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dentified creature capture team RAW novel - Chapter 426
425화
모든 걸 해결한 강신은 파스라챠와 바리누를 리암에게 넘겨주었다.
강신은 그들이 어떻게 처리될지, 궁금하지도 참견하고 싶지도 않았다.
다만, 그들의 끝이 좋지 않으리라는 것만 알고 있었다.
그리고 약속대로 강복 받은 주화로 저주받은 이들을 치료해 주었다.
강신의 손에서 하얀빛이 머물다 사라지자, 방금까지 검었던 발이 원래의 색으로 돌아갔다.
“오오….”
저주가 낫자, 치료를 받은 남성이 감탄을 내뱉었다.
그가 그러든 말든 강신은 덤덤하게 말했다.
“다음이요.”
강신이 말하자, 치료받은 이가 고개를 꾸벅 숙이고는 다른 사람과 교대했다.
이미 이곳에 생긴 문제를 조사할 때, 만났던 이들이었다.
그때는 거만하게 대했던 이들도 있었지만, 지금은 강신을 대하는 태도가 사뭇 달라졌다.
이미 헤이든을 통해 파스라챠 패밀리가 어떻게 무너졌는지 듣기도 했고, 패밀리의 보스인 빅브라더가 직접 주의시켰기 때문이었다.
강신은 다섯 번째로 들어온 남자를 치료하고는 손등으로 땀을 닦아냈다.
“후….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죠.”
고작 다섯 명밖에 치료하지 않았지만, 그 누구도 불만을 이야기하지 않았다.
“고생하셨습니다.”
이제는 정중하다 못해 공손해진 헤이든이 미리 준비한 차를 강신에게 내왔다.
“이 속도로 치료한다면 4일이면 치료는 끝나겠군요.”
헤이든의 계산에 강신이 고개를 끄덕였다.
마음 같아서는 지금 당장 모두 치료하고 이곳을 떠나고 싶었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
강신이 주화를 쥐고 있는 손을 펼치자, 오징어 굽는 듯한 살타는 냄새가 물씬 풍겨왔다.
그리고 드러난 강신의 손은 주화가 각인된 모양으로 붉게 달아올라 있었다.
“괜찮으십니까?”
그런 강신의 손을 보고 케빈이 걱정스럽게 묻자, 강신이 고개를 끄덕였다.
“뜨겁긴 하지만 버틸 만합니다. 보니까, 가벼운 화상이네요.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저주받은 주화를 사용하기 위해 특별한 방법이 필요했던 것처럼 강복 받은 주화도 사용하기 위해선 특별한 방법이 필요했다.
차가운 물에 2시간 동안 주화를 담가 놓고, 맨손으로 쥔 후 저주받은 이가 회복되길 마음으로 빌면 된다.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지만, 문제는 주화를 사용하고 난 이후였다.
사용할수록 사용자의 체력을 빼앗기는 건 기본이고, 주화 자체가 과부화된 전자 제품처럼 뜨겁게 달아올랐다.
사용하는 횟수가 거듭될수록 그 열기가 점점 강해지는 건 당연했다.
그 뜨거움을 참고 사용하는 건 강신에게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주화가 너무 뜨거워지면 열기로 인해 주화 자체가 변형될 수도 있었다.
강복 받은 주화의 외형이 조금이라도 변형된다면, 본래 가지고 있던 힘뿐만 아니라 또 다른 용도로도 사용하지 못할 테니까.
따라서 강신은 주화가 변형되지 않는 선에서 사용하기로 한 것이다.
‘변형되지 않는 한계치가 5번까지라는 게 조금 아쉽네.’
그렇다고 해서 남은 시간 동안 강신이 마냥 노는 건 아니었다.
남는 시간에도 해야 할 일들이 수두룩했다.
‘3팀은 돌려보냈고, 바리누와 파스라챠도 이쪽에 넘겼어. 다음은 하일브론의 유령을 잡은 보상을 받으러 가야 하는 건가.’
성신 본부에서는 강신의 실종으로 인해 마크에 하일브론의 유령을 처리했다는 걸 알리지 않은 상태였다.
“그럼, 오늘은 이쯤에서 숙소로 넘어가죠.”
강신이 이곳을 벗어난다고 했지만, 이전과 다르게 헤이든과 빅브라더 패밀리는 그런 강신을 붙잡을 수 없었다.
그저 강신이 약속을 어기지 않고 이곳으로 돌아와 나머지 인원을 치료하길 바랄 뿐이었다.
강신은 빅브라더 패밀리의 세이프 하우스에서 나와 맞은편에 준비된 숙소로 향했다.
3팀 요원들은 다시 한국으로 돌려보냈지만, 나머지 울프팀 요원들은 그곳에서 강신을 기다리고 있었다.
강신은 그들을 한곳으로 모아 말했다.
“다들 이번 일은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이제 앞으로 4일이면 이곳 일정은 모두 끝날 테니, 조금만 더 고생하죠.”
강신은 모여 있는 팀원들에게 격려했고 그들은 곧 돌아갈 수 있다는 말에 표정이 밝아졌다.
그간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계속 일만 했으니, 돌아가면 쉴 수 있을 거라는 기대에 부풀었다.
“그럼 장대리님, 모니카와 함께 저와 하일브론 좀 다녀오죠. 나머지 분들은 편하게 쉬고 계세요.”
딱히 언급은 하지 않았지만, 신하린은 자연스럽게 강신의 호위를 위해 붙어 있었다.
그렇게 강신은 모니카가 열어준 문을 통해 장웨이, 신하린과 함께 이전에 하일브론에 잡았던 숙소로 돌아왔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이번 일의 의뢰주인 마크로 향했다.
강신이 마크에 도착하자, 그곳에서 이전에 회사를 안내해 주었던 마크가 강신을 반겨주었다.
“오, 오래간만에 뵙습니다.”
“네, 그렇군요.”
“그동안 숙소에서 나오시질 않아서 성신은 의뢰를 포기한 줄 알았습니다. 하하.”
의뢰가 시작되고 강신은 일행들과 함께 오랜 시간 유럽 전역을 돌아다녔다.
그리고 이 도시로 다시 돌아와 불현듯 모든 활동을 중지하고 숙소에서 박혀서 나오질 않았으니, 그로서는 걱정할 수밖에 없었다.
성신이 의뢰를 포기한 게 아닌지, 아니면 부유석만 먹고 입만 싹 닦을 생각은 아닌지 하고 말이다.
세그레드 조라가 적극적으로 추천했던 걸 떠올리면 회사도 그들에게 거는 기대가 매우 컸으니, 더 그랬다.
어찌 되었든 지금 마크가 봤을 때, 성신은 다른 이들과 다르게 적극적으로 움직이지 않아 적지 않게 실망한 상태였다.
‘그래도 이렇게 직접 찾아온 걸 보니, 뭔가 성과가 있었나 보군.’
그런 마크의 생각을 알기라도 하는 것일까, 강신이 말했다.
“중요하게 보고드릴 것이 있어서 직접 찾아왔습니다.”
마크가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이 예상이 맞았다며 생각했다.
‘역시.’
하지만 마크는 강신이 말한 보고에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이미 다른 기업, 용병들이 끊임없이 하일브론의 유령을 쫓고 있었지만, 그에 반해 큰 성과가 없었다.
그리고 그간 성신이 계속 숙소에 있었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성신이라고 다를 것은 없겠지만, 그래도 직접 여기까지 왔는데, 보고는 들어봐야겠지.’
마크는 베테랑답게 실망한 내색을 하지 않고 웃으며 말했다.
“오, 중요하게 보고할 거라니, 정말 기대되는군요. 그럼, 회의실에서 보고를 받을 수 있겠습니까?”
“그러시죠.”
마크는 강신을 데리고 첫날 기업과 용병들에게 의뢰서를 나누어주었던 넓은 회의실로 안내했다.
마크가 회의실의 문을 여는 순간 안에서 코를 찌르는 듯한 퀴퀴한 냄새가 확 풍겨왔다.
피 냄새를 맡아도 덤덤했었던 강신조차 인상을 찌푸릴 정도로 지독한 냄새였다.
그런 강신의 표정을 본 마크가 민망한 듯이 헛기침을 했다.
“크흠, 매일 환기들 하시라니까…. 조금 냄새가 그렇죠? 아무래도 다들 열심히 하다 보니….”
회의실 내부에는 꾀죄죄한 몰골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무리를 이루고 있었다.
거기에는 이전에 강신 일행을 미행했던 로레오 컴퍼니의 엠마뉴엘레도 끼어 있었다.
그는 숙소에서 나오지 않는 이들의 감시는 다른 사원에게 맡기고, 이곳에서 밤낮으로 다른 사원들을 지원하고 있었다.
“아니, 그쪽은 이미 우리가 확인했다니까? 꼭 거길 다시 가야겠어?”
“그래도 나타난 곳에 또 나타날 수도 있는 거잖아.”
“그보다 요즘 하일브론의 유령이 보이지 않는 것 같은데, 뭐 아는 거라도 있나?”
그들은 서로 정보를 교환하며 서로 의견을 나누고 있었다.
마크가 강신을 데리고 들어오자, 하던 말을 멈추고 갑자기 들어온 외부인이 누구인지 눈치를 살폈다.
그 모습은 마치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정보를 빼앗길까 두려워하는 아이들처럼 보였다.
강신은 그들의 모습에 괜히 헛웃음이 나오면서도 미안하기도 했다.
그야 지금부터 할 보고는 그간 저들이 해왔던 일들을 모두 무너트리는 행위였으니까.
‘그래도 할 건 해야지.’
동정은 갔지만 그렇다고 편의를 봐줄 생각은 없었다.
“그래서, 보고할 이야기가 뭔가요?”
때마침 마크가 강신에게 물었다.
그러자, 강신은 태연하게 대답했다.
“하일브론의 유령을 처리했습니다.”
순간 강신의 폭탄 발언에 회의실 내부는 정적이 흘렀다.
“……방금 뭐라고 하셨죠?”
마크는 자신이 잘못 들었다고 생각했다.
그가 생각했을 때 성신이 가져올 만한 내용이라고는 하일브론의 유령을 어디선가 발견했다는 게 전부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대뜸 하일브론의 유령을 처리했다고 하니, 당황스러웠다.
“믿기 힘들 수도 있다고 생각해서 검증 자료도 준비해 왔습니다.”
말로만 하는 걸 누가 믿을 수 있을까, 강신은 미리 준비했던 USB를 마크에게 건넸다.
“이건….”
“거기에는 저희가 하일브론의 유령을 처리하는 과정이 담긴 영상이 담겨 있습니다.”
모니카가 문을 여는 장면을 보여줄 순 없었으니, 영상은 원본이 아닌 편집본이었다.
“정말, 처리하셨다고요?”
마크가 자신이 들고 있는 USB를 보고도 믿지 못하겠다는 듯이 되물었고, 강신은 다시 한번 고개를 끄덕였다.
“잠…. 잠시만 이곳에서 기다려주십시오.”
마크는 강신이 건네준 USB를 챙겨 어디론가 가버렸다.
마크가 떠나자, 그곳에 모여 있던 기업인들과 용병들은 경악한 표정으로 강신과 장웨이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곧 자기들끼리 소곤대기 시작했다.
“정말? 처리했다고?”
“내가 저 녀석들을 미행해 봤는데, 그럴 리가 없어.”
엠마뉴엘레는 성신을 몇 개월간 성신을 미행하며 개고생했던 걸 생각하며 부정했다.
“그럼, 허풍인가?”
“증거도 있다며?”
그들이 한참을 소곤댔지만, 강신은 굳이 반응하지 않았다.
그리고 잠시 시간이 흐르자, 자리를 비웠던 마크가 다른 직원들과 함께 서둘러 돌아왔다.
그가 자리를 비운 시간은 짧았지만, 강신이 건네준 USB를 확인하고 밝은 표정으로 말했다.
“하일브론의 유령을 처리한 걸 확인했습니다. 저희를 도와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이걸로 이번 의뢰는 끝났습니다. 저희 회사는 이번에 보여주신 여러분의 노고를 절대 잊지 않겠습니다.”
의뢰가 끝났다는 말이 나오자, 다른 기업인들과 용병들이 깜짝 놀라 서둘러 다른 현장에 나가 있는 이들에게 연락하기 시작했다.
“팀장님, 하일브론의 유령이 잡혔답니다. 네? 어디서 잡았냐고요? 성신이요. 네, 그 숙소에 있는 성신이요!”
“네네, 성신에서 잡았다고 합니다.”
엠마뉴엘레는 넋이 빠진 얼굴을 하고 있었다.
“어떻게?”
몇 개월에 걸쳐 뒤를 쫓았을 때, 그들이 한 일이라고는 도시에 들러 이상한 물건을 골목에 붙이는 게 다였다.
그리고 다시 돌아와서는 숙소에서 나왔다는 소식을 듣지 못했다.
그런 이들이 어떻게 하일브론의 유령을 잡았는지, 그는 이해할 수가 없었다.
다른 이들이 모두 혼란에 빠져 있을 때, 강신은 마크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네려고 했다.
“그럼, 보고도 끝냈겠다. 저희는 이만 철수하겠습니다. 보내주신 부유석은 잘 쓰겠습니다.”
더는 용건이 없는 강신이 회의실을 나가려 하자, 마크가 다급히 강신을 막아섰다.
“잠시만요! 남은 보수도 챙겨가셔야죠.”
“남은 보수? 아….”
강신은 뒤늦게 이번 의뢰가 부유석이 아닌 포인트제였다는 것을 떠올렸다.
“강책임님, 참고하십시오.”
장웨이가 뒤늦게 강신에게 종이 서류를 건넸다.
그 서류에는 현재 성신이 모은 포인트와 보상으로 적절한 것들이 체크되어 있었다.
언제 이런 것을 준비한 것일까, 강신은 다시 한번 장웨이의 준비성에 크게 감탄했다.
하지만 그것과 별개로 성신이 가지고 있는 포인트는 그리 높지 않았다.
‘하일브론의 유령을 처리한 것과 발견한 포인트, 그리고 조금 자잘한 포인트만 모였군.’
기밀을 유지하기 위해 작전을 공유하지 않았기에 일어난 일이었다.
다른 곳과 비교한다면 포인트의 보유 수준은 중하위권에 머물러 있었다.
애초에 포인트가 목적이 아니었으니, 아쉬울 것은 없었다.
그리고 장웨이가 괜찮다고 체크해둔 보상 중에도 마음에 드는 게 없었다.
어차피 이곳에서 조금 진귀한 물건을 얻는다고 해도 정상적인 루트로 한국으로 가지고 들어가긴 어려웠으니, 욕심이 나지 않았다.
‘딱히 고를 것도 없는데, 그냥 현금으로 교환해서 고생한 일행들이나 나눠줄까.’
울프팀 인원 중에 돈으로 쫓기는 이들은 없었다.
그나마 송기덕이 선배의 가족에게 돈을 송금하고 있었지만, 아이의 병원비는 이미 강신이 계속 지불하고 있는 상태였기에 그리 큰돈을 송금하진 않았을 것이다.
강신이 이런저런 상황을 고민하며 받을 보상을 고민하고 있자, 마크가 다른 이들에게 들리지 않을 정도의 작은 목소리로 강신에게 말했다.
“보상 중에 마음에 드는 게 없으시다면 추가로 남은 부유석을 내어드리겠습니다.”
성신이 가진 포인트로는 부유석을 구매하긴 너무나도 모자랐다.
그런데도 부유석을 내어주겠다니, 강신도 깜짝 놀랄만한 소리였다.
“괜찮으시겠습니까?”
“네, 회장님이 지시하신 일입니다.”
어차피 현재까지 부유석에 해당하는 포인트를 모은 기업은 없었다.
마크는 꽤 큰 회사지만, 부유석을 자체적으로 지킬 방어 능력을 갖추지는 못했다.
그간 부유석을 가지고 있을 수 있었던 건, 단순히 이곳에 부유석이 있다는 것을 숨겼기 때문이었다.
이제 부유석이 이곳에 있다는 게 알려진 이상, 서둘러 처리해야 했다.
그래서 마크의 회장은 남은 부유석을 이번 일에 최고 공로자인 성신에게 떠넘기듯이 주려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감사히 받겠습니다.”
“감사는 저희가 해야죠. 이번 사건을 처리해 주셔서 정말로 감사합니다. 덕분에 회사를 보존할 수 있었습니다.”
마크는 진심으로 강신에게 인사했다.
추가로 받기로 한 부유석도 한국에서 받을 수 있도록 조치해주겠다고 했다.
그렇게 하일브론에서 일을 훈훈하게 마무리한 강신은 다시 빅브라더 패밀리가 있는 도시로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