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dentified creature capture team RAW novel - Chapter 394
393화
“하……. 서브 몬스터라, 또 골치 아픈 게 나왔네.”
요즘 활동이 뜸한 비밀 종교단체의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이들이었다.
이 집단의 이름을 직역하자면 괴물을 섬긴다는 뜻이었다.
강신은 서브 몬스터의 등장에 머리가 지끈거렸다.
비밀 종교 자체가 잘못된 사상으로 물든 이들의 집단이라지만, 이들은 특히나 더 급진적 사상을 가진 과격파들이었다.
‘인육만을 먹는 U.M.A에게 사람을 던져줄 정도니까.’
왜 자신의 몸을 던지지 않냐고 물었던 사람에게 했던 대답은 더 가관이었다.
-그러면 앞으로 누가 저 분을 모시겠습니까?
만약 다른 이들이 몬스터에게 먹이를 줄 수 있다면, 자신의 몸을 던지겠다는 말을 할 정도로 단단히 미친 이들이었다.
이들은 활동도 조금 특이하게 했다.
‘각자 원하는 U.M.A를 섬기지.’
U.M.A 자체를 신봉하는 게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U.M.A를 섬겼다.
그래서일까, 이들은 다른 비밀 종교 집단보다 단합이 안 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특이하게도 이들 모두가 위험 분자인 것은 아니었다.
“위험도가 낮거나 순한 U.M.A를 섬기는 이들은 괜찮지만….”
위험도가 높거나 사람을 공격하는 U.M.A를 섬기는 이들이 문제였다.
이번 아울맨 사태도 그랬다.
콘월 지부 현장 요원의 보고서에는 아울맨을 모스맨으로 착각하고 있었기에 분명 적대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았을 터였다.
‘대비는 했겠지만 U.M.A를 공격할 장비는 평소보다 덜 챙겼겠지.’
그렇게 현장 요원들은 아울맨을 마주하고 뭔가 잘못되었다는 걸 깨달았을 것이다.
아울맨에게 공격당한 그들이 취해야 했을 행동은 자신이 있는 현장에 대한 경고였다.
하지만….
‘보고서에는 지원 요청을 했다고 했지.’
요청한 지원 내용도 문제였다.
아울맨에 대한 정보는 쏙 빠진 상태로 지원 병력만 보내 달라고 했다.
아울맨이 그들을 습격했다면 몸이 굳어있는 상황인데, 어떻게 지원 요청이 가능했을까.
‘지원 요청을 현장 요원들이 했을까?’
처음 현장에 나간 인원들은 크게 다쳐 혼수상태, 혹은 사망한 인원도 있어서 직접 듣지는 못했다.
하지만 충분히 의심해볼 수 있는 상황이었다.
아울맨은 인간으로 치면 쾌락 살인마 같은 U.M.A였다.
‘광신도가 아울맨의 즐거움을 위해 요원인 척 지원을 불렀을 수도 있지.’
충분히 의심해볼 만 상황이었다.
직접 현장을 방문한 것은 아니었지만, 어떤 상황인지는 대충 예상할 수가 있었다.
“지금 문제는 그 지역의 상태인데…….”
국내였다면 다른 기업, 혹은 정부에서 해결했을 터였다.
하지만 해외는 한국과 다르게 그 땅덩어리가 매우 넓었으니, 기업들이 커버할 수 있는 구역에도 한계가 있었다.
그리고 때마침 마우넌시는 성신이 집중적으로 관리하는 장소였다.
‘다른 기업에게 도움을 요청해도 얻을 게 크지 않으니, 도와줄 리도 없고….’
정부의 힘을 빌리려고 해도 영국은 다른 나라에 비하면 U.M.A를 대하는 것에 느긋한 편이었다.
나라마다 문화가 다르듯 U.M.A에 대응하는 방법도 달랐다.
한국은 먼저 발견한 기업에게 U.M.A에 대한 우선순위를 주었고, 일본은 정부가 기업을 통제했으며, 중국은 아예 국가가 관리했다.
그럼 영국은 어떨까, 그곳은 앞서 말한 곳과 정반대였다.
U.M.A와 관련된 대부분을 기업에 맡겼다.
그래서 영국의 기업들은 각각 자신들의 지역을 담당하고 있었다.
아울맨이 나타난 마우넌시는 성신이 담당하던 구역 중 하나였다.
U.M.A로부터 지역을 지키던 성신의 현장 요원들이 전멸했으니, 그 지역은 이제 무주공산이 되었을 터였다.
그런 상황을 서브 몬스터가 그냥 둘 리 없었다.
“막는 사람이 없으니, 아울맨을 위해 아마 일반인에게도 손을 뻗치겠지.”
그러면 곤란했다.
일반인 중에서 피해자가 나오고 사건이 확산되면 영국 정부나 다른 기업들이 움직이긴 할 테지만, 그만큼 성신의 입지는 많이 줄어들 것이었다.
‘그러면 곤란해.’
현재 강신의 목적은 척준신을 꺼내고, 김대리를 깨우는 것이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 각지에서 몰려오는 정보가 꼭 필요했다.
“네시스, 내일 오전에 팀원들을 소집해줘.”
-알겠어.
그렇게 강신은 울프팀을 소집했다.
* * *
다음 날 오전, 강신의 호출을 들은 팀원들은 모두 강신이 있는 개인 큐브로 몰려왔다.
강신은 팀원들에게 현재 콘월 지부의 상황을 간략하게 설명했다.
“……그래서 지원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강신의 설명이 끝나자, 임상무가 손을 들어 발언권을 요청했다.
“네, 상무님. 말씀하세요.”
“무슨 상황인지는 대충 알겠습니다만, 그거 꼭 강책임이 가야 합니까? 다른 팀을 보내도 되지 않습니까? 자료에 따르면 지금 그곳은 상당히 위험한 현장으로 분류되는 것 같은데요.”
임상무의 질문에 팀원들이 동의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어느 나라 소속이던 성신의 현장 요원이라면 기본적으로 상당한 전투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 이들이 전멸한 현장이라면 정말로 위험하다는 소리였다.
“정말로 그곳에 있는 서브 몬스터는 제가 가는 편이 대처하기 좋습니다. 그리고 울프팀만 이동할 생각은 없습니다.”
아무리 울프팀이 각 분야에서 뛰어난 이들을 모아둔 것이라고는 하나, 그 넓은 지역을 감당하기에는 인원이 너무 적었다.
“국내 각 지부에서 현장 요원을 팀 단위로 차출하고 현장 요원들이 복귀할 때까지 일정 기간 로테이션으로 돌릴 예정입니다.”
국내에는 크든 작든 꽤 많은 지부가 있었다.
그 많은 지부에서 팀을 차출한다니, 생각보다 대규모 인원이었다.
인원이 많은 만큼 강신의 안전이 보장된다.
“그래도 안전이 걱정된다면 수원 지부에서는 3팀을 데리고 가고 싶은데, 괜찮으시겠습니까?”
3팀이라면 강신과 가장 손발을 잘 맞추던 팀이었다.
이순자가 다른 팀원들의 눈치를 한번 살피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괜찮아요. 출발은 언제 하실 거죠?”
“준비되는 팀부터 바로바로 이동시키는 게 좋겠어요.”
콘월에는 출동할 현장 요원이 없었으니, 당장이라도 사람을 보내는 것이 맞았다.
임상무는 강신이 말하는 걸 보아 자신의 의지를 굽히지 않으리라 생각했는지,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하…. 어떻게든 가겠다는 소리군요. 좋습니다. 그러면 준비라도 확실하게 하죠.”
“안 그래도 임상무님에게 부탁드릴 것이 있습니다.”
“네, 말씀하시죠.”
“이번 기간만이라도 한국에서 사용하는 개인 무구를 가지고 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만…. 가능하겠습니까?”
강신은 혹시 모를 사태를 대비해, 준비를 완벽하게 하고 싶었다.
“힘들겠지만, 어떻게든 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럼 장대리님은…….”
강신은 그렇게 팀원 한 명, 한 명에게 모두 지시하고 나서야 회의가 끝났다.
“시간이 얼마 없습니다. 서둘러서 준비해 주세요.”
강신의 마지막 말이 끝나자, 팀원들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맥스, 케빈, 빌리, 저희는 오늘내일 중으로 먼저 선발대로 출발해야 하니, 평소보다 빨리 움직여주세요.”
“사용할 소모형 장비를 더 만들어야겠군.”
“장기 출장이 될 것 같으니, 넉넉하게 짐을 싸야겠네.”
그리고는 각자 맡은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해산했다.
* * *
5일 뒤, 강신은 항공기를 타고 한국을 떠나 브리스톨에 도착했다.
그곳에서 경비행기로 이동하고, 다시 차를 이용해 콘월 지부가 있는 트루로라는 도시에 도착할 수 있었다.
꽤 강행군이었지만 그 누구도 불만을 입에 담는 사람은 없었다.
그런 강신의 등 뒤에는 하드 케이스로 제작된 기타 가방이 메고 있었다.
“설마 5일 만에 허가가 날 줄은 몰랐네요.”
송기덕은 이번에 새롭게 제작된 자신의 톤파가 들어가 있는 바이올린 가방을 보며 말했다.
“그만큼 임상무님이 고생하셨다는 소리겠죠.”
평소였다면 한 달이 걸렸을지도 몰랐을 일이었지만, 임상무는 무슨 마법을 부렸는지 장비 이동 허가를 5일 만에 받아왔다.
덕분에 강신과 팀원들이 빠르게 영국으로 입국할 수가 있었다.
강신은 마중 나온 빌리와 함께 트루로에 있는 성신 지부로 이동했다.
그곳에는 이미 먼저 파견된 런던 지부 요원과 한국에서 파견된 현장 요원들로 북적였다.
“스티디언스쪽에 나타난 U.M.A 관리 부탁드립니다!”
“우리는 번쿠스다.”
“일반인이 보기 전에 해결하려면 서둘러야지.”
마치 시장통을 보는 것처럼 시끄러웠다.
한국 현장 요원들 있는 곳에서 발 빠르게 뛰어다니는 사람들이 있었으니, 그들은 바로 이틀 전 먼저 한국에서 출발했던 장웨이와 맥스, 케빈이었다.
“콘월 지부와 파견된 인원들 사이에서 현장을 조율하고 있거든요.”
이곳으로 울프팀을 안내한 빌리가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들이 사전 답사를 위해 이곳에 도착했을 때, 이곳은 그야말로 혼란의 도가니였다.
콘월 지부에서 일하는 사람들과 파견 온 현장 요원들은 일하는 스타일이 완전히 달랐다.
그러니, 그 사이에서 잡음이 발생했고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그런 상황을 해결한 것이 바로 장웨이었다.
그는 이미 많은 지부를 돌아다니며, 일을 해왔기에 어느 부분에서 문제가 생겼는지 빠르게 파악했다.
맥스와 친구들에게 사전 답사를 맡기고 이곳에서 일의 조율을 맡고 있었다.
그때만 생각하면 아직도 한숨이 나왔다.
이미 감정이 틀어질 때로 틀어진 상태였기에 양측의 기분을 풀어주기 위해 여간 힘들었던 게 아니었다.
“아, 강책임님, 도착하셨군요.”
사람들 사이에서 일을 조율하고 있던 장웨이가 강신을 발견하고는 반가운 표정으로 다가왔다.
“고생이 많으셨다고 들었습니다.”
“고생은요. 울프팀이 현장에서 원활하게 활동하려면 필요한 일이었습니다.”
그 말대로였다.
3팀이 이곳에 있긴 했지만, 이번 현장은 강신도 위험하다고 했을 정도였으니, 추가적인 지원 병력이 필요할지도 몰랐다.
그런 상황에서 불화가 가득한 이곳의 상태는 인상을 찌푸리게 하기에는 충분했다.
“이미 보낸 보고서를 받으셨겠지만, 그날 이후 추가로 아울맨이 사람을 습격한 정황이 포착되었습니다.”
강신이 처음 보고서를 확인한 지, 고작 5일이었다.
그런데 그동안 아울맨은 마치 자기 세상인 것처럼 무작위로 사람들을 습격했다.
“5일 동안 습격당한 사람만 10명이나 됩니까?”
송기덕이 습격당한 사람의 수를 보고는 깜짝 놀라 말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현재 언론이 조용하다는 것이었다.
아울맨이 일반인을 습격했음에도 언론이 조용한 이유는 습격당한 사람 중에 누구도 아울맨을 본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습격당한 사람들은 모두 똑같이 진술했다.
“갑자기 몸이 움직이지 않았고 뭔가가 뒤에서 공격했다라…….”
“특징만 보면 아울맨이 확실하네요.”
애초에 몸을 움직일 수 없었다는 것만으로도 그들이 아울맨에게 습격당했다는 것을 쉽게 유추할 수 있었다.
“그래도 상황 자체는 나쁘지 않습니다.”
장웨이의 말은 냉정했지만 실제로 생각해보면 그리 나쁜 상황은 아니었다.
콘월 지부 현장 요원 중에서 사망자가 발생했던 것과 다르게 습격당한 일반인 중에는 사망한 이가 없었다.
때문에 아울맨에 관한 것이 언론에 퍼지지도 않았다.
단지 야생 동물을 조심하라는 뉴스가 전부였다.
강신이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그렇네요. 상황 자체는 나쁘지 않아요.”
“그럼, 이제 어떻게 움직이실 거예요?”
뒤에서 이야기를 듣고 있던 신하린이 물었다.
“원래는 아울맨의 동태를 살피면서 이곳 현장을 도와주려고 했는데, 장대리님이 워낙 잘 풀어 놓아서 그럴 필요는 없을 것 같고, 바로 아울맨에 집중할 거야.”
“아울맨은 어떻게 할 건데요? 포획? 사살?”
“서브 몬스터가 붙어 있으니, 사살해야지.”
강신은 평소답지 않게 이례적으로 고민 없이 아울맨을 사살하겠다고 덤덤하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