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equaled Scholar RAW novel - Chapter 175
8권 14화
三
태왕전이란 배경은 백이건에게 날개를 달아 주었다. 무엇을 하든 그는 태왕전을 내세웠고, 어딜 가든 율지향을 대동했다.
백이건을 모르던 사람들도 일단 태왕전의 사위라고 하면 한 수 접어주었다. 옆에서 율지향이 증명해 주고 있으니, 그의 신분에 의심을 품는 자는 아무도 없었다.
백이건이 가장 먼저 찾아간 곳은 육원이었다. 그들은 중립을 지키고 있었기 때문에 백안문 내에서는 가장 공정한 편에 속한다. 그는 육원의 여섯 명의 원주들이 모두 모인 자리에서 옥패를 내보였다.
“어떻습니까? 옥패는 틀림없는 진품이겠지요?”
북리후에게 직접 건네받은 것이니 가짜일 리 없었다.
하지만, 율지향은 그걸 알지 못했다. 그녀는 여섯 원주들의 입에서 혹시라도 가짜라는 말이 나올까 조마조마 했다.
“오오!”
“이, 이건?”
여섯 명의 원주들 입에서 약속이나 한 듯 동시에 탄성이 터져 나왔다.
“이건 진짜일세.”
“그동안 사라졌던 옥패를 어디에서 찾았는가?”
“실은 전 북리 문주께서 태왕전을 믿고 맡겨 주셨던 것인데, 그만 그것을 간악한 조패양이 알고 빼앗으려 했던 것입니다.”
옆에서 율지향이 맞장구를 쳤다.
“그 말이 맞아요. 북리 문주님께서 언젠가 알려 주셨던 한시가 있었는데, 그것이 옥패가 숨겨진 장소로 안내해 주는 것인 줄도 모르고 애먼 곳만 찾았지 뭐예요.”
백이건과 율지향의 말을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뻔히 거짓말이라는 것을 알지만, 거짓말이라는 것을 증명할 방법도 없었다.
게다가 이 옥패는 진품이었다. 그것만은 변치 않는 사실이었다.
“육원은 이제부터 태왕전이 새로운 문주 가문이 되었음을 대내외에 선포해야 할 것입니다.”
여기엔 이론의 여지가 없었다.
백안문의 문도라면 옥패를 지닌 자에게 문주를 보듯 예를 취하는 것이 마땅했다.
“걱정하지 말게.”
“우린 오직 법칙대로 할 것이라네.”
“태왕전에서 옥패를 가져온 이상, 이 순간부터 육원은 태왕전을 새로운 문주 가문으로 받아들이겠네.”
여섯 원주들은 일사천리로 일을 진행해 나갔다. 먼저 대내외에 모든 사실을 알리고 태왕전이 새로운 문주 가문이 되었다는 것을 선포했다.
그리고 태왕전과 팔전의 편에 서서 전쟁을 중단할 것을 요구한 것도 당연지사.
그렇게 육원의 가세와 지지로 전세는 한순간에 태왕전과 팔전 쪽으로 기울었다.
백안문은 충격에 휩싸였다. 정작 팔전 내에서도 처음 듣는 소리에 어안이 벙벙했다.
난감해진 것은 중문각이었다.
운명의 장난이라고나 할까?
그들은 문주 대행인 조패양을 도와 팔전과 전쟁을 치렀지만, 이제 졸지에 태왕전과 팔전을 도와 조패양과 전쟁을 치러야 할 판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오래전부터 옥패는 문주의 또 다른 상징처럼 전해져 내려오고 있었다. 옥패를 보고도 예를 취하지 않거나 인정하지 않는 자는 반역의 무리나 마찬가지였다.
조패양은 곧 손에 들어올 것이라 여기던 모든 것이 한순간에 헛된 꿈으로 돌변하고 마는 것을 똑똑히 지켜봐야만 했다. 어디서 갑자기 옥패가 튀어나왔는지, 귀신이 곡할 노릇이었다.
“으아아악!”
그는 절규했다.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정말 미쳐 버릴지도 몰랐다.
거의 다 잡았던 것이기에 절망과 분노는 더욱 컸다.
당시 율지향의 품에는 가짜 옥패만 있었고, 율천세도 진짜 옥패의 행방에 대해서 모르고 있는 눈치였다. 만약 그가 옥패를 가지고 있었다면 지금까지 미루고 있었을 리 만무했다.
더구나 난데없이 무슨 사위란 말인가?
그는 백이건의 정체가 의심스러웠다. 사위라는 작자는 미혼술을 써서 율지향의 기억을 왜곡시켰던 장본인이기 때문이었다.
그는 여기에 무슨 흑막이 있는지 조사하고 싶었다. 분명 무언가 찾아낼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그에겐 그럴 만한 시간이 없었다. 중문각까지 그에게서 돌아선 이상, 백안문 내에 그의 세력은 아예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더구나 팔전과 태왕전이 그를 반역자로 선포했다. 그 태왕전에서 옥패를 가지고 있는 것을 알면서도 강제로 빼앗으려 했다는 것이 죄목이었다.
조패양은 이를 갈았지만, 훗날을 도모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백안문을 빠져나가기 전에 지하 작업실로 향했다. 모든 것을 잃은 건 아니었다. 그에겐 아직 강시가 남아 있었다.
‘그래, 강시다! 천마강시! 그것이라면 충분히 훗날을 도모할 수 있다.’
태왕전에 당한 원한은 그때 되갚아 줘도 충분하다.
그렇게 희망을 품고 달려 간 작업실이었다.
헌데, 이게 웬걸?
작업실은 텅텅 비어 있었다. 어젯밤까지만 해도 작업실 중앙에 버티고 서 있던 거대한 솥과 약재들이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처음에는 단목예설이 사람들에게 발각되기 전에 어딘가로 빼돌린 줄 알았다.
하지만, 그건 처음부터 말이 안 되는 얘기였다. 이런 일이 벌어질 것을 사전에 알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먼저 거대한 솥이 그랬다. 덩치가 너무 커서 시녀의 신분으로 옮겼다가는 당장 사람들의 이목에 띄기 십상이었다.
“혹시 이 계집이?”
그는 번쩍 떠오르는 것이 있었다.
자신에게 처음 옥패를 언급한 것이며, 옥패가 갑자기 나타난 것까지.
모든 면에서 단목예설이 수상했다.
아니, 확신했다.
그를 이렇게까지 완벽하게 물 먹일 수 있는 사람은 단목예설밖에 없었다.
“으으, 이 계집이 감히 본좌를 가지고 놀았단 말이냐?”
조패양의 눈에 살기가 차올랐다. 그는 이제 백안문에 쫓기는 신세였다. 빨리 도망쳐도 부족할 판이었다. 하지만, 단목예설을 죽이지 않고는 성이 차지 않을 것 같았다.
그가 작업실을 빠져나가려는 순간이었다.
갑자기 인기척이 들리는가 싶더니 두 개의 인영이 나타나는 것이 아닌가?
일남일녀였다.
그중 여인은 단목예설이었고, 남자는 지극히 준수하게 생긴 청년이었다. 바로 백이건이었다. 그는 백이건의 얼굴을 본 적이 없어서 처음엔 별로 주목하지 않았다.
“그대가 이곳으로 올 줄 알고 있었어요.”
“으으, 사갈 같은 년! 은혜를 베풀어 주었더니 이런 식으로 배신을 한단 말이냐?”
“흥! 말이 지나치군요. 어차피 그대와 좋은 일로 엮인 사이도 아닌데, 별꼴을 다 보겠네요.”
“네년이 적극적으로 협조할 때 한 번쯤 의심을 해야만 했거늘…….”
그는 뒤늦게 후회했지만, 이미 되돌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약재는 어디에 감추어 두었느냐?”
“찾아 봤자 조 대협에게는 쓸모없는 것들인데, 굳이 관심 가질 필요가 있을까요?”
“흐흐, 내가 갖지 못하는 것은 네년도 갖지 못한다.”
“호! 역시 조 대협의 대답은 제 예상을 빗나가지 않는군요.”
단목예설은 겉으로는 부드럽게 웃고 있었지만, 눈빛은 어느 때보다 차갑게 가라앉아 있었다.
“참, 일전에 천마강시를 만들 시신을 어디서 구하는지 물어본 적이 있었는데, 기억하시나요?”
“그때 네년이 시신은 중요하지 않다고 대답을 하지 않았느냐?”
“호호! 그건 틀렸어요. 천마강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시신이에요.”
“그럴 줄 알았다. 헌데, 왜 갑자기 시신을 언급하는 것이냐?”
“왜일 것 같나요?”
“서, 설마?”
그는 황당한 표정으로 자신을 가리켰다. 말도 안 되는 생각이었지만, 사실 자신만큼 최고의 재료도 없기 때문이었다.
단목예설이 대답 대신 배시시 웃었다. 대답은 그것으로 충분했다.
“으으.”
조패양은 오물을 뒤집어쓴 기분이었다.
처음부터 모든 것이 계획적이었던 것이다. 그녀는 자신이 준비해 준 약재와 도구를 사용해서 자신을 천마강시로 만들려고 작정하고 들어왔던 것이다.
세상에 이처럼 무섭고 치밀한 계략이 또 있을까?
허나, 그는 이내 어이가 없어서 실소마저 나왔다.
“네년의 천부적인 지혜는 실로 감탄할 만하다. 하지만, 네년의 계획에는 아주 치명적인 단점이 하나 있다는 걸 모르는 모양이구나!”
바로 상대가 자신이라는 것.
그를 천마강시로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그를 죽여야만 가능한 일이었다.
“그 말이야말로 정말 한심한 소리군요. 제가 그만한 준비도 없이 계획을 했을 것 같나요?”
조패양이 얼굴을 찌푸렸다. 단목예설은 눈에 거슬릴 정도로 여유로웠다.
그는 잠시 생각을 하다가 문득 단목예설의 옆에 서 있는 청년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지금 작업실에서 그녀가 믿고 의지할 것은 바로 옆의 청년밖에 없어 보였기 때문이었다.
‘응?’
그의 눈에 이채가 떠오른 것은 바로 그 순간이었다. 처음에는 주의 깊게 살펴보지 않아서 미처 느끼지 못했었는데, 백이건의 몸속에는 추측하기 어려울 정도로 막강한 공력이 흐르고 있었다.
순간 엄청난 충격이 전해졌다.
일찍이 이런 기분은 선후인을 만나고 두 번째였던 것이다.
“네놈은 누구냐?”
四
백이건은 단목예설과 손을 잡았지만, 조패양을 상대하는 과정을 보면 그 역시 소름이 돋았다. 자신이 너무 겁도 없이 단목예설과 덜컥 손을 잡은 건 아닌지 후회가 될 정도였다.
‘쩝! 이거 혹시 나까지 천마강시로 만들겠다고 달려드는 건 아닌지 모르겠군.’
백이건은 은근히 뒤가 켕겼다. 사실 천마강시의 재료라 치면 조패양보다 자신이 더 훌륭한 재료 아니겠는가.
그때, 조패양의 목소리가 그의 상념을 깨뜨렸다.
“네놈이 누구냐고 물었다.”
“험험! 태왕전의 사위라고 하면 알겠소?”
“태왕전의 사위가 왜 단목예설과 붙어먹는단 말이냐?”
“붙어먹는다니, 말이 너무 심하잖아? 우리는 필요에 의해 손을 잡았을 뿐, 뭐 그런 이상한 사이는 아니란 뜻이오.”
“네놈의 능력이 대단하다는 것은 공력만 봐도 알겠다. 분명 나에게 했던 것처럼 네놈에게도 했을 테지. 차라리 그 계집을 버리고 나와 손을 잡는 것이 어떻겠느냐?”
“나도 은근히 뒤가 켕기긴 하지만, 그대는 굳이 이게 아니더라도 용서할 수 없는 이유가 있소.”
백이건은 조패양의 위선적인 모습을 너무 많이 보았었다. 특히, 북리자령을 죽이려고 천하를 이 잡듯 뒤지는 모습을 보고 언젠가 조패양을 자기 손으로 제거하겠다고 맹세한 적이 있지 않던가?
“우리 서로 길게 시간 끌지 맙시다. 어서 검을 뽑으시오.”
“애송이 놈이 눈에 보이는 것이 없구나! 설마하니 본좌가 새카맣게 어린놈을 상대로 먼저 검을 뽑겠느냐?”
조패양은 자존심이 상한 듯했다.
“네놈부터 준비해라. 본좌가 삼 초식을 양보하마.”
백이건도 여유를 부리고 있었지만, 아까부터 긴장하고 있었다. 조패양의 쾌검이 얼마나 무서운지 이미 지켜본 뒤였다.
“삼 초식을 양보하겠다니. 그때 가서 후회하지 말…… 헉?”
백이건이 말을 하는 도중에 조패양이 쾌검을 펼쳐 왔다. 비열하기 짝이 없는 수법이었다. 백이건이 다급하게 뒤로 몸을 날려 피하자 조패양이 연속 십여 차례를 공격했다.
삭삭삭!
그의 쾌검은 너무 빨라서 공간이 갈라지는 듯한 착각마저 일었다. 백이건은 조패양의 비열한 행동에 화가 치밀었지만, 감히 입도 벙긋할 수 없었다.
찌익!
백이건의 소맷자락이 길게 잘려져 나갔다. 한 줄기 혈흔이 팔뚝 위에 새겨졌다. 살짝 스쳤을 뿐인데도 팔이 화끈거리며 아파 왔다.
‘조금만 늦었어도 팔뚝이 잘려져 나갔을 것이다.’
백이건은 이렇게 피하기만 하면 영원히 쾌검의 진식에 빠져나가지 못할 것 같았다.
더구나 여기는 지하 석실이었다. 그의 무공 중 위력이 강한 천둥과 벼락은 펼칠 수가 없었다.
그는 두 팔에 힘을 주고 자전을 펼쳐 조패양을 밀어냈다.
“억?”
조패양은 외마디 비명을 질렀다.
난데없는 기운에 밀려 그의 검세가 흐트러진 것이다.
하지만, 그는 극강의 고수답게 재빨리 자세를 바로잡고 다시금 쾌검을 펼쳐 갔다.
백이건이 무림에 나와 자전을 이렇게 빨리 파훼한 사람은 조패양이 처음이었다. 조패양이 머뭇거린 시간은 극히 찰나에 불과했다.
허나, 백이건은 그것만으로도 이미 몇 번은 더 호흡을 가다듬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단목 소저, 빨리 눈을 감으시오.
그가 전음으로 단목예설에게 경고했다. 단목예설이 영문을 모른 채 눈을 감은 순간, 백이건이 뇌전을 펼쳤다.
순간 백이건의 두 손바닥에서 강렬한 빛이 일어났다. 지하 석실에서 유일하게 펼칠 수 있는 것이 바로 번개였다.
하지만, 어둡고 좁아터진 지하 석실에서 펼쳐진 번개는 평소보다 그 위력이 몇 배는 더 강해졌다.
“커억! 이, 이런 강렬한 빛이라니…….”
조패양은 쾌검을 펼쳐 가다 말고 두 눈을 감싸 쥐었다. 그는 눈이 터져 나갈 듯한 고통에 숨을 쉴 수조차 없었다. 단 일격에 조패양의 온몸이 무력화된 것이다.
다른 사람이었다면 두 눈이 폭발하고도 남았을 것이었다. 하지만, 위력이 몇 배나 강해진 번개에도 조패양의 눈은 멀쩡했다.
‘역시 오제라는 것인가?’
백이건은 틈을 주지 않고 그대로 몸을 날려 조패양을 덮쳐 갔다.
조패양은 눈이 보이지 않았다. 그는 본능적으로 백이건이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알고 쾌검을 펼쳐갔다. 두 눈이 보이지 않는데도 정확하게 백이건의 전신 요혈을 찔러 왔다. 놀랍다 못해 감탄이 절로 나올 만한 일이었다.
허나, 처음보다 미세하게나마 검세가 느려진 상태였다. 백이건은 몸을 오른쪽으로 비틀어 피하고 왼쪽 팔을 찔러 갔다. 그쪽 주변의 검세가 날카로운 기운이 특히 무뎌졌던 것이다.
퍼퍽!
백이건의 주먹이 순식간에 그의 옆구리를 정확하게 두 번이나 가격하고 뒤로 빠졌다. 우드득 갈비뼈가 으스러지는 소리가 지하 석실에 울려 퍼졌다.
“으아악!”
조패양의 신형이 저 멀리 날아가 벽에 부딪혔다가 바닥에 떨어져 내렸다.
“쿨럭! 쿨럭! 이제야 네놈이 누구인지 알겠다. 너는 천마성에서 선후인에게 패하고 도망쳤다던 자로구나!”
백이건이 눈살을 찌푸렸다.
“선후인이 모든 것을 차단했을 텐데, 그대는 어찌 알았소?”
“쿨럭! 쿨럭! 오래전부터 은현장에 사람을 심어 놓았다면 믿겠느냐?”
조패양은 격렬하게 기침을 했다. 그때마다 피를 토해 냈고, 피 속에는 내장 부스러기가 섞여 나왔다.
“쿡쿡! 대단한 일격이군. 단 한 방으로 내장을 모조리 으스러뜨릴 줄이야. 선후인과 싸우고도 살아남은 유일한 인물답구나.”
조패양은 진심으로 감탄하고 있었다.
처음부터 상대가 백이건인 줄 알았다면 싸우지 않았을지도 몰랐다.
조패양은 말과 함께 간신히 몸을 일으켜 바닥에 앉았다. 그의 눈빛에서는 점점 생기가 꺼져 가고 있었다.
“쿨럭! 한 바탕 잘 싸웠다, 애송이! 나를 천마강시로 만들거든 반드시 선후인을 죽이는 데 사용해라. 쿡쿡!”
뚝!
조패양의 고개가 밑으로 떨어져 내렸다. 그는 두 눈을 부릅뜬 상태로 죽었다. 마지막 말은 결국 유언이 되고 말았다.
남협 조패양의 명성치고는 쓸쓸한 최후였다.
“으음…… 그대의 악행은 영원히 마음속으로 묻어 주겠소.”
그것이 마지막 오제에 대한 예의라 할 수 있었다.
하나가 가면 새로운 하나가 오는 법.
그렇게 남협 오제는 세상을 떠났지만, 천하는 백이건이라는 절대고수를 맞이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