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dentified creature capture team RAW novel - Chapter 454
453화
“염병….”
모니터를 보고 있는 남성이 욕설을 내뱉었다.
그가 있는 사무실에는 그 말고도 많은 사람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지만, 그 누구도 그에게 뭐라 하는 사람은 없었다.
왜냐하면, 모두 그와 마찬가지로 3일째 제대로 쉬지 못하고 어떠한 일을 수습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동영상 하나 때문에 이게 무슨 고생이야.”
투덜거리는 그는 성신의 사이버팀에 근무하고 있는 백두산이었다.
특이한 이름을 가진 그가 근무하는 회사의 사이버팀은 평범한 팀이 아니었다.
U.M.A와 관련된 일들을 관리하는 특수 사이버팀이었다.
그들이 하는 일은 일반인이 U.M.A를 목격해 올리는 목격담이나 증거물을 말소하거나, 아니면 사람들이 허구로 느끼도록 하는 조작하는 일을 했다.
그런 그들은 현재 한가지 문제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투덜거리는 백두산의 옆자리에서 그의 동기가 중얼거렸다.
“언론에서 바로 터트릴 줄 누가 알았겠어.”
백두산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번 상황은 정말 타이밍이 좋지 않았다.
히어로 메이커에 대한 내용을 관리하고 있을 때, 일어난 일이었다.
그들이 손을 쓰기도 전에 이미 유명 언론사에서 방송으로 내보내 버린 것이다.
“그것도 하필이면 사람들이 가장 많이 본다는 9시 뉴스에 걸렸으니…. 지금 그것 때문에 다른 회사 사이버팀도 난리더라.”
성신을 견제하긴 했지만, 각 기업의 비밀 연구소의 사이는 그다지 나쁘지도 좋지도 않았다.
하지만 특수 사이버팀은 달랐다.
그들은 모두 사이가 좋을 수밖에 없었다.
U.M.A를 숨긴다는 똑같은 목표로 움직이기 때문이었다.
지금 언론이 터트린 U.M.A처럼 담당하는 기업이 없을 때는 성신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비밀 연구소를 운영하는 모든 기업뿐만 아니라 국정원에서 운영하는 팀까지 함께 움직이는 게 보통이었다.
그러니, 다른 부서의 요원들과 달리 사이가 나쁠래야 나쁠 수가 없었다.
그때, 백두산의 후배가 다른 회사의 정보를 들고 왔다.
“HG에서 U.M.A가 아니라 떠내려오는 부표였다는 내용의 더미 자료들을 올린답니다.”
“좋네, 그럼 우리는 이 기사를 다루고 있는 인터넷 신문사에 연락해서 광고 준다고 해서 입막음해. 대놓고 부탁하면 뭔가 이상하다는 걸 느낄 테니까, 다른 기사 넣을 것도 준비해 주고.”
“알겠습니다.”
이미 이런 일을 한두 번 해 본 게 아닌지, 백두산이 빠르게 지시를 내렸다.
후배가 다른 곳으로 이동하자, 백두산이 길게 한숨을 내쉬며 빠르게 키보드를 두드렸다.
그러는 사이, 그의 선배가 그에게 다가와 투덜댔다.
“하 씨…. 이걸 어떻게 하냐, 이미 어지간한 사람들은 다 봤다는데.”
정보를 조작하고 이 일을 묻어 버리는 건 어렵지 않다.
그러나 U.M.A가 있는 곳으로 사람이 몰리면 그것대로 골치였다.
“정부는 뭐라고 합니까?”
“뭘 뭐라 그래, 걔들 일 처리 느린 건 알아주잖아. 벌써 이틀이나 지났는데, 이제 움직인다고 하더라.”
“하여튼 엉덩이 무거운 건 알아줘야 한다니까요. 지금이라도 움직였으니 소문만 잠재우면 끝나겠네요.”
“뭐, U.M.A가 계획대로 포획만 된다면 그렇겠지만 글쎄다, 야근이 더 길어질 수도 있지.”
국정원이 해당 개체를 포획할지 처리할지는 알 수 없었지만, U.M.A를 포획하는 작전은 언제나 변수가 존재했으니 쉽게 단언할 수 없었다.
그런 그의 말이 씨가 된 것일까.
시간이 지나 일주일이 되었지만, 국정원에서 U.M.A를 포획했다는 소식은 들려오지 않았다.
“소문을 겨우 잠재웠어도, U.M.A를 계속 내버려 두면 소용이 없을 텐데.”
백두산이 걱정스럽게 중얼거렸다.
일주일이라는 시간 동안 사이버팀은 겨우 소문을 잠재웠다.
이 일을 맡았던 인원들은 다른 사건으로 재배정됐지만, 책임자였던 백두산은 아직까지 사건에서 손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그동안 국정원도 놀고 있는 것만은 아니었다.
한강은 언제나 많은 사람이 애용하는 장소다.
특히 그 넓은 한강에서도 U.M.A가 나타난 곳은 사람들이 많기로 소문난 장소였다.
그런 장소에서 U.M.A를 잡는 것 자체가 어려운 일이었다.
‘그래도 너무 늦잖아.’
이 사건을 담당하는 다른 회사 직원들도 아마 자신과 같은 생각일 것이다.
최대한 언론을 누르고 있었지만, 그만큼 반발이 심했다.
만약 U.M.A가 잡힌다면 조용히 사그라들겠지만, 반발이 끓다 못해 터지게 된다면 큰 문제가 될 수도 있었다.
그렇게 각 기업뿐만 아니라 정부도 불안해하는 사이, 그 소식은 당연히 강신에게도 흘러들어왔다.
* * *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강신의 개인 큐브에서 간단한 사정을 설명한 임상무가 강신을 바라보며 말했다.
개인 큐브에는 임상무와 강신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휴가를 끝낸 울프팀이 전원 모여있었다.
“저희보고 U.M.A를 포획하라는 겁니까?”
강신의 옆에서 이야기를 듣고 있던 장웨이가 묻자 임상무가 고개를 저었다.
“단독행동은 아닙니다. 시간을 끌면 위험하다고 생각한 것인지, 저희 말고도 다른 기업들에도 도움을 요청한 상태더군요.”
“그렇게 많은 기업이 움직이면 사람들의 눈에 띌 텐데요.”
“아, 그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자세한 설명은 이 분이 해주실 겁니다.”
임상무는 자신의 뒤쪽에 서 있는 남성이 나설 수 있도록 살짝 자리를 비켜주었다.
“저는 특수 사이버팀 소속 백두산입니다. 이번 사건의 언론 담당을 맡고 있습니다.”
그는 간단히 자기를 소개한 뒤, 울프팀이 앉아 있는 테이블에 자료들을 올려놓았다.
“이번에 정부에서 머리를 썼더군요.”
그가 건네준 자료는 한강에서 하는 행사들이 나열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중에는 따로 표시된 행사가 있었다.
“아쿠아슬론 대회?”
“네, 잠실대교 쪽에서 진행할 예정이죠. 정상적으로 인원 모집이 끝난 행사입니다. 덕분에 사람들의 의심도 적어지겠죠.”
백두산은 정부에서 받은 자료를 가지고 울프팀에게 설명을 이어갔다.
“이번 일은 아쿠아슬론의 참가자, 그리고 스텝으로 나뉘어 참가할 예정입니다. 그중에서 핵심은 바로 스텝이죠.”
참가자로 위장되는 이들은 어디까지나 스페어의 목적이 강했다.
이미 정부는 어떻게 움직일 것인지, 작전을 세워둔 상태였다.
“행사에 참여하는 일반인들이 오는 시간은 6시부터입니다.”
그러니, 그전에 움직일 필요성이 있었다.
“그래서 작전 시작은 4시입니다.”
정부는 아쿠아슬론이 시작되기 전, 행사를 핑계 대며 4시부터 달리기 코스와 한강을 통제하고 2시간 내로 U.M.A를 포획할 생각이었다.
“만약 6시까지 포획하지 못한다면 그다음은 행사 참가자로 위장한 이들이 트러블을 만들어 시선을 끌게 되면 스텝들이 포획 작전을 시작할 겁니다.”
안 그래도 행사장에는 사람들의 시선이 몰릴 텐데, 그곳에서 트러블을 일으키면 집중될 가능성이 컸다.
“이건 어디까지나, 첫 번째 작전이 실패했을 때를 대비한 것입니다. 정부는 대회에 참가한 이들이 최대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움직이길 원하더군요.”
이번 목적은 대회를 망치려는 것이 아니었다.
어디까지나 사람들의 시선을 돌리고 그사이 U.M.A를 포획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울프팀이 아니어도 3팀은 참가하기로 했어요.”
테이블에 앉아 있는 이순자가 먼저 이 이야기를 들었던 것인지, 덤덤하게 대답했다.
“그러면 굳이 저희가 참가할 필요는 없지 않습니까?”
송기덕이 말하자, 맥스와 친구들이 동의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이미 국정원과 각 기업에 많은 인원이 참가하는 작전이었다.
거기에 울프팀이 참가한다고 해도 티도 나지 않을 것이다.
울프팀의 인원이라고 해봐야 현장으로 나갈 수 있는 팀원은 10명도 되지도 않으니까.
그래서일까, 팀원들은 작전에 참여하는 것을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던 그때 조용히 이야기를 듣고 있던 임상무가 입을 열었다.
“아, 최철수 차장님이 강책임에게 저번에 준 도움만큼 도움을 받고 싶다고 전해달라고 했습니다.”
그 말을 들은 강신은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저번에 준 도움이라고 한다면 아마 히어로 메이커 사건을 말하는 것이겠지.’
이채연을 누르기 위해서 한번, 렙틸리언의 협상 자리에서 또 한 번.
강신은 최철수에게 총 두 번의 도움을 받은 전적이 있었다.
사정을 모르는 다른 팀원들은 의문이 가득한 표정으로 강신을 바라봤지만, 그들과 반대로 함께 현장에 있었던 신하린은 고개를 저을 뿐이었다.
‘굳이 우리 도움이 필요 없을 것 같은데….’
물론 울프팀이 다른 팀들에 비해서 조금 특별한 것은 맞지만, 이렇게 따로 부탁할 정도의 사건은 아니었다.
하지만 강신에게는 선택지가 없었다.
‘도움을 받았으니, 도움을 주는 것이 맞겠지.’
고민을 끝낸 강신이 입을 열었다.
“이번 작전 참가하죠.”
강신의 대답을 들은 백두산의 표정이 급격하게 밝아졌다.
그도 비밀 연구소 소속인 이상 강신의 소문은 이미 익히 들어서 알고 있었다.
강신이 나선다면 이 사건도 얼마 가지 못하리라고 생각했다.
그렇다면 이 지긋지긋한 야근도 얼마 가지 않을 것이 분명했다.
“일을 맡기로 했으니, 정보가 필요하겠군요. 그곳에서 발견된 U.M.A, 그리고 행사에 대한 모든 것과 저희가 받은 자리 배정, 다른 기업이 받은 자리 배정까지 모두 가져다주십시오.”
강신이 지시하자, 장웨이가 맥스와 친구들을 데리고 곧장 조사를 위해 움직였다.
그러는 사이 강신은 이번에 나갈 팀원들을 생각했다.
‘카밀라는 너무 눈에 띄어서 데리고 가지도 못하겠지.’
흡혈귀의 아름다움은 사람들의 시선을 끌게 될 테니, 그녀는 대기 시키는 것이 옳았다.
물론 신하린도 카밀라 못지않게 아름다웠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신하린이 모습을 드러냈을 때나 가능한 일이었으니, 상황이 달랐다.
‘맥스와 친구들도 상당히 눈에 띄겠지만, 행사장 스텝 쪽으로 사람들의 시선을 돌리는 용도로 사용하면 적절할 거 같은데….’
강신이 이런저런 고민을 하는 사이, 장웨이와 맥스 친구들은 강신이 부탁한 자료를 가지고 돌아왔다.
장웨이는 발표하듯이, 홀로그램을 띄워 일행들이 자료를 볼 수 있도록 하고는 보고를 시작했다.
“이번 작전은 한강에서 나타난 U.M.A가 발견되어서 문제가 되었습니다. 당시 휴대전화로 촬영한 영상입니다.”
장웨이는 U.M.A가 찍힌 영상을 틀었다.
그 영상은 반포대교에서 한 시민이 휴대전화로 촬영한 영상이었다.
화질은 좋지 않았지만 다리 난간 사이로 뱀과 비슷한 파충류로 보이는 존재가 움직이는 장면이었다.
“아…. 뉴스에 나왔던 괴생명체군요.”
이전에 TV에서 먼저 확인을 했던 것인지, 송기덕이 아는 척 말했다.
“네, 현재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가끔 거론될 정도로 널리 알려져 정부 쪽도 상당히 곤란한 듯이 보이더군요.”
저 영상이 뉴스에 나오자, 저 U.M.A가 무엇인지 많은 사람이 토론을 나누었다.
“다행히도 사이버팀에서 제대로 대응을 해주어서인지, 저 생명체가 U.M.A라고 믿는 사람은 적습니다.”
여느 커뮤니티에서는 저 생명체를 부표나 외래종인 뱀이라며 싸우기까지 했다.
어쩌면 그들의 말이 맞을지도 몰랐으니, 성신은 이미 감지기를 통해 해당 개체가 U.M.A라는 것을 공표했기에 다행히 비밀 연구소들끼리의 혼선은 없었다.
“발견된 지가 좀 된 것 같은데. 이제 와서 포획 작전을 시작한 이유가 있습니까?”
강신이 묻자, 장웨이가 고개를 끄덕이며 그 질문에 답했다.
“반포대교에 사람들의 시선이 워낙 몰려서 제대로 움직이지 못한 것도 있지만, 해당 U.M.A가 사람을 피해 다니는 솜씨가 예사롭지 않다고 하더군요.”
“사람을 피해 다닌 다라…. 어느 정도 지성을 가지고 있을 확률이 있겠네요.”
딱 봐도 2미터는 넘어 보이는 생명체가 자신보다 작은 인간을 피한다는 건 원래부터 겁이 많거나, 머리를 쓸 수 있다는 소리였다.
그러는 동안 송기덕이 손을 들며 질문을 이어갔다.
“발견한 곳이 반포대교인데, 포획 작전이 시작되는 것은 잠실대교네요?”
같은 한강이었지만 두 대교의 거리는 상당했다.
심지어 아쿠아슬론의 행사는 반포대교까지 이어지지도 않았다.
“아, 그건 제가 설명해 드리죠.”
이제는 한 사람의 몫을 하기 시작한 맥스가 중간에 끼어들었다.
“그간 정부도 놀고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지도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정부는 U.M.A를 반포대교에서 천천히 잠실대교 쪽으로 몰아왔습니다.”
그가 띄운 지도에는 지난날 정부가 움직였던 동선이 적혀 있었다.
“그리고 이때 생긴 문제 때문에 울프팀에 도움을 요청했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