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dentified creature capture team RAW novel - Chapter 305
304화
강신은 임상무에게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했다.
아무리 정신이 없어도 제대로 파악되지 않는 현장을 나가는 것만큼 멍청한 짓은 없었으니까.
임상무가 돌아가고 큐브에 혼자 남은 강신은 고민에 빠졌다.
“도대체 뭘 준다고 했길래 상부에서 움직였지.”
지니즈에서 자신을 어떻게 알고 도움을 요청했는지는 둘째 치더라도, 상부가 임상무를 직접 보낼 정도로 조급해하는 경우는 흔치 않았다.
‘펜타곤에서 압박을 가했을 때, 이후 처음인가.’
심지어 미국 정부가 압박을 넣었음에도 상부 전체가 움직이지 않았다.
지니즈에서 성신에게 제시할 수 있는 건 많지 않았다.
애초에 지니즈는 U.M.A를 연구하는 다른 기업들과 다르게 평범한 엔터테인먼트 회사였다.
U.M.A의 존재만을 알고 있을 뿐, 비밀 연구소를 소유하고 있지 않았다.
그런데도 상부가 움직였다는 건 호기심이 생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강신은 임상무가 건넨 서류의 마지막 부분을 보고 호기심을 해소할 수 있었다.
“이런 미친…….”
지니즈에서 성신에게 제시한 걸 본 강신의 입에서 거친 말이 튀어나왔다.
“정말로 이걸 준다고요?”
강신이 보고 있는 마지막 장에는 이번 사건을 아무런 탈없이 해결해 주었을 때의 대가가 제시되어 있었다.
-회사 총 주식의 5%를 성신에게 그리고 도움을 준 정보꾼에게 1%를 제공한다.
단, 이는 사건을 해결하고 애너하임 지니즈 랜드가 운영함에 차질이 없어야 한다.
조건은 달려 있었지만, 그래도 지니즈에서 제시한 것은 어마어마한 양의 주식이었다.
“지니즈의 주식을 준다고?”
강신이 아무리 재물에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고 해도 입이 벌어질 액수였다.
오죽했으면 현실성이 떨어지는 상황에 자신의 볼을 잡아 당겨봤을까.
금액만 생각할 이야기가 아니었다.
지니즈에서 제공하는 게 그냥 돈이 아닌 주식이라는 점이다.
1%, 퍼센트로 보면 적게 보이지만 개인이 가진다고 하면 엄청난 양의 주식이었다.
‘지니즈는 배당을 하지 않으니 부수입은 없겠지만, 1%라면 지니즈에서 대주주로 인정받을 수 있겠지.’
그것뿐만이 아니었다.
성신에게 양도되는 주식만 가지고도 성신이 지니즈의 주주총회를 열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지니즈의 중요 사안을 결정하는 일에 투표권 또한 갖게 됐다.
그 말은 지니즈를 좌지우지할 힘의 일부를 갖는 걸 의미했다.
“상부에서 눈이 돌아갈 만도 하네.”
돈으로 움직이지 않는 이들을 움직이는 데 필요한 게 무엇일까.
돈을 대신할 무엇인가를 제공해야하는 것인가?
‘옛날이었다면 그럴 수도 있겠지.’
돈으로 구할 수 없는 게 많았던 옛날에는 그 말이 맞을 수 있었지만, 요즘은 아니다.
최근엔 이런 말이 있다.
-많은 돈을 제시하고도 거절당했다면, 그 돈이 부족한 게 아닌지 생각해보라.
‘뭐, 일종의 농담같은 말이긴 하지만 어쨌든 이 조건은 나라도 혹하긴 하네….’
돈을 보고 회사를 다니는 게 아니라고 주장하는 강신이다.
하지만 지니즈에서 제시한 건 강신도 쉽게 거절하지 못할 정도로 큰돈이었다.
“와, 난 진짜 돈에 관심이 없는 줄 알았는데…. 아니었네.”
자신을 돌아보게 만드는 지니즈의 제시에 강신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이번 일을 맡더라도 막무가내로 시작할 순 없지.”
너무 큰 보상에 눈이 돌아가 일을 덜컥 수락했다가는 나중에 크게 후회할 수도 있었다.
강신은 이번 일을 이성적으로 생각하며, 지니즈의 자료를 자세하게 탐독했다.
‘독소 조항으로 보이는 내용은 없어.’
조금 걸리는 게 있다면 이상 현상을 해결하고, 놀이 공원이 정상적인 운영이 가능해야 한다는 점이었다.
하지만 그 부분도 상세한 내용을 보면, 크게 문제 될 만한 것은 없었다.
-운영의 차질이란 자의로 휴장하는 것이 아니라, 이상 현상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사람들이 다칠 위험이 있는 경우로 한한다.
‘지니즈 랜드 자체가 넓으니, 놀이 기구 하나둘 손상된다고 해도 운영이 불가능하지는 않겠지.’
지니즈에서 말한 운영의 차질이 생기려면, 강신이 이상 현상을 해결하지 못하는 건 물론이고 U.M.A들이 날뛰는 현상이 발생해야 한다.
어마어마한 조건이긴 했지만, 아무리 살펴봐도 이상한 구석이 없었다.
“문제 해결도 그렇게 어렵지 않을 것 같은데.”
지니즈가 이상 현상이라고 보내온 내용 중 대다수는 강신의 소설에 나왔던 U.M.A의 짓이었다.
한 가지 걸리는 점이 있다면, 구은혜의 은장도를 만들어 주었을 당시 꿈에 나왔던 놀이 기구가 있다는 것이다.
다른 꿈들과 달리 자신을 인지한 소녀가 등장했다.
그리고 정확하게 그 꿈에서 보여주고자 했던 U.M.A가 무엇인지 알 수 없었던 게 못내 마음에 걸렸다.
‘그 노래는 지니즈 랜드에 있는 스몰 월드의 놀이 기구에서 나오는 노래라고 했지.’
워낙 유명한 곳이라 강신이 흥얼거리기만 해도 지니즈 랜드를 다녀온 사람이라면 단번에 알아차릴 것이다.
때문에 꿈에 나온 놀이기구를 찾는 것 자체는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그 꿈이 자신에게 보여주고 싶었던 게 무엇인지는 끝끝내 알아내지 못했다.
‘그래도 빠져나오는 방법은 아니까, 도전해 볼만 한데.’
더는 고민할 필요도 없었다.
정보는 충분했고, 불안한 부분도 충분히 대처할 수 있는 정도였다.
‘이건 안 갈 수 없겠어.’
결국, 강신은 고심 끝에 임상무에게 애너하임에 있는 지니즈 랜드의 일을 해결하겠다고 이야기를 전달했다.
당연한 말이지만 강신이 결정을 내리자, 상부는 이미 지니즈의 문제를 해결한 것처럼 벌써부터 축제 분위기였다.
* * *
“그래서 저희들을 소집하셨군요.”
모든 설명을 들은 김대리가 큐브에 모여있는 다른 울프 팀 요원들을 한번 둘러보며 말했다.
강신의 이야기를 들은 울프 팀 요원들의 표정은 오묘했다.
지니즈가 제시한 게 어마어마한 대가라는 건 인지했다.
그러나 그게 자신의 손으로 들어오는 게 아니었으니, 기쁜 듯 기쁘지 않은 표정이었다.
강신은 그런 일행들에게 동기를 부여해주기 위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번 일을 해결해서 받는 지니즈의 지분은 저 혼자 독식할 생각이 없습니다.”
“어…. 정말입니까?”
“네, 물론입니다. 성신이 받는 지분은 제가 어떻게 하지 못하겠지만, 제가 받기로 한 지분은 현장에 나간 이들과 나눌 겁니다.”
울프 팀 요원들이 놀란 눈으로 강신을 바라봤다.
“같이 나가서 고생하는데 저 혼자 그런 걸 받으면 좀 그렇잖아요.”
사람 좋게 인자한 웃음을 짓는 강신이었다.
몇 명은 신도가 신을 영접이라도 한 것처럼 경애를 담아 강신을 바라봤다.
“아, 하지만 모두 공평하게 나누는 건 아닙니다.”
강신은 이번 일의 지분을 계산하여, 정확하게 나눈 숫자들을 일행 한 명, 한 명에게 나누어 주었다.
“보시면 아시겠지만, 그래도 적은 금액은 아닐 겁니다.”
강신이 건넨 자료에는 울프 팀뿐만 아니라, 현장에 함께 나가게 될 현장 요원 1팀 요원들 몫까지 있었다.
“음…. 조금 걱정이 되는데.”
척준신은 강신이 건네준 자료를 보고 오히려 걱정했다.
“에…? 뭐가요.”
김대리가 자신이 받을 주식을 멍하니 보다가 척준신에게 되물었다.
“받으면 좋긴 하겠지만 돈을 보고 일하는 요원들은 이렇게 큰 금액의 주식을 받으면, 일을 그만둘 수도 있으니 말이지.”
현장 요원들을 뽑는 절차는 까다롭고 시간도 많이 필요했다.
기껏 훈련시켜 놓고 일에 적응하게 만들어 놨더니, 그만두면 성신으로서는 뼈아픈 손해였다.
특히 즉시 전력이 되는 1팀 요원이라면 더욱 그랬다.
하지만 그런 척준신의 걱정을 미리 알고 있었던 강신은 A4용지를 한 장 더 건넸다.
“그래서, 주식을 제공하는 건 1년 뒤로 해놨습니다.”
그 용지에는 강신이 나누기로 했던 주식이 1년 뒤에 지급된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그 정도 시간이라면 혹시나 그만둘 현장 요원들을 대신해 다른 현장 요원을 뽑아 교체할 수 있겠죠.”
“음….”
척준신이 고개를 끄덕이며 납득했다.
“자, 이 정도면 동기부여는 확실하게 되셨겠죠? 그럼 본제로 들어가 볼까요?”
보상이 너무 좋았기 때문일까.
울프 팀 요원들은 모두 눈을 빛내며 강신의 이야기를 집중했다.
“방금 말씀드렸듯이 저희가 갈 장소는 애너하임의 지니즈 랜드입니다.”
강신은 미리 준비했던 자료들을 홀로그램으로 띄우며, 일행들에게 설명을 이어갔다.
“지니즈가 저희에게 일을 맡긴 이유는 알 수 없는 여러 이상 현상들 때문입니다.”
강신은 지니즈에서 보내온 사진을 띄웠다.
배경은 대부분 어두웠고, 놀이 공원 곳곳에 희끄무리한 사람 형체 비슷한 것들이 찍혀 있었다.
그것뿐만이 아니었다.
자동으로 켜지는 램프와 캐리비안 해적 놀이 기구에 존재한다는 조지, 그리고 헌티드 맨션의 유령까지.
괴담으로 떠돌던 내용이 사진과 영상으로 재생되자, 일행들은 놀란 표정이었다.
“진짜 자동으로 램프가 켜지는군요.”
아무것도 없는 방에서 한 직원이 램프를 끄고 카메라로 촬영하는데, 램프가 스스로 켜지는 현상이 일어났다.
“캐리비안 해적 놀이 기구에 조지라…. 저 인형은 움직이지 않게 설계된 거죠?”
해적 인형 중 하나 움직이는 영상이었다.
그리고 가장 많이 문제가 발생하는 곳은 헌티드 맨션이라는 이름의 귀신의 집이었다.
천천히 움직이는 의자에 앉아, 999명의 유령이 사는 저택을 관람하는 놀이 기구였다.
콘셉트 자체가 귀신의 집이라서 그런지, 이 저택과 관련된 괴담이 정말 많았다.
지니즈에서 보내온 자료의 반 이상이 모두 이 놀이 기구에서 찍힌 사진과 영상이었다.
모든 자료를 일행들에게 다 보여주고, 강신이 설명을 이어갔다.
“보시면 알겠지만, 대중에게 공개되면 안 되는 자료들입니다.”
아이들의 선망 대상이 되는 놀이 공원에 저런 것들이 출몰한다는 게 알려지면, 엄청난 타격을 받게 될 것이다.
U.M.A가 일으키는 초자연적 현상을 많이 목격해서인지, 일행들은 그리 무서워하지 않는 눈치였다.
아니, 오히려 다른 부분을 걱정하고 있었다.
“괜히 이렇게 좋은 보상을 제시한 게 아니네요. 저걸 다 해결하려면 짧은 시간으로는 어림도 없겠습니다.”
장웨이가 많은 양의 이상 현상을 보고는 아미를 찌푸렸다.
그의 옆자리에 있는 김대리의 표정 또한 좋지 않았다.
“유령이 잔뜩이네요. 이건 뭐 저희가 고스트버스터즈도 아니고….”
강신은 김대리의 말을 정정했다.
“유령이라…. 분명 제 소설에서도 인간의 잔류 사념으로 나오긴 하는 존재죠. 하지만 여기에 나오는 존재들은 유령이 아닙니다.”
“이게 유령이 아니라고요?”
누가 봐도 유령처럼 보이는 존재를 보고, 아니라고 하니 김대리가 살짝 당황했다.
하지만 강신은 이미 이곳에 머무는 존재들이 어떤 개체인지 파악한 상태였다.
“그럼, 저것들의 정체는 뭡니까?”
“흔히 요정(妖精)이라고 불리는 것들이죠. 그리고 지니즈 랜드에 저렇게 많은 개체가 있는 걸 보면 아무래도 지니즈 랜드에 요정의 둥지가 생긴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