 보다가 말을 이었다.
“그냥 모른 척해 준 거야. 얼마나 먹고 싶었으면 혼자 숨어서 그렇게 먹었을까 싶어서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