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This Life, The Greatest Star In The Universe RAW novel - Chapter (1077)
이번 생은 우주대스타 1077화
83장. 18학번 뉴블랙입니다
돌림픽 보컬 배틀에서 내가 이겼다는 엉뚱한 답장을 받은 후.
그게 무슨 소리냐고 물어봤지만 더 이상 대답이 돌아오지 않았다.
“대체 돌림픽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요.”
“그…러게.”
지호가 핸드폰을 바라보며 말했다.
“틴스 애들도 그냥 힘들다는 얘기만 하는데염. 별로 얘기 안 하고 싶어 하는 것 같아요.”
“그치. 이건 좀 물어보기가 그래.”
뭐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 것인지 궁금했지만 물어보기가 애매했다.
평소처럼 진행하던 아이돌 체육대회(구 돌림픽)이었다면 결과를 편하게 물어봤을 텐데.
이번 일은 본업에 관련된 거니까.
[진짜 아이돌 올림픽을 해 보자!] [보컬 최고는 누구인가? 댄스 최고는 누구인가? 랩 최고는 누구인가?]당장 우리도 참가해야 하는 처지였다면 발등에 비상이 떨어졌을 것이다.
쌩 라이브로 배틀을 해야 하는 데다가 한 번 삐끗하면 다음 돌림픽이 있을 때까지 그 영상이 박제되는 것이다.
아니.
아마 우리를 싫어하는 이들이 평생 그 자료로 울궈먹을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이 대회를 탄생시키는 데 간접적인(?) 영향을 미친 인물들이 자기들은 쏙 빠진 채, 친구들에게 ‘너네 어떻게 됐어~?’ 하고 계속 물어보면 진짜 얄밉지 않겠는가.
리혁이가 질린다는 듯이 말했다.
“추석 때 진짜 시끌시끌하겠네요. 인터넷에서 돌림픽 가지고 한 달은 넘게 이야기할 거 같아요.”
나와 리혁이의 출연으로 조회수를 달달하게 챙긴 TBC 수뇌부가 떠올린 회심의 기획.
당연히 주 시청자인 아이돌 팬들에게는 민심이 좋지 않다.
-미친거 아냐?????
-시1발 진짜 시청률에 처돌았나
-안티들이랑 악개들 뛰어놀 판 만들려고 지랄났네
-지랄이 풍년이다
-TBC 사장 김병수 제발 유병장수해 (합장 이모티콘)
-하 벌써부터 기빨리고 피곤하다
하지만 그런 반응과 별개로 많은 네티즌들이 주목하고 있는 건 확실했다.
-왜들 발작임?ㅋㅋㅋㅋ 느그 오빠가 노래 잘부르면 되는 거아님??
-케빻돌들 실력 다 뽀록나겠노ㅋㅋ
-맨날 체육대회에서 다친다 뭐다 ㅈㄹ이라 이번엔 노래랑 춤 하겠다는데 뭐가 찔려서 부들부들이실까~?
-엥 머가 문제지..? 본업 잘하면 되는 거 아니야??
그냥 아이돌 자체가 싫어서 반감을 품은 사람들은 신이 나 있고.
일반인들도 ‘아예 쌩 라이브로 배틀을 한다고?’ 하면서 관심을 슬쩍 보이고 있는 모양새였다.
당사자인 아이돌의 팬들은 말할 것도 없고.
K넷 서바이벌 오디션이 그러하듯 다들 욕을 하면서도 시청률은 터지게 될 상황이 그려진다.
“난리 나긴 할 거 같아. 그게 좋은 쪽이든, 나쁜 쪽이든.”
굳이 긍정적인 점을 찾자면 그동안 실력을 주목 받지 못했던 누군가 주목을 받을 수도 있지 않을까 정도.
기회가 절실한 사람에겐 어쩌면 도움이 될 수도.
그런 생각을 하면서 돌림픽에 대한 상념을 정리했다.
우리가 아니라 TBC가 만든 것이긴 하지만, 아무래도 우리의 출연이 낳은 나비 효과다 보니 좀 신경이 쓰인다.
[승객 여러분. 지금부터 안전하게 김포 공항까지 모시도록 하겠습니다.]비행기 엔진이 점화되는 듯한 소리를 들으며 손에서 핸드폰을 내려놓았다.
혹시나 비행에 지장이 갈까 싶어 비행기 모드로 핸드폰을 전환하려고 하는 가운데.
“아, 그거 보고 꺼야겠다.”
“뭐여?”
“우리 차트.”
미국에 있느라 집중하지 못했던 국내 차트를 바라보았다.
[실시간 차트]1위. 뉴블랙 – Overcooked
2위. 가왕 선우주 – Halley
“해냈다!”
“형! 드디어 오버쿡이 1위를 탈환했어요!”
동생들과 내가 손뼉을 치며 기뻐할 때.
초 치기 좋아하는 못된 삼각형이 손가락으로 화면을 톡 쳤다.
“그거 지금 실시간 차트잖아요. 일간 차트 봐요.”
[일간 차트]1위. 가왕 선우주 – Halley
2위. 노래의 신 오르페우스 – 어제에 관한 시(詩)
3위. 뉴블랙 – Overcooked
중현이가 말했다.
“리혁이가 진실을 알려 주기 전까지 전 행복했어요.”
“나도….”
“저 형은 매트릭스에서도 빨간 약 고를 형이에요. 저 같으면 파란 약 먹고 행복할 텐데.”
“……나는 모두를 위해 진실을 말한 거예요.”
리혁이의 변명을 듣는 동안 차트를 바라보고 있는 나의 눈동자가 화르륵 타올랐다.
“역시 국내는 국내를 공략해야 된다는 건가.”
미국에서 열심히 피구를 하고, 레전드 공연을 뽑아도 굳건하게 유지 중인 일간 차트 순위.
“얘들아.”
“넵.”
“프로모션 뛰러 가자.”
“네.”
동생들과 의기투합하며 핸드폰 화면의 스샷을 찍었다.
매일 쓸개를 찍먹했다는 어느 옛날 중국 사람의 고사처럼 오늘부터 이 화면을 보며 활동할 것이다.
“가자. 한국으로!”
“고고!”
기다립시오. KOREA.
우리가 돌아갑니다. 후후후후!
* * *
꿈을 꿨다.
-우주 씨. Korea에 도착했습니다.
-그렇군요.
-그런데 North Korea입니다.
-아아악!
평양 공항에 내리는 꿈을 꾸다가 몸을 부르르 떨면서 일어났다.
꿈에 대해 이야기를 해 주니 중현이가 흠 하며 말했다.
“언젠가 북한에 가게 되리란 예지몽 아닐까요.”
“그런가? 역시 능라 스타디움에서 공연을 하게 된다는 예지몽이…라기엔 좀 무서웠지만 좋은 생각이야. 꿈보다는 해몽이지.”
아마도 자기 전에 마지막으로 Korea라는 단어를 떠올리다가 내 뇌가 멋대로 ‘North?’ 하면서 꿈을 만든 듯했다.
[오랜 비행 수고 많으셨습니다.]안내 방송을 마친 기장님이 조종실에서 나오면서 기장님과 악수를 나눴다.
이제 9월 중순에 접어들어서 그런 걸까.
천고마비라 불러야 할 것 같은 새파란 하늘이 우릴 맞이하면서 웃음이 나왔다.
“한국이다아아아!”
“돌아왔다!”
동생들과 하이파이브를 하며 기뻐했다.
그리고 항상 해외에 있다가 한국에 돌아오면 하는 루틴을 이어 갔다.
단골 고깃집에 가서 된장찌개와 고기를 듬뿍 먹고, 대표님을 비롯해 회사 직원들에게 기념품을 건네주고, 집에 돌아가서는 침대에 비비적대면서 뒹굴거리는 것이다.
그렇게 휴식을 취한 우리에게 민기 형이 물었다.
“다들 컨디션 풀 충전됐지?”
“120% 됐어요.”
미국에서의 피로를 힐링으로 쫙 날린 후.
곧장 국내 프로모션을 시작했다.
그중 첫 번째는 바로….
-음악 방송.
원래였다면 이번 주 월요일부터 수요일까지는 시간이 비어 있고, 목요일부터 음악 방송을 시작한다.
하지만 이번에는 월요일부터 음악 방송이 있다.
아리랑 TV에서 진행하는 음악 방송도 아니고, 케이블 채널에서 진행하는 음악 방송도 아니다.
아마 이 소식을 듣게 될 다른 아이돌 팬들은 말할 것이다.
-뭔 소리야. 월요일에는 음악 방송이 없잖아?
맞다.
원래 월요일에는 음방이 없다.
“그래서 우리가 만들었죠. 후후후후.”
“후후후후!”
엄밀히 말하면 음악 방송이라기보다는 무대 녹화라고 하는 게 더 맞긴 하다.
뉴블랙 TV에 올라갈 음악 방송 컨텐츠를 만드는 거니까.
이 프로젝트는 최근에 동생들과 내가 우비즈의 WAVE 음방 이후로 기획한 컨텐츠였다.
-얘들아. 음방 참여한 거 어땠어?
팬들의 애로사항이나 팬매니저들의 고충 등등.
나와 비주가 무대를 하고 있는 동안, 우리의 3블랙이 직접 음악 방송이 어떤지 체험을 했다.
후기는 비슷했다.
-너무 힘들던데요. 다른 건 다 괜찮은데 대기 시간이 너무 길어요. 시간대도 불공평한 느낌이에요. 만약에 회사를 다니는 사람이 있다면 월차를 쓰고 와야 하는 거잖아요?
-팬들 대기하는 거 너무 힘들어 보였어요. 근데 막상 들어와서 녹화 슝 하고 끝나니까 어…? 이런 느낌?
-고생에 비해 즐거움이 좀 짧은 느낌이에요.
우선 가수나 팬들이나 가장 문제점으로 꼽는 것 1위가 바로 대기 시간.
가수는 리허설 한 번 뛰고 나면 본방송이 있을 때까지 도시락 먹으면서 대기실에서 ‘시간이… 왜… 안 가지’ 하고 있어야 하고, 팬들은 계속 기다려야 하고.
자칫 시간대가 새벽이라도 걸리면 가수와 팬들 양쪽 모두 핏발 선 눈으로 무대에 서곤 한다.
물론 이런 문제점이야 방송가에서 흔한 일이니 어느 정도 참작의 여지가 있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그게 아니었다.
[방송 3사 음악 방송, 역대 최저 시청률 갱신.. ‘대중들의 외면’]시청자들이 더 이상 음악 방송을 보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예전이었으면 다들 저 고생을 해도 ‘그래. 지상파 음방이잖아’ 하면서 다들 납득했다.
대중들의 관심을 간절하게 바라니까.
하지만 지금은 예능에 나온다면 모를까, 음악 방송에서 아무리 무대를 해도 대중들이 모른다.
최근 들어서 아이돌들의 음방 활동 기간이 점점 짧아지는 이유가 이것 때문이다.
가수와 회사, 팬들 모두 하루를 통째로 쏟아부어야 하는 스케줄인데 반해….
-실익이 없다.
옛날 90년대만 해도 타이틀곡 한 달 활동하고, 후속곡 한 달 활동하는 식이었고.
2000년대에 들어서도 역시 최소 4주에서 5주 정도는 음악 방송을 하는 게 기본이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선 3주, 2주 같은 식으로 짧아지고 있다.
나와 비주도 이번에 실감했다.
유닛 우비즈(Woobiz)가 워터파크까지 가서 특별 무대를 했는데도 낮은 시청률이 나왔으니까.
한편, 수플레들은 이런 음방이라도 좀 긴 활동을 원한다.
가수의 입장이라 팬의 마음을 완벽하게 추측할 수는 없지만 아마도…….
-오프라인에서 내 가수를 만날 기회!
-무대 떡밥! 직캠!
-스페셜 굿즈 받을 수 있당!
다양한 착장으로 최소 4주치.
그러니까 다양한 버전의 무대를 보고 싶은 것이 팬의 마음인 것 같다.
2주치로 무대 6개 정도만 나오고 나면 뭔가 가슴이 허한… 그런 느낌이지 않을까.
이런 이유로 동생들과 내가 의 국내 프로모션을 고민하고 있을 때 막내가 말했다.
-그냥 우리가 음방을 만들면 되잖아요?
-?!
처음에는 웃어넘겼는데 생각해 보니 그럴싸한 아이디어였다.
“다시 생각해도 좋은 아이디어예요.”
리혁이가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저녁 시간대라서 다들 편하게 올 수 있잖아요. 일하고 있는 사람들한테 부담도 적고.”
“그치.”
정말 완벽한 해결책이었다.
그래서 지금 우리는 광진구의 라이브홀로 향하는 중이다.
과거 우리가 첫 팬 미팅을 하면서 팬송 ‘별빛’을 공개했던 바로 그곳.
[뉴블랙 Overcooked 무대 녹화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PM 07:30
시간대도 딱 콘서트처럼 저녁 시간대로 정해서 수플레들의 스케줄에도 지장이 안 가고.
수플레들이 원하는 굿즈들도 똑같이 증정 가능하며.
음방이 끝나고 주변 공원을 빌려서 진행하는 미니 팬 미팅을 그냥 무대에서 바로 할 수 있다.
거기에 라이브홀 인원수 역시 1000여 명 정도라서 평소 음방 사녹 인원의 6배 정도까지 수용 가능하다.
무엇보다….
“무대 잘 나올 거 같아요.”
“그치?”
우리 콘서트 블루레이를 찍는 스탭들이 오늘 음방 무대를 찍기로 한 만큼, 수플레들도 대만족할 것 같다.
거기에 오버쿡도 한 번만 찍는 게 아니고, 착장을 바꿔서 3번 정도 찍을 예정이다.
이렇게 월화수 삼 일만 하면 바로 3주치 음방의 직캠과 무대 컨텐츠가 나오게 되는 것이다.
“꺄륵!”
“리혁아?”
“흠흠, 좀 즐거워서요.”
효율적인 것만 보면 즐거움을 참지 못하는 우리 넷째가 행복해하는 스케줄이었다.
비주가 웃으며 말했다.
“근데 저는 다른 것도 좋은데, 우리가 이걸 할 수 있다는 게 진짜 좋은 거 같아요.”
“나도 그래.”
“작년이었으면 추진하기 조금 어려웠을 프로젝트잖아요.”
맞는 말이었다.
돈이 많이 들어서 그런 게 아니라 방송국 눈치 때문에 못했을 프로젝트.
-저기 방송국들아! 우리끼리 미튜브에 나갈 컨텐츠 녹화할게!
-…? 무슨 컨텐츠?
-요런 거야.
-야! 이거 사실상 음방 무대잖아? 지금 싸우자는 거야?
이런 식으로 하다가 방송국에서 ‘기분 나쁘네. 너흰 우리 예능 프로그램 출연 금지다!’ 하고 찍히면 골치 아프니까.
물론 작년에도 이미 그럴 단계를 넘긴 했지만, 올해는 확실하게 일을 추진할 수 있는 자신감이 생겼다.
세계 곳곳에서 거둔 성공.
그리고 케이블에서 뉴니버스라는 자체 예능으로 시청률 20% 달성.
“뭐, 그래도 우리도 같이 배려하잖아요. 나중에 따로따로 미튜브용으로 풀 컨텐츠니까.”
리혁이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방송국들의 자존심인 ‘무대 최초 공개’ 타이틀을 지켜 주기 위해 이번 사녹 컨텐츠들은 그 이후에 하나씩 풀 예정이었다.
그 때문에 서로 좋게좋게 넘어가는 느낌.
비주 말마따나 예전이었으면 추진하는 것조차 살짝 애매했을 프로젝트긴 하다.
하지만….
“마음에 들어.”
내가 웃으며 말했다.
“이걸 시작으로 하나씩 바꿔 나갈 수 있으니까.”
동생들도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번에 뉴니버스의 흥행, 그리고 의 성공으로 우리에게 찾아온 한 가지 변화.
그것은 바로 우리에게 현실을 바꿀 수 있는 힘이 생겼다는 거였다.
“형.”
“응?”
중현이가 물었다.
“그럼 남극에 가야 하는 현실도 바꿀 수 있을까요?”
“그건 안 될 거야. 아마도…….”
* * *
그날 저녁.
대학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던 수플레들, 퇴근을 마무리한 수플레들이 미소를 지었다.
‘크으으으으!’
사람들의 시선이 의식돼서 혼자 주먹을 꼭 쥘 뿐.
마음 같아선 춤을 추고 싶었다.
‘음방이다! 음방!’
‘내가 공방에 당첨되다니! 하느님, 부처님 감사합니다!’
지하철을 타고 5호선 광나루역에 내린 이들이 즐거운 얼굴로 발걸음을 옮겼다.
아니나 다를까.
주변에 행복한 얼굴의 수플레들이 한가득이었다.
서로 만나기로 약속한 덕친들끼리 서로를 알아보며 손짓했다.
“언니. 진짜 이번에 넘 좋지 않아요?”
“진짜 나 이번에는 음방 안 할 줄 알았거든.”
북미 시장을 타깃으로 한 곡인 만큼 국내에서는 무대가 별로 없을 거라고 생각한 팬들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최애가 음방을 만들어 왔다.
그것도 1000여 석이 있는 공연장에서 사전 녹화를 진행한다나.
‘대박!’
일단 시야가 너무 좋다.
주경기장 3층에서 망원경으로도 얼굴이 잘 안 보였던 최애들을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서 마주할 기회!
“무대 영상도 올라오면 대박이겠지?”
“장난 아닐 거 같아요.”
발캠으로 유명한 지상파 음악 방송 대신에 뉴블랙의 콘서트 블루레이 제작팀이 올리는 무대 영상들까지.
모두가 설레서 본인 확인을 마치고 입장했을 때였다.
“하나씩 받아 가세요~”
자리에 앉아 있는 팬매니저 팀이 수플레들에게 증정할 굿즈를 선물로 건네주고 있었다.
평소 공방에 자주 참여하는 수플레들이 호오 하며 눈을 깜빡였다.
‘다들 얼굴이 좀 좋아 보이네.’
현장 상황을 관리하며 항상 골골대던 팬매니저들의 안색이 조금 좋아 보인다는 생각이 들 때.
이어지는 선물 공세에 수플레들은 눈을 깜빡였다.
오버쿡 복장을 입은 토삼이 인형이나 포토카드를 비롯한 다양한 선물들이 쏟아진다.
‘분명히 적자 각인데.’
아니.
애초에 시작부터 적자일 수밖에 없었다.
실제 음악 방송과 마찬가지로 입장료를 받지 않고 추첨으로 진행하는 공연이니까.
그럼에도 이렇게 큰 규모로 사녹을 한다는 건…….
“대체 얼마나 번 거지?”
수플레들이 소곤거렸다.
“저번에 북미 투어 매출만 1000억이었대. 기획사들 해투 돌리는 거 봐. 그게 진짜 알짜라잖아.”
“오버쿡 때문에 지금 미국 난리라던데.”
“와. 규호 머리 엄청 반짝이고 있겠다.”
전반적으로 모든 곳에서 여유로운 분위기를 풍기고 있는 이번 사녹이었다.
숨길 수 없는 부유함.
객석에 입장한 수플레들이 물결치는 LED 스크린을 바라보며 응원봉을 하나씩 꺼냈다.
‘진짜 모든 사녹이 이랬으면 좋겠다.’
굿즈를 받아 들고 편히 자리에 앉아서 기다리기만 하면 되는 꿀 같은 상황.
곧이어 MC까지 등장했다.
[안녕하세요. 수플레 여러분.]“어…!”
“어어어!”
다들 놀란 표정을 지었다.
안경을 쓴 피아니스트가 등장하면서 소란이 일었다.
[네. PBS 뮤직카페의 진행자이자 오늘부터 3일간 스페셜 MC를 맡게 된 하승주입니다.]공중파에서 자신의 이름을 딴 음악 방송을 진행 중인 피아니스트가 등장해 있었다.
그런 이를 MC로 초빙한 레몬의 재력에 감탄할 때.
[제가 왜 여기 있는지 궁금하시죠?]“네에에!”
[3일간 MC를 맡는 대가로 뉴블랙이 저희 뮤직 카페에 출연하기로 했습니다. PD가 꼭 나가라고 떠밀더라고요.]너스레를 떠는 MC의 말에 다들 웃음을 터뜨렸다.
그렇게 사전 추첨 이벤트 등을 하면서 수플레들 사이에서 즐거운 웃음이 나올 때.
무대가 암전되면서 모두의 가슴이 콩닥거렸다.
‘온다.’
‘드디어 온다.’
이번에 슈퍼노바 닷지볼로 북미를 떠들썩하게 만든 그들의 가수들이 복귀하는 순간이었다.
암전된 무대 속에서 장난기 어린 지호의 목소리가 들린다.
[수플레! 오늘 재미있게 놀 준비됐어요?!]그에 답하듯 1000여 명의 수플레들이 함성을 터뜨리는 가운데.
무대가 밝아 오르면서 새하얀 셰프 복장에 조리모를 쓴 뉴블랙 멤버들이 등장했다.
“와아아아아아아아아-!”
실시간 5000만 명을 열광시켰던 그 라이브가 지금 이곳에서 다시 재현되면서 수플레들이 함성을 터뜨렸다.
그렇게 모두가 행복해하는 뉴블랙만의 자체 음방이 한창일 때.
“음. 여기인가.”
“저기 같은데?”
셰프복을 입은 뉴블랙 현수막이 걸린 라이브홀 주변을 서성이는 한 무리의 인원들이 있었다.
그것도 한둘이 아니라 여러 무리들이었다.
“…….”
“…….”
안에서 떠들썩한 함성이 터져 나오는 것과 달리 비장한 표정으로 라이브홀을 바라보는 앳된 얼굴의 대학생들.
‘저곳인가.’
‘팬 미팅 하나? 대관한 김에 같이 하나 보네.’
‘여기가 바로 우리의 최종 관문…….’
곧이어 치열한 전쟁이 펼쳐지게 될 장소.
대학생들이 핸드폰을 바라보았다.
미리 사전 답사를 하러 나온 주변의 경쟁자들을 바라보며 다들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바로 내일.’
모두의 눈이 활활 타올랐다.
-뉴블랙을 우리 대학 축제에 부른다!
그들은 바로 전국에서 펼쳐진 뉴블랙 대학축제 공모전을 뚫고 본선에 진출한 대학교 학생회 임원들이었다.