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dentified creature capture team RAW novel - Chapter 685
684화
성신 요원들과 광신도들이 서로를 노려봤다.
긴장한 기색이 역력한 성신 요원들과 달리 광신도들은 여유롭기 짝이 없었다.
그만큼 본인들이 가지고 있는 재능에 자신이 있기도 했으며, 이곳에 도달한 요원들의 숫자가 적기도 하니, 강신과 일행들을 우습게 보고 있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들이 잘 모르는 것이 있었으니, 광신도 중에서 선발한 것이 이곳에 있는 복수의 종교자인 것처럼 반대로 이곳에 있는 요원들 또한, 요원들을 선별하고 선별한 최정예 요원이라는 것이었다.
“후….”
강신이 한숨을 쉬고는 따로 챙겨두었던 설야의 날개 가루를 한 번에 흡입했다.
효과가 돌기까지는 시간이 조금 필요했지만, 강신은 상관없다는 듯이 일행들을 한번 훑어보고는 입을 열었다.
“이제 시작하죠.”
그 말과 동시에 양 진영은 마치 사전에 짠 것처럼 동시에 움직였다.
“상여금들이 알아서 달려오는구나!”
“달려! 뒤처지지 마라!”
“저 지긋지긋한 광신도들을 모두 쓸어버려!”
“하나라도 더 죽인다!”
정말 위험한 작전이었지만, 요원들의 사기는 하늘을 찔렀다.
그리고 반대로 광신도들도 사기가 충만했다.
“신성한 의식을 방해하려는 이단자를 막아라!”
“이단자를 죽여버려!”
“우리의 신을 위해서!”
서로의 함성으로 초원은 도떼기시장만큼이나 시끄러워졌다.
그리고 가장 먼저 공격한 이는 요원 쪽이었다.
“흐아아압! 죽어!”
투쾅!
요원 중 하나가 도움닫기를 끝내고 그대로 창 하나를 광신도들이 있는 곳으로 투척한 것이다.
그러자, 공기 터지는 소리와 함께 투창이 빠른 속도로 광신도들을 향해 날아갔다.
광신도들이 밀집해 있었기에 조준은 따로 필요하지 않았다.
엄청난 속도로 날아가는 창은 누가 맞든 꼬챙이 신세를 면치 못할 정도로 위력적이었다.
하지만, 이곳에 모여있는 광신도들도 그리 만만한 상대는 아니었다.
푸스스…. 콰직!
위력적으로 날아가던 투창이 사람을 꿰뚫기도 전에 갑자기 나타난 푸르스름한 막에 먼저 막혀버렸다.
요원들과 달리고 있던 강신이 그 막을 보며 생각했다.
‘많이 보던 보호막인데.’
렙틸리언이 사용했던 보호막과 비슷한 계통으로 보였다.
하지만 현재 이곳에서는 기계 장치가 작동하지 않았으니, 저 보호막은 인간의 재능에 의해서 나타났다는 것을 짐작할 수가 있었다.
‘원거리 공격으로는 힘들겠군.’
조금 뒤쪽에서 활시위를 당기던 요원들도 번번이 푸르스름한 막에 화살이 막히자, 원거리 공격으로는 힘들다고 판단했는지, 들고 있던 활을 던지고는 다른 무기를 들고 요원들의 뒤를 따라 이동하기 시작했다.
성신이 원거리 공격을 한 것처럼 광신도들 또한, 원거리에서 공격을 해왔다.
아니, 정확히는 요원들과 비교하기 민망할 정도로 많은 공격을 퍼부었다.
원거리 무기가 없으면 공격을 하지 못하는 요원들과 달리 광신도들의 재능은 근거리, 원거리를 가리지 않았으니 어찌 보면 그건 당연한 일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요원들도 그 공격들을 가만히 맞고 있지만은 않았다.
“방패 들어!”
강신의 뒤에서 따라오던 이순자가 외치자, 가장 전열을 맡고 있던 요원들이 거대한 방패를 들어 따라오는 요원들을 보호했다.
그리고 뒤에서 따라오던 요원들은 그런 방패를 든 요원들 뒤로 더 바싹 붙었다.
강신의 앞에 있던 송기덕도 아까 챙겼던 방패를 들어 올리고 있었다.
“흡!”
방패를 가진 이들이 방패를 들어 올리자, 수많은 공격이 거대한 방패를 두드렸다.
콰광! 펑! 콰직!
귀한 재료들이 많이 들어가 연구원들은 아까워했지만, 그들이 챙긴 방패는 그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하지만 모든 공격이 방패만 두드린 것은 아니었다.
간혹 방패를 벗어난 눈먼 공격이 요원들에게 닿기도 했다.
펑!
“크윽.”
“민대리!”
“괜찮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광신도들이 쏘아낸 공격들이 성신이 만든 보호 장비를 뚫어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완전히 멀쩡한 것은 아니었지만….’
눈먼 공격을 맞은 요원 몇 명이 인상을 찌푸린 것을 보아하니, 어느 정도 충격을 받은 것처럼 보였다.
“달려!”
이순자가 요원들에게 다시금 외치자, 방패를 든 이들이 그대로 방패를 내세우며 이어지는 공격을 모두 막아내며 그대로 광신도들이 모인 곳으로 달려나갔다.
이내, 성신 요원들과 광신도들이 격돌했다.
퍼버벅!
전열에 있던 광신도들이 방패에 맞고 튕겨 나갔지만, 그들은 복수의 종교자답게 큰 데미지 없이 빠르게 수습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렇게 진정한 난전이 시작되었다.
숫자도 적고 재능도 가지지 못한 요원들이 누가 봐도 불리해 보이는 전투였다.
하지만 삐걱대는 듯 제각각 움직이는 광신도들과 달리 성신 요원들의 연계는 부드러웠으며 또한 강력하기까지 했다.
성신 요원의 연계는 1 더하기 1이 2가 아닌, 3, 4 아니, 5까지 올라가는 효율을 보였고 그런 증폭된 전투력은 부족한 숫자를 메꾸기에는 충분했다.
“으아아! 뒤져버려!”
요원 중 하나가 거대한 망치를 풀스윙하자, 요원들은 그 공격의 진로에 방해되지 않도록 체계적으로 움직였다.
큰 움직임으로 무방비 상태가 된 그를 보호하는 반면, 광신도들은 재능을 사용하면 적들을 포함해 아군까지 휘말리게 했다.
펑!
“악, 아니 이게 뭐 하는 겁니까! 똑바로 조준하세요!”
“죄…. 죄송합니다!”
광신도들은 같은 편에게 꾸지람을 듣는 일들이 생기자, 자신만만했던 처음과 다르게 그들은 상당히 위축되어 제대로 재능을 활용하지 못하게 되었다.
그 모습이 오합지졸처럼 보였지만 자신이 재능을 사용하다 아군에게 피해를 입힌 이라면 누구라도 그런 모습을 보일 것이다.
이는 복수의 종교자가 가진 특성 때문에 어쩔 수가 없는 부분이기도 했다.
‘좋아, 처음 작전은 잘 먹혔어.’
작전에 들어서기 전에 강신은 요원들에게 몇 가지 상황에 맞춰 작전을 제시했었다.
그리고 그중 하나가 복수의 종교자들이 나타나면 이렇게 난전을 유도하는 것이었다.
‘자기 잘난 맛에 사는 것이 사제라는 족속이니까.’
이제까지 만난 모든 사제가 그랬다.
그들은 스스로가 특별하다 여기며 아랫사람들을 업신여겼다.
그리고 그 사제 중에서 더 뛰어난 이들이 복수의 종교자가 되었으니, 그들의 상태는 보지 않아도 뻔했다.
‘전당포는 따로 독립된 기관이었으니, 이곳에 있는 복수의 종교자들은 다른 역할을 맡은 이들이겠지.’
다른 역할을 맡은 복수의 종교자, 그들이 맡은 임무는 하나밖에 없었다.
바로 다른 교단에 침투한 이들, 그러니 그들은 대부분 단독행동을 하거나 혹은 자신보다 직책이 낮은 이들하고만 움직여 봤을 것이다.
그런 그들이 자신과 동급인 이들과 함께 협력해봤을 리가 없었다.
‘숫자가 적으니, 여기가 아니면 서로 마주치기도 어려웠겠지.’
심지어 서로 친하지도 않았다.
그러니, 지금 이런 상황도 일어나는 것이다.
“빌어먹을 이단자 놈들! 망아지처럼 날뛰는 것도 여기까지다! 벌레처럼 짓눌러주마!”
광신도 중 하나가 재능을 사용하지 못하는 상황에 분통이 터졌는지, 그는 다른 광신도가 있던 말던 신경 쓰지 않고 재능을 사용해버렸다.
쿠구구구….
그가 발을 지면에 내려찍자, 지면이 뒤집히며 그 위에 있던 이들을 덮쳐왔다.
“피…. 피해!”
“후퇴해라!”
당황한 건 요원들뿐만이 아니었다.
“이게 무슨 짓이냐!”
“우선 여기서 벗어나!”
그 위에 있던 광신도들도 당황한 건 마찬가지였다.
그렇게 그 위에 있던 이들은 잠시 전투를 중단하고 땅이 뒤집히는 장소를 벗어나려고 안간힘을 썼지만, 그 무지막지한 재능에 요원 둘과 광신도 다섯 명이 땅속에 파묻히며 사라졌다.
순간 동료를 잃은 양쪽 진영의 사람들은 얼굴을 험악하게 일그러트리는 건 당연했다.
“이런 시X 어떤 미친놈이….”
간신히 빠져나온 광신도 중 하나가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재능을 사용한 이를 찾았고 발견하자, 그에게 항의하듯 따지기 시작했다.
“이게 뭐 하는 짓이야! 다른 형제들도 휘말렸잖아!”
하지만 재능을 사용한 남성은 아무렇지도 않게 어깨를 으쓱이며 표정 하나 바꾸지 않고 대꾸했다.
“뭘 이런 것 가지고 그래, 내 덕분에 벌레 같은 이단자를 둘이나 잡았는데!”
“다섯 명의 형제가 휘말렸는데, 고작 둘밖에 못 잡은 게 자랑이라고 지껄이는 거냐?”
“그럼 너희들이 제대로 이단자들을 잡던가, 괜히 앞에 나서서 재능도 못쓰게 방해하고 말이야. 혹시 너희도 이단자에서 심어놓은 첩자가 아니냐?”
“지금 그걸 말이라고….”
그럴 리가 없다는 건 그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야 이곳에 있는 광신도들은 무려 대사제가 엄선한 이들이었으니까.
그런데도 그가 그런 말을 하는 것은 앞서 휘말린 이들을 조롱하기 위함일 것이다.
“전열에서 급 떨어지게 아웅 대고 있으니, 내가 나선 거야. 고맙게 생각하라고.”
“이 개자식이!”
결국, 참지 못한 광신도가 온몸에 불을 두르고 땅을 뒤집었던 남성에게 달려들었다.
그리고 이런 장면은 여기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었다.
“이 새끼 전부터 마음에 들지 않았어.”
“죽어!”
“너나 죽어!”
어떤 의미로는 진정한 난전이 시작되었다.
광신도들이 제대로 피아식별하지 않고 재능을 남발하기 시작한 것이다.
“……일이 이 정도로 잘 풀릴 줄은 몰랐습니다.”
강신 앞에서 방패를 들고 전진하고 있던 송기덕이 중얼거리자, 강신도 얼떨떨하게 말했다.
“그러게나 말입니다.”
강신이 의도한 것은 어디까지나 적들이 제대로 연계하지 못하도록 난전을 유도하는 것뿐이었다.
그런데, 이렇게 자기들끼리 분열을 일으킬 거라고는 강신도 전혀 생각지 못했다.
그래서일까, 개개인은 분명 월등한 기량을 가지고 있었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오히려 사제들보다 복수의 종교자가 더 상대하기 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석대로 상대했다면 우리만으로는 상대하기 벅찼을 텐데.’
난전을 유도하고 서로 연계한다.
이 방법은 그리 오래 사용할 수는 없는 작전이었다.
처음에는 재능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고 혼란스러워하겠지만 광신도들도 바보가 아닌 이상 뒤늦게라도 위기감을 느끼고 서로 뭉치고 협력할 수도 있었으니까.
그래서 강신은 요원들에게 난전을 유도하되 적을 처리하는 것보다 최대한 방어에 집중하도록 말을 해두었다.
이 방법은 많은 적을 처리하기는 힘들겠지만, 무모한 공격 없이 요원들의 안전도 확보하고 더불어 광신도들에게 방심을 심어 주리라 생각했다.
‘공격을 막는 데 급급하고 광신도들을 쉽게 쓰러트리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면 광신도들도 만만하다고 생각했을 테니까.’
그럴수록 요원들은 버티기 더 쉬워질 것이며 더 오랜 시간 난전을 유도할 수 있을 것이었다.
강신이 굳이 그런 작전을 사용한 것은 지금 작전의 목표는 광신도들을 처리하는 것이 아닌, 어디까지나 의식의 방해이기 때문이었다.
광신도들 눈에는 요원들이 난전을 만들어 싸우고 있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았다.
전열을 맡고 있던 방패를 든 요원 몇 명이 강신이 있는 곳으로 은밀히 이동하고 있었다.
그렇게 은밀히 모인 그들의 역할은 단순했다.
방패로 적의 공격을 막으며 밀어내, 강신과 일행들이 의식 장소까지 도달할 수 있게 하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