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dentified creature capture team RAW novel - Chapter 669
668화
고작 이틀이었지만, 강신은 모니카의 도움을 받아 많은 것을 준비할 수 있었다.
합류하기로 했던 보안 10팀과 첩보부가 모두 넘어오는 건 물론, 회사에서 반출이 허가된 장비들도 들여왔다.
그리고 대모와 협상을 통해 비를 내릴 수 있는 위치까지 섭외할 수가 있었다.
‘뭐, 조건은 있었지만, 문제 될 건 없었지.’
대모가 비를 내릴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위치를 빌려준 조건은 두 가지였다.
비를 내릴 위치가 직접 전투에 참여하지 않을 것, 그리고 3번 이상 비를 내리게 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강신은 애초에 그녀를 작전에 포함할 생각도 계속 비를 내리게 해서 혹사시킬 생각은 없었기에 전혀 문제 될 게 없었다.
그렇게 위치 한 명을 섭외한 강신은 권영식의 도움으로 비밀 연구소에서 만든 최신형 장비들을 받아 팀원들에게 배분했다.
그리고, 참가하는 3개의 팀 편성을 아예 새롭게 만들었다.
“하긴 팀별로 움직이면 효율이 그렇게 높지는 않겠죠.”
각 팀장은 강신의 의견에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그렇게 결정된 인원 편성은 매우 심플하기 그지없었다.
현장 요원 1명, 보안 요원 1명, 그리고 첩보부 요원 1명.
이렇게 3명에서 한 조를 이루고 각 조에서 표식을 확인할 수 있도록 첩보부 요원에게 모노클을 지급해 표식을 확인할 수 있게 했다.
그리고 보안 요원에게는 개인 화기, 현장 요원에게는 냉병기를 들게 할 예정이었다.
또한, 각 조별로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 요원들을 적당히 포함시켜 전력 자체가 균등하게 이룰 수 있도록 노력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중앙 천막을 어떻게 할 것인지 이야기도 오갔다.
“저에게 생각한 방법이 있습니다.”
그래서 강신은 자기 생각을 각 팀장에게 말했다.
하지만 계획을 들은 이순자의 표정은 그리 좋지 않았다.
“그러니까, 작전이 시작되면 혼잡한 틈을 타서 중앙 천막 내부를 확인하겠다는 말이잖아요?”
중앙 천막에 무엇이 있는지 모르는 상황에서 작전을 시작하는 것도 모자라, 그 중요한 역할을 신하린 혼자에게 맡기게 되었다.
따라서 그녀가 걱정하는 건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천막에 특수한 기믹이 설치되어 있다고 했죠?”
“네, 일단 기본적으로 단단한 내구성을 가진 것은 물론이고 천막 내부에 용무가 있는 사람이 많음에도 꼭 한 명씩 들어갔다 나오는 것을 보면 강제적으로 인원을 제한하는 무엇인가가 있는 것 같더군요.”
“허허…. 확실히 그런 내용이라면 들키지 않고 정찰하는 건 조금 힘들겠군….”
후덕한 인상에 한때는 편의점 사장이었던 첩보부 부장이 웃으며 턱을 쓸었다.
“그래서 작전 시작과 동시에 바로 적들이 혼란한 틈을 타 천막을 확인하겠다는 말이군요. 그래서 그렇게 확인한 다음은요?”
“내부에서 통신이 된다면 바로 보고를 그렇지 않다면 하린이가 스스로 판단하며 움직일 겁니다. 그리고 그렇게 알아낸 정보를 토대로 아군과 적들의 전력을 비교, 작전을 강행할지 아니면 후퇴할지를 결정하겠죠.”
“이 인원으로 후퇴를 할 수도 있다고요?”
카밀라가 놀라듯 대꾸하자, 강신은 덤덤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만큼 이번 작전이 위험하다는 겁니다. 크툴루를 믿는 이들도 이번 의식에 사활을 걸고 있어요. 우습게 생각하면 안 돼요.”
그래, 크툴루를 믿는 이들에게 이제 더는 뒤가 없었다.
강신 때문에 공들였던 몇몇 계획이 폐기되었으며, 강신이 비밀 종교 내부에서 흔들어 교단 자체가 비밀 종교에서 퇴출당하기 직전이었다.
그래서일까, 수많은 적이 그들이 퇴출당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들이 퇴출당하는 순간, 승냥이처럼 달려들겠지.’
만약 이번 의식이 실패로 돌아간다면 교단의 와해는 당연한 수순이었다.
그런 상황이었으니, 만약 강신이 이런 상황을 겪었다면 이번 의식에 목숨을 걸었을 것이다.
“이번 작전의 위험은 U.M.A, 사제, 복수의 종교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들을 그간 관리하고 뒤에서 조종했던 대사제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가 어떤 재능을 가졌는지 밝혀진 게 없었지만, 하나 확실한 것은 한 단체를 이끈 수장이며 많은 이들을 절망에 구렁텅이로 빠트릴 정도로 비상한 머리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그런 이가 지금 이곳에 있으니, 긴장해야 했다.
“어쨌든, 그 판단은 하린이가 한다는 거죠?”
이순자가 다시금 되묻자, 강신이 고개를 끄덕이며 이야기를 듣고 있던 신하린을 보며 말했다.
“네. 온전히 하린에게 맡겨볼 생각입니다.”
어지간한 신뢰 관계가 없고는 이런 역할을 맡길 수는 없었다.
그녀가 조금이라도 잘못 판단한다면 모든 것이 일그러질 테니까.
“흐음…. 뭐, 하린이라면 상관없겠죠.”
“첩보부 쪽도 불만 없네.”
이순자와 첩보부 부장이 대답하고 이야기를 듣고 있던 보안 10팀 팀장이 작게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각 팀장이 모두 동의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드디어 작전 당일이 되었다.
늦은 오후 해가 지고 새벽으로 넘어가는 시간, 월광마저 지상을 비추지 않는 어두운 날.
강신은 자신이 만들고 많은 전장을 오갔던 하늘빛과 녹빛으로 빛나는 아름다운 건틀릿을 양손에 착용했다.
머리 위에 오색빛의 겨울 나비인 설야를 올려놓은 상태로 그림자 속에는 그림자 반려인 초코를 품고 전장으로 나섰다.
그렇게 강신이 송기덕과 카밀라가 지니즈 랜드의 입구 앞에서 조금 떨어진 장소에서 대기하자, 통신 장비로 다른 조들의 상황이 속속히 들려오기 시작했다.
-2조 예정된 지점에 도착.
-7조도 도착했습니다.
-3조….
그렇게 하나씩 정위치에 도착하자, 마지막으로 신하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리콘 도착.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이 이순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모든 조, 정위치 했습니다.
골목과 보이지 않는 장소에 있는 요원들의 모습이 슬며시 보였다.
강신은 그들을 보고 속으로 심호흡하고는 입을 열었다.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강신이 작전 시작을 알리자, 모든 요원이 숨죽였고 강신의 뒤쪽에 있던 카밀라가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
“후…. 괜히 긴장되네요.”
카밀라의 외모는 원래도 아름다웠지만, 짙은 어둠 속에서 보이는 그녀의 모습은 그녀가 흡혈귀라는 것을 증명하듯, 더 고혹적이며 몽환적인 미모를 뽐냈다.
그런 그녀는 마치 마실이라도 나온 것처럼 사뿐한 걸음으로 지니즈 랜드 입구로 다가갔다.
그리고 입구를 지키고 있는 가드들이 그런 그녀를 제지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원래라면 나타나자마자 멈춰 세웠어야 했지만, 그녀의 마성에 홀린 남성이 뒤늦게 외쳤다.
“저, 정지! 죄송하지만, 지금 지니즈 랜드는 민간인의 방문을 받고 있지 않습니다.”
목소리 톤도 강압적이기보다는 잘 달래서 돌려보내려는 듯한 상냥한 목소리였다.
“아. 그래요?”
고혹적인 미소를 짓는 카밀라의 모습에 입구를 지키던 두 명의 가드들이 얼굴을 붉혔다.
그들의 모습은 누가 봐도 카밀라에게 한눈에 반한 듯한 모습이었다.
“매혹을 사용한 것 같지는 않은데.”
송기덕이 중얼거리자, 강신이 고개를 끄덕였다.
“네, 아직 사용 안 했습니다.”
카밀라는 순수한 미모로 그들을 홀려낸 것이다.
“아니, 왜 바로 매혹을 쓰지 않으시는 거죠?”
“바로 매혹을 쓰는 것보다 조금 반하게 만들고 사용하면 그 효과가 더 좋다고 하더라고요.”
강신이 설명하는 동안, 카밀라는 얼굴을 붉히고 있던 가드들에게 매혹을 사용했다.
“저를 위해서 문을 열어줄래요?”
카밀라가 부탁하자, 넋이 나간 것처럼 보이는 가드들이 그녀의 부탁대로 입구를 열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가드 하우스에 있는 다른 가드가 튀어 나왔다.
“야, 너희들 뭐 하는 거야! 왜 보고도 없이 문을 열어!”
그는 아무 보고도 없이 문을 개방한 가드들에게 잔뜩 화가 난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였다.
카밀라가 튀어나온 가드에게도 바로 매혹을 걸었다.
“좋아, 끝. 이제 움직이셔도 돼요.”
카밀라가 말하자, 숨어있던 요원들이 순차적으로 열린 문을 통과하기 시작했다.
그러는 사이 강신과 송기덕은 카밀라가 매혹을 걸었던 가드를 단단히 포박해 가드 하우스 내부에 던져두었다.
-다음 교대까지 50분, 조금 더 빨리 움직일 수 있도록.
이순자가 요원들을 다그치자, 요원들이 조금 더 빠르게 움직였다.
요원들이 정문으로 진입하는 이유는 광신도들이 지니즈 랜드를 두르고 있는 허술해 보이는 철책에 어떤 장치를 해놓았을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허술해 보이긴 하지만, 중요한 장소니까. 보이지 않는 장치가 설치되어 있을 가능성이 커.’
그래서 지니즈 랜드의 정찰을 맡은 신하린도 웬만하면 모습을 감추고 정문으로 진입해왔다.
물론 그런 장치가 없을 수도 있었지만, 굳이 그걸 확인할 이유는 없었다.
-다음 교대까지 20분, 마지막 조까지 진입 완료.
어느새 시간은 30분이나 흘렀고, 외부에서 몸을 숨기고 있던 요원들은 모두 지니즈 랜드 내부로 들어올 수가 있었다.
지니즈 랜드 내부로 들어온 요원들은 각자 지정된 위치로 이동하기 위해 어둠 속에 몸을 숨기고 최대한 조용히 움직였다.
가장 멀리 가야 하는 요원들은 이미 먼저 들어왔었던 덕분에 요원들이 지정된 위치에 도착하는 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다음 교대까지 10분, 전 요원 준비 보고.
-1조, 지정 장소 도착.
-2조, 지정 장소 도착.
-3조….
그렇게 전 인원이 지정 장소에 도착했다는 보고가 들어왔다.
-전 요원 장소 도착 완료. 잠시 대기.
보고를 받은 이순자가 가드 하우스 우측에서 나와 그녀의 조원들과 함께 강신에게 다가왔다.
“준비 끝났어요.”
호기롭게 들어오긴 했지만, 사실 강신은 지금 매우 긴장된 상태였다.
이제 명령을 내리면 모든 요원은 각자 맡은 임무를 위해 움직일 것이다.
‘그리고 더는 돌이킬 수 없겠지.’
요원들은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아도 자신이 맡은 임무에 최선을 다해 움직일 것이다.
그것을 강신이 한 명 한 명 통제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오로지 그들을 믿는 수밖에 없었다.
‘피해자가 나올 거고 그들을 보면 흔들리겠지만 그래도 목표를 잊어선 안 돼.’
가장 큰 목적은 의식을 막아내는 것이지만, 그것 말고도 여러 목적이 있었다.
‘서브 몬스터가 날뛰지 못하도록 제압, 사제와 복수의 종교자들 소탕 그리고 대사제를 포획, 여건이 되지 않는다면 사살.’
입구를 막고 있던 가드는 죽이지 않고 포박했지만 더는 손속에 자비를 둘 수는 없었다.
사람을 죽인다는 것에 아직 거부감은 있었지만, 그래도 강신은 망설이지 않을 것이다.
그 한 번의 망설임이 모든 걸 망칠 수도 있었으니까.
강신이 아주 짧게 고민하자, 이순자가 그런 강신을 재촉했다.
“교대까지 이제 얼마 남지 않았어요. 슬슬 시작하셔야 해요.”
“후…. 그래야죠.”
길게 한숨을 내쉰 강신이 스스로에게 다짐하듯 머릿속으로 되뇌었다.
‘할 수 있어.’
그리고는 외부에서 대기 중인 위치에게 명령을 내렸다.
“비를 내려주세요.”
어두운 하늘은 먹구름으로 더 어두워졌다.
그리고,
또옥. 똑, 또옥….
어두운 하늘에서 빗방울이 한 방울씩 떨어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