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dentified creature capture team RAW novel - Chapter 256
255화
“와플이라면…. 제가 아는 그곳 맞습니까?”
강신이 되묻자, 이순자가 고개를 끄덕였다.
한입 베어먹은 와플을 로고로 삼는 IT 기업이며, 전 세계 최대의 다국적 기업 중 하나인 곳이었다.
와플은 세계 시가 총액 1위, 세계 영업이익 및 순이익 1위, 매출 6위의 기업이었다.
대한민국 최대 기업인 성신과 비교해 봐도 시가 총액은 5.8배, 순이익은 2.6배 매출은 1.4배의 차이가 나는 거대한 기업이었다.
강신이 와플에 관한 내용을 다룬 소설을 쓰진 않았지만, 이들의 기술력을 생각하면 성신처럼 비밀 연구소를 가지고 있다는 건 예상가능한 일이었다.
“아…. 이들이 쓰는 장비를 보고 예상을 했어야 하는데.”
한 분야에서 성신보다 기술력이 좋은 곳은 몇 군데가 있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성능 좋은 장비를 가진 곳은 전 세계에서 몇 군데 되지 않았다.
“그런데, 와플에서 갑자기 왜 저희를 습격했을까요.”
와플에 대한 정보가 없는 강신이 묻자, 척준신이 강신을 빤히 바라봤다.
“?”
“음…. 자네는 한 번도 와플과 접촉해 보지 못했었나….”
척준신은 마치 와플과 이런 일이 일어난 게 한두 번이 아니라는 것처럼 말했다.
“이런 경우가 또 있었습니까?”
그 질문에 대답해 준 것은 이순자였다.
“와플에서 이러는 건 흔한 일이죠.”
와플의 현장 난입은 전 세계적으로도 유명했다.
단지 강신이 모르고 있었을 뿐이었다.
와플이란 기업은 순수하게 이익만을 추구하는 곳이었다.
이익을 위해서라면 다른 기업이 선점한 현장에 침입해 U.M.A를 빼돌리거나, 가지지 못하면 파괴 공작을 벌이는 등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다른 기업의 것을 뺏는데. 제지하는 곳이 하나도 없습니까?”
“그게 말이죠…. 보통 미확인 생물 출현 현장은 주인이 따로 있지 않으니까요.”
이순자가 한숨을 푹 내쉬었다.
애초에 정보의 선점과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기업이라는 간판 때문에 다른 기업들의 방해가 없었던 것이었다.
척준신도 머리를 긁으며 입을 열었다.
“와플은 아슬아슬하게 선을 지키면서 다른 기업들의 현장을 노린다고 하더군. 그리고…. U.M.A 국제회의에 참석하는 이들에게 엄청나게 뇌물을 뿌린다는 소문도 있네.”
와플은 다른 기업이 선점하고 있는 현장에서 U.M.A를 훔치고, 다른 기업이 U.M.A를 가지는 걸 방해했다.
그러나 고의로 인명피해를 일으키지는 않았다.
심지어 문제가 될 일이 생기기 전부터 U.M.A 국제회의에서 발언권을 가진 사람뿐만 아니라, 각 국가에도 거액의 뇌물을 지급했다.
현장 난입 같은 일은 기업 간의 경쟁으로 취급하며 넘어가는 경우가 많았다.
“물론 국제회의에서 판단했을 때, 와플이 한 행동이 너무 과하다고 판단되면 경고를 하긴 하지만…. 딱 그뿐이지.”
자숙하는 척, 와플 기업이 선점한 미확인 생물 출현 현장에서만 움직였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였다.
자숙하는 기간이 끝나면 얼마 지나지 않아 탐욕적으로 다른 기업이 선점한 현장을 노렸다.
와플이 세계에서 손에 꼽힐 정도로 큰 기업이 된 건 이런 공격적인 움직임 때문이었다.
“탐욕스럽게 다른 기업이 확보하려던 U.M.A를 훔쳐 갔으니, 그에 따른 기술 발전은 예정된 것이겠지.”
“사실 그동안 강책임이 운이 좋아 그런 거지, 우리 현장에도 난입한 경우가 적지 않았죠.”
강력한 정예 요원과 뛰어난 기술력을 가지고 있는 성신도 갑자기 난입한 와플에게 U.M.A를 뺏긴 경우가 있었다.
“그럼 저들은 어떻게 되는 겁니까?”
강신이 바닥에 쓰러진 이들을 가리키며 말하자 이순자의 표정은 조금 어두워졌다.
“글쎄요…. 아마 있으나 마나 한 솜방망이 처벌만 받을 거예요.”
저들에게 물릴 수 있는 죄는 사유지 무단 침입과 기물을 파손한 죄 밖에 없었다.
그마저도 와플은 돈으로 해결할 가능성이 컸다.
저들의 난입으로 이미 성신은 큰 손해를 봤다.
저들이 노커를 발견하고 납치를 시도했다.
미수로 끝나긴 했지만 노커가 이곳을 떠나게 됐고, 결국 이곳의 금맥은 마르게 될 것이다.
그런데 이런 사건을 일으킨 이들에게 아무런 처벌을 하지 못하는 건 꽤 억울한 일이었다.
허나 당장 이들을 처벌하는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오늘 있었던 일을 잊지 않고, 추후를 기약하는 수밖에 없었다.
‘와플이라….’
강신은 오늘 있었던 일들을 절대 잊지 않겠다고 스스로 다짐했다.
* * *
그렇게 현장은 정리되었다.
와플 요원들은 이순자의 예상대로 벌금형만 받았을 뿐, 다른 처벌은 받지 않았다.
오히려 그들은 성신 그룹이 압수해간 와플의 장비들을 돌려달라며 소송을 걸었다.
다행히 사법부에서 기각했지만 이미 성신은 와플에게 기분이 상할 대로 상한 상태였다.
“U.M.A와 관련된 일이라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는 게 조금 억울하네요.”
“뭐, 정확한 손해를 측정하기 힘들어서 어쩔 수 없는 상황이긴 하죠.”
개인 큐브에서 김대리가 툴툴댔다.
와플이 난입해서 금맥이 말랐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건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따라서 와플에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 없었다.
“그래도 완전히 손해 보진 않았잖아요.”
카밀라가 시큰둥하게 말하자 김대리가 고개를 끄덕였다.
정부에 큰돈을 들여 교섭까지 진행했는데 노커가 사라졌으니 성신이 큰 손해를 보는 게 정상이었다.
하지만 이번 일로 성신은 손해는커녕 상당한 이익을 얻었다.
“손해가 뭡니까, 오히려 엄청난 이득을 봤죠…. 설마 그 원석이 그런 가치를 가지고 있을 거라고 누가 생각이나 했겠습니까.”
김대리가 말한 원석은 노커가 강신에게 넘겨준 원석을 말한 게 아니었다.
그 원석이 가지고 있는 가치의 면에서 조금 애매했다.
인간들이 찾아서 좋아했던 원석이라며 노커가 만들어줬지만 감정 결과, 다이아몬드가 아니라 수정 원석이었다.
어떤 원석이 인간 사회에서 큰 가치를 가지는지 정확히 몰랐기에 일어난 일이었다.
사실 노커가 준 선물은 성신에서 강신에게 넘겨달라는 요구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노커의 눈물이 굳은 원석은 반대로 가치를 측정할 수가 없었다.
보석 감정사들이 어떤 종류의 보석인지 감별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노커가 남긴 두 개의 원석은 모두 강신의 손으로 들어갔다.
커다란 수정 원석은 큐브의 장식품으로, 노커의 눈물이 굳은 원석은 강신의 소장품이 되었다.
그 사실을 알게 된 권영식이 원석으로 연구를 해보고 싶다는 요청을 했고, 강신은 흔쾌히 대여해 주었다.
그럼, 김대리가 말한 값비싼 원석은 무엇이었을까?
그 원석은 전혀 엉뚱한 곳에서 나온 것이었다.
나흘간 강신과 현장 요원들이 곡괭이로 캤던 원석 중 현장 요원이 다이아몬드냐고 물었던 원석.
감정을 해본 결과 진짜 다이아몬드로 판별되었다.
그것도 무려 1,204캐럿의 원석으로….
“원석 자체로도 값어치가 상당하지만, 세공까지 끝내면 가격이 얼마나 치솟을지 상상도 안 되는군요.”
원석을 보석으로 세공하는 건 상당히 힘든 일이었다.
실제로 1,109캐럿 원석을 전문가들이 18개월 이상 작업해서 300캐럿짜리 다이아몬드로 만든 적이 있었다.
하지만 이곳에서 발견된 건 그보다 95캐럿이 더 큰 원석이었으며, 형태를 잡기 더 좋은 상태였다.
“자세한 건 전문가들과 이야기를 나누어 봐야겠지만요.”
이미 성신은 최고급 명품 보석 및 액세서리로 유명한 세계적인 회사, 그리프에 연락을 넣어둔 상태였다.
“금광은 아깝지만 그래도 큰 이익을 봤으니, 상부에서도 축제 상태라고 하더라고요.”
지속적인 이익이 아닌 일회성 이익이지만, 그 수치가 엄청났다.
상부뿐만 아니라 이번 작전에 참여한 요원들과 연구원들까지 큰 성과금을 기대하고 있었다.
중간에 찜찜한 일들이 있었지만, 그래도 현장은 잘 정리됐다.
하지만 강신은 와플과 비밀 종교 단체, 이 두 집단과 질긴 악연이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걸 알지 못했다.
* * *
노커가 등장했던 화암 동굴 현장 일이 마무리되고 며칠이 더 지났다.
그동안 다이아몬드 원석이라고 판별된 원석은 세공 계약을 체결한 그리프 본사로 옮겨졌다.
비밀리에 진행되었지만 어디선가 정보가 새어 나갈 수도 있었기에, 원석을 보호하기 위해 척준신이 직접 원석의 경호를 맡게 되었다.
그동안 강신은 쉬지 않고 다음 출동 현장을 물색하고 있었다.
“여기는 정보가 너무 부족해서 가도 찾을 수 있는 게 없을 것 같고….”
마음에 드는 현장이 없었다.
미확인 생물 출현 현장은 U.M.A를 다룬 강신의 소설이 있음에도 해결하지 못한 현장들이었다.
그러니, 강신도 현장을 고를 때는 신중해야 했다.
“이건 코멘트를 달아 놔야겠네….”
강신은 위험한 현장을 담당하는 요원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도록 참고할 만한 내용을 추가로 적어 넣기도 했다.
그렇게 미확인 생물 출현 현장을 보던 강신의 눈길을 끄는 단어가 있었다.
‘거인?’
미국에 있는 성신 지부에서 올린 내용이었다.
실질적으로는 미국에서 성신뿐만 아니라 비밀 연구소를 가진 여러 기업들에게 요청한 내용이었다.
거인, 그 말대로 거대한 인간을 뜻하는 단어였다.
성신 그룹 미국 지부가 요청한 건 거인을 제압하는 걸 도와달라는 내용이었다.
지역은 아프가니스탄, 칸다하르 지역의 험준한 산악이었다.
그곳에 나타난 거인은 주변 지역에서 신으로 모시고 있는 존재였다.
‘정보가 부족하기는 한데….’
강신은 살짝 고민했다.
거인이라고 해서 모든 같은 거인이 아니었다.
거인에도 많은 종류가 있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신화를 보면 거의 모든 신화에서 거인이 등장했다.
북유럽 신화에서는 겨울의 추위를 상징하는 서리 거인들이 나타났고, 그리스 로마 신화에는 티탄이나 헤카톤케이레스도 거인으로 등장한다.
한국 설화에도 설문대 할망이 있었다.
큰 체구로 사람을 돕는 선한 역을 맡는 경우도 많았으나, 반대로 사람을 잡아먹거나 해하는 거인도 많았다.
또한, 태초의 거인이 존재했고 그 거인이 죽어 흩뿌려진 장기에서 세계가 형성되었다는 창세 신화도 많이 존재했다.
거인들은 이처럼 터무니없는 이야기에서만 나오는 건 아니었다.
현실적으로 다윗과 골리앗 이야기도 있었다.
미국 지부에서 요청한 내용은 칸다하르에 나타난 거인에 관한 내용이었다.
한때, 유명했던 음모론으로 아프가니스탄 해발 1,000m 칸다하르 지역 험준한 산악 동굴에서 발견된 거인이었다.
거인의 크기는 5~6m 크기로 인간과 다르게 손가락과 발가락이 하나씩 더 많았으며, 붉은 머리카락과 수염을 가지고 있었다.
이 거인을 발견한 미군이 사살했다는 내용이었다.
강신이 이 요청에 관심을 가진 이유는 거인 때문이 아니었다.
정확히는 정보가 강신이 아는 것과 조금 다르기 때문이었다.
‘이거 그냥 연막용 음모론일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