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dentified creature capture team RAW novel - Chapter 693
692화
“광신도에게 지원이 도착했던 것처럼 우리 쪽에도 지원이 도착했다네.”
그런 권영식의 대답은 강신조차 의문이 들 수밖에 없었다.
“성신에 지원이 왔다고요?”
그야 지금 상황에서 이곳에 지원 보낼 병력이 있었다면 강신이 진즉에 데리고 와서 작전에 참여시켰을 테니까.
이곳에 있었던 이들은 강신이 프로네시스의 도움을 받아 광신도와 직, 간접적으로 접점이 없는 이들을 선별한 이들이었다.
다시 말하자면 이곳에 오지 못한 요원들은 광신도와 직, 간접적으로 접점이 있다는 것이었다.
그런 이들로 지원을 왔다면 오히려 이곳에 있던 요원들이 위험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적을 돕는 행위가 될 수도 있어.’
그런 강신의 표정을 보자, 권영식은 걱정하지 말라는 듯 대답했다.
“자네가 무엇을 걱정하고 있는지, 나도 잘 알고 있네. 아니지, 우리도 알고 있다고 말해야겠지. 그리고 그저 성신 병력이 지원을 왔던 거라면 나는 기적이라는 단어는 쓰지 않았을 것이네.”
“그게 무슨….”
강신이 차마 묻기도 전에 천막의 입구가 열리며 한 무리의 사람들이 내부로 들어왔다.
“강책임님, 일어나셨군요.”
대충 붕대만 둘둘 감고 있던 것과 달리 제대로 치료를 받은 송기덕이 기꺼워하는 얼굴로 다가왔다.
그런 그의 뒤쪽에는 권영식과 마찬가지로 익숙하지만, 이곳에서는 볼 수 없어야 할 얼굴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딘? 베가?”
그들은 프리메이슨 키퍼 소속인 딘과 베가 용병단의 단장 베가였다.
“하하하, 드디어 일어났군!”
베가가 호탕하게 웃으며 강신에게 다가오자, 강신이 의문 가득한 얼굴로 물었다.
“두 분이 여기는 어떻게….”
딘과 베가가 자신을 돕는 것은 크게 놀라울 일은 아니었다.
키퍼와 강신은 든든한 동맹 관계였으며 베가는 강신에게 크게 빚진 것이 있었으니까.
다만, 강신은 그들이 어떻게 이곳에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강신이 기억하기로는 딘은 그렇다고 하더라도 베가는 의뢰를 끝내고 다음 의뢰를 받기 위해서 다른 곳으로 향한 것으로 알고 있었으니까.
그리고 그 의뢰지는 꽤 거리가 있어 하루 만에 이곳에 도달할 거리가 아니었다.
‘아니지, 내가 기절한 게 하루라는 거지. 이들이 지원 온 시간을 계산하면 반나절 정도밖에 안 걸린 거야.’
심지어 두 집단은 함께 있던 것도 아니었다.
“후후, 다른 곳도 아니고 성신이 위험하다면 두 손 걷고서라도 와야죠.”
딘이 가볍게 웃으며 대답하며 말을 이어갔다.
“뭐, 그리고 이곳에 저희만 온 것도 아닙니다.”
천막 내부가 소란스러워서일까, 다시금 천막의 입구가 열리고 추가로 사람들이 들어왔다.
“강책임님 일어나셨네요!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드려야겠어요.”
다른 곳에서 지원 임무를 맡은 맥스가 천막 밖으로 나가 다른 이들에게 강신이 일어났다는 소식을 전하자, 천막으로 들어오는 사람이 한 명씩 늘어났고 어느새 천막 내부는 사람들로 북적이기 시작했다.
천막으로 들어온 사람들을 본 강신은 설마 지금 자신이 꿈을 꾸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했다.
딘의 말대로 성신을 지원한 이들은 그들뿐만이 아니었다.
딘과 같은 키퍼 소속의 전투 요원들, 미국의 특수 요원인 스미스, U.M.A 국제회의에서 보낸 요원들은 작전을 준비하는 동안 이곳의 정황을 대충이나마 알려주었기에 지원을 온 게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HG 그룹의 현장 팀장인 구은혜, 대한민국 국정원 4차장인 최철수와 척가의 수련생들, 그리고 이전에 강신에게 도움을 받았던 도브의 요원들도 자리하고 있었다.
또한, 세그레드 조라와 잠깐 일을 함께했었던 용병들, 그리고 황금만능주의 교단까지, 정말 많은 이들의 얼굴이 보였다.
“휴고와 제니도 와 있습니다.”
송기덕이 이곳에는 없지만, 지원 나온 이들을 알려주었다.
한때는 광신도 소속이었으나, 그곳을 빠져나온 이들이라 마주치기도 싫었을 텐데, 강신은 그들이 용케 지원을 나왔다고 생각했다.
이번 작전과 동떨어진 이들까지 이곳에 있으니, 형편 좋은 꿈이 아닐 수가 없었다.
강신은 자신의 손으로 볼을 꼬집어 봤지만 느껴지는 고통이 이게 꿈이 아님을 알려주었다.
그런 강신의 의문을 풀어준 것은 옆에 앉아 있던 권영식이었다.
“저 아가씨들이 고생을 좀 했네.”
사람들이 모인 곳을 손가락으로 가리키자 강신은 그곳에서 두 명의 소녀를 발견할 수가 있었다.
눈을 가리고 있는 소녀와 그녀의 손을 잡은 똑 닮은 소녀.
모니카와 모나카였다.
그제야 강신은 지금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 것인지 짐작할 수가 있었다.
“예언을 봤군요.”
비록 마음대로 원하는 시점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모나카는 미래를 볼 수가 있었다.
“네, 제가 봤어요.”
모나카가 뭔가 두려운 것을 본 것인지, 몸을 잘게 떨며 겁에 질린 듯이 입을 열었다.
“촉수 괴물들은 선발대에 불과해요. 균열 너머에 있는 그 존재는…. 강책임님도 느끼셨죠?”
떠올리기도 힘든 것인지, 모나카가 부들부들 떨며 말을 잇지 못했다.
강신은 그녀가 무엇을 말하는지 알 것 같았다.
‘그 시선….’
구역을 빠져나올 때 느꼈던 그 강렬한 시선을 떠올린 것이다.
그 존재가 어째서 자신을 바라봤는지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아마 그 시선의 주인일 것이다.
“그가 이곳으로 넘어오면 누구도 막을 수 없을 거예요.”
추상적이었지만 이미 그의 시선을 느꼈던 강신이 공감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모나카가 본 미래는 강신이 촉수 괴물에게 쫓기는 것과 강신이 쓰러진 이후 이곳을 공격당하는 장면, 그리고 균열 내부에 있는 존재가 광신도의 도움으로 나오면 전 세계가 어둠으로 물들이게 되는 장면이었다.
“낮임에도 해가 뜨지 않고 밤임에도 달이 뜨지 않으며 빛이 없으니, 지구는 차가워졌어요. 그리고 지구 위에 있는 모든 게 얼어붙었죠.”
그 얼어붙은 땅 위에서 돌아다니는 촉수 괴물들과 그 괴물들을 피해 도망가는 사람들, 모나카가 본 미래는 정말이지 끔찍했다.
그래서 그녀는 미래를 바꾸기 위해서 직접 나설 수밖에 없었다.
그러지 않는다면 모든 인간이 죽고 말 테니까.
“저 소녀가 세상과 자네의 위험을 다른 이들에게 알렸고 그걸 믿어준 이들이 이곳에 모인 거지. 물론 이곳에 모인 이들에 대한 검증은 모두 끝냈으니, 광신도와 접점은 걱정하지 않아도 되네.”
하지만 강신이 궁금한 것은 다른 것이었다.
“잠깐만요, 그러면 여기에 모인 모든 인원을 모니카가 데리고 왔다는 건가요?”
미래를 보는 모나카와 다르게 문을 만드는 모니카, 그녀의 재능은 극비 중에서도 극비에 속했다.
재능 자체가 희귀하고 사용 방법에 따라 악용될 수 있다는 것도 있었지만, 그녀의 재능이 극비인 이유는 그녀가 만든 문이 위치들이 숨어 사는 숲속 마을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니, 강신으로서는 걱정이 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런 강신의 걱정이 무색하게도….
“대모님이 허락해 주셨어요, 멸망의 위기에서 위치만 숨어서 편하게 있을 생각은 없으시다고 강책임님에게 전해달라고 하셨어요.”
대모가 허락했다는 말에 강신은 더는 어떤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잠시 이야기가 딴 데로 샜군, 다시 이야기를 마저 하지. 보이는 대로 저들이 우리를 도왔네.”
그들로서는 결코 쉽지 않은 선택이었을 것이다.
얼굴도 모르는 소녀들이 찾아와 세계와 강신이 위험하다고 도와달라고 해서 그 말을 믿고 도와줄 수 있는 이들이 과연 몇이나 있겠는가.
그나마 권영식이 직접 나서서 보증해 주었기에 이들은 하던 일들을 모두 멈추고 위험하다는 걸 알면서도 기꺼이 이곳에 모여준 것이었다.
“저는 세계의 위기는 잘 모르겠고, 강책임님이 위험하다고 해서 온 거예요. 그러니까, 잊지 마세요. 강책임님은 이번에 저에게 빚진 거예요. 그러니, 나중에 제 부탁도 하나 들어주셔야 해요.”
HG 그룹 구은혜가 얼굴을 붉히며 말하자, 주변에 있던 이들이 그런 그녀의 얼굴을 보며 피식 웃었다.
“저기 보게, 그냥 얼굴이 터질 것 같구만.”
“좋을 때지.”
사람들의 말을 들은 구은혜의 얼굴이 당장이라도 터질 것처럼 더 붉게 변했다.
그런 그녀를 도와준 것은 베가의 참모인 빈이었다.
“사실 뭐, 다들 똑같을 겁니다. 여기에 모인 이들은 세상을 구하겠다는 사명감보다, 강책임님을 돕겠다는 마음으로 모인 이들이 대부분입니다.”
그가 말하자, 다른 이들도 동의하듯 얼굴에 미소를 띠며 고개를 끄덕였다.
강신은 자신을 위해 이곳에 모여준 이들을 한 명씩 눈에 담았다.
“덕분에 우리는 광신도를 막을 수 있었네.”
이곳에 모인 이들이 조금이라도 늦었다면 지니즈 랜드는 다시 광신도의 손에 떨어졌을 것이다.
“지금도 막고 있지만요.”
딘이 권영식이 한 말을 살짝 수정해 주었고 권영식도 그 부분에 대해서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긴 하지. 중요한 건 광신도가 지니즈랜드만 공격하고 있는 게 아니라는 거지.”
기업들과 용병들, 그리고 각종 비밀 단체까지 협동하고 있는 지금, 그들에게 이곳을 공격해오는 광신도들은 문제 될 것이 없었다.
그 예로 주요 병력인 이들이 지금, 이 천막에 모여있을 정도로 여유가 있었으니까.
광신도들도 그걸 아는지, 정치적인 공격을 해왔다.
“머리가 좋은 광신도들은 성신이 이곳을 무력으로 불법 점거했으며, 자기네 회사원을 공격했다고 고발하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네. 그것도 양지에서 말이야.”
U.M.A 국제회의와 미국 정부는 성신의 손을 들어주겠지만, 정황을 모르는 시민들은 그렇지 않았다.
광신도들은 교묘하게 그들 사이로 파고 들어가 시민들을 선동했으며, 아무것도 모르는 시민들은 성신이 한 행동에 불같이 화를 내며 성신을 물어뜯는 중이었다.
“아직 하루밖에 되지 않아서 직접 움직이는 이들은 없지만, 시간이 지나면 아무것도 모르는 시민들이 이곳으로 몰려올 수도 있네. 회사는 그들에게 제대로 항변조차 하지 못하고 있고.”
성신은 이번 작전에 시민들이 알아서 안 되는 내용이 가득했으니, 쉽사리 입을 열지 못하고 있었다.
이것만으로도 골치 아픈데, 가장 큰 문제는 광신도가 아닌 균열이었다.
“이부장이 내부에서 봤다고 했던 촉수 생물들이 구역에서 튀어나왔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강신이 기절해있는 동안 이순자가 강신을 대신해 그 개체의 위험성을 모두에게 알렸기에 튀어나온 촉수 생물을 잡겠다고 덤비는 이들은 없었다는 것이었다.
구역에서 떨어진 상태로 원거리 무기로 촉수 생물을 공격했고 다행히 아주 손쉽게 그 육체를 불태울 수가 있었다.
하지만 문제는 그 이후부터였다.
“촉수 생물이 기생한 육체는 처리할 수 있었지만, 그 속에 있던 촉수 생물은 멀쩡하더군.”
촉수 생물이 기생하고 있던 육체의 강도는 평범한 인간과 똑같았지만, 촉수 생물 그 자체는 그렇지 않았다.
총으로 쏘고 불이나 냉기, 전기, 염산으로도 공격해봤지만, 촉수 생물은 잠시 움찔거릴 뿐 아무런 타격도 없어 보였다.
촉수 생물은 모든 공격에 면역을 가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